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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1 Chapters

제3701화

하예정이 대답했다.“응. 끝나서 다행이야. 모두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네.”하예정도 마음의 짐을 덜은 기분이었다.“언니는 다음 주면 돌아오는 거지? 이모는 언제 돌아오신대?”“아마도 내가 연차 낼 때쯤 갈걸. 비서 할아버지께서 좀 더 머물고 싶어 하시더라고. 강성에서 수십 년을 살았으니 강성도 그의 고향이나 다름없잖아.”한성근은 나이가 많고 건강도 좋지 않았다. 김청산의 말에 따르면 늦으면 2, 3년 더 살 수 있고 이르면 내년이 마지막일 거라고 했다.이번에 강성을 떠나면 다시 돌아올 때는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때일 것이다.한성근은 죽은 후 자신을 강성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이경혜에게 부탁할 생각이다.이씨 가문 개인 묘원 옆에 묻히면 이은숙을 계속 보호해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태윤이와 기현 오빠는 아마 이삼일 후면 돌아갈 거야. 두 가문 모두 강성에 사업이 있어서 현지 지사나 호텔도 겸사겸사 점검할 거라고 했어.”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일이 끝났다는 걸 알았으니 태윤 씨가 언제 돌아오든 이제는 걱정 안 해. 윤미 씨는 어때? 괜찮아?”하예진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엄마를 금방 잃었는데 얼마나 괜찮겠어? 그 여자가 아무리 독했어도 윤미 씨의 친엄마잖아. 그 여자가 큰 싸움이 있을 거로 생각했는지 윤미 씨가 다칠까 봐 여러 번 다른 도시로 보내려고 했더군. 윤미 씨에 대한 감정만큼은 진심이었던 거야.”이은화 모녀는 감정이 깊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은 있었다.이윤미의 가치관이 아무리 올바르더라도 엄마가 죽음으로 죄를 갚은 후에는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사람이 죽으면 빚도 사라지게 된다.이윤미가 바라는 건 이은화가 세상을 뜬 후 이경혜 일행이 엄마에 대한 원한을 풀어주는 것뿐이었다.만약 추가로 속죄가 필요하다면 죽은 엄마 대신 속죄할 준비도 되어 있었다.“윤미 씨의 친아버지는 총에 맞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대. 지금도 입원 중이야. 다른 사람들은 다치지도 않았어. 아, 도 비서님은 자살했어. 그 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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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2화

이윤미는 그녀의 어머니가 큰이모와 작은이모를 해치고 가주 자리에 오른 사실을 이제야 확신했다.이윤미는 이경혜를 찾아갔을 때 이미 약속한 바 있었다.만약 정말 모두가 의심하는 대로라면 이윤미는 이씨 가문을 물려받지 않을 것이고 이씨 가문의 모든 것을 돌려주겠다고 했다.이경혜가 직접 가문을 이을지, 아니면 하예진과 같은 젊은 세대에게 물려줄지는 이경혜의 결정에 달렸고 이윤미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이윤미는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것을 사촌 언니에게 돌려줄 뿐이었다.“서두를 필요 없지. 먼저 언니와 동명 오빠의 결혼식을 치르고 보지 뭐.”하예진이 갑자기 침묵했다.“왜 그래? 아직 결정을 못 했어? 설 전에 동명 오빠와 혼인신고 하기로 하지 않았어?”노동명은 이미 프러포즈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결정은 했지. 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니 걱정이 돼. 우빈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내가 앞으로 강성에 자주 머물게 되는데 동명 씨가 이해해 줄 수 있을지...”입에 발린 말과 실천은 그 무게가 다른 법이다.“내가 동명 씨와 사귄 시간이 형인 씨와 사귄 기간보다 짧잖아. 형인 씨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했는데도 결국... 예정아, 나도 동명 씨를 믿어야 한다는 걸 알아. 동명 씨와 형인 씨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하지만 한 번 이혼을 경험하고 나니 자꾸만 생각이 많아져.”“이번에 동명 씨와의 결혼도 오래가지 못한다면... 아마 나는 더 이상 남자를 믿지도, 시집가지도 않을 거야.”이번 결혼을 결정하기까지 그녀는 많은 고민을 했다. 노동명이 우빈을 친자식처럼 대해주고 그녀도 진심으로 노동명에게 마음이 간 덕분에 다시 결혼을 결심할 수 있었다.“언니, 언니 마음 가는 대로 해. 사실 결혼할 때는 누구나 부부가 평생 함께할 거로 생각하잖아.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하지만 많은 부부가 위기가 오면 각자 갈 길을 가더라. 이런 일은 정말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거야. 난 현재를 소중히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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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3화

