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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내 남편은 억만장자: บทที่ 4101 - บทที่ 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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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1화

정군호는 계속 욕을 내뱉으면서도 사실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었다.이윤미에게는 이씨 가문의 가주만이 지닌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다.이은화가 죽기 직전까지 이윤미를 유독 아꼈던 것도 이윤미에게만 정통 혈통의 여성이 갖춘 냉철함과 타고난 능력이 보였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끝내 가장 사랑했던 친딸은 그녀의 마음을 함께하지 못했고 그 딸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쏟았던 노력도 결국은 물거품으로 되었다.가끔 정군호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처음부터 집사가 아이를 바꿔치지 않았다면, 그래서 윤미가 어릴 때부터 내 곁에서 자랐다면, 이윤미라면 관성의 몇몇 거대한 가문들과 상대할 수 있었을까.’확실한 것은 비록 버티지 못했더라도 지금처럼 부모와 형제에게 등을 돌리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점이다.“그 방 비서라는 사람의 속내를 알 수 없어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감도 안 잡히고.”정일군이 낮게 말했다.그러자 정일호가 말을 이었다.“아무리 대단해도 결국은 혼자잖아요. 약점이 없을 리 없어요. 방법을 찾아내기만 하면 기회는 생기죠. 죽이지 못하더라도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게 만들면 돼요. 하루, 이틀만 비워도 기회가 생길 텐데.”모두의 생각은 똑같았다.이윤미 곁에서 방윤림을 떼어 내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고 여겼다.정씨 부자 넷은 머리를 맞대고 방윤림을 어떻게 잠시라도 저택에서 벗어나게 만들지, 어떻게 이윤미를 처리할지 작은 목소리로 논의하기 시작했다.그 시각 강성의 이씨 가문 저택은 모처럼 북적였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의 어른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일부 사람들은 혹시나 그녀가 이은화처럼 함정을 파는 건 아닌지 두려워했지만 하예진이 저택으로 이사 갔다는 말을 들은 뒤에야 마음 놓고 참석했다.이번 자리는 가문의 어른들과 함께 하예진이 정식으로 가문을 잇는 날짜를 고르기 위한 자리였다.실질적으로 모든 일을 결정하는 사람은 이윤미와 하예진이었으나 하예진은 새 가주가 되는 만큼 어른들을 존중하고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과거 이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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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2화

두 볼이 붉게 달아오른 이윤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는 이런 자리를 정말 좋아하지 않아요.”“저도요. 그래도 피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이씨 가문을 이어받지 않는다 해도, 각자 일이 있는 이상 이런 자리는 언제든 생길 수밖에 없었다.이윤미가 하예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웃었다.“앞으로는 이런 자리는 이제 함께하지 않을게요. 다들 가면만 쓰고 진심 어린 말 한마디도 없는데 이런 형식적인 자리는 정말 질색이에요.”“저는 여러분 기대 절대 저버리지 않을 거예요.”그때 방윤림이 따뜻한 꿀물을 두 잔을 들고 와서 두 사람에게 건넸다.“꿀물 좀 드세요. 속이 좀 나아지실 겁니다.”“난 안 취했는데...”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윤미는 잔을 받아 들었다.“얼굴이 빨개지셨는데 안 취하셨다고요? 정신 잃을 정도는 아니란 뜻이겠죠.”하예진도 술기운이 올랐지만 두 사람 다 의식은 또렷했다.술을 많이 마신 터라 말도 평소보다 많아져 이리저리 이야기가 이어졌다.그러던 중 꿀물을 다 마신 이윤미가 불쑥 말했다.“윤림 씨. 잠깐 강성을 떠나줘요.”그 말에 방윤림과 하예진이 동시에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예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방 비서님을 왜 떠나게 하는 거예요? 그러면 윤미 씨가 오히려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이윤미의 세 오빠는 이윤미를 미워하다 못해 증오하고 있다.이윤미가 차분하게 말했다.“우리 오빠들은 제가 누구보다 잘 알아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고 틈만 보이면 우리 둘을 없애려고 들 거예요. 예진 씨는 뒤에서 받쳐주는 가문들이 있으니까 쉽게 손 못 대겠지만 저는 그 사람들의 친동생이잖아요. 지금 제 형편이 어떤지 오빠들도 잘 알고요. 제 곁에 있는 사람이 윤림 씨 한 사람뿐이라 윤림 씨가 자리를 비워 버리면 남은 경호원들 실력으로는 역부족이에요. 그러면 분명 저를 노릴 거예요. 제가 반년은 여기 머문다고 말하긴 했지만... 예진 씨는 역시 똑똑하시네요. 제 생각에도 반년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떠나기 전에 우선 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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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3화

