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오늘 밤엔 일정이 있어서요.”선우정아는 생각하지도 않고 곧바로 용찬의 초대를 거절했다.용찬의 구애 방식이 워낙 요란한 탓에, 그와 단둘이 식사하기라도 하면 금세 몰래 따라붙는 기자들에게 찍힐 것이고 다음 날이면 A시 연예 뉴스에 실릴 게 뻔했다. 하여 그녀는 용찬에게 단 한 번의 기회도 주고 싶지 않았다.용찬이 실망한 듯 대답했다.“아… 그렇군요. 그럼 다음에 뵙죠. 아, 맞다. 며칠 뒤에 정아 씨가 연회에 참석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함께해도 될까요?”선우씨 가문의 두 자매는 아무 모임에나 나가지 않았다.초대장을 받았다고 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었다.그녀들을 불러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A시에서도 손에 꼽히는 재벌가일 것이고 그만큼 두 가문 사이도 좋아야 했다.일반적인 연회에 두 자매는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다.용찬은 며칠 후 A시의 한 재벌 가문에서 팔순을 맞은 할머니의 생신 연회를 연다는 소식을 미리 조사해 두었다.그 가문의 며느리가 선우민아의 어머니와 오랫동안 가까운 사이라 선우씨 가문 전체가 참석할 예정이었다.선우민아가 간다면 언제나 언니와 함께 움직이는 선우정아도 당연히 갈 터였다.“괜찮아요. 굳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선우정아는 이번에도 망설일 필요 없이 단번에 거절했다. 용찬은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그녀의 표정에 짜증이 스치는 순간 입을 닫고 말을 삼켰다.잠시 뒤, 그가 데려온 사람들이 바닥에 펼쳐두었던 꽃다발을 모두 작은 트럭에 실어 올리자, 용찬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주차된 차들과 경호원들이 조용히 길을 비켜서며 선우정아가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그녀가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앞으로 다가오자, 용찬은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정아 씨! 저는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그는 마지막까지 사랑을 소리쳐 전하려 했지만 선우정아는 창문을 한 번도 열지 않았다. 차는 그대로 회사 안으로 들어갔고 곧바로 보안팀이 정문을 닫았다.조금 전까지 용찬의 경호원들과 대치하듯 서 있던 회사 보안 요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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