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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3251 - Chapter 3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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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1화

하예정도 그녀의 말에 동조했다. "네 말이 맞아. 그래도 이혁 도련님이 결정하기 전까지는 한번 노력해 볼 수 있잖아."도아영이 웃으며 말했다. "예정 언니, 효진 언니, 우리 샤부샤부 먹으면서 남자 얘기는 하지 말자고요.""언니네 남편들은 다 좋은 남자니까 듣기만 해도 행복한 느낌이 들어 괜찮지만 제가 마음에 둔 남자는 저한테 마음이 없으니, 그 사람 얘기를 하면 식욕이 떨어질 것 같아요. 우빈이가 그랬잖아요, 사람은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우리 샤부샤부나 먹어요."하예정과 심효진은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감정적인 문제는 그들도 전이혁의 마음을 컨트롤할 수 없었다."예정 언니, 효진 언니, 저 이번에 와서 사실 수확이 없는 건 아니에요. 두 언니를 얻었잖아요. 저랑 전이혁 씨가 어떻게 되든 우리는 자매고 친구예요. 언니들 나중에 저 모른 척하시면 안 돼요.""아무튼 전 언니들 꽉 붙잡을 거니까, 저 버릴 생각 마세요."하예정은 웃음을 터뜨리고 심효진은 웃으며 말했다. "네가 언니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어떻게 널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겠냐고."도아영은 사람 비위를 아주 잘 맞추는 편이었다.전씨 할머니가 고른 사람이 아니었다면, 심효진은 분명 도아영을 멀리했을 것이다."그럼 됐어요. 인생에는 사랑만 있는 게 아니라 우정과 가족애도 있잖아요? 전 우정이랑 가족애가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요.""맞아, 맞아.""자, 우리 건배해요. 아, 술을 안 시켰네. 언니들은 술 못 마시고, 나도 어제 취해서 오늘은 안 되고. 에휴, 나중에 언니들 아기 다 낳고 술 마실 수 있을 때, 우리 취할 때까지 마시자고요."심효진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꼭 그러자.""예정 씨."이때 주서인이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났다."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하예정은 미소를 거둔 채 주서인을 쳐다보지도 않으며 조카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주서인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나올 때 휴대폰을 깜빡 잊고 안 가져와서요. 샤부샤부를 다 먹고 계산하려고 보니 그제야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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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2화

심효진이 비꼬듯이 말했다. "저 여자 말은 한마디도 믿으면 안 돼. 남 등쳐 먹는 데는 아무도 따라올 사람이 없을걸."하예정은 주서인이 김은희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엄마, 나 애들이랑 밥 먹으러 나왔어. 애들이 하도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나왔지.""근데 다 먹고 나니 돈이 모자라네. 엄마, 카톡에 돈 좀 있어? 40만 원만 보내줘."천천히 주서인은 멀리 걸어갔고 하예정 일행은 더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심효진이 도아영에게 말했다. "나중에 내가 딸을 낳았는데 주서인처럼 친정 등골이나 빼먹는 년이면, 태어나자마자 목 졸라 죽여 버릴 거야."도아영이 말했다."태어나자마자 그런 애인 줄 어떻게 알아요.""그럼 인연 끊고 살아야지. 그런 딸 낳은 적 없다고 생각하고.""아영아, 넌 잘 모르겠지만, 저 진상은 우빈이 친고모인데 남한테 빌붙는 걸 제일 좋아해. 예전에도 맨날 친정에 밥 먹으러 와서는 올 때마다 예진 언니한테 해산물이나 스테이크 같은 비싼 음식 사 오라고 했어.""게다가 다 먹고 나서는 싸가기까지 하면서 뒤에서는 예진 언니 흉을 봤지. 예진 언니의 실패한 결혼 생활은 시부모랑 시누이가 하도 일을 벌여서 그런 게 제일 커. 남편이란 작자는 또 자기 가족들하고 한통속이었고.""예전에 우빈이 그 바보 같은 아빠는 매달 부모님께 생활비로 몇백만 원씩 줬는데 부모님은 그 돈을 누나네 집에서 누나 애 봐주면서 누나한테 다 갖다 바쳤어.""오늘은 시댁 식구들까지 다 데리고 샤부샤부 먹으러 나왔으면서 자기 부모님은 안 모시고 왔잖아. 그런데 다 먹고 나니 돈이 아까워진 거지. 그러다 예정이한테 계산해달라고 했다가 안 통하니까 돌아서서는 또 자기 엄마 등쳐먹으려고 하잖아."도아영은 할 말을 잃었다. "효진아, 그만해. 식욕 떨어지는 옛날얘기는 꺼내지 마. 우빈이도 있잖아."하예정은 그런 옛날얘기를 꺼내고 싶지도 않았고 주우빈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주우빈이 없었다면 하예정은 주형인과 이혼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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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3화

