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은 억만장자: Bab 3911 - Bab 3920

4249 Bab

제3911화

전창빈은 한 시간쯤 눈을 붙이고 일어났다.오늘 저녁 그는 미래의 아내를 위한 샤부샤부를 정성껏 준비해야 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건 육수였다.선우씨네 가족이 함께 앉아 샤부샤부를 먹는다면 사실 전창빈에게는 훨씬 쉬운 일이었다.육수만 잘 우려내면 이미 절반은 성공이었다.고기와 해물, 채소 같은 재료들은 다른 사람들이 미리 손질해 두기에 굳이 그가 일일이 손을 대지 않아도 되었다.물론 원한다면 그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길 수도 있다.주방에서 분주히 손을 놀리고 있던 그는 거실에서 들려오는 또렷하고 경쾌한 목소리에 손을 멈췄다.“민아야, 네 집에 그 잘생긴 요리사 어디 있어? 얼굴 좀 보게 해 줘. 내가 오늘 일부러 남편을 안 데리고 왔어. 질투할까 봐.”전창빈은 잠시 말없이 일에만 집중했다.잘생기면 오히려 피곤하다더니 이럴 때 두고 하는 말인 듯했다.전씨 가문의 형제들 사이에서 전창빈은 가장 잘생긴 것은 아니었다.전태윤이 더 눈부시게 잘생기고 뚜렷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었다. 만약 선우씨 가문의 딸들이 그를 보았다면 그야말로 정신을 잃을 정도로 난리가 났을지도 몰랐다.“너무 적극적으로 나오면 창빈 씨가 괜히 놀랄 수도 있어. 지금은 주방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어. 넌 오늘 나 보러 온 거야? 아니면 그 사람 얼굴 보러 온 거야? 양나연! 나 서운하다.”선우민아의 나른한 농담이 들려왔다.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양나연이었다.전창빈은 직접 만난 적은 없었지만 선우민아와 양나연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선우민아는 가끔 양나연을 언급하면서 지독한 외모 지상주의자라고 말한 적 있었다.선우민아가 가끔 농담처럼 털어놓곤 했다. 거리에서 잘생긴 남자를 보기만 해도 몰래 뒤따라가 사진을 찍을 만큼 집요하게 얼굴에 집착하는 성격이라고.다행히도 양나연은 곧 선우민아의 장난에 넘어가 깔깔 웃으며 친구의 곁으로 갔다.정말 주방으로 달려올 기세는 접은 모양이었다.전창빈은 처음 알게 됐다. 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남자들이 모였을 때처럼 이성 이야기를 나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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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2화

“창빈 씨의 집이라고요? 그럼 관성의 전씨 그룹이... 창빈 씨네 회사라는 뜻이에요?”양나연은 눈을 크게 뜨며 전창빈을 바라봤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옆에 있던 선우씨 가문의 사람들도 전창빈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전창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우리 집안이 세운 그룹이에요. 조상 대대로 이어온 기반을 지금은 우리 큰형이 맡아 경영하고 있어요.”“그럼 창빈 씨는 형제 중에서 몇째에요?”양나연은 흥미를 감추지 못한 채 물었다. 예전에 그녀는 남편과 함께 관성에 머무르며 반달이란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기에 관성 제일 갑부 전씨 가문에 관한 이야기는 제법 알고 있었다.특히 전씨 가문의 집안 교육과 가풍이 훌륭하다는 얘기는 인상 깊게 남아 있었다.전씨 가문의 아들들은 모두 하나같이 훌륭하다는 말은 괜한 소문이 아니었다.눈앞의 이 청년 역시 그 증거였다. 잘생겼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압도적인 인상이었다.‘그런데 전씨 가문의 도련님이 어쩌다 선우씨 가문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거지?’양나연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관성의 전씨 그룹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재력만큼은 선우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게다가 전씨 가문의 아들들은 하나같이 능력이 뛰어나 누구 하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한 집안을 일으킬 만한 재목들이었다. 이 점은 선우씨 가문보다 훨씬 낫다고 할 수 있었다.다만 두 가문의 가장 큰 차이라면 선우씨 가문은 대대로 딸만 낳아 여자의 기운이 드세고 전씨 가문은 아들만 낳아 남자의 기운이 강하다는 것이었다.전해지기로는 전씨 가문은 이미 여러 대째 딸이 태어나지 않았다고 했다.특히 전씨 할머니는 손녀를 그토록 원했으나 끝내 얻지 못했고 이제는 증손녀라도 보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소문까지 있었다.양나연은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앞으로 전씨 집안에 딸을 낳아준 여자는 온 가문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겠다며 남편과 얘기한 적도 있었다.“여섯째입니다.”전창빈이 짧게 대답했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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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3화

