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비서를 시켜 네 딸을 해치려는 거야? 비서들이 주인을 해칠 수 있다고 의심하면서 정작 네 딸 곁에는 특별 비서를 보내다니. 친딸까지 해칠 셈이로군.”이은화는 말문이 막혔다.한성근은 여전히 예전처럼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그는 과거에는 이은화에게도 인내심을 보였지만 그조차도 이은숙을 봐서였다고 했다.한성근은 구경꾼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그날, 가주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학교에 계시던 두 아가씨만 제외하고 가족 모두가 그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했죠. 가주님의 차는 출근 전마다 전담 정비사의 꼼꼼한 점검을 받았습니다. 퇴근 후에도 다시 한번 검사를 받죠. 그런데 그날만큼은 정비사가 이유 없이 심한 설사로 쓰러져 제대로 검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날 아침 정비사의 부인이 남편 아침밥에 설사약을 탄 거였습니다. 이은화로부터 거액의 뇌물과 아들 유학 약속을 받은 거죠. 결국 차량 점검이 소홀해져 사고가 났고 조사 결과 차에 누군가가 손을 댄 것이 확인되었어요. 범인은 다름 아닌 저의 가주님이 딸처럼 키운 친동생, 이은화였습니다! 그 정비사의 아내는 이은화에게 매수당한 사실을 자백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와 가족들은 주인 없는 개들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차량을 조작한 다른 정비사도 행방불명되었고요. 아마도 이은화가 살해했겠죠. 가문의 어른 중 진실을 아는 이들은 하나둘씩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는데 이는 이은화의 소행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일 겁니다.”한성근은 계속해서 과거의 일을 말했다.“가주님 장례 후, 제가 사고 진실을 파헤치자 이은화는 저를 제거하려 했습니다. 제가 이은화의 고백을 거절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죠. 이 여자는 제가 계속 조사해 나가면 가주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러면 가주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겠죠. 게다가 자신의 동생까지 해쳐 세 자매 중 유일하게 생존한 사람이 되어 자연스럽게 가문을 이어받으실 수 있었죠. 권력에 눈이 어두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진리마저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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