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5411 - Chapter 5420

5429 Chapters

제5411화

민용훈도 웃으며 맞장구쳤다.“유청이 말이 맞아. 그런 이야기는 모녀끼리 따로 하고, 오늘은 영겸이 귀국을 축하하는 게 우선이잖아.”민영겸은 바로 이번에 막 귀국했는데 민씨 집안 사촌이었다.이에 송이란은 멋쩍게 웃더니 눈꼬리로 유청을 한번 흘겨본 뒤 할머니 곁에 앉았다.화제는 자연스럽게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술잔이 몇 차례 오간 뒤 영겸이 물었다.“유청이는 언제 신씨 집안의 아들과 결혼할 거야? 꼭 미리 알려줘.”영겸은 친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두 조카가 안쓰러워 유독 더 아끼고 있었다.민용훈이 대답했다.“재작년에 신씨 집안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 그 집안은 아직도 옛 방식을 따르는 편이라 늘 전통적인 규칙대로 일을 처리하잖아.”“어른이 돌아가면 3년 동안 상을 치러야 한다고 해서 두 사람의 혼사도 미뤄졌어. 앞으로 1년은 더 기다려야 해.”이에 민영겸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어쩔 수 없지. 조금 늦게 결혼하는 것도 좋아. 나도 유청이 혼수를 제대로 준비해 줄 시간이 생기니까.”유청은 고마운 눈빛으로 작은아버지를 바라봤다.이때 송이란이 웃으며 말을 받았다.“도련님은 정말 조카들을 아끼네요.”영겸이 곧바로 말했다.“우영이가 결혼할 때도 똑같이 해줄 거예요.”송이란은 웃고는 고개를 돌려 유청을 바라봤다.“넌 집에서 별다른 일도 없고, 당분간 경준이와 결혼할 수도 없으니 앞으로 무슨 계획이라도 있니?”유청은 민용훈을 한번 바라본 뒤 부드럽게 말했다.“회사에 가서 일을 도울 수 있어요.”송이란이 말했다.“회사는 일손이 부족하지 않아. 명 사장님 쪽에서 요즘 전문 피아노 선생님 한 명을 구한다고 들었는데, 차라리 거기 가서 일하는 게 어때?”그 말이 떨어지자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우영은 더 놀란 얼굴로 어머니를 바라봤고, 눈빛에는 초조함과 불쾌함이 어려 있었다. 송이란이 왜 이런 식으로 일을 정하는지 알 수 없었다.명경은 온성에서 가장 큰 클럽인 인터네이트를 소유하고 있었다.인터네이트는 온성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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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2화

유단이 계속 유청을 위해 말하려 하자 옆에 앉아 있던 상이가 미적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장인어른과 장모님이 결정하시면 되는 일인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유단은 상이를 꽤 두려워하는 듯했다. 이에 반박하려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고, 그저 안쓰러운 눈으로 유청을 바라봤다.친어머니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는 남의 집에 얹혀사는 사람처럼 가엾었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송이란은 민용훈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다시 한번 남자의 대답을 재촉했다.이에 민용훈은 어색하게 두어 번 웃었다.“유청이가 신씨 집안과 결혼하려면 아직 1년이나 남았으니, 그동안 밖에 나가서 일을 좀 하는 것도 괜찮지.”“피아노도 유청이의 특기 중 하나니까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영겸은 미간을 찌푸렸다.막 유청을 위해 한마디 하려던 순간, 송이란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도련님, 좀 드세요. 이 해삼찜은 제가 일부러 주방에 부탁해서 도련님을 위해 만든 거예요. 좋아하는 걸로 기억하고 있거든요.”영겸은 하려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남의 자식에 관한 일이니 자신이 끼어들 권리는 없는 듯했다.유청은 난처해하는 작은아버지의 표정을 바라봤고, 이 일은 이제 돌이킬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인터네이트의 주인인 명경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민용훈은 다시 명경의 의견을 물었다.“사장님은 유청이가 괜찮다고 생각하세요?”유청의 눈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기대 어린 눈으로 명경을 바라보며 거절해 주기를 바랐다.그곳에는 피아노 선생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주기를 바랐다.하지만 명경은 유청의 기대 어린 눈빛을 전혀 보지 못한 듯했다.잠시 생각하더니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그 네 글자에 유청의 마음은 완전히 가라앉았다.그랬다. 설령 피아노 선생님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민용훈이 직접 말을 꺼낸 이상, 명경이 미래의 장인어른 체면을 어떻게 깎을 수 있을까?그렇게 이 일은 그렇게 결정되었다.유단은 몰래 동생의 손을 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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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3화