전창빈이 물러난 뒤에야 선우민아가 양나연에게 물었다.“나연아, 너 관성의 전씨 가문을 알아? 창빈 씨가 바로 그 전씨 가문의 여섯째 아들이란 말이지?”양나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민아야, 네가 모르는 것도 당연해. 관성은 우리랑 거리가 멀잖아. 너희는 그쪽에서 사업도 안 하고니까 이해해. 나는 남편이랑 출장을 갔다가 관성에서 반 달 정도 머문 적이 있어. 그때 전씨 가문에 얽힌 소문을 많이 들었지.”그녀는 차분히 이야기를 이어갔다.“관성에는 재벌 가문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부유하고 가장 영향력이 큰 가문이 바로 전씨 가문이야. 관성 업계에서 전씨 그룹의 위상은 이곳에서 너희 선우씨 가문의 위치와 똑같다고 보면 돼.”양나연의 설명에 선우씨 가문의 사람들은 조금씩 고개를 끄덕였다. 낯설지만 대충 그림은 잡히는 듯했다.잠시 뜸을 들이던 양나연이 다시 말을 이었다.“전씨 가문의 집안 기풍은 특히 더 유명해. 거기 남자들은 결혼하면 평생 가정을 지키고 아내에게 한결같대. 바람을 피우거나 배신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수많은 여자가 그 가문에 시집가길 꿈꾸는 거지. 단순히 부귀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지고지순한 정 때문에 더 이끌리는 거지.”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생각해 봐. 누가 그런 남자를 마다하겠어? 게다가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다들 빼어나게 잘났고 하나같이 인물도 뛰어나거든. 그런데도 내가 놀란 건 그런 집안에서 자란 창빈 씨가 직접 여기까지 찾아와 네 전속 요리사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야.”양나연은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갔다.“전씨 가문의 이번 세대에는 아홉 명의 아들이 있어. 우리가 가장 많이 들은 이름은 당연히 큰아들, 전태윤, 전 대표님이지. 창빈 씨가 바로 그 전 대표님의 친동생이고 같은 어머니에게서 난 형제야. 창빈 씨에 대해서 사실 관성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워낙 조용히 지내왔으니까. 다만 어릴 때부터 요리에 푹 빠져 있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 그러고 보니 이제야 이해가 되네. 창빈 씨가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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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4화

