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5381 - Chapter 5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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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1화

오늘 결혼식에 온 사람은 임구택과 소희 가족뿐만이 아니었다.시경과 시야를 비롯한 사람들도 명우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먼 삼각주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예전에 임구택이 결혼했을 때 명우는 사람들을 이끌고 신부를 데리러 갔고, 강씨 집안에서 길을 막았던 사람들이 바로 시경 일행이었다.두 집안 사람들은 싸우면서 가까워진 사이였다.그 후로도 공적인 일이든 사적인 교류든 꾸준히 인연을 이어왔다.이번 명우의 결혼식에도 시경과 시야를 비롯한 사람들이 모두 참석했다.결혼식 전, 명우는 이들 사이의 관계를 희유에게 간단히 설명해 두었다.희유가 낯선 사람들을 한꺼번에 마주하고 당황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었다.덕분에 희유는 구택과 소희가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하지만 석유는 소희를 알지 못했고 실제로 본 적도 없었으나, VIP룸에 들어선 순간 누가 임씨그룹의 사모님인지 단번에 알아봤다.방 안에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 옷차림과 분위기부터 남달랐다.하지만 그중에서도 소희에게는 유독 특별한 기품이 있었고 무척 아름다웠다.누구라도 한눈에 보고 감탄할 만큼 눈부신 미모였다.단정한 이목구비와 티 없이 맑은 눈동자, 여전히 소녀처럼 희고 탄력 있는 피부까지, 소희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 웃거나 떠들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을 뿐이었지만, 오히려 누구보다 눈에 띄었다.옆에 앉아 어린 여자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남자는 아마도 그 유명한 임씨그룹 사장님일 터였다.아이의 나이는 다섯 살쯤 되어 보였는데 아빠와 엄마의 장점만 골라 물려받은 듯했다.눈처럼 하얀 피부와 말랑하고 복숭앗빛이 도는 볼, 화장하지 않아도 또렷한 이목구비에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까지.사람을 바라볼 때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길고 말린 속눈썹이 깜박일 때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릴 것 같았다.명우를 발견한 아이가 맑고 경쾌한 목소리로 불렀다.“명우 삼촌!”명우는 옅게 웃으며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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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2화

그 후 명우는 희유를 데리고 형제들을 한 명씩 정식으로 소개했다.희유가 명우를 알고 지낸 세월 동안 명경은 밀수에 머물고 있었지만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하지만 명요는 이번이 첫 만남이었는데 명요는 흰 셔츠에 군화를 신고 있었다.곧게 뻗은 짙은 눈썹과 깊고 선명한 눈매, 단단하게 다져진 체격까지 온몸에서 강인하고 침착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축하 인사를 건넨 명요는 두툼한 크라프트지 봉투 두 개를 꺼내 희유와 석유에게 하나씩 건넸다.“제가 늘 외국에 있어서 가족들과 자주 만나지 못해요. 형수님과 석유 씨께 드리는 첫 만남 선물이에요. 이제부터는 모두 한가족이니까 편하게 받아주세요.”희유는 곧바로 손을 내저었다.“너무 많이 준비했어요. 이건 받을 수 없어요.”희유는 명요가 왜 이런 선물을 준비했는지 알고 있었다.명요는 신분이 특별해 자주 귀국할 수 없었기에, 이번에 만난 뒤 또 몇 년이 지나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그래서 가족으로서 자주 곁에 있지 못하는 미안함을 이런 방식으로 대신한 것이었다.동시에 두 사람이 윤정겸을 잘 돌봐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이기도 했다.하지만 희유로서는 이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게다가 윤씨 집안 사람들 역시 희유를 늘 따뜻하게 대해주었다.명요는 단호하게 말했다.“형수님과 석유 씨를 위해 준비한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받아주세요.”명우가 희유를 바라보며 말했다.“명요가 직접 준비한 거니까 받아.”그러자 명빈은 석유에게 줄 봉투를 먼저 받아서 들었다.“석유 씨 건 내가 대신 받을게요.”석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명빈을 바라봤다.명요가 희유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희유는 이미 윤씨 집안의 며느리가 되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난 아직 윤씨 집안에 시집온 것도 아닌데...’‘무슨 자격으로 명요 씨의 선물을 받는단 말이지?’난처해하는 석유였지만 명빈은 싱글거리며 말했다.“무슨 상관이에요? 어차피 명요 형이 결혼하면 우리도 선물 줘야 하잖아요.”명경을 비롯한 형제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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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3화

