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도 비서가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인간이지. 게다가 나보다 몇 살 더 많은 80세에 가까운 노인이야.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전태윤과 같은 젊은 세대를 이길 수는 없어... 신도 아니고. 오빠처럼 말이지. 오빠가 얼마나 대단했는데. 그때 내가 보낸 킬러에게 쫓겨 죽을 뻔했는데도 중상을 입어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어... 오빠는 지난 수십 년간 고통과 질병에 시달렸다고 했어. 신의님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오빠도 지금까지 살지 못했을 거야.’이은화는 여전히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다시 도혁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연결되었지만 도혁찬은 여전히 받지 않았다.오랫동안 벨이 울렸지만 도혁찬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은화는 전화를 끊은 후 다시 걸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그녀는 마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차가운 절망이 발바닥에서부터 사지로 퍼져 나갔다.이은화는 마음마저 얼어붙는 듯했다.‘끝났어. 정말 끝난 거야...’그녀는 그들 중 누구도 죽이지 못했고 자신도 탈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특별 비서마저 잃었다.이은화는 저항을 포기하라며 땅에 엎드려 절하는 딸을 바라보더니 또 정군호의 곁을 지키며 구급차를 기다리는 세 아들을 보았다.이은화는 웃었다. 웃다가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정말로 그녀를 위해 생각하는 건 딸 이윤미뿐이었다.이은화는 언니에게도, 동생에게도 너무 미안했다.딸을 마주할 때 이은화는 부끄러워 얼굴도 들 수 없었다.“이윤미! 당장 일어나!”이은화는 딸에게 일어나라고, 더 이상 절을 하지 말라고, 이마를 다치면 그녀의 마음이 아프다고 소리쳤다.“엄마가 잘못했어.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어. 윤미야, 앞으로는 네 삶만 잘 살아가면 돼. 다른 사람들이 뭘 하려거든 신경 쓰지 마. 엄마가 너에게 한 말을 꼭 기억해둬.”그리고 방윤림에게도 부탁했다.“방 비서, 내가 너에게 한 말, 네가 나에게 한 약속... 꼭 지켜줘. 윤미를 너에게 맡길게. 내 딸에게 꼭 잘해줘.”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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