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이 지나고 나서였다.도아영은 문 앞에 서 있는 얼음이 된 남자를 못 본 척하고 지나가려 했다.하지만 전이혁이 갑자기 튀어나와 차 앞을 가로막았다.다행히 속도가 빠르지 않아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다.창문을 조금 내리며 도아영이 차갑게 내뱉었다.“전이혁 씨, 죽고 싶으면 멀리 떨어져서 죽으세요. 제 차는 더럽히지 마세요.”“죄송합니다. 이렇게 위험한 방법으로 차를 세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영 씨가 절대 멈춰주지 않을 것 같아서요.”전이혁은 재빨리 사과했다.도아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담담히 물었다.“무슨 일이죠? 이 시간까지, 이렇게 추운데 여기서 뭐 하세요? 감기 걸려도 저한테 책임 묻지 마세요. 저는 한 번도 여기 서 있으라고 한 적 없어요. 감기 걸리든 말든, 전이혁 씨 일이지 제 일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한테 밥 사주겠다고 따라다니지 마세요. 저는 전이혁 씨 밥 얻어먹을 이유 없어요.”전이혁은 억지웃음을 지었다.“아영 씨, 저 오래 기다렸어요. 한 번만 저한테 기회를 주세요. 같이 저녁 먹어요.”그는 품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내밀었다.차가운 공기에 얼어붙은 꽃잎이 하얗게 굳어 있었다.“날씨가 너무 추워서 꽃이 다 얼어버렸네요.”그는 잠시 관성의 온화한 겨울을 떠올렸다.관성에는 설 무렵에 며칠 춥다가 금세 기온이 올라 낮에 햇살이 비치면 20도를 훌쩍 넘기도 했다.하지만 해성의 겨울은 달랐다. 해가 져버린 도로 위에는 매서운 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필요 없어요. 전이혁 씨랑 앉아서 밥 먹으면 제가 입맛이 없을 것 같네요. 더 이상 저를 괴롭히지 마세요. 저는 전이혁 씨가 찾는 그 여자가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가세요. 가족이 뭐라 하든, 전 대표님 부부가 뭐라 하든, 그건 제 일이 아니에요.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그리고 나중에 평생 혼자 살게 돼도 그건 당신 탓이에요. 당신 입으로 말했잖아요. 제가 아무리 뛰어나도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는 아니라고.”그녀는 말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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