하루 종일 이어졌던 떠들썩한 결혼식이 끝나고,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희유는 화장을 지우고 샤워를 마친 뒤 거실에 물건을 가지러 나왔다.그때 무심코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두툼한 크라프트지 봉투가 눈에 들어왔다.명요가 결혼 선물로 준 것이었다.희유는 봉투를 집어 들었고 제법 묵직한 감촉에 현금이 들어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안에 든 것을 하나씩 꺼내 살펴볼수록 표정은 점점 놀라움으로 바뀌었다.샤워를 마친 명우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거실로 나왔다.그리고 희유가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다가와 물었다.“왜 그래?”희유는 손에 든 것들을 보여주며 말했다.“명요 도련님이 준 거예요.”안에는 금 교환권과 다이아몬드 교환권이 들어 있었다.금 교환권은 한 장당 2kg짜리로 열 장이었다.정교하고 묵직하게 제작된 이 교환권은 실제로 은행에 가져가면 순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다이아몬드 교환권도 마찬가지였다.열 장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무려 100캐럿이었다.그뿐만 아니라 국제 전당포에 보관된 골동품과 보석의 보관 증서까지 들어 있었다.이에 희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정말 엄청난 선물이었고, 이 모든 것을 합친 가치는 도저히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순식간에 엄청난 부자가 된 기분이었고 평생 전 세계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녀도 남을 만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에 희유는 문득 한 가지가 떠올라 명우를 바라봤다.“우리 혹시 나중에 이혼한다고 해도 도련님이 이거 다시 돌려달라고 하진 않겠죠?”이혼이라는 말에 긁힌 명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깊은 눈으로 희유를 바라봤다.“진희유, 오늘 막 결혼한 사람이 벌써 이혼부터 생각해?”희유는 얼른 명우 손에서 봉투를 빼앗아 품에 안고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가정해서 말한 거잖아요.”명우는 다시 봉투를 가져와 탁자 위에 툭 내려놓더니 가볍게 희유를 안아 들고는 침실을 향해 걸어갔다.“가정도 없어. 나랑 결혼했으면 평생 떠날 생각은 하지 마.”희유는 명우의 목을 감싸안으며 웃었다.“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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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4화

희유는 그 뜻을 이해한 듯 웃으며 말했다.“알고 있어요.”석유는 명빈이 전화를 끊자 담담하게 말했다.“희유는 결혼했으니까 명요 씨 선물을 받아도 되지만, 내 선물은 명빈 씨가 대신 돌려줘요.”명빈은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느긋하게 석유를 바라봤다.“방금 내 말 못 들었어요? 절대 돌려주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석유는 명빈의 손에서 휴대폰을 가져왔다.“그럼 명빈 씨가 가지고 있어요.”말을 마친 석유는 명빈을 지나 거실 쪽으로 걸어갔다.그러자 명빈은 몸을 돌려 석유를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석유 씨는 앞으로 나랑 결혼 안 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 아니면 괜히 큰 빚을 지고 싶지 않은 거예요?”석유는 걸음을 멈추저 명빈은 다가와 뒤에서 여자를 끌어안았다.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석유의 어깨에 기대며 부드럽게 웃었다.“알아요. 석유 씨는 세속적인 것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잖아요. 돈도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하고, 이런 선물에도 욕심 없는 사람인 거 알아요.”“그래서 괜히 큰 신세 지기 싫은 거잖아요. 다 이해해요.”석유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눈을 흘겼는데 칭찬인지 놀리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곧 명빈은 더욱 능청스럽게 말했다.“내일 저녁에 가족 식사가 있어요. 명요 형도 올 거예요.”“돌려주고 싶으면 직접 돌려줘요. 어차피 석유 씨 선물이니까 석유 씨 마음대로 하면 돼요.”석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결국 나를 가족 식사에 데려가려는 거네요?”가족 식사에 함께 간다는 건 두 사람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관계를 인정하고 나면 명요에게 선물을 돌려줄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확실히 명빈은 틈만 나면 사람을 자기 계획안으로 끌어들이는 여우였다.속셈을 들킨 명빈은 석유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살짝 맞댄 채 웃음을 터뜨리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갈 거예요? 안 갈 거예요?”석유는 이렇게 애교를 부리는 명빈을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다.그래서 고개를 돌려 그를 한번 흘겨본 뒤 살짝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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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5화

