Главная / 로맨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 Глава 4141 - Глава 4150

Все главы 내 남편은 억만장자: Глава 4141 - Глава 4150

4155

제4141화

원림성 A시.선우정아가 돌아오는 길에 회사 정문 앞에서 차가 막혀버렸다.누군가 회사 입구를 화려한 꽃다발로 가득 메워 놓은 탓이었다.회사 보안 요원들이 나서서 쫓아내려 했지만 그 사람들을 묵묵부답이었고 보안 요원들도 무언가를 걱정하는 듯 강제로 쫓아내지는 않았다.곁에는 여러 대의 차량이 더 주차되어 있었는데 그중 한 대는 소형 트럭이었다. 그 트럭에는 아직 내리지 않은 꽃들이 가득 실려 있었다.선우정아는 경적을 울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수많은 사람과 꽃을 뚫고 나갈 생각이라면 차라리 무단침입하는 게 나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차에서 내려 현장을 확인하려고 걸어갔다.“정아 씨.”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가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선우정아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돌아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았다.H시의 하루 호텔 용씨 가문을 대표하는 용태호의 아들, 용찬이었다.용태호는 여러 차례 찾아왔다. 겉으로는 사업에 관한 얘기를 하려는 듯 찾아왔으나 약속된 시간이 아니면 용씨 가문의 대리 가주라는 신분도 통하지 않았다.선우민아는 여전히 만나주지 않았다.그가 아들 용찬을 데리고 왔을 때도 여전히 회사 문 앞에서 거절당했다.그 후 용태호는 돌아갔지만 용찬은 A시에 남았다.그는 매일 선우정아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며 첫눈에 반했다고 고백하며 그녀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녔다.전화와 메시지 외에도 용찬은 직접 선우씨 가문의 회사를 찾아가 선우정아의 퇴근을 기다리며 꽃을 선물하며 식사도 함께 하자고 청했다. 그리고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명품 선물을 보내는 등 열정적인 구애를 펼쳤다.선우정아에게 구애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용찬은 A시에서 인맥을 꾸준히 넓히며 사업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그는 뛰어난 상업적 재능을 지니고 있어 손을 뻗은 프로젝트마다 모두 유망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진행하던 몇몇 프로젝트는 세원 그룹도 관심을 보이고 있었는데 마침 선우정아가 담당하는 업무였다.두 사람은 몇 번 마주친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2화

“꽃다발을 받아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대신 이 글씨만 보시고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는 진심으로 정아 씨한테 첫눈에 반했고 두 번째 만남부터는 이미 정아 씨한테 깊이 빠져들었어요.”용찬이 선우정아를 바라보는 눈빛은 애틋함이 가득했다.마치 그녀를 정말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솔직히 선우정아는 모든 면에서 뛰어나 용씨 가문의 큰아들인 그와 결혼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두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여 분명 대화도 잘 통하는 사이가 될 수 있었다.다만 선우정아가 지금까지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그의 마음도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다.하지만 용찬은 상관없었다.그는 선우정아에게 애정 공세를 펼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선우씨 가문이 여자들이 하도 많다 보니 연애할 때 특히 조심스러운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다른 이들이 선우씨 가문의 재산을 노릴까 봐 경계하는 마음이었을 테니 말이다.용찬도 비록 선우씨 가문의 재산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선우정아를 직접 만난 후에는 그녀에게 상당히 만족했고 진심으로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다.선우정아의 능력도 뛰어나기에 두 사람이 결혼하여 힘을 합치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용씨 가문의 진정한 혈육이 돌아와 용씨 가문을 이어받더라도 용찬이 선우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만 하면 그의 가족에게도 물러날 길이 생기는 셈이었다.선우씨 가문의 사업을 손에 넣기만 하면 조금씩 선우씨를 용씨로 바꿀 수 있다.그렇게만 된다면 용씨 가문을 견제할 만한 힘을 갖추게 되어 강성의 이씨 가문의 가주처럼 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선우정아가 자신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을수록 용찬의 마음은 더 끌렸다. 거부당할수록 그의 도전 정신은 더욱더 불타올랐다.“용찬 씨, 당장 이 꽃들 치우라고 하세요. 안 그러면 제가 직접 쓰레기통에 모두 버리도록 하겠습니다.”선우정아는 꽃으로 쓰인 ‘사랑해'라는 글자를 무심히 흘겨보았다. 진부하기 그지없는 세 글자, 정말 식상했다.꽃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써 보이는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3화