“동명 오빠가 우빈에게 잘해주는 건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눈치챌 수 있을걸. 눈이 먼 사람이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우빈에게 잘 대해주고 있잖아. 이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빈도 지금은 동명 오빠에게 정이 많이 든 모양이더라고. 오히려 친아버지보다 더 친해.”노동명은 확실히 최고의 새아버지였다. 우빈을 진심으로 친자식처럼 대해줬다.“알아, 예정아. 언니도 이제 알겠어.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 안 할게. 설 전에 동명 씨와 혼인신고 할 거야.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으니 서로를 잘 알고 있어. 동명 씨와 결혼한다면 평생 후회하지 않을 거야!”하예진은 잠시 흔들렸을 뿐 동생과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원래의 이성적인 하예진으로 돌아왔다.그녀와 노동명은 이미 노씨 가문의 반대도 겪었고 노동명의 교통사고도 함께 이겨냈다. 지금 노씨 가문은 더는 반대하지 않았고 노동명도 점차 회복 중이었다. 심지어 노동명이 장차 데릴사위로 이씨 가문에 들어가는 것에도 반대하지 않을 태도였다.나중에 두 사람 사이에서 딸이 태어나면 그 딸은 이씨 성을 따라야 했지만 노씨 가문 어른들도 이 조건마저 받아들였다.그런데 뭐가 더 걱정할 게 있겠는가.하예진은 두 번째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남은 인생의 행복을 잘 맞이하고 싶었다.“태윤이가 너에게 전화했지?”“했어. 그리고 전부 말해줬어. 나도 다들 내가 걱정할까 봐 일부러 말을 안 해준 걸 눈치챘어.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우빈이랑 휴가를 왔거든.”하예정은 말을 마치더니 자책하기 시작했다.“내가 너무 무능해서 그래.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것도 못 해주는데 오히려 다들 나 때문에 신경 써야 하잖아. 태윤 씨 말로는 그 여자가 언니를 인질로 잡으려 했다던데 만약 내가 그곳에 있었더라면, 감히 나에게 손을 대려 한다면 내가 반드시 그 여자를 땅바닥에 널브러지게 했을 거야.”전태윤에게 그날 일을 들었을 때 하예정은 분노했지만 또 두렵기도 했다.이은화가 죽기 직전까지 하예진을 끌어들이려 했다는 사실에 분노했고 정겨울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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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4화

하예진 자매는 통화를 마쳤다.하예정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녀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했는데 몸을 돌리자 모연정이 서 있었다.하예정이 웃으며 물었다.“언제 왔어요?”“조금 전에 왔는데 예정 씨가 언니랑 통화하는 거 보고 소리 안 냈어요. 다 잘 끝났죠?”모연정도 사실 그날 밤에 결과를 알았다.그녀의 친오빠와 형수도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다.별다른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이경혜 일행에게 사람을 더 보태주는 정도의 역할은 해줄 수 있었다.남우현 부부도 구경하러 간 것뿐이었다.또 한성근 일행이 강성에 머물고 있어 허윤주가 스승님을 뵙고 싶어 하기도 했다.지금은 이백훈은 이미 남우현 부부를 따라 만성으로 돌아갔고 공은호 일행도 함께 갔다.민지영은 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오래 외출했는데도 회사 일을 도우러 가지 않으면 어른들에게 혼날 판이었다.그녀와 전이혁의 일은 급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전이혁은 그녀가 ‘여우’라는 것, ‘여우’가 바로 도아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전이혁은 민지영이 바로 ‘여우’가 아닐까 의심하고는 있지만 증거가 없었다.급해야 할 사람은 전이혁이지, 도아영이 아니다.그녀가 도아영이라는 신분으로 전이혁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전이혁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전씨 할머니가 정해준 신부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세상에 남자가 전이혁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꼭 그 남자여야만 할 이유도 없었다.도아영은 설 동안 휴식하기에 집안 어른들이 주선해준 맞선을 보기로 했다. 여러 업계의 엘리트들을 만나 밥도 먹어보면서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자신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전이혁이란 나무 하나에 목 매달 필요 없었으니까.수많은 사람이 전이혁을 타일렀지만 그 녀석은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했다.하예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용정이랑 우빈이는 아래층에 내려갔어요? 지연이는요? 연정 씨랑 함께 안 왔어요?”그 꼬마는 엄마가 집에 있으면 꼭 붙어 다니려고 했다.평소에는 울지 않지만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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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5화

