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5221 - Chapter 5228

5228 Chapters

제5221화

위층에 도착하자 기사는 명빈을 부축했다.희현도 자연스럽게 다가가 부축하려 하자 기사는 곧바로 몸을 옮겨 여자를 막아서며 정중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사장님 모시고 방으로 들어갈게요.”희현은 화내지도 않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뭘 그렇게 걱정하세요? 둘만 있는 것도 아닌데 제가 뭘 하겠어요?”그러면서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 두고 두 사람이 먼저 나가도록 했다.기사는 희현의 사랑스럽고 유쾌한 미소를 보니 괜히 민망해졌다.그래서 고맙다고 인사한 뒤 명빈을 부축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스위트룸에 들어간 기사는 명빈을 안방 침대에 눕힌 뒤, 희현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신발을 벗겨 주고 이불까지 덮어주었다.희현은 선을 지키는 듯 기사가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많이 취하셨어요. 한밤중에 깨시면 분명 목마르실 테니까 침대맡에 놔드릴게요.”“고마워요.”기사는 물을 받아 들었지만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놓았다.희현은 기사의 경계심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사장님 괜찮으신 것 같으니 저는 이제 집에 갈게요.”기사는 희현이 이렇게 순순히 돌아가자 오히려 자신이 괜한 의심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미안한 마음에 한층 부드러운 태도로 말했다.“조심히 들어가세요.”희현은 몸을 돌려 나가려다가 문득 생각난 듯 미안한 표정으로 돌아봤다.“지난번 접촉 사고는 정말 죄송했어요. 그때는 정말 급하게 사장님을 만나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해외에서 막 돌아온 터라 국내 도로 사정도 잘 몰랐고, 그래서 실수했어요. 경솔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눈빛도 진지했고 말투에도 조금의 가식이 없었다.게다가 지금은 명빈도 잠들어 있는 상황이라 일부러 연기할 이유도 없어 보였다.기사는 희현에 대한 인상이 한결 좋아져 얼른 말했다.“괜찮아요. 사장님께서 괜찮다고 하시면 된 거죠.”희현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혹시 명함 한 장 받을 수 있을까요? 다음에 사장님과 연락이 안 되면 기사님
Read more

제5222화

윤정겸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말했다.“올해는 다 모였구나. 다들 설 쇠러 돌아왔네.”명경은 고개를 들어 문가에 서 있는 명빈을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명빈이한테 물어보세요.”윤정겸은 홱 뒤를 돌아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거기 서서 뭐 해? 문짝에 뭐라도 붙여 놨냐?”조금 전까지는 활짝 웃다가 자기만 보자마자 태도가 확 바뀌자 명빈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제가 다들 설 쇠러 오라고 불러서 아버지 기분 좋게 해드렸는데, 오히려 저만 혼나네요.”“요즘은 착한 아들 노릇하기도 힘든 것 같아요.”윤정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네 속셈 내가 모를 줄 알아? 됐으니까 애들은 집에 왔으니 너도 얼른 가. 지금 출발하면 그래도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겠네.”명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명경 일행을 향해 말했다.“아버지는 부탁할게요. 그럼 나도 설 쇠러 가볼 테니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요.”명경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네 결혼식에서 네가 따라주는 술은 꼭 마실 거야.”명빈은 태연하게 웃었다.“언젠가는 마시게 될 거예요.”명경이 손을 들어 올리자 두 사람의 손바닥이 힘 있게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명빈은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 뒤 몸을 돌렸고 발걸음에는 이미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성주.석유는 점심 무렵 집에 도착했고 예상과 달리 집 안은 제법 북적거렸다.낯선 여자가 주방에서 도우미들에게 요리를 지시하고 있었다.은회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화장은 단정하고 세련됐다.나이는 서른다섯 정도로 보였으며, 유능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를 풍겼다.석유를 발견한 여자는 잠시 놀랐다가 곧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석유 씨죠?”그러면서 손을 내밀었다.“처음 뵐게요. 저는 우지윤이라고 해요.”석유는 악수하지 않고 담담하게 고개만 끄덕였다.그때 위층에서 하호훈이 내려왔다.하호훈 역시 의외라는 표정으로 석유를 바라봤다.“난 내일 오는 줄 알았는데...”석유는 별다른 표정 없이 말했다.“괜찮아요. 두 분끼리
Read more