식사를 마친 뒤 여자들은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우영은 송이란을 따라 방으로 돌아갔고, 소파에 앉자마자 쿠션을 손으로 내리치며 못마땅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왜 둘째 언니를 사장님이 있는 곳에서 일하게 한 거예요?”어떤 여자든 명경과 엮이는 것은 우영을 불안하게 했다.설령 그 여자가 둘째 언니라 해도 마찬가지였다.송이란은 눈을 굴리더니 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알아차리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너도 참 바보 같기는. 거기가 명경의 사업장이기는 해도 명경을 만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잖아.”“뭐요?”우영이 고개를 들자 송이란이 웃으며 설명했다.“명경은 한 달에 적어도 열흘은 밀수에 가서 일을 처리해. 나머지 스무날 동안 온성에 있더라도 일하는 곳은 인터네이트가 아니야.”“나랑 네 아빠도 인터네이트에 그렇게 많이 갔지만 명경을 만난 적이 없어. 하물며 네 둘째 언니가 가는 곳은 예술을 가르치는 곳이니 만날 가능성은 더 없지.”설령 만난다 한들 무슨 상관이겠는가?유청은 이미 약혼한 몸이었다.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우영은 기분이 풀렸다.“그러네요.”송이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정말 좋아해?”우영은 쿠션을 다시 집어 두 팔로 품에 안았다.고개를 기울이자 머리카락이 흘러내렸고, 눈빛에는 수줍음이 어려 있었지만 대답은 솔직하고 거리낌이 없었다.“좋아해요.”만날 때마다 명경을 향한 마음은 한 층씩 깊어졌다.지금도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머릿속에는 온통 그 남자의 모습뿐이었다.곧 우영이 발랄한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랑 아빠도 사장님을 좋아하시잖아요.”그렇다면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송이란은 소파에 앉아 딸의 어깨를 감싸안았다.“그래. 네 아빠도 명경을 꽤 좋게 보고 있어. 내가 네 아빠한테 가능한 한 빨리 명경에게 이야기해서 너희 두 사람 일을 확실히 정해두라고 했어.”우영이 고개를 들고 걱정스럽게 물었다.“혹시 사장님이 싫다고 하면 어떡해요?”“그럴 리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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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4화

상이가 말했다.“한 가족인데 그게 어떻게 아부야? 우영 처제는 네 동생 아니야? 장모님도 네 어머니 아니야?”“난 안 가.”유단은 성격이 곧고 고집도 셌다.“그 새엄마가 유청이를 인터네이트에서 일하게 한 것부터 좋은 의도가 아니었어. 내가 왜 굳이 찾아가서 그 모녀 비위를 맞춰야 해?”상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이렇게 꽉 막히니까 장인어른도 널 안 아끼는 게 당연하지. 우영 처제 좀 봐. 말을 얼마나 예쁘게 잘해?”유단이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아무도 날 아끼지 않는다는 건 나도 알아. 집에서 사랑받는 것도 우영이랑 비교도 안 되지.”“친엄마가 감싸주고 아빠랑 할머니까지 다 아껴주잖아. 그렇게 우영이가 좋으면 애초에 우영이랑 결혼하지 왜 나랑 결혼했어?”상이가 유단의 뺨을 후려치자 짝하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남자의 얼굴에는 분노와 사나운 기색이 역력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내가 그때 너랑 결혼해 준 것만 해도 로또 당첨된 줄 알아. 한 번만 더 말대꾸하면 우리 집안에서 쫓겨나게 될거야.”유단은 뺨을 감싸 쥔 채 울음을 터뜨렸고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게 무슨 복이야?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욕하고 싶으면 욕하면서, 우영이한테도 이렇게 할 수 있어?”유청은 문을 밀고 들어가려 했으나 손끝이 차가운 문에 닿는 순간,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방 안에서 점점 더 격해지는 말다툼을 듣던 유청은 결국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유청은 언니에게 형부인 상이와 이혼하라고 권한 적이 있었지만 유단이 거부했다.이혼할 생각이 없다면 두 사람이 아무리 다투더라도 둘의 결혼 생활에서 제삼자인 자신은 끼어들지 않는 편이 나았다.게다가 두 사람이 다투는 이유 중 일부는 자신 때문이기도 했다.지금 들어간다면 갈등만 더 심해질 뿐이었다.일이 커져 부모님까지 끼어든다 해도 결국 두 사람에게 화해하라고 권할 뿐이었다.만약 상이가 유단에게 친정에서조차 편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앞으로 유단이 유씨 집안에서 살아가기는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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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5화