선우정아는 용찬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어떤 일이든 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그 사람이 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용찬 씨처럼 스스로 로맨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주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동은 사랑이 아니라고 봐요. 제가 바쁜 것도, 시간이 얼마나 빠듯한지도 아시면서 이렇게 꽃을 잔뜩 가져오고 사람들까지 데려와 제 길을 막고 제 시간을 허비하게 하셨잖아요. 이런 행동이 정말 저를 위한 건가요? 정말 저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세요?”만약 그가 회사 정문이 아닌 옆의 빈 곳에 조용히 꾸며두었다면 선우정아도 이렇게까지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굳이 회사 정문 한가운데를 차지했고 사람들까지 데려와 보안팀이 제지하기도 난처한 상황을 만들었다.보안팀도 용찬이 선우정아를 따라다니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억지로 제지했다가 괜한 감정싸움으로 번질까 걱정했고 나중에 두 사람이 가까워지기라도 하면 자신들이 불편한 입장에 놓일까 우려했다.그런 사정을 아는 선우정아는 보안팀을 탓할 생각은 없었다.그때 용찬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제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아 씨는 멈추지도 않으셨을 거예요. 그냥 차 타고 바로 들어가실 테고 저는 얼굴 한 번 보기도 어려웠을 거예요. 정아 씨, 제가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 게 아니라 정아 씨가 정말 너무 고고 싶어서,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이렇게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죄송해요. 정아 씨가 이렇게 화가 나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용찬은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정아 씨가 이런 방식을 싫어하신다면 그럼 저도 하지 않을게요. 지금 바로 사람들을 불러 이 꽃들을 옆쪽 빈 곳으로 옮기게 하죠. 직원들 출입에 절대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용찬은 말이 끝나자마자 데려온 사람들에게 꽃을 전부 옆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세원 그룹 정문 앞을 다시 막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용찬 씨 마음은 알겠어요. 하지만 저는 용찬 씨한테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4화

“정아 씨, 저희 용씨 가문은 선우씨 가문에 절대 뒤지지 않아요. 재력만 놓고 보면 오히려 저희가 더 앞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가문의 장남인 제가 어떻게 정아 씨네 재산을 노리고 접근하겠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용씨 가문은 부족한 게 없을 만큼 부유합니다. 그래서 우리 두 가문이 더 잘 어울리는 거죠. 힘을 합치면 서로에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예요.”선우정아는 속으로 비웃음이 올라오는 것을 억누르고 있었다.용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찬이 그 가문의 진짜 주인은 아니었다.심지어 그의 아버지 용태호조차도 진짜 가주가 아니라 용씨 가문을 잠시 대신 맡고 있는 사람에 불과했다.용씨 가문의 막강한 재력과 권세는 전임 가주 일가에게 속한 것이지 용찬 부자에게 속한 것이 아니었다.그들은 어디까지나 임시 관리자였기에 가주 자리를 대신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만약 전임 가주의 아들이 성인이 되어 돌아온다면 용태호 부자는 언제든 바로 밀려날 수 있었다.그들이 손에 쥘 수 있는 건 그동안 받아온 월급뿐일 터였다.용씨 가문의 든든한 후원을 잃게 된다면 그들의 재력은 선우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용태호가 어떤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선우정아는 이미 선우민아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의 속내가 무엇인지 자매 둘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그녀들을 쫓아다니는 남자들이 언제 진심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누가 대놓고 ‘당신네 집안 재산이 탐나서 왔다’고 고백하겠는가.지금은 용태호가 용씨 가문을 대신 맡아 운영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사업에서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우정아는 마음속에 떠오른 말을 굳이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용찬 씨, 저는 지금 사랑에 마음 쓸 여유가 없어요. 연애할 시간도 없고. 그러니까 앞으로는 더 이상 저를 찾아오지 마세요. 세상에 좋은 사람은 많은데 다른 분을 만나보세요.”용찬이가 마음만 돌리면 다른 여자를 사로잡는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5화