"아빠, 식사하셨어요?"주형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빠는 아직 밥 안 먹었어. 아직 배 안 고파. 두 건만 더 뛰고 밥 먹으러 갈 거야.""우빈이는 밥 먹었지?"주우빈이 대답했다. "먹었어요. 이모랑 효진 이모가 저 데리고 샤부샤부 먹으러 갔는데 식당에서 고모네 식구들을 만났어요. 정한이 형이 저한테 인사했는데 고모가 형 입을 막았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그리고 정한이 형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셨어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샤부샤부를 먹고 있었어요.""저는 이모랑 효진 이모, 그리고 아영 누나까지 넷이서 먹었고요."주형인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웃으며 말했다. "우빈이 고모도 만났구나. 고모한테 인사했어?""아니요."우빈이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정한이 형이 저를 불렀는데 고모가 정한이 형 입을 막았어요. 아빠, 고모 왜 그러는 거예요?"주형인은 할 말을 잃었다. "네 고모는... 신경 쓸 거 없어."그는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주서인이 임정한에게 주우빈이와 인사하지 못하게 한 것은 같이 샤부샤부를 먹게 될까 봐서였다.수십 년 동안 남매로 지내왔기에 주형인은 누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네, 그래서 이모가 저를 데리고 다른 데로 갔어요."주우빈이는 자기가 일러바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그저 자기가 본 것을 아빠에게 말했을 뿐이다."아빠, 저 샤부샤부 좋아해서 이모가 제가 좋아하는 거 많이 집어줬어요. 정말 맛있었어요.""먹고 있는데 고모가 오더라고요. 이모한테 휴대폰 안 가져왔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할머니한테 연락해 '엄마, 40만 원만 보내줘'라고 말했어요. 제가 똑똑히 들었어요."전화기 저편의 주형인은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그는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아들은 하예정을 따라 샤부샤부를 먹으러 갔다가 식당에서 그의 누나 가족과 마주쳤다.주서인은 남편과 아들, 그리고 시부모들과 샤부샤부를 먹으러 갔고 그러다 임정한이 주우빈이를 보고 인사하려고 하자 주우빈도 같이 먹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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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4화

매형인 임수찬은 사업이 잘되는 편이라 주서인은 절대 돈이 부족할 일이 없었다.온 가족이 샤부샤부를 먹으면서 자기 부모님은 안 부른 건 그렇다 쳐도, 다 먹고 나서 어머니한테 돈을 보내달라고 했다니, 이건 당연히 화가 날 만한 상황이었다."그래, 알겠어. 다음에 아빠 시간 나면 우리 둘이 샤부샤부 먹으러 가자. 아빠는 일해야 하니까 이만 끊을게. 우빈이 이모 말 잘 들어.""아빠, 저 말 잘 들어요. 어서 일하러 가세요."주우빈은 상황을 다 일러바친 뒤 기분 좋게 전화를 끊었다.하예정은 두 사람의 통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주우빈이 휴대폰을 돌려주자 그녀는 주우빈의 이마를 가볍게 톡 치며 말했다. "이 녀석, 일러바치는데 선수구나?"하지만 주서인이 너무한 건 사실이기도 하고 또 그녀와 상관없는 일이니 굳이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주우빈이 일러바친 건 그들 주씨 집안의 문제다.만약 그녀가 주형인에게 말했다면 주형인은 그녀가 일부러 주서인을 모함한다고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우빈이 말했으니 주형인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주우빈은 큰 눈을 깜빡이며 하예정에게 물었다. "이모, 이게 일러바치는 거예요? 아빠한테 제가 보고들은 걸 말한 건데, 왜 일러바치는 게 되죠?"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작은 얼굴을 꼬집었다. "그래, 우리 우빈이는 솔직하게 말한 거지.""네 고모도 정말 너무하지만, 네 고모를 그렇게 만든 건 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네 아빠야. 그들 모두 책임이 있어. 그들이 네 고모를 그렇게 오냐오냐 키웠으니까."만약 처음부터 그들이 무조건적으로 주서인을 돕지 않았다면 주서인이 친정 등골을 빼먹는 습관이 들었을까?"네 아빠가 매년 네 양육비만 밀리지 않게 제때 주기만 하면 그 집에서 돈을 어떻게 쓰든 우리가 상관할 바는 아니야.""아빠가 콜택시 운전하는 게 아주 힘들다고 하셨어요. 제가 아빠한테 갈 때마다 아빠는 항상 저한테 공부 열심히 하고 사람답게 살아서 나중에 사장님이 되어 사무실에 앉아서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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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5화