유청은 사흘이나 미룬 끝에 인터네이트에 출근했다.인터네이트에서 예술인을 양성하는 곳은 이팔1가에 있었고, 수지원이라는 아주 운치 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유청이 차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아름다운 유럽풍 대문이 눈에 들어왔다. 높고 웅장한 데다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대문 양옆에서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안으로 들어서면 길게 이어진 플라타너스 길이 나왔다.유청을 데리러 온 사람은 오픈카를 몰고 와 이미 한참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서로 인사를 나눈 뒤 유청이 차에 올랐고, 차는 길게 뻗은 아스팔트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양옆의 플라타너스가 하늘을 뒤덮을 만큼 울창했다.무더운 여름인데도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금세 시원해졌다.도로 양쪽으로는 잔디밭이 가지런히 펼쳐져 있었고 화단은 끝없이 이어졌다.정원 전체가 마치 왕실 정원 같았다.정원 한가운데에는 다섯 채의 별장이 자리하고 있었고 각각 M국식, I국식, F국식 등 서로 다른 양식으로 지어져 있었다.그러자 유청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떠올랐다.이곳은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유청은 이곳도 인터네이트처럼 사치와 향락이 넘치고 밤낮없이 노래와 춤이 이어지는 곳일 거라 생각했지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줄은 몰랐다.심지어 고상하기까지 했다.별장 안에서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듯 간간이 바이올린 소리가 흘러나왔다.은은한 선율이 푸르른 정원 사이를 맴돌며 짙은 예술적 분위기를 자아냈다.유청을 안내하던 사람은 마지막 별장 앞까지 데려가더니 차에서 내린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민 선생님, 먼저 사무실부터 둘러보세요.”별장 안으로 들어가자 유청의 사무실은 3층에 있었다.문을 열고 들어간 유청은 뜻밖에도 사무실이 여러 공간으로 나뉜 스위트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우아한 M국식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고 거실과 서재, 휴게실까지 갖춰져 있었다.갈색 원목 바닥과 고풍스러운 크리스털 조명, 거실 벽화 아래에는 아름다운 벽난로가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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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6화

검은색 워커가 나무 바닥을 밟는 순간, 명경의 발걸음이 멈췄다.유청은 소파에 옆으로 누운 채 두 눈을 꼭 감고 있었고 잠이 든 듯했다.긴 속눈썹에는 아직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햇빛을 받은 눈물은 크리스털처럼 투명하게 반짝였고, 그 아래로 드러난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매끄러웠다.명경은 발걸음을 늦추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유청은 7부 소매의 흰 셔츠를 입고 있었다. 풍성하고 검은 머리카락이 가슴 앞으로 흘러내려 온화하면서도 여린 모습이었다.명경은 유청의 얼굴에 머물던 시선을 거두고 발코니로 향해,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각이 뚜렷한 얇은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그리고 눈빛은 차갑고 깊어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유청은 저녁 무렵까지 내리 잠들었다.잠에서 깨자마자 방 안에 평소와 다른 기척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뻣뻣해진 목을 돌리던 유청은 그제야 옆의 1인용 소파에 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명경은 긴 다리를 포개고 앉아 있었는데, 저물녘 어스름 속에서 옆얼굴의 선은 날카롭고 깊었다.소파 위에 걸쳐놓은 팔은 아래로 늘어져 있었다.희고 길쭉한 손목에는 염주가 감겨 있었지만, 중지에는 은색 해골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이는 마치 명경만의 독특한 표식 같았다.유청의 눈빛이 잠시 흐려졌으나 곧 조심스럽고 불편한 기색으로 바뀌었다.몸을 바로 일으켜 앉은 유청이 잠긴 목소리로 불렀다.“사장님.”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명경이 그 말을 듣고 눈을 들어 유청을 바라봤는데 표정은 냉담했다.“깼어요?”유청은 조금 민망하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사장님, 그 남학생 일 때문에 오신 거죠?”명경의 검은 눈동자는 깊고 어두웠다.이윽고 명경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수지원에서 이런 일이 생긴 건 처음이에요.”유청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곧바로 말했다.“저는 선을 넘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 일이 있기 전까지 그 학생과 단둘이 이야기해 본 적조차 없고요.”명경의 차가운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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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7화