“죄송합니다. 오늘 밤엔 일정이 있어서요.”선우정아는 생각하지도 않고 곧바로 용찬의 초대를 거절했다.용찬의 구애 방식이 워낙 요란한 탓에, 그와 단둘이 식사하기라도 하면 금세 몰래 따라붙는 기자들에게 찍힐 것이고 다음 날이면 A시 연예 뉴스에 실릴 게 뻔했다. 하여 그녀는 용찬에게 단 한 번의 기회도 주고 싶지 않았다.용찬이 실망한 듯 대답했다.“아… 그렇군요. 그럼 다음에 뵙죠. 아, 맞다. 며칠 뒤에 정아 씨가 연회에 참석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함께해도 될까요?”선우씨 가문의 두 자매는 아무 모임에나 나가지 않았다.초대장을 받았다고 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었다.그녀들을 불러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A시에서도 손에 꼽히는 재벌가일 것이고 그만큼 두 가문 사이도 좋아야 했다.일반적인 연회에 두 자매는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다.용찬은 며칠 후 A시의 한 재벌 가문에서 팔순을 맞은 할머니의 생신 연회를 연다는 소식을 미리 조사해 두었다.그 가문의 며느리가 선우민아의 어머니와 오랫동안 가까운 사이라 선우씨 가문 전체가 참석할 예정이었다.선우민아가 간다면 언제나 언니와 함께 움직이는 선우정아도 당연히 갈 터였다.“괜찮아요. 굳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선우정아는 이번에도 망설일 필요 없이 단번에 거절했다. 용찬은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그녀의 표정에 짜증이 스치는 순간 입을 닫고 말을 삼켰다.잠시 뒤, 그가 데려온 사람들이 바닥에 펼쳐두었던 꽃다발을 모두 작은 트럭에 실어 올리자, 용찬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주차된 차들과 경호원들이 조용히 길을 비켜서며 선우정아가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그녀가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앞으로 다가오자, 용찬은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정아 씨! 저는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그는 마지막까지 사랑을 소리쳐 전하려 했지만 선우정아는 창문을 한 번도 열지 않았다. 차는 그대로 회사 안으로 들어갔고 곧바로 보안팀이 정문을 닫았다.조금 전까지 용찬의 경호원들과 대치하듯 서 있던 회사 보안 요원들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6화

용찬이 떠나자 세원 그룹 입구는 금세 고요를 되찾았다.그는 A시에 아예 별장을 하나 마련해 사두었는데 선우정아의 마음을 얻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앞으로 이곳에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었기에 호텔에서 지내는 생활을 오래 끌고 갈 수도 없었다.그가 산 별장은 선우씨 가문의 저택에서 차로 십여 분 거리로 그만큼 가까운 곳을 고집하여 선택한 자리였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용찬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A시에서의 생활부터 사업 이야기를 하나씩 확인한 뒤, 그의 어머니는 잠시 말을 고르더니 조용하게 속내를 털어놓았다.“찬아, 제발 네 아빠처럼 살지 마. 정말로 정아 씨가 좋다면 진심으로 대해야 해. 네 아빠 같은 사람에게 시집온 건 내 팔자가 그만큼 사나웠던 거다. 수십 년을 같이 살다 보니 엄마도 너의 아빠 일에 너무 깊이 엮여 버렸지. 이제 와서 빠져나올 수도 없고 그저 버티는 거야. 너희를 위해서, 우리 가족의 공동 이익을 위해서 난 이 가정에 얽매일 수밖에 없어.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난 절대로 저희 아빠한테 시집 안 갈 거야. 엄마가 그동안 얼마나 참았는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지 너희도 다 알잖아. 그러니까 네 아버지처럼만은 되지 마. 정아 씨가 너를 오해해도 끝까지 가 봐. 시간이 지나면 마음은 드러나는 법이니까. 진심으로 다가가면 언젠가는 받아들일 거다. 그리고 외도할 생각하지 말고 한 사람만 잘 책임져. 너희 아버지는 지금도 어디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몰라. 엄마는 지칠 대로 지쳐서 더 따질 힘도 없어.”용찬의 어머니 오채은은 용태호의 외도를 모른 척하는 건 마음이 넓어서가 아니라 반복된 상처에 지쳐 아예 감각이 무뎌져 버렸기 때문이었다.그녀가 남편과 이혼하지 않는 이유도 단 하나였다. 용씨 가문 사업과 얽힌 이해관계가 너무 많아 이제는 결혼이 관계가 아니라 계약이 되어버린 것이다.그녀는 남편에게 더는 기대도 분노도 없었지만 단 한 가지, 아들만큼은 아버지처럼 살지 않기를 바랐다.용찬에게도 용태호의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7화