제5223화

휴대폰을 받자 수화기 너머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석유야, 엄마야.]석유는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세요?]백나라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석유야, 잘 지내고 있니?][네.]석유는 짧게 대답했다.[나는 지난 1년 동안 계속 N국에 있었어. 거기서 현지인인 남자친구도 만났고, 지금은 정말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난 너도 꼭 행복했으면 좋겠어.]백나라는 자신의 근황을 부드럽게 들려주었다.석유는 베란다에 서서 저물어 가는 노을을 바라봤는데 어딘가 멍한 표정이었다.엄마는 새로운 행복을 찾았고, 아버지 역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밖에서 명절을 보내고 있었다.그리고 본인은 혼자 텅 빈 집을 지키고 있었다.마치 섣달그믐 하늘 끝에 홀로 남겨진 한 점의 구름처럼, 그저 덤 같은 존재가 된 것만 같았다.그런데도 마음은 이상할 만큼 고요했다.마치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는 호수처럼 잔잔하기만 했다.백나라는 더 이상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석유에게 즐거운 섣달그믐을 보내라고 몇 마디 덕담을 건넨 뒤 전화를 끊었다.백나라는 오늘 같은 날 가장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석유라고 했지만, 석유는 그 말이 조금도 와닿지 않았다.그러나 석유도 오늘 가장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진희유였다.그래서 곧 희유에게 전화를 걸었다.희유는 한창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예년과 다름없이 마을은 떠들썩했고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희유는 북과 장구를 치며 흥겹게 공연하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비춰 주며, 석유에게 이곳의 설 분위기를 함께 느껴 보라고 했다.희유를 알아본 사람들이 하나둘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이곳에서 지낸 2년 동안 희유는 어느새 마을의 젊은 사람들과도 모두 가까워져 있었다.경사스럽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휴대폰 화면 너머로 그대로 전해졌다.석유는 따뜻한 미소를 띤 희유의 옆모습을 바라보다가, 그 순간만큼은 마음 한켠도 조금씩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때 명우가 희유를 찾아왔다.훤칠한 키와 반듯한 모습은
Read more

제5224화

석유가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봤다.“무슨 얘기하고 계세요?”도우미 한 명이 얼른 웃으며 앞으로 나섰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아가씨, 이거 한번 드셔 보세요. 셰프님이 새로 배운 강성 요리예요.”“고마워요.”석유는 젓가락을 들고 막 반찬을 집으려던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밖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곧이어 정원에서는 불꽃이 연달아 하늘을 수놓기 시작했다.붉은색과 보라색이 뒤섞인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찬란하게 물들이며 순식간에 저택 전체를 환하게 밝혔다.석유는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눈부신 불꽃 사이를 가르며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잘생긴 얼굴에는 폭죽보다도 더 눈부시고 매혹적인 미소가 번져 있었다.“석유 씨, 새해 복 많이 받아요.”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멍하니 명빈을 바라보는 석유의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 표정이 가득했다.마치 꿈꾸는 것만 같았다.명빈의 손에는 작은 스파클러 하나가 들려 있었고 은빛 불꽃이 사방으로 흩날리며 별빛처럼 반짝였다.명빈은 그대로 석유 앞까지 걸어와 미소를 지었다.“석유 씨랑 같이 설 보내려고 왔는데 왜 말이 없어요? 너무 놀랐어요?”호수처럼 잔잔했던 석유의 심장은 다시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온몸의 피가 한순간 심장으로 몰려드는 것 같았다.검은 눈동자에는 불꽃이 일렁였고 잔잔한 물결처럼 은은하게 빛났다.석유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언제 왔어요? 왜 미리 말을 안 하고 왔어요?”명빈은 웃으며 말했다.“휴대폰도 꺼 놓고 있었잖아요. 몇 번이나 연락했는데 안 받았잖아요. 근데 어떻게 말해요?”타박하는 말이었지만 목소리에는 애정과 다정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명빈은 성주에 도착하자마자 석유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돼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다행히 예전에 성주에 온 적이 있어서 석유 집 위치는 알고 있었다.차를 몰고 도착하자 도우미들이 아가씨가 돌아왔고 지금은 위층에 있다고 알려 주었다.원래는 바로 방으로
Read more