모연정은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차에 좋은 것들을 가득 싣고 내려가면 부모님은 다시 그녀의 차를 농촌 특산품으로 가득 채워주셨다.물론 그녀는 불평하지 않았다.모연정의 시댁 식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친정에서 돌아올 때마다 삼촌이랑 숙모, 고모까지 다 함께 몰려와 가져온 특산품을 나누어 가질 정도였다.모연정은 시댁 어른들이 이렇게 열심히 나누어 가져주는 것이 전부 자신을 배려해주는 거라는 걸 알고 있다.예씨 가문에 시집올 수 있었던 건 그야말로 복 받은 일이다.하예정은 부러운 듯 말했다.“부모님의 사랑이죠.”하예정은 부모님이 이미 돌아가셔서 이제 그런 사랑을 느낄 수 없었다.그녀는 돌아갈 친정이 없다. 집이 남아있다고 해도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집에 돌아가는 건 슬픔만 더할 뿐이다.비록 하예정과 조부모의 관계가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모연정이 그녀의 조부모와 나누는 친밀함에는 미치지 못했다.모연정이 찾아가는 모씨 가문은 그녀의 친가족은 아니지만 오히려 친가족보다 더 가까웠다. 그녀는 평소 양부모님 집을 주로 찾았고 친부모님은 해외여행 중이라 가끔만 귀국하셨다.남씨 가문은 이미 남우현에게 넘겼고 모연정의 친부모님은 은퇴 후 제대로 인생을 즐기고 계셨다.모연정의 친부모님은 여러 사정으로 20여 년을 함께 지내지 못했고 모연정의 친어머니는 딸의 실종으로 인해 20여 년간 정신질환을 앓다가 모연정을 찾아 재회한 후에야 서서히 회복되셨다.“우리 엄마도 자꾸 예정 씨 얘기를 하시면서 언제 시간 내서 우리 집에 오느냐고 물으시거든요. 마침 요즘 날씨도 풀렸으니 애들 데리고 며칠 묵으러 가요. 요즘 고구마가 엄청 달아서 구워 먹으면 맛있을 거예요.”하예정은 그리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르겠어요. 오븐에 구운 것이 아닌 밖에서 직접 구운 고구마 말이에요.”“이번 기회에 실컷 먹어요.”“가요, 애들 데리고. 지연이랑 지호를 안 데리고 가면 우리 부모님께서 섭섭해하실 거예요. ‘애들 없이 왜 왔냐'면서 손주만 보고 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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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6화

모연정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아버님께는 말씀드려야 하지 않을까요?”“괜찮아. 내가 어디를 가든 네 아빠는 막지 않으실 거야. 기껏해야 따로 차를 타고 따라오시겠지.”“그럼 이제 출발해요.”모연정은 한 손으로 예지연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용정의 손을 잡고 나섰고 예애정은 예지호를 안고 뒤를 따랐다.하예정은 우빈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은진 씨네 아이들은요?”모연정 문득 두 조카가 생각나 물었다.“이미 잠들었어. 보모가 데려갔거든. 그 두 아이는 너무 개구쟁이라서 데려가지 말자. 데려가면 단 1초도 편할 날이 없을걸. 게다가 애 엄마도 안 가는데 혹시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되잖아.”예진 리조트에서 두 조카 손자를 돌봐달라고 하면 예애정은 집안에 애들이 많아 흥도 나고 기쁘게 지낼 수 있어 기꺼이 도와줄 수 있었다.하지만 외출할 때면 데려가지 않았다.물론 모연정도 여은진 부부 중 한 사람이 동행하지 않는 이상 허락하지 않았다.다른 사람의 자식을 돌보는 것은 책임이 너무 컸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뜻밖의 일이 생겨 아이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아이의 부모에게 면목이 서지 않을 터였다.모연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보모가 잘 돌볼 거예요.”시어머니가 일깨워 주지 않아도 모연정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관계가 아무리 가깝더라도 아이의 부모가 함께하지 않으면 그 말썽꾸러기들을 데리고 외출하는 것은 너무 버거운 일이었다.그들은 몇 대의 차를 타고 모연정의 처갓집으로 떠났다.한편, 강성의 병원.이윤미는 드디어 시간을 짜내 병원에 와서 그녀의 어머니 총에 맞은 아버지를 보러 왔다.정군호는 침대에 누워 여전히 멍하니 있었고 예전보다 수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 사실 그는 70세 정도였지만 잘 관리한 덕에 무척 젊어 보였던 사람이다.지금은 한성근만큼이나 나이 들어 보였다.“아가씨.”병원에서 정군호를 돌보던 도우미가 이윤미가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공손하게 인사하고는 곧장 한쪽으로 물러났다.이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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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7화