양나연은 감탄했다.“역시 전씨 가문이 괜히 대단한 게 아니었네. 집안 어른들이 훌륭하고 가풍도 좋으니 자식들도 그렇게 뛰어난 거지. 어쩐지 창빈 씨가 그렇게 품격 있고 유능하더라니 알고 보니 진짜 명문가 아들이었네.”“누나, 창빈 형이 왜요? 우리는 이제 밥 먹을 수 있는 거 맞죠?”선우민기의 어린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선우민기 형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만 갸웃거렸다.뭐 대단한 얘기들이 오가긴 했지만 그들이 알아들은 건 하나뿐이었다.전창빈이 대단한 사람이고 양나연이 그와 악수했다는 것.하지만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배가 고프다는 것.날씨가 쌀쌀해지니 따뜻한 샤부샤부로 몸속의 한기를 날려버리는 게 제격이었다.선우민아는 피식 웃었다.“너희는 역시 먹을 생각뿐이구나. 육수에 들어간 고기랑 채소가 다 익었으니까 이제 먹자.”그녀는 직접 젓가락을 들어 고기와 새우, 채소를 골고루 남동생들에게 집어주었다.선우민아가 먼저 젓가락을 움직이자 기다리던 다른 이들도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양나연은 젓가락으로 음식을 조금 집어 맛을 보더니 눈을 번쩍였다.“이 육수 진짜 끝내준다! 민아야, 국물이 넉넉하지? 나 먼저 국물 좀 떠줄래? 난 국물 맛이 너무 좋아.”그녀의 성격을 아는 선우민아는 곧장 도우미를 불러 국물을 떠 오라고 지시했다.잠시 전창빈의 진짜 신분 때문에 술렁이던 분위기는 곧 음식 앞에서 싹 사라졌다.다들 이내 샤부샤부에만 열중했다.전창빈은 스스로 요리사 자리를 지원해 온 거지 누가 억지로 끌고 온 게 아니었다.그가 체면을 내려놓고 기꺼이 요리사로 일하겠다고 나섰으니 선우씨 일가도 그를 있는 그대로 요리사로 대했을 뿐이다.그는 이곳에서 더 이상 전씨 가문의 여섯째 도련님이 아닌 오직 요리사 전창빈일 뿐이었다.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다들 그의 진짜 신분 같은 건 금세 잊어버렸다.즐겁게 먹고 난 뒤 잠시 앉아 얘기를 나누던 선우민아는 조용히 도우미를 불렀다.“창빈 씨에게 전해 주세요. 제가 잠깐 산책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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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5화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가업을 이어받는 사람이 진짜 능력이 없으면 그 무거운 짐을 감당할 수 없어요. 결국 그 자리에 선다는 것 자체가 실력을 증명하는 거죠. 물론 스스로 일군 사업과 태어날 때부터 부유한 가문에서 자란 건 그 의미가 다르겠지만요. 가문의 도움으로 성공해도 사람들은 가문 덕이라 하고 조금만 실패해도 가문을 말아먹었다며 욕하죠. 금수저는 결국 다 망한다는 말까지 꺼내면서 언제 넘어질지 지켜본다니까요. 그래서 진짜 실력이 없는 사람은 애초에 가문을 이을 수도 없어요.”전창빈은 한참 말없이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맞아요. 우리 큰형도 정말 유능하거든요. 우리 형제들이야 다 어느 정도는 책임질 능력이 있지만 형만큼 침착하고 든든한 사람은 없어요. 형은 우리 가문의 중심이에요. 형만 있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죠. 물론 형이 버티고 있으니까 우리도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할 여유가 생긴 거고요.”그 말을 들으며 선우민아는 자신을 떠올렸다.선우씨 가문의 큰딸인 그녀는 이미 가문의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 덕분에 동생들은 앞으로 무엇을 하든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녀처럼 가업에 묶여 살 필요는 없었다.“당신은 참 행복한 사람이네요.”선우민아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누군가가 나를 대신 떠받쳐 준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전창빈은 웃으며 되물었다.“민아 씨는요?”그는 고개를 돌려 선우민아를 바라보았다.선우민아도 그의 시선을 마주했으나 곧 피하고 말았다. 하지만 전창빈의 눈길은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그는 사실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겉으로는 조금 차가워 보이지만 그것은 회사 안에서 위엄을 세우기 위한 태도일 뿐이었다. 수많은 직원을 다스리려면 그 정도의 냉철함은 필요하니까.그러나 진짜 성격은 그렇게 차가운 사람은 아닐 것이다.그리고 선우민아의 외모 하나만큼은 진심으로 감탄할 만했다.역시 전씨 할머니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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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6화

그런 날이 빨리 다가올 리가 없었다.20년 후, 선우민기가 가업을 이어받을 무렵이면 선우민아는 거의 50세에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만약 지금부터 2년 안에 결혼해 아이를 낳고 선우씨 가문의 회사를 선우민기에게 맡긴다면 그로부터 몇 년 후에는 그녀 자신의 사업들 역시 자식에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그때가 되어야 비로소 그녀도 진정한 의미의 ‘은퇴’를 할 수 있다.“창빈 씨, 예전에 제가 사람을 보내서 관성 쪽에서 창빈 씨를 조사했었어요. 알고 계시죠? 제가 창빈 씨가 전씨 가문의 여섯째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내지 못한 건... 일부러 숨긴 건가요?”전창빈은 솔직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저도 몰랐어요. 나중에 형이 알려주었어요. 형이 그러더군요. 아가씨께서 저를 조사하셨다고요. 그것도 두 번이나... 아가씨가 저랑 전씨 그룹을 연결 짓지 못한 건 우리 큰형이 일부러 가려주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왜 여기에 왔는지 알고 있거든요. 요리 실력을 더 끌어올리고 싶어서, 더 배워보고 싶어서 왔다는 걸요. 만약 아가씨께서 제가 관성의 재벌가 막내아들이란 사실을 아셨다면 저를 전속 요리사로 고용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럼 저는 아가씨께 요리를 배울 기회를 잃었겠죠. 그렇게 되면 제 요리도 한 단계 더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요즘 제가 만든 요리가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맛있어진 거 느끼시죠?”선우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지금은 처음보다 훨씬 맛있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먹었는데도 여전히 질리지 않았다.전창빈은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만약 그때 제가 전씨 가문의 여섯째 아들이란 사실을 아셨다면 여전히 저를 요리사로 뽑았을까요?”“아마... 합격하지 못했을 거예요.”“그래서 저의 형이 저를 위해 가려주신 겁니다. 제가 숨긴 게 아니라. 아가씨도 저에게 그 부분을 자세히 묻지 않으셨죠. 저는 관성에서도 워낙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고 여기 와서도 관성의 재벌가 아들이라고 떠들며 다니지 않았으니까.”선우민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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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7화