도아영이 말했다. "언니들과 서로 마음이 맞아서 빨리 친해지면 안 되는 거예요? 꼭 아부해야만 가능한가요?"전이혁은 잠시 말을 멈칫했다가 말했다. "기왕 돌아오셨고 마침 마주쳤으니 같이 나가서 산책하면서 소화도 시키고 겸사겸사 우리 얘기도 좀 하죠. 내일은 못 올 것 같아요. 저도 일이 아주 바빠서요."도아영 역시 오늘 밤에 상황을 종료 짓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얘기할 필요도 없이 그녀는 이미 전이혁의 대답을 알고 있었다.그는 어젯밤에 그녀에게 아주 명확하게 말했지만 그녀가 그를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이 얘기를 나누어야 했다."좋아요. 그럼 번거로우시겠지만 소화도 할 겸 같이 산책하시죠. 근데 산책하고 돌아와 또 배고파지면 어떡하죠?""체력 소모하면 또 배고파질 거잖아요."순간 전이혁은 할 말을 잃었다. "...왜 우리 형수님과 빨리 친해졌는지 알 것 같네요."전부 먹짱들이었다!‘이 여자가 먹보인 걸 난 왜 몰랐을까?’그녀가 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는다는 것만 알았지, 아무튼 전창빈의 여친보다는 훨씬 나았다.전창빈의 여친은 입맛이 엄청 까다롭다고 들었다. 심지어 입맛이 너무 까다로워서 요리사를 자주 바꾸는 바람에 전창빈이 미래의 아내를 위해 요리사 노릇을 하러 간 것이다.전창빈의 연애는 순리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하지만 전이혁은 재빨리 생각을 거두고 스스로를 비웃었다. 본인의 일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전창빈의 연애까지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전창빈은 시간이 충분하지만 그의 시간은 몇 달밖에 남지 않아 이제 막 시작해서 꼬박 1년의 시간이 있는 전창빈과는 완전히 달랐다.전씨 가문 남자는 지지 않는다.1년 후 전창빈은 반드시 그의 연애 상대를 데리고 돌아올 것이다."이따가 배고프시면 제가 야식이라도 다시 사드릴게요, 됐죠? 절대 굶기는 일은 없어요. 관성에 오셨으니 제가 주인 노릇은 해야죠. 식사 한 끼 대접하겠습니다."도아영이 일부러 두 걸음 다가가 그의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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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6화

“근처에 공원이 있어요? 산책 좀 하고 싶은데.”전이혁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공원이 하나 있어요. 그리 크진 않지만 풍경도 좋고 산책하기에는 곳이에요. 아영 씨가 피곤하지 않다면 가서 좀 돌아다니는 것도 좋을 거예요.”“괜찮아요. 힘들면 이혁 씨가 저를 업고 데려다주면 되잖아요.”전이혁은 멈칫하다가 다시 말했다.“택시를 타면 되죠. 굳이 업어줘야 할까요? 얼마나 힘들어요.”도아영이 말했다.“정말 여자를 배려할 줄 모르네요. 어쨌든 저는 전씨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당신의 아내라고요. 이혁 씨가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면 저는 분명 전씨 가문의 미래 넷째 며느리가 되었을 거예요.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아내를 무척 아낀다고들 들었는데 당신만 유독 그 전통을 깨고 아내에게 막 대하는 사람이 될 생각이군요. 아내에게 잘해줘야 사업도 성공한다는 말을 못 들었어요?”전이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그런 말도 있어요? 그리고 제가 마음이 변한 건 아니거든요. 아영 씨가 분명히 우리 할머니가 선택한 사람은 맞지만 우리는 아직 연인 관계로 확정된 게 아니잖아요. 남녀 사이도 아닌데 우리 모두 연애의 자유가 있는 거 아닌가요? 아영 씨도 다른 남자를 좋아할 수 있고 저도 다른 여자를 좋아할 수 있다고요.”“이혁 씨가 좋은 걸 어떡해요. 전이혁 씨, 정말 저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 거예요? 몇 달 동안 알고 지내면서 저를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던데. 당신도 말했잖아요. 저를 싫어하지는 않는다고.”전이혁은 그녀를 보지도 않고 나란히 걸으며 말했다.“오늘 아침에 제가 본가에 다녀왔어요.”“서원 리조트요? 왜 저한테 말을 안 해 줬어요? 같이 가서 전씨 할머니를 뵙고 싶었는데. 어떻게 저를 알게 되셨는지, 왜 저를 이혁 씨의 아내 후보로 선택하셨는지 궁금했거든요. 할머니께서 그렇게 하신 덕에 제가 지금 피해를 봤잖아요. 이혁 씨가 저를 한동안 쫓아다면서 저의 마음을 홀렸는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셔서 저를 사랑할 수 없다고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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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7화