명빈은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얼굴에 떠올라 있던 미소는 이내 뜻밖이라는 표정과 비웃음으로 바뀌었다.“유민래, 너 다시 돌아온 거야?”정말 오랫동안 모습을 감췄던 민래였다.예전에 명빈의 심기를 건드린 민래는 몇 년 동안 해외로 도망쳐 숨어 지냈다.그런 민래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명빈이 석유와 헤어지고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민래는 곧 인터넷 뉴스를 통해 그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그래서 민래는 그 일 때문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석유도 명빈에게 그다지 특별한 여자는 아니었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다른 여자들보다 오래 만났을 뿐, 결국에는 똑같이 헤어지고 말았으니 말이다.명빈이 이제 석유를 원하지 않는다면 예전 일도 더는 따지지 않을 것 같았다.그래서 민래는 이 기회를 틈타 강성으로 돌아왔고, 자신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혹시 석유를 만날 수 있다면 한바탕 모욕을 주고, 예전에 자신이 당했던 수모를 갚아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강성으로 돌아온 뒤 민래는 명빈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다.결국 명빈이 자주 가는 몇 군데를 계속 돌아다니다가 오늘 넘버나인에서 명빈과 마주친 것이었다.민래는 명빈의 얼굴에 남아 있는 미소를 보자 속이 쓰렸고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새 여자친구한테 전화하는 거야? 석유 씨를 얼마나 좋아하나 했더니 별것도 아니었네.”명빈은 대꾸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명빈!”민래가 황급히 뒤를 따라오자 명빈은 무심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야?”민래는 눈시울을 붉힌 채 가련한 표정으로 말했다.“잠깐 이야기하고 싶어. 몇 마디만 할게. 다 말하고 나면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게.”전화기 너머에서 석유는 두 사람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민래가 말을 마친 순간, 명빈은 갑자기 전화를 끊었다.석유는 끊어진 통화 화면을 바라보며 눈동자 깊은 곳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그러고는 짜증이 났는지 이내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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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6화

민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대로 할게.”명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민래는 일부러 휘어진 눈매를 크게 뜨며 물었다.“넌 희현 씨의 어떤 점이 좋아? 예뻐? 나보다 더 예뻐?”명빈은 순진한 척하는 민래의 얼굴을 바라봤다.하지만 그 천진한 얼굴 아래 얼마나 독하고 음흉한 마음이 숨어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명빈은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두 사람 다 비슷해. 서로 만나지 못한 게 정말 아쉽네.”두 사람이 만났다면 서로 물어뜯으며 난장판을 벌였을 것이고 그야말로 볼만한 구경거리가 됐을 터였다.그러자 민래는 웃으며 말했다.“네가 소개해 주면 되잖아. 나도 궁금해. 희현 씨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석유 씨한테서 너를 빼앗았는지.”명빈은 아쉽다는 듯 말했다.“안타깝지만 너무 늦게 왔어.”“늦었다고?”민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무슨 뜻이야?”그때 두 사람의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민래 씨가 조금만 일찍 돌아와서 희현 씨를 만났다면, 만나자마자 아주 잘 통했을 거라는 뜻이죠.”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명빈의 눈썹 사이에 맴돌던 짜증이 단숨에 사라졌고 대신한 것은 감출 수 없는 기쁨이었다.명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화려한 밤빛을 가르며 석유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민래도 고개를 들었고 석유를 발견하는 순간 안색이 확 달라졌다.두 사람은 철천지원수나 다름없는 사이였다.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석유를 보자마자 몸부터 긴장하는 반응은 감출 수 없었다.곧 민래는 눈동자를 굴리더니 비꼬듯 말했다.“여긴 왜 왔어요? 명빈 찾으러 왔어요? 이미 새 여자친구도 생겼는데 인제 그만 매달리는 게 좋지 않겠어요?”석유가 담담하게 되물었다.“명빈이요?”명빈의 표정이 순간 굳더니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민래가 마음대로 부른 거예요. 나는 한 번도 대답한 적 없어요.”석유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감정을 전혀 읽을 수 없는 말투였다.“시간이 몇 시인데 아직도 집에 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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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7화