명경은 잠시 침묵하다가 긴 몸을 일으키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말한 상황이 사실이라면 이 일은 선생님과 관계없어요. 나머지는 우리가 해결하죠.”유청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사장님께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별일 아니에요.”명경은 담담하게 한마디를 남기고 밖으로 걸어갔고, 유청은 명경을 문밖까지 배웅했다.문이 닫히고 나서야 팽팽하게 긴장했던 신경이 완전히 풀리며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저 남자는 사람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너무 강해. 앞으로는 되도록 마주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아.’명경이 별장을 나왔을 때는 이미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고, 무진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곧 명경이 차에 오른 뒤에야 무진은 보고를 시작했다.“병원에 다녀왔어요. 방금 골절 수술을 마쳤고 아직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황씨 집안 사람들은 상당히 흥분해 있었지만 저를 보고는 별말 하지 못했어요.”“황진현의 진료 기록도 확인했어요. 3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았고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지내고 있더라고요.”“이후 황씨 집안에서 음악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수지원으로 보냈고요.”“최근 유상아 씨가 아이를 한 명 더 가지려고 했는데, 황진현이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우울증이 다시 심해졌어요.”“그 집안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으니 이번 일은 민 선생님과 큰 관계가 없고요.”유상아는 상이의 누나였다.일찍 결혼해 지금은 아들이 열일곱 살이었고 상아 역시 이제 겨우 만 서른여섯 살이었다.외아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평생 완치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상아는 남편과 몰래 아이를 한 명 더 갖는 문제를 상의했다.하지만 공교롭게도 부부가 그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진현이 듣고 말았다.명경은 창밖으로 점점 짙어지는 밤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물었다.“유상아 씨와 친정의 관계는 어때요?”무진이 대답했다.“유상아 씨는 친정과 줄곧 사이가 좋았어요. 유상이 씨도 유상아 씨가 키우다시피 했고요.”“시집간 지 오래됐지만 유씨 집안의 장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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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8화

진현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떠올랐다.“왜 살렸어요? 왜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어요?”이에 간병인이 달래듯 말했다.“아직 이렇게 젊고 집안도 잘 사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해요?”다른 간병인도 말했다.“그러니까요. 매일 힘들게 일해서 겨우 생활할 만큼 벌어도 잘 살아가잖아요. 그러니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요.”“좋은 날은 앞으로 얼마든지 있어요.”두 사람은 이해할 수 없었다.부잣집 도련님이라 먹고사는 걱정도 없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데, 대체 왜 자살하려는 것일까?진현의 눈동자가 움직였다.조금 정신이 든 듯 고개를 돌려 침대 옆에 있는 두 간병인을 바라보며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누구세요?”간병인이 서둘러 대답했다.“가족분들이 고용한 간병인이에요. 진현 군을 전담해서 돌보고 있어요.”“아.”진현은 낮게 대답했다.아직 몸이 많이 쇠약한 상태라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눈을 감고 잠들었다.두 간병인은 더 이상 잠을 자러 가지 못하고 그대로 침대 곁을 지키며 날이 밝을 때까지 있었다.이른 아침, 상아는 남편과 시부모님과 함께 아침에 끓인 국을 가지고 병원에 왔다.간병인은 진현이 어젯밤에 깨어났었다고 말했지만 악몽을 꾼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당시 두 사람도 비몽사몽이라 진현이 무슨 말을 외쳤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괜히 일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8시가 되자 진현이 다시 눈을 떴다.가족들은 침대 곁에 둘러서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현의 상태를 물었다.진현은 기운이 없어 보였고, 병색이 완연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상아는 진현의 다치지 않은 손을 잡으며 물었다.“어제 있었던 일 기억나? 멀쩡하다가 왜 갑자기 뛰어내린 거야?”그제야 진현의 얼굴에 생각하는 기색이 조금 띠더니 곧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민 선생님?”상아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 선생님이야. 혹시 선생님이 너한테 무슨 말을 했어?”진현은 조금 흥분했다.“민 선생님 탓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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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9화