전이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할머니와 아영 씨는 왜 자꾸 나 보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하는 거지? 내가 뭐가 후회할 게 있다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원하는 게 뭔지 모를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잖아. 할머니께서는 아영 씨의 생각이 할머니와 너무 비슷해서 아영 씨를 마음에 들어 하셨나 보다.’전이혁은 서른 살 가까운 어른으로서 정신적으로도 충분히 성숙했다.그는 자신이 후회할 만한 일은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아영 씨, 저는 절대 후회할 일을 하지 않아요. 설령 이 결정이 좋지 않았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이고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도아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알았어요. 이혁 씨가 정말 저를 사랑할 수 없다면 강요하지 않을게요. 나 도아영이 시집 못 갈 처지도 아니고. 이혁 씨에게만 집착하다가 저의 가치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죠.”그녀 역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가족들의 보배였다.수많은 남자가 그녀를 여신으로 삼고 있다.도씨 가문은 해주시의 명문가였고 도아영은 도씨 가문의 둘째 딸로서 지위와 신분이 있는 여자이다.시집가고 싶다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남자들이 많을 텐데 그녀에게 마음이 없는 남자에게 매달릴 필요는 없었다.“아영 씨, 비록 우리가 부부로 될 수 없지만 사업상의 파트너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정말 아영 씨를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 큰 형수님도 당신이랑 잘 맞으니 서로 친구로 지내도 좋을 거예요. 앞으로 시간이 나면 또 관성에 놀러 와요.”도아영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전이혁을 바라보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저 멀리 화려한 불빛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가족 사업의 중심은 해주시이고 전씨 그룹은 관성이잖아요. 비록 도시마다 지사가 있지만 우리가 사업적으로 교류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어떤 업종에서는 우리 두 가문이 경쟁 관계이기도 하고요. 업계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지만 우리가 협력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네요. 게다가 제가 이혁 씨를 좋아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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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8화

도아영이 입을 열었다.“우리 알고 지낸 지 3개월 넘었는데 이혁 씨도 알다시피 저도 매일 운동을 해요. 지금처럼 여유롭게 산책하며 도시의 야경을 구경하면서 각자 다른 인생을 향해 서두르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죠. 관성에 오기 위해 제가 밤낮으로 일하고 열흘 넘게 애써야 며칠 정도 쉴 수 있거든요.”도아영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전이혁은 미안한 듯 입을 열었다“조금 이따가 야식이라도 사드릴게요.”“네.”두 사람은 10여 분 걸어 전이혁이 말한 공원에 도착했고 안에서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이미 한 시간이 넘게 흘렀다.전이혁이 도아영에게 물었다.“지금 바로 야식을 먹으러 갈까요?”“아니요, 이제 좀 소화되어서 편안해졌는데 또 먹으면 다시 불편해질 거예요. 오늘은 패스하고 다음에 먹고 싶을 때 사주세요.”전이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뭐야... 앞으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왜 또 야식을 사달라고 하는 거지?’어쨌든 도아영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최선이었다. 그녀가 기분이 좋아야 했으니까.전이혁은 그녀가 갑자기 공정한 경쟁에 운운하며 기분이 상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하여 도아영의 말을 다 들어주고 무사히 관성을 떠나게만 하려고 애썼다.그래야만 앞으로 마음껏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그런데 그 ‘여우’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건지 신출귀몰이었다.처음 만난 이후로 그녀는 오고 싶을 때 왔다가 가고 싶을 때 사라졌다. 전이혁이 그녀의 거처를 알아내려고 해도 단서조차 잡을 수 없었다.몰래 찍은 그녀의 사진을 들고 수소문해봐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했고 모두 그런 사람을 본 적 없다는 반응이었다.‘여우’를 만져본 적이 있어 체온이 있는 걸 알지 못했다면 전이혁은 자기가 귀신이라도 만난 건가 싶을 정도였다. 항상 ‘그런 사람은 없다'라는 답변뿐이었으니까.“전이혁 씨, 너무 걸어서 힘들어요. 더는 못 걷겠는데 혹시 호텔까지 업어다 줄 수 있어요?”전이혁은 대답 대신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 차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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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9화