명빈은 낮게 웃음을 흘리더니 앞으로 다가와 석유를 품에 안고는 온몸의 힘을 뺀 채 그녀에게 기대며 나직이 말했다.“석유 씨가 와줘서 정말 기뻐요. 정말요.”사실 명빈도 석유가 올지 확신하지 못했다.석유 성격이라면 휴대폰을 던져놓고 아예 무시해 버려도 이상하지 않았다.하지만 석유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아무도 몰랐겠지만 명빈은 아주 많이 기뻤다.내내 조마조마하던 마음도 그제야 비로소 놓이게 되면서 명빈은 고개를 숙여 석유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러고는 뜨겁고 빛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야 남자친구 자리도 제대로 인정받았네요?”석유는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을 느꼈고 미안한 마음도 조금은 들었다.그래서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말했다.“사실은 내가 명빈 씨한테 고마워해야 하죠.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알아요. 그런 나를 몇 년 동안 계속 이해해 주고 기다려줬잖아요.”어쩌면 부모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그래서 석유는 자신의 모든 감정을 희유에게만 쏟아부으며 살아왔다.하지만 명빈은 이 세상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이 또 한 명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그 누구보다도 더 깊이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명빈은 고개를 저으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에요. 그런 말 하지 마요. 석유 씨의 모든 모습은 저한테 가장 소중해요.”“몇 년을 더 기다려도 괜찮고, 평생을 기다려도 괜찮아요. 석유 씨가 계속 저를 시험해도 괜찮아요.”석유는 고개를 들었다.입가에는 웃음이 번졌지만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명빈 씨.”명빈은 곧바로 대답했다.“네, 여기 있어요.”석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랑해요.”명빈의 숨이 순간 멎는 듯했다.복숭아꽃처럼 아름다운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더니 잠시 후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한번 말했으면 이제 절대 번복하면 안 돼요. 오늘 술 마셔서 그런 거라고도 하면 안 되고요.”석유는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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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8화

윤정겸이 당부하듯 말했다.“차는 심신을 수양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좋아. 초조함과 고민도 덜어주고. 선물을 참 잘 골랐구나. 명요와 명경, 너희 둘 다 차를 자주 마시는 게 좋겠어.”명요는 윤정겸의 뜻을 알아듣고 쓴웃음을 지었다.“아버지, 제가 채식하면서 불경이나 읽고 심신을 수양하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더 초조해질 거예요.”윤정겸이 그 말의 뜻을 모를 리 없었기에 안쓰러운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도 가져가. 틈날 때마다 꺼내 보면서 기억해. 언제 어디서든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잊지 말고. 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명요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어요. 아버지도 건강 잘 챙기세요.”명빈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식사하는데 분위기를 왜 이렇게 무겁게 만들어요? 아버지가 신경 쓰셔야 할 건 형들이 여자친구를 만드는 일이죠.”“명우 형이랑 나는 이제 걱정하실 필요 없지만, 나머지는 아직 다 솔로잖아요.”명경을 비롯한 형제들은 굳은 얼굴로 명빈을 바라봤다.명빈은 남의 일이라고 신이 난 데다,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까지 은근히 자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그러자 윤정겸은 허허 웃었다.“그건 그렇구나. 다음에 돌아올 때는 절대 혼자 오면 안 돼.”명경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명요 형이 저보다 한 살 많아요. 아버지, 결혼을 재촉하시려면 형부터 재촉하세요.”명요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민씨 집안 셋째 딸이 명경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다음으로 약혼할 사람은 명빈이 아니면 명경일 것 같은데요?”그 말이 떨어지자 모두의 시선이 명경에게 향했다.“민씨 집안 셋째 딸이라고?”윤정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나쁘지는 않겠구나. 민씨 집안은 예전에는 배경이 복잡하고 여러 사업을 가리지 않고 해서 평판이 좋지 않았어.”“하지만, 지금은 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대표적인 집안이 됐지.”윤정겸은 다시 명요에게 물었다.“그 셋째 딸은 몇 살이고, 생김새는 어떠냐?”명요가 대답했다.“올해 스물두 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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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9화