제5225화

석유는 가슴 한구석이 저릿하게 저려오는 감각을 느꼈다.마치 자기 심장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묘하고도 낯선 감정이었다.너무 낯설어서, 명빈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명빈은 다시 환하게 웃었는데 느긋하면서도 매혹적인 미소였다.“고맙다는 말은 하지 마요.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은 필요 없잖아요.”석유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밥부터 먹어요.”“좋아요.”명빈은 다시 자기 자리에 앉았다.하호훈이 왜 집에 없는지 묻지도 않았고 집안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그저 석유와 함께 식사하며 계속 웃게 만들어 주었다.식사 도중 명빈은 윤정겸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화면 속에는 오씨 가족이 모두 놀러 와 있었고, 명경과 명길, 명일까지 함께 모여 집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모두가 둥글게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고, 이신아의 쉴 새 없는 목소리까지 더해져 집 안은 무척이나 떠들썩했다.명빈은 지금 석유와 함께 섣달그믐 저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석유도 화면에 얼굴을 비추며 인사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그러자 윤정겸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띠었다.[명빈이 굳이 거기까지 가서 폐를 끼쳤구나. 그럼 석유가 좀 잘 챙겨 줘야겠네. 혹시 마음에 안 들면 혼도 좀 내고, 잔소리도 하고. 내 눈치 볼 필요는 없어.]명빈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성주까지 찾아왔는데도 윤정겸은 조금도 언짢아하지 않았다.오히려 석유에게 명빈을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은 괜한 부담을 갖지 말라는 배려였다.석유의 마음이 따뜻하게 물들었다.“명빈 씨 정말 착해요. 그리고 아저씨한테도 정말 감사드려요.”[설 지나면 얼른 돌아와.]“네. 돌아가면 직접 찾아뵙고 새해 인사드릴게요.”이신아도 윤정겸이 영상통화를 하는 것을 보고 다가와 석유와 몇 마디를 나눴다.명경과 명길, 명일도 슬쩍슬쩍 이쪽을 바라봤다.명빈이 그렇게까지 마음을 쏟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두 궁금했던 것이다.더 궁금한 것은, 누구의 말도 듣지
Read more

제5226화

석유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찬란하게 물든 밤하늘을 바라봤다.문득 세상에서 폭죽만큼은 직접 터뜨리는 사람도, 바라보는 사람도 모두 온전히 그 순간 속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 이날 밤은 석유가 살아오며 가장 행복하게 보낸 섣달그믐이었다.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멀지 않은 중앙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거대한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그 뜨거운 함성은 도시 절반을 가로질러 퍼져 나갔고, 석유가 있는 곳까지도 또렷하게 들려왔다.“십, 구, 팔, 칠... 이, 일!”순간 밤하늘 가득 폭죽이 동시에 터져 올랐다.새해가 밝자 축제의 분위기도 마침내 절정에 이르렀다.눈부신 불꽃 아래에서 명빈은 석유를 바라봤는데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보다도 더 반짝이는 미소였다.“새해 복 많이 받아요.”기쁨으로 가득한 분위기에 물든 석유도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새해 복 많이 받아요.”...화려했던 폭죽도 하나둘 막을 내렸고 들뜬 감정이 잦아들자 모든 것이 조금씩 평온을 되찾기 시작했다.깊은 밤이 되자 바람도 한층 차가워졌고 두 사람도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복도에 들어선 석유는 명빈에게 이전에 묵었던 방을 쓰면 된다고 말하자, 남자는 그 자리에 선 채 석유를 바라봤다.눈빛에는 은은한 웃음기가 번졌고 표정은 한없이 매혹적이었다.“나한테 더 해주고 싶은 말은 더 없어요?”석유는 맑은 눈으로 명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잘 자요.”명빈은 피식 웃더니 천천히 석유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들어 여자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손끝에 닿자 좀처럼 손을 떼고 싶지 않았고,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다정하게 풀어졌다.“오늘 즐거웠어요?”이에 석유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정말 즐거웠어요.고마워요.”이에 명빈은 살짝 웃었다.“고맙다는 말은 하지 마요.”명빈은 두 손으로 석유의 작은 얼굴을 감싸 쥐고는 천천히 몸을 숙여 깊은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
Read more