용찬이 떠난 뒤 그가 무엇을 하든 선우정아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애초에 그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용찬이 가진 지나친 욕심과 속내를 떠올리면 그의 접근을 단칼에 거절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까지 살아오며 그녀가 진심으로 칭찬해 줄 만한 남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그중 하나가 전창빈이었다.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감정이 있는 건 아니었다.그저 전창빈의 능력과 인품이 눈에 띄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전창빈의 시선이 언제나 언니 선우민아에게 머문다는 사실이었다.그가 선우민아의 전속 요리사라서가 아니라 그 남자의 마음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게만 향한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는 전창빈의 정체를 몰랐지만 선우민아 자매는 여전히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선우민아가 몇 번이나 농담처럼 저 사람 괜찮지 않냐고 말할 정도였다.하지만 그가 관성의 제일 갑부 전씨 여섯째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출신도, 조건도, 성품도 전창빈은 어떤 면에서 봐도 선우씨 가문의 딸과 무척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선우민아가 인정하진 않더라도 선우정아는 마음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이 남자는 결국 언니의 남자가 될 사람이라고.물론 그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선우민아는 지금 선우씨 가문의 기둥이자 대표이고 또 남동생은 아직 너무 어렸다.선우정아는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가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았다.될 일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고 인연은 억지로 끌어당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급한 업무부터 처리했다.업무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선우민아를 만나기 위해 건물 꼭대기 층으로 이동했다.문을 두드리고 들어섰지만 선우민아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그 집중한 눈빛과 단정한 자세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선우정아는 잠시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선우정아가 말을 건넸다.“언니는 진짜... 너무 예뻐요. 내가 남자였으면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8화

용태호의 방탕함은 H시뿐 아니라 A시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여자를 바꾸는 일이 마치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흔했다. 심지어 그의 집에 드나들던 여자들 가운데는 임신을 계기로 진짜 용씨 사모님으로 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이들도 있었다.하지만 용태호는 그런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관계가 끝나면 곧바로 등을 돌렸고 그중 욕심 없는 몇몇 여성만이 아이를 낳을 뿐이었다.그렇게 태어난 아이들도 용태호의 성을 따르지 못했다. 용씨 가문에 들이지도 못하고 모두 어머니의 성을 따르며 자라야 했다.그 대신 용태호는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 타운하우스를 사주고 가사 도우미 두 명을 보내주어 아이와 산모가 불편 없이 지내도록 했다.그리고 매달 계좌로 생활비를 넉넉하게 보내주어 아이와 산모의 생활을 보장해 주었다.그러나 이 역시 극히 일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대부분 내연녀는 임신하자마자 그에게 낙태를 요구받았고 유산하기 싫어하는 여자들은 오채은이 나서서 해결해 주기도 했다.진짜 용씨 사모님 오채은은 남편의 외도를 몰랐던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겪어 더 이상 상처받을 힘조차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문 전체의 이익과 자신이 낳은 자녀들이 언젠가 후계자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책임이 그녀를 버티게 했다.그래서 남편의 이런 일들을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고 이혼 역시 고려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이런 복잡한 가정사를 알고 있는 선우정아가 용찬 같은 남자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유전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너도 알잖아. 설령 지금 하는 행동이 멀쩡해 보여도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위험해, 정아야. 그런 사람은 애초에 고려할 필요도 없어.”용찬은 얼굴도 멋지고 용씨 가문의 장남이라는 신분으로 선우정아에게 떠들썩하게 구애하고 있었다.그 점 때문에 오히려 선우민아는 동생 선우정아가 혹시라도 마음이 흔들릴까 걱정했다.하지만 선우정아는 한 치 망설임 없이 말했다.“네? 나는 차라리 평생 혼자 살더라도 그 사람과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49화