“식사는 잘 챙겨 드시던가요?”이윤미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드시기는 합니다만 많이 드시지는 않아요. 대부분 시간은 넋 놓으면서 보내시고 가끔 혼잣말도 하십니다. 하지만 뭐라고 하시는지 잘 들리지 않아요.”이윤미가 잠시 말없이 있다가 입을 열었다.“알았어요. 잠시 밖에 나가 계세요. 제가 아버지와 얘기 좀 나누고 싶어요.”도우미는 공손히 대답한 뒤 병실을 빠져나갔다.이제 병실에는 오로지 부녀만이 남게 되었다.이윤미는 침대 옆으로 의자를 끌어와 앉아 한동안 정군호를 바라보았다.“아버지,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이를 다시 부르는 것은 불가능하잖아요. 우리 현실을 받아들여요. 엄마는 너무도 많은 잘못을 저지르셨어요...”이윤미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큰 불효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죽음은 그녀의 어머니에게 오히려 쉬운 길이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은화 때문에 생을 마감했는가.정군호가 고개를 돌리더니 드디어 얼굴에 생기가 조금 돋았다. 그는 한참을 이윤미를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윤미야, 난 네 엄마가 죽으면 마음이 후련한 줄 알았어. 그런데 막상 그 소식을 접하니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이 텅 빈 것만 같더구나. 사실 나는 네 엄마를 사랑했어. 사랑하지 않았다면 결코 사위로 들어오지도 않았을 거야. 물론 우리 정씨 집안이 예전에 어려움을 겪었을 때 이익을 위해서라는 사심이 없지는 않았어. 하지만 네 엄마에게 대한 감정도 진심이었어. 하지만 네 엄마는 너무 엄격하게 날 통제를 하기 시작했지. 지난 수십 년 동안 내 주머니에는 10만 원을 넘는 용돈이 들어본 적이 없어. 네 오빠들 어릴 때의 용돈조차 나보다 더 많았거든. 나는 항상 네 어머니 몰래 그들을 꼬드겨서 나에게 돈을 좀 건네주게 하곤 했었지. 나도 내가 바람기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젊고 예쁜 여자들을 보면 늘 마음이 움직였고 몰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거든. 하지만 네 엄마에게 한 번 걸리고 난 후로는 다시는 그럴 용기를 내지 못했어. 내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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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8화

정군호가 이윤미에게 물었다. 이윤미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다시 자신을 비웃듯 웃음을 터뜨렸다.“사랑하지 않았을 거야. 처음부터 날 사랑한 적 없었어. 데릴사위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었는데 내가 들어오려고 하니까 마지못해 동의한 것 뿐이야. 네 엄마는 한 비서란 사람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을 이루지 못했어. 게다가 후계자도 필요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랑 살기로 한 거지.”이윤미는 침묵했다. 어머니 마음속에 아버지가 있었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아마 있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다.하지만 있든 없든,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으랴.이은화는 이미 한 줌의 흙이 되어버렸다.“내가 수십 년의 시간을 들여도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없었어. 윤미야, 아빠는 남자로서 너무 못난 것 같아. 네 엄마가 나를 조금이라도 사랑해줬더라면 나도 밖에 나가서 여자를 찾아 바람을 피우지는 않았을 거야. 내가 그런 일들을 한 건 은화에 대한 복수심이 더 컸거든.”아내에 대한 원망 때문인지 정군호는 돌아간 아내를 ‘은화 씨'라 부르지 않고 본명을 불렀다.이윤미는 입술을 깨물다가 말을 이었다.“엄마도 아버지에게 마음이 조금은 있었을 거로 생각해요. 전혀 관심이 없었다면 아버지와 자식을 네 명이나 낳지도 않았을 테고 아버지가 바람피웠을 때 엄마가 그렇게 화내지도 않았을 거예요.”정군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신 물었다.“정말 그렇게 생각해? 네 엄마가 날 사랑한 적 있었다고?”이내 그는 피식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소리는 곧 흐느낌으로 변해 갔다.“윤미야, 날 위로해 주려고 하지 마. 아빠도 알아. 네 엄마는 처음부터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빠를 사랑한 적이 없어. 나와 아이를 낳은 건 그냥 후계자가 필요했을 뿐이야. 그 당시 만약 시험관 아기 시술로 결혼 안 하고도 아이를 가질 수 있었다면 절대 나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다. 내가 바람을 피운 것에 화낸 것은 나를 아껴서가 아니라 내가 그런 짓을 한 게 네 엄마의 체면을 구겼기 때문이야. 내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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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9화