토요일 오전.회사에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석유는 김하운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 김하운은 박우빌딩 근처에 있었고, 석유 역시 희유를 만나러 그쪽으로 갈 예정이었다.두 사람은 박우빌딩 1층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석유가 도착했을 때는 오전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고, 김하운은 이미 커피를 주문해 놓고 손에 든 자료를 보고 있었다.그러자 석유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오는 길이 좀 막혔어요. 오래 기다렸죠?”말을 마치자마자 석유는 노트북을 펼쳐 곧바로 업무에 집중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한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고 세부 사항까지 거의 모두 정리가 끝났다.곧 석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물었다.“주아 씨랑 정말 헤어졌어요?”김하운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안 맞는다는 걸 알았으면 빨리 정리하는 게 서로에게 좋으니까요.”석유가 말했다.“며칠 전에 주아 씨를 우연히 만났어요. 안부도 묻던데요? 아직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았어요.”며칠 전 희유가 근무하는 박물관에서는 특별 행사가 열렸다.AI를 활용해 문화재와 현대인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역사를 쉽게 소개하는 행사였다.박물관에서는 희유를 해설 책임자로 선정했고, 현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함께 진행할 사람이 필요했다.그래서 희유가 석유에게 도움을 부탁했다.석유는 3D 스캔 프로그램 일부도 지원했고, 행사장에서 시연을 도와주고 있었다.그때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는데 고개를 돌려보니 주아였다.주아는 예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운 태도로 말을 걸었다.석유의 안부를 묻고 이어 김하운의 근황도 물었다.하지만 현장은 워낙 사람이 많았다.계속해서 누군가 석유를 불러 도움을 요청했고, 두 사람은 몇 마디 나누지 못한 채 헤어졌다.김하운은 이미 주아에게 미련이 없는 듯했다.그래서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시간이 지나면 다 잊게 되겠죠.”그때 김하운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화면을 확인한 남자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전화받으며 말했다.“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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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0화

여자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풍성하고 윤기 나는 머리를 하고 있었다.테 없는 안경을 쓴 채 화판을 품에 안고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풋풋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졌다.엘리베이터는 계속 올라갔고 5층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크게 흔들리더니 그대로 멈춰 섰다.여자는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무슨 일이죠?”김하운은 곧바로 문 열림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천장의 조명도 깜빡이기 시작했고 누가 봐도 고장이 난 상황이었다.여자는 엘리베이터 벽에 바짝 붙은 채 긴장한 눈으로 김하운을 바라봤다.김하운은 계속 문 열림 버튼을 누르면서 엘리베이터 안에 적혀 있는 긴급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현재 상황을 간결하게 설명했다.여자는 김하운이 조금도 당황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조금 안심했다.김하운은 차분한 목소리로 현재 위치와 고장 상태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뒤 김하운이 부드럽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기사님 금방 올 거예요.”여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천장의 조명은 여전히 깜빡이고 있었다.좁고 밀폐된 공간은 사람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이에 여자는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 먼저 말을 꺼냈다.“아까 같이 계시던 분, 여자친구예요? 정말 예쁘시던데요.”김하운은 대답하지 않자 여자는 혼잣말처럼 말을 이었다.“저는 맞선 보러 가는 길이에요. 저보다 한참 많은 아저씨랑 맞선을 보라는데, 정말 오기 싫었어요.”“그런데 할아버지가 꼭 가라고 하셔서 왔는데, 보세요. 엘리베이터까지 고장 났잖아요.”그제야 김하운은 여자를 제대로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으며 물었다.“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게 무슨 의미인데요?”여자가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시작부터 재수가 없다는 뜻이죠. 이 맞선은 절대 안 될 거예요.”김하운은 진심으로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오히려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여자는 그제야 눈을 반짝였다.“그러네요. 좋아해야 하는 거였네요.”여자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혼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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