몇 분 기다리자 전이혁의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왔다.기사가 길가에 차를 세우자 전이혁은 내리지 말라고 손짓하고는 스스로 문을 열어 차에 올라탔다.기사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며 본능적으로 물었다.“도련님, 젊고 예쁜 아가씨랑 같이 나가신 거 아니었어요?”전이혁은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찾을 필요 없어요. 택시 태워서 호텔까지 보내줬으니까. 집으로 출발해요. 저의 집으로.”전이혁은 서원 리조트가 아닌 자신의 사는 아파트로 가려고 했다. 오늘 낮에 이미 본가에 다녀온 참이었다.운전기사가 말을 이었다.“그 아가씨가 도련님의 여자친구인 줄 알았어요.”“아니에요. 우리 큰형수님 친구예요. 몇 달 전에 알게 된 사이거든요. 저의 미래의 부인은 아직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네요.”정말로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여우’는 관성에 와서 전씨 그룹을 찾아갔었으나 전이혁이 본사에서 일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는 그냥 떠나버렸다.그때 그의 형이 그에게 전화했을 때 다른 여자를 괴롭힌 사실을 부인하며 거짓말을 했었지만 전화를 끄자마자 바로 그 ‘여우’를 찾아 나섰다.하지만 찾지 못했다.그녀가 관성에 올 때마다 어디서 머무는지도 몰랐다.전이혁은 ‘여우’가 무척 그리웠다.‘다시 언제쯤 만날 수 있을지...’.전이혁은 뒤로 기대어 창밖의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여우’와 함께 거리를 거닐고 공원을 산책하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도아영과 함께할 시간은 없었지만 ‘여우’라면 얼마든지 시간을 낼 수 있었다.물론 사업도 중요하지만 전이혁에게는 ‘여우’를 찾는 것이 그보다 더 중요했다.도아영이 왔을 때 전이혁은 바쁘다며 시간을 내지 않았지만 ‘여우’라면 한가로운 사람처럼 반갑게 맞이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였다.운전기사가 웃으며 말했다.“도련님만 원하시면 금방 부인을 찾을 수 있을 건데요.”전이혁이 사회에 나온 후부터 그의 전속 운전기사로 일해온 터라 전씨 가문에서 오래 일한 베테랑 운전기사였다. 전씨 가문의 아들들이 얼마나 뛰어난지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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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0화

“태윤 도련님은 도련님보다 더 바쁘셨는데도 큰 사모님과 연애할 시간을 내셨는걸요. 도련님은 왜 시간을 못 내시는지...”전이혁은 자기 운전 기사에게 결혼을 재촉당하더니 할 말을 잃었다.한참 만에 전이혁이 웃으며 말했다.“진짜로 그녀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서 그래요. 찾을 수가 없으니 어쩔 수가 없단 말이죠. 다음에 우연히 마주칠 기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전이혁의 운전기사는 그의 차를 자주 몰면서 ‘여우’를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운전기사는 그 빨간 옷을 입은 여자에 대한 인상이 매우 깊었고 운전 중에 전이혁이 소 대표님에게 그 빨간 옷을 입은 여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들은 적이 있었다.기사는 추측하며 물었다.“혹시 그 빨간 옷을 입은 아가씨에게 설레시나요?”“빨간 옷이요? 아, 한 번 빨간 옷을 입은 적이 있었죠. 그녀를 볼 때마다 옷 색깔이 매번 달라서 헷갈리네요.”“저는 한 번밖에 못 봤어요. 그때 도련님께서 차가 막 멈추자마자 급히 내려 그녀에게 달려가시는 걸 잠깐 봤지만 자세히 보진 못했어요. 그 뒤로 도련님께서 소 대표님께 도움을 요청하시는 걸 들었을 때 아마 그 빨간 옷을 입은 아가씨 때문일 거로 추측했거든요.”이런 명문가의 아드님들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들은 입이 무거워야 했다. 자주 목격하거나 듣게 되는 주인들의 사생활을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전이혁은 미소를 지었다.“기억력이 좋군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아영 씨는 저를 좋아하지만 저는 그녀에게 마음이 없어요. 인연이 없는 거죠. 제가 아영 씨랑 호텔에서 나올 때 기사님도 아영 씨를 보셨을 텐데 결혼 경험이 있는 기사님의 눈에는 그녀가 어때 보였어요?”“도련님이 안 좋아하시는데 왜 물어보세요? 제가 좋다고 하면 도련님이 마음이 바뀌실 거예요?”전이혁은 또 할 말을 잃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잠시 눈 좀 붙일 테니까 집에 도착하면 깨워줘요.”“도련님, 10분 정도 더 가야 하는데 주무시려고요?”전이혁이 대답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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