이윤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엄마와 큰이모의 감정이 좋았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는지...’여전히 이은화의 그 무자비한 마음을 부드럽게 할 수는 없었고 이은숙은 결국 이은화의 계략 속에 목숨을 잃었다.그리고 이은경도 마찬가지였다. 그녀 또한 무슨 잘못이 있었던 건가?그녀도 큰언니를 잃은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마저 잃었다.이은경은 아마도 자신이 둘째 언니의 손에 죽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떠났을 것이다.그리고 당시 조금이라도 의심을 하거나 이은화의 일을 도왔던 관련자들, 그들 역시 살해당했다. 어떤 이들은 한집안 식구들 전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수십 년 전 그 비극이 발생한 후고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휘말렸는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이은화는 정말 죽어도 마땅한 죄인이었다.다만 이윤미는 그녀의 친딸이었기에 그런 말은 할 수 없었다.“네 엄마는 자식들을 매우 차별했어. 예전에는 너와 윤정이가 바뀐 줄도 모르고 윤정을 가장 귀여워했지. 가끔 내가 은화를 화나게 하면 윤정에게 부탁해서 네 엄마를 달래야 할 정도였거든.”이윤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친가족 곁으로 막 돌아왔을 때 친척들과 가족들은 이윤정이라는 가짜 귀한 딸을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사랑하는지를 직접 목격했다.“윤정의 이야기는 더 하지 말자...”정군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이윤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축해 주었고 베개를 등 뒤에 받쳐 편안하게 앉도록 했다.“윤미야, 물 한 잔 따라줘. 아빠가 말을 많이 해서 목이 마르는구나.”이윤미는 그의 말대로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왔다.정군호가 그 물을 다 마시자 이윤미는 컵을 받아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과일이 있는 것을 보고는 그에게 먹고 싶은지 물었다.“먹고 싶지 않아. 이따가 네가 가져가서 먹거나 집사들에게 맡겨. 네 엄마가 세상을 떠나니 맛있는 음식을 봐도 싫구나.”이윤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네 엄마가 돌아가신 뒤 이씨 그룹과 가문은 어떻게 할 작정이냐?”정군호는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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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0화

하예진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윤미는 보조를 해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예진이 가주 자리에 확실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 강성에 머물다 떠나면 되니까.어쨌든 이씨 가문의 어떤 것도 이윤미는 원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자신만의 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이씨 가문을 떠난다고 해서 살아가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정군호는 그 말을 듣자마자 황급히 말을 건넸다.“윤미야, 너 어떻게 네 엄마가 힘들여 얻어낸 모든 것을 도로 내줄 수가 있어? 그럼 네 엄마가 괜히 죽은 거잖아? 윗대 어른들 일은 윗대 어른들 일이야. 네 엄마가 돌아가셨으면 그걸로 끝난 거지. 하지만 가주 자리는 네 엄마의 자리였잖아. 네 엄마에게는 딸 너 하나 뿐이기에 네가 후계자야. 지금 네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당연히 네가 모든 것을 이어받아야지. 바보처럼 그걸 도로 내줘서는 안 되는 거야.”이윤미는 무덤덤했다.“아버지, 그건 본래 제 것이 아니에요. 저는 받지 않을 거예요. 우리 가족 모두 사촌 언니에게 미안해야 하잖아요.”정군호는 여전히 이윤미를 설득했다.“우리가 무슨 일을 한 것도 아니잖아. 네 큰이모를 해친 건 네 엄마야. 네 엄마는 이미 목숨으로 갚았는데 그들이 더 바랄 게 뭐가 있어? 아빠 말 들어. 절대 이씨 가문의 모든 것을 도로 내주지 마. 내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 네 오빠들은 살길이 없잖아.”“아버지, 이런 일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예전부터 말씀드렸잖아요. 만약 큰이모가 정말 우리 엄마 때문에 돌아가셨다면 이씨 그룹과 이씨 가문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전부 사촌 언니에게 돌려주겠다고 했잖아요. 원래 그 사람들 재산이에요.”이윤미는 흔들리지 않았다.그녀는 이씨 가문을 좋아하지 않았다.만약 이윤미의 몸에 이씨 가문의 피가 흐르지 않고 이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었다면 이런 진흙탕 속에 발을 들여놓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정군호는 격분하여 말했다.“내가 어떻게 신경을 안 써? 내가 상관 안 할 리가 있겠냐? 그건 내 노후 문제와 관계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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