A시에서는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이 도시 안에 젊고 유능한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선우민아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그녀의 마음을 진심으로 대하는 이는 없었다.물론 믿고 기대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그들이 다가오는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선우씨 가문의 가업, 그녀가 이끄는 거대한 가문과 재산 때문이었다.모두가 알고 있었다. 선우민기는 아직 어리고 선우민아가 선우씨 가문의 실질적 주인이라는 것을.그녀의 마음만 얻으면 선우씨 가문 전체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었다.그리고 천천히, 조금씩 회사를 삼켜버릴 기회로 여기려는 의도였다.그래서 선우민아는 연애를 쉽게 하지 못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도 그녀에게는 위험이었다. 사랑이 아닌 계산이 섞인 관계가 될까 봐 늘 걱정하고 있었으니까.“우리 선우씨 그룹은 워낙 규모가 커서 수많은 사람들 눈에는 탐나는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감히 연애를 못 해요. 아니, 결혼도요. 누구 한 사람 잘못 들이면 선우씨 그룹이 통째로 무너질 수도 있는 거니까요. 사람이란 돈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못 할 짓이 없는 법이죠.”그녀는 씁쓸하게 웃었다.“심지어 금수저라고 해도 경계하게 돼요. 하물며 그보다 더 위험한 사람들, 이른바 ‘개천에서 난 용’ 같은 사람들은 더더욱요.”전창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도 알아요. 우리 할머니도 그런 이유로 저희를 걱정하고 계시죠. 우리 형제들의 배우자들도 할머니께서 직접 정해 주세요. 우리 부모님은 그런 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셔도 되거든요.”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선우민아도 그의 옆을 따라 두 사람은 나란히 걷고 있었다. 조용한 길 위의 남자는 부드럽고 여자는 단정했다.딱 맞아떨어지는 그림 같았다. 마치 하늘이 짝지어 준 한 쌍처럼 말이다.“아까 나연이도 그러더라고요. 창빈 씨네 할머니는 아주 현명한 분이라고. 전씨 가문의 ‘정신적 기둥’이라던데요. 그래서 그런지 자손들의 혼사는 늘 직접 챙기신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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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8화

전창빈은 선우민아의 질문이 선우정아 때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선우정아가 자신을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전창빈은 진작 알고 있었다.또한 선우정아의 감정이 단순한 ‘존경’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오히려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대할 때 미묘하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음을 눈치챘다.자매 둘이 사적으로 지낼 때 선우정아는 아마 그 이야기를 선우민아에게 귀띔해 준 적 있을 것이다. 다만 선우민아는 어깨에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워 당분간은 결혼 같은 일에 마음 쓸 여유가 없었다.“자신 있죠. 저는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마음을 정했어요. 그분은 앞으로도 제 아내가 될 사람입니다. 우리 전씨 가문은 이혼을 허락하지 않아요. 단 하나, 아내가 우리 관계를 저버린 경우를 제외하고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우리 할머니가 골라주신 사람은 언제나 인품이 바르고 생각이 깊은 분들이니까요. 저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내에게 충실할 겁니다. 평생 오직 제 아내 한 사람만 사랑할 거 거든요. 다른 여자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건 그 사람의 일이지 저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요.”그에게는 전이혁의 사례가 뚜렷한 경고로 남아 있었다.전창빈은 전이혁처럼 실수를 반복할 생각이 없었다.그럴 시간에 차라리 요리 연구를 더 깊이 파고드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네...”선우민아는 아쉬운 말을 내뱉었다.이 일은 선우정아와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전창빈에게는 이미 약혼녀가 있으니 동생이 헛된 마음을 품지 않도록 해야 했다.함께 지낸 시간이 쌓이면서 선우민아는 이제 전창빈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사람이라 결심한 일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었다.결국 선우정아와 전창빈은 인연이 아닌가 보다.전창빈과 선우민아는 정원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눴다.어느새 한 바퀴를 다 돌고 나서야 선우민아가 말했다.“창빈 씨, 이제 많이 괜찮아졌어요. 속도 덜 더부룩하고요. 더 이상 걷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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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9화

