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죽을 먹지도 않고 떠나자 전이혁은 자신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버리기 아까워 전우 일행을 부른 것이었다.흰죽에 김치와 나물 반찬만으로는 너무 심심할 것 같아 전이혁이 부추전까지 부쳐 놓았다. 그래도 야식치고는 너무 담백한 메뉴였다.하지만 야식은 사실 살찌지 않게 가볍게 먹는것이 좋다.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또 공을 들여 살을 빼야 했으니까.평소 전이혁은 살이 찔까 봐 야식을 일부러 먹지 않았다.“안으로 들어가세요. 저는 이제 퇴근하겠습니다. 나중에 가실 때 그냥 문 열고 가시면 됩니다. 자물쇠를 안 채울게요. 오늘 여기서 주무시더라도 문제없을 겁니다. 게스트룸은 항상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고 생활용품도 새것으로 구비되어 있습니다.”김지성은 그들을 안으로 들이고는 급히 자리를 피했다.“형, 우리 왔어!”“형, 뭐 맛있는 거 했어? 김치 냄새랑 쌀 향이 나는데... 죽 냄새 같은데?”전우가 전유하를 보면서 물었다.“밥에도 쌀 향이 나지 않나?”“밥 냄새와 죽 냄새는 좀 달라. 전우 형은 못 구분하나 보네.”두 사람은 주방으로 직행했다.전이혁이 방금 부친 부추전을 들고 식탁으로 가려다 동생들을 보자 전유하에게 접시를 내밀었다.“유하야, 이 부추전을 밥상 위에 갖다 놔.”전유하가 말을 이었다.“그럼 손부터 씻을게.”전유하는 손을 씻고 나서 접시를 받더니 나머지 한 손으로 전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이것이 바로 그가 급히 손을 씻은 이유였다.“형, 우리한테 무슨 야식을 준비했어? 배고파 죽겠어.”전이혁은 전우에게도 죽 반찬을 가져가라고 시켰다.전우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반찬 보니 물어볼 필요도 없네. 그냥 죽을 먹으라고 부른 거야. 넌 정말 개 코구나.”전유하가 투덜거렸다.“형, 우리를 특별히 부른 이유가 고작 죽을 먹으라고 부른 거야...”전이혁이 꾸짖었다.“돈도 안 내고 손도 안 대고 공짜로 음식을 주는데 불평할 게 뭐 있어? 죽이 어때서? 맛없어? 이게 몇 신데 혹시 해산물이라도 바라냐? 살쪄서 뚱뚱해지기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