“언니, 요즘 큰 호텔들이나 이름 있는 레스토랑들이 전부 조용히 기다리고 있대요. 언니가 창빈 씨를 바꾸기만 하면 바로 데려가 자기네 대표 요리사로 세우려고 눈치만 보고 있다더라고요.”전창빈의 실력이면 어느 곳에 가든 단숨에 메인 요리사 자리를 맡을 만큼 뛰어났고 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선우민아는 서류를 정리하며 미소 지었다.“그 사람들이 아무리 기대해도 결국 데려갈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야. 창빈 씨는 원래 자기만의 사업이 있잖아. 지금까지 보여 준 성과도 분명하고. 그런 사람을 단순히 요리사로 영입하겠다고? 그건 쉬운 일이 아니야. 차라리 그 사람들의 호텔이 전창빈에게 인수라도 된다면 모를까. 게다가 난 아직 창빈 씨의 요리에 질리지도 않았어. 그러니 그냥 오래 기다리라고 해. 내기라도 하고 싶으면 창빈 씨가 1년을 꽉 채울지 그걸로 걸어보라고 하고. 아마 크게 이기거나, 아주 크게 지거나 둘 중 하나겠지.”선우정아가 웃으며 의자에 기대었다.“사람들은 이미 내기 중이에요. 처음에는 창빈 씨가 석 달을 버티느냐 마느냐였는데 석 달도 못 버틴다고 건 사람들 다 지게 생겼네요. 지금은 벌써 두 번째 라운드에요. 언니가 지금까지 고용한 요리사들 기록을 창빈 씨가 넘길 수 있느냐 없느냐 거든요. 이번에는 창빈 씨가 기록을 넘길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어요. 그리고 1년을 채우느냐 마느냐에 대한 내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대요. 창빈 씨가 기록부터 깨야 다음 라운드가 시작된다나...”선우민아는 한숨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저었다.“정말 그런 걸로 내기한다고?”“장난 같죠? 근데 진짜예요. 언니가 워낙 요리사를 자주 바꿔서 몇 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내기가 생겼다니까요. 그걸로 돈 번 사람도 있고 제법 잃은 사람도 있고요.”선우민아는 어이없는 듯 웃음을 흘렸다.“그러면 이번에 창빈 씨에게 걸어둔 사람들은 계속 창빈 씨가 버텨 주기만 바라겠네. 잘못해서 기록 깨기 전에 우리 가문에서 나가게 되면 길에서 계란 맞
Читайте больше

제4150화

선우민아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선우정아가 한 말도 일리가 있었다.선우민기 형제는 아직 여섯, 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고 그 나이라면 마음껏 뛰어놀고 걱정 없이 지내는 것이 먼저였다.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창빈 씨가 시간 날 때마다 두 꼬마랑 놀아주더라고요. 아이들 다루는 게 익숙해 보였는데 아마 집에서 동생들 봐주던 경험이 있는 것 같았어요.”선우민아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전씨 가문의 젊은 세대는 아홉 명 모두 남자아이였고 딸은 한 명도 없었다.그중 전창빈은 여섯째였고 아래로 일곱째, 여덟째, 아홉째 동생들이 줄줄이 있었다.막내는 아직 미성년이니 형들에게 둘러싸여 자랐을 것이 분명했다.그렇다. 전유하는 태어날 때부터 여덟 개의 산을 어깨에 짊어진 기분이었다.형들이 하나같이 뛰어나니 잠시라도 게을러질 수가 없었다.뒤처지지 않으려면 죽어라 따라가는 방법밖에 없었다.선우민아는 빙그레 웃음뿐 말을 잇지 않았다.시간이 갈수록 전창빈은 두꺼운 요리법 책과도 같은 존재였다.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새로운 맛이 펼쳐졌고 쉽게 질릴 틈도 없었다.그를 길러낸 전씨 가문의 어른들, 특히 전씨 할머니를 언젠가 꼭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그런 손자를 키운 분이라면 분명 범상치 않을 테니까.선우정아가 손을 흔들며 사무실 밖으로 나섰다.그녀는 저녁을 먹으러 가야 했다.선우민아는 그녀와 달리 퇴근 시간에 배고플 걱정은 없었다.전창빈이 매일 저녁을 직접 준비해 그녀에게 가져다주기 때문이다.바쁠 때 선우정아도 선우민아의 사무실로 올라와 전창빈이 차린 음식을 같이 먹곤 했다.그리고 요즘 들어 선우민아의 얼굴빛이 한결 밝아진 것도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전속 요리사로 일하게 된 뒤부터라고 느꼈다.전창빈은 틈만 나면 선우민아를 위해 피부에 좋은 국까지 직접 끓여낼 만큼 세심했다.세 끼를 챙겨 받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까지 보살핌을 받으니 요즘 들어 선우민아의 얼굴빛이 부쩍 맑아
Читайте больше
Предыдущий
1
...
41141241341441541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