전창빈이 떠날까 봐 걱정하는 건 선우민기 형제뿐만이 아니었다.선우민아의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 역시 불안했다.그의 신분으로 보나, 배경으로 보나 전창빈이 이 집에서 단순히 요리사로 일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만든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그의 손맛에 길든 입맛은 이제 다른 요리사로 채울 수가 없었다.만약 전창빈이 떠나버린다면 선우씨 가문의 가족들은 다시 새로운 요리에 적응해야 했다.선우정아는 생각이 더 많아졌다. 그녀의 언니 선우민아는 언제나 능력 있는 사람을 높이 평가했다.그런 선우민아에게 전창빈은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요리 솜씨만 뛰어난 게 아니라 사업가로서도 뛰어나고 게다가 수십조의 자산을 가진 재벌가의 아들이라니, 모든 면에서 선우민아와 잘 어울렸다.‘언니는 정말 설렌 적 없을까?’그리고 전창빈 역시 선우민아에게만 특별한 태도를 보였는데 선우민아도 그걸 느끼지 않았을 리 없었다.“누나, 혹시 창빈 형을 쫓아낸 거예요? 왜 같이 안 들어왔어요?”선우민기는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 듯 계속해서 물었다.말끝마다 불안함이 묻어 있었다.혹시나 전창빈이 해고당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다.선우민기는 전창빈을 단순히 요리사로서만 좋아한 게 아니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았지만 같이 놀아주고 이야기도 들어주고 심지어는 무술까지 가르쳐주는 형이었기에 더더욱 정이 갔다.선우민기 형제는 전창빈과 함께하는 시간을 무척 좋아했다.“날씨가 추워서 먼저 들어가 쉬라고 했어.”선우민아는 쉴 새 없이 묻는 두 남동생의 이마를 번갈아 툭 치며 말했다.“창빈 씨가 우리 집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고작 두 달인데 벌써 마음을 빼앗겼어? 그렇게까지 창빈 씨가 떠날까 봐 걱정돼?”“누나, 저는 창빈 형을 제일 좋아해요. 창빈 형이 진짜 좋아요. 절대 보내면 안 돼요. 안 보내실 거죠?”“내가 언제 창빈 씨를 쫓아낸다고 했어?”선우민아는 웃으며 선우민기의 볼을 살짝 집었다. 그리고 두 동생을 데리고 소파 앞으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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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0화

선우정아는 분명히 말했다. 자신은 전창빈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존경하고 있을 뿐이라고.그런데 선우민아는 여전히 그런 눈빛으로 동생을 바라보았다.전창빈의 약혼녀가 누구든 절대 선우정아는 아닐 것이다. 만약 그녀였다면 전창빈이 그녀에게 보이는 태도는 분명 달랐을 테니까.그런데 문득 궁금했다. 전창빈의 약혼녀는 도대체 누구인지.‘전씨 할머니께서 왜 원림성의 여자를 고르셨지? 창빈 씨가 먼저 선우씨 가문에 요리사로 들어와 일하다가 그 뒤에 아내를 맞이하러 간다니... 그 약혼녀는 원림성의 어느 도시에 사는 사람이지? 혹시 A시 출신인가? 그렇다면 A시의 어느 가문의 따님이지? 원림성에도 재벌가의 딸들이야 수없이 많지만 우리 자매를 능가할 만한 집안이 과연 있을까?’그러던 중 선우정아는 문득 무언가가 번쩍 떠올랐다.‘설마... 전씨 할머니께서 창빈 씨에게 정해 준 약혼녀가 우리 언니인가?’“정아야, 잠깐 얘기 좀 하자. 사업에 관한 얘기야.”선우민아는 동생이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혹시 전창빈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건가 싶어 일부러 일을 핑계로 삼았다.그녀는 선우정아를 이끌고 2층 서재로 올라갔다.문을 닫은 뒤 선우민아는 먼저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건넸다.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다.“언니.”“정아야.”두 사람은 동시에 말을 꺼냈다.선우민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정아야, 먼저 언니 얘기 좀 들어.”“네.”선우민아는 동생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의 시선은 다정했고 그 눈빛 속에는 걱정과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선우정아의 얼굴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말했다.“우리 정아는 정말 괜찮은 아이잖아.”“언니, 돌려 말하지 말고 그냥 솔직히 말하세요.”“내가 창빈 씨한테 물어봤어. 꼭 할머니가 정해 준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그랬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아직 본격적으로 구애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그 이름조차 모르는 여자가 이미 자신의 약혼녀이고 언젠가는 반드시 아내가 될 사람이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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