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윤은 웃으며 말했다.“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하지만 우리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전씨 가문의 장손으로, 가업을 이어받을 운명일 거야.”“그런데 아이가 평범한 아이일 수도 있잖아요.”전태윤은 그녀에게 다시 입을 맞추고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 내 자식이 어떻게 안 훌륭하겠어? 뛰어난 부모에게서 하찮은 자식이 나올 리 없다는 옛말이 헛말이겠어? 아비가 훌륭한데 내 새끼도 당연히 뛰어날 거야.”하예정은 남편의 얼굴을 살짝 집으며 가볍게 웃었다.“정말 자신감이 대단하시네요.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자신감 넘치시네요! 여보, 이제 자요.”그녀가 하품을 하자 전태윤이 낮게 대답했다.“응, 자자. 너 먼저 자. 난 당신이 자는 모습 보고 잘래.”하예정은 조용히 눈을 감더니 이내 잠들었다.한편, 하예진은 아직 남편과 통화를 이어가고 있었다.30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노동명의 지지와 격려 덕분에 마음속 깊이 억눌려 있던 불안감이 말끔히 사라졌다.그녀에게는 큰 가문의 가주 자리를 맡아본 경험도, 대기업을 이끌어본 경험도 없었다.하지만 배울 수 있었고 또 도와줄 사람들도 많았다.누구나 경험은 없던 시절부터 시작되는 법이며 삶은 한 걸음씩 내디디며 만들어가는 것이었다.“당신도 쉬어야 하는데 내가 너무 오래 잡고 있었네요. 그래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나도 이제 조금 자야겠어요. 내가 돌아가면 제대로 인사할게요.”하예진은 미안한 듯 말했다.노동명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부부끼리 그런 말 하지 마. 고민이 있으면 나한테 털어놓고 날 믿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해. 고맙다는 말도 하지 마. 정말 감사하고 싶으면... 뭐, 너도 알잖아.”하예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당신 건강을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노동명은 결혼하고 따뜻한 집과 아내를 얻고 나니 은근히 스킨십을 점점 더 바라는 사람이 되어 갔다.아직 두 다리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기에 하예진 역시 그의 몸을 걱정하고 있었다. 하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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