이틀 뒤, 유단은 일부러 수지원으로 유청을 보러 갔다.유청의 사무실에 들어온 유단은 몇 개의 방을 둘러본 뒤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환경이 훨씬 좋네.”유청은 커피를 내려 언니에게 건네며 부드럽게 웃었다.“아무래도 정식 학교는 아니니까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야.”유단이 고개를 끄덕였다.“신씨 집안에서 신경 쓰지만 않으면 다행이지.”유단은 유청의 손을 잡았다.“미안해. 이제야 보러 왔네.”유청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언니가 유씨 집안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평소에는 시부모와 남편을 챙겨야 했다. 유씨 집안 할머니는 채식하고 불경을 외는 것을 좋아해 그럴 때마다 손주며느리인 유단도 곁을 지켜야 했다.집에는 도우미가 수두룩했지만 유단은 마치 그 집에서 대대로 부려온 도우미와 다를 바 없었다.그저 평범한 도우미보다 지위가 조금 높을 뿐이었다.곧 유청이 물었다.“요즘은 어때? 형부랑 싸우지는 않았어?”“형님네 아들이 여기서 사고가 났잖아. 자기 집안일만으로도 정신이 없으니까 친정 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나 봐.”유단은 만족스럽다는 듯 말했다.“상아가 집에 안 오니까 내 생활도 훨씬 조용해졌어.”유단과 상이가 싸울 때는 대부분 상아가 중간에서 부추긴 경우가 많았다.유단이 계속 말했다.“진현이 처음 사고를 당했을 때 유씨 집안 사람들이 나 몰래 의논했어. 형님 화를 풀어주겠다고 우리 집안에 따지러 오려고 했대.”“그런데 나중에 수지원에서 진현이 정신과 상담을 받은 기록을 바로 내놓으니까 그제야 조용해졌어.”유단이 차갑게 웃었다.“내가 말했잖아. 형님 아들이 우울증이 있어서 자주 정신과 상담받는다고. 자기들도 뻔히 알고 있었을 텐데 어떻게 너한테 시비를 걸 생각을 해?”유청은 한숨을 내쉬며 안타깝게 말했다.“나도 이런 일이 생기길 바란 건 아니야.”하지만 유단은 오히려 말했다.“차라리 잘됐어. 진현 일로 크게 놀랐으니 형님도 이제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은 못 할 거야. 그러면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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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0화

상이가 밖에서 돌아오자 누나 상아가 거실 소파에 앉아 어머니 김승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동안 상아는 진현의 일로 정신없이 지내느라 많이 초췌해져 있었고, 눈가에도 전보다 조급한 기색이 짙어졌다.“누나가 웬일로 시간이 나서 왔어? 진현이는 어때?”상이는 소파에 앉아 스스로 차를 따르며 별생각 없이 물었다.“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어. 그리고 여전히 나랑 말하려고 하지 않아.”상아가 답답한 듯 말하자 상이는 차를 식히며 코웃음을 쳤다.“성질 한번 대단하네.”김승란이 말했다.“진현이는 이제 기대하기 어려우니 너희는 일찍 둘째를 갖는 게 좋겠어.”그러자 상아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남편이랑 상의했는데 아이는 더 갖지 않기로 했어요. 괜히 진현이를 또 자극할까 봐요.”김승란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좀 더 기다려보고 다시 생각해 보자.”“아무리 기다려도 진현이는 동의하지 않을걸요?”상이가 말하자 상아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너는? 올케는 왜 아직도 임신을 못 한 거야?”상이의 눈빛이 순간 흔들리더니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유단이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건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상아의 눈매에 매서운 기색이 스치더니 비꼬듯 차갑게 말했다.“낳기 싫은 거야, 아니면 못 낳는 거야? 그때 납치됐을 때 몸이라도 망가진 거 아니야?”“내가 애초에 유단이랑 결혼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 그런데 다들 무슨 신의를 지켜야 한다면서 굳이 결혼시키더니.”상이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거 아니야. 누나 괜한 생각 하지 마.”가뜩이나 속이 좋지 않았던 상아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유단이 낳기 싫다고 하면 너는 다른 여자한테서 아이를 가지면 되잖아. 나중에 후회해도 울 곳조차 없게 만들어.”그때 현관 쪽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김승란은 상아에게 눈짓하며 그만 말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유단이 돌아온 것이다.유단은 거실로 다가와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고, 상아는 거실 소파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화려한 화장에 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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