제5227화

석유가 담담하게 말했다.“식사는 안 해도 돼요. 두 분 일에는 제가 관여하지 않을게요. 연애하시든 결혼하시든 그건 아빠 자유예요.”“그 분한테도 전해주세요. 저는 절대 방해하지 않을 거라고요.”우지윤이 식사를 제안한 이유는 석유가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석유는 애초에 분명하게 말해 둘 생각이었고 괜한 번거로움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그러자 하호훈은 만족스럽게 웃었다.[우리 석유, 정말 철이 들었구나.]석유는 차분하게 말했다.“다른 일 없으면 끊을게요.”[그래. 이따 보자.]하호훈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부드럽고 자애로웠고, 전화를 끊은 석유는 세수하고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씻고 나온 직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친구들이 새해 인사를 하려는 전화인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받았지만, 들려온 목소리는 백나라였다.[석유야, 새해 복 많이 받아.]이틀 연속으로 엄마에게 전화가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석유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새해 선물을 보냈는데 아마 오늘 오전이면 도착할 거야. 설은 같이 못 보내도 계속 네 생각하고 있어.]백나라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감사드려요.]석유의 대답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자 백나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석유야, 엄마는 정말 석유가 보고 싶어. N국은 환경도 정말 좋아. 엄마랑 같이 여기 와서 살아볼 생각은 없니?]석유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해외에서 살 생각은 없어요.”백나라는 포기하지 않았다.[엄마를 싫어하는 건 알아. 그래도 우린 모녀잖아. 내 집도 결국은 네 집이야. 아빠랑 지내기 힘들면 언제든 엄마한테 와.][사실 엄마는 N국에 와 보니까 다시는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야. 오래 살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거든.]석유는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외할머니는 여기 계시잖아요.”순간 백나라는 말문이 막혔고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곧 화제를 바꿨다.[아빠도 여자친구 생긴 거 알고 있니?]“알아요.”석유는 담담
Read more

제5228화

명빈은 베이지색 니트에 캐주얼한 재킷을 걸치고 아래에는 워커를 신고 있었다.운동복 차림은 아니었지만 달리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희미한 아침 안개가 눈썹과 눈가를 촉촉이 적시고 있었고, 입술은 더욱 붉게 물들어 있었다.새하얀 피부까지 더해져 마치 잘생긴 대학생처럼 보였다.석유의 예쁜 얼굴에는 옅은 웃음이 띠기만 할 뿐, 대답은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려 다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명빈도 곧 따라붙으며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아침 공기가 정말 좋네요.”옅은 안개가 끼어 있었지만 공기는 차갑고 맑았다.얼굴을 스치는 바람마저 상쾌해서 기분이 절로 개운해졌다.석유가 일정한 호흡을 유지한 채 물었다.“운동 안 한 지 오래됐죠?”“아닌데요?”명빈은 석유 앞으로 달려 나가더니 몸을 돌려 뒤를 향한 채 달렸다.복숭아꽃처럼 아름다운 눈매는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매혹적으로 빛났다.“아버지가 평소에도 저 엄청나게 굴리시거든요. 그러니까 날 너무 만만하게 보면 안 돼요.”“진짜 싸우면 석유 씨 나 못 이겨요.”두 사람은 동시에 처음 만났던 무렵을 떠올렸다.명빈이 했던 온갖 장난 때문에 석유가 몇 번이나 손을 쓰려했지만, 매번 명빈이 먼저 선수를 쳤던 일들 그랬던 지난날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석유는 차갑게 웃으며 걸음을 재촉해 명빈을 그대로 지나쳐 버렸다.그러자 명빈의 잘생긴 얼굴에는 순간 후회가 스쳤다.‘내가 미쳤나? 하필 그 얘기를 꺼냈지?'“석유 씨.”명빈은 살짝 응석 부리는 목소리로 석유를 뒤쫓아갔다.그때 앞에서 누군가 석유에게 인사를 건네자 여자는 걸음을 멈췄다.아는 사람이 분명했다.명빈이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 사람은 한창 석유를 칭찬하고 있었다.“석유는 갈수록 더 예뻐지는구나. 엄마 젊었을 때보다도 더 예쁜 것 같아.”“맞다, 엄마는 잘 지내시니? N국으로 간 뒤로는 우리도 연락을 오래 못 했거든.”석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잘 지내세요.”“그러면 다행이네. 부모님은 성격이 안 맞았으니까 차라리 헤어진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