방윤림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아가씨, 이건 너무 위험합니다. 아가씨는 싸움도 배우신 적이 없는데 만에 하나라도...”그는 그 뒤에 따를 대가를 감당할 수 없었다.이윤미가 가주의 자리를 잇지 않더라도, 그녀 곁에 배치된 이상 기지의 기준으로 그는 이미 정식 임무를 시작한 셈이다.그의 임무는 오로지 이윤미를 보호하고, 그녀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이윤미에게 혹시라도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그것은 곧 그의 책임이었고 따라서 기지에서 책임을 묻는 것을 피할 수 없을 터였다.그렇게 되면 기지의 명성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게다가 윤림 씨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잖아요. 저는 윤림 씨를 믿어요. 저 자신도 믿고요. 저는 비록 무술은 못 하지만 어릴 때부터 사람들하고 싸우면서 자랐어요. 실전 경험은 엄청 많죠.”이윤미는 그를 위로했다.하예진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물었다.“윤미 씨, 정말 그렇게까지 하실 건가요? 그 세 사람은 이제 윤미 씨를 동생으로 여기지도 않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굳이 몸을 던져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요? 윤미 씨 오빠들이 정말 윤미 씨 목숨을 노리면 누구도 장담 못 해요. 윤미 씨는 형제라는 이유로 어떻게든 목숨을 살려 주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오히려 윤미 씨 목숨을 노리고 있잖아요. 이씨 가문을 망쳤다고, 가문을 통째로 남에게 넘겼다고 미워하면서요. 제가 보기에는 윤미 씨 오빠들이 저보다 윤미 씨를 더 미워하는 것 같아요.”그들은 하예진에게는 오히려 큰 미움이 없었지만 이윤미만큼은 지독히 증오했다.정씨 집안의 네 부자뿐 아니라 이윤미보다 조금 나이가 있는 조카들 역시 정군호가 주입한 생각 때문에 점점 이윤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저는 그 사람들 목숨까지는 건드리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윤미 씨가 굳이 그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어요.”이윤미가 입을 열었다.“예진 씨는 제 오빠들을 아직 잘 모르세요. 절대 포기 안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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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4화

“우리 집안이 지금 이 꼴이 된 게 다 저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죠. 애초에 저한테 형제애 같은 건 없던 사람들이었는데 이제는 차라리 저를 없애버리고 싶을 거예요. 결국 노릴 대상은 저 한 명뿐이에요. 저를 없앤다고 해서 이씨 가문의 귀중한 것들을 손에 넣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엄마가 남기신 개인 재산 정도는 상속받을 수 있으니까요.”이윤미가 차갑게 웃으며 계속해서 말했다.“저도 유언장을 하나 써둘 생각이에요. 만약 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제 명의로 된 재산을 세 부분으로 나눌 거예요. 한 부분은 윤림 씨에게, 한 부분은 사회에 기부하고 나머지 한 부분은 예진 씨에게 넘겨줄 거예요.”“윤미 씨!”“아가씨!”하예진과 방윤림이 동시에 소리를 높였다.하예진이 얼굴을 굳힌 채 말했다.“그런 불길한 말은 하지 마요. 저는 윤미 씨 재산을 받을 이유도 없고 받을 생각도 전혀 없어요. 윤미 씨 재산은 나중에 아이들이 생기면 그 아이들에게 물려줘요.”방윤림도 곧바로 말을 이었다.“아가씨, 저는 살아서는 아가씨 사람이고 죽어서는 아가씨 귀신으로 살 겁니다. 아가씨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도 따라갈 겁니다.”그는 생사를 함께할 각오를 이미 굳힌 사람이었다.이윤미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그냥 하는 말이에요. 저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예진 씨, 그렇죠? 저를 그렇게 쉽게 다치게 두실 분이 아니잖아요. 윤림 씨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우리 앞으로도 평생 같이 살아야 해요. 저는 윤림 씨랑 아이도 몇 명은 낳고 싶어요. 그러니까 저는 스스로를 잘 보호할 수 있어요. 그리고 두 분도 저를 지켜줄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 오빠들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요. 그 사람들이 저한테 어떻게 했든 결국 피는 섞인 남매잖아요. 저한테 그렇게 무정하게 굴었어도 그 사람들 목숨만큼은 살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죽게 될지도 모르니까요.”이윤미는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이 세 오빠를 먼저 함정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그들은 언젠가 반드시 하예진을 건드릴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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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5화

이윤미가 입을 열었다.“엄마와 이씨 그룹이 뒤를 봐주지 않으면 저 사람들은 투자에 훨씬 신중해져요. 그렇게 끌어들이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저는 빠르게 끝내고 싶어요. 그러니까 제 생각대로 할 거예요. 그 사람들에게는 단순하고 거칠게, 제 쪽에서 한 번에 끝내는 게 가장 빠르거든요.”그녀는 정일범 형제에게 경제적 문제를 뒤집어씌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런 정교한 공을 들일 만한 상대도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들이 그녀의 목숨을 원한다면 오히려 그들이 공격할 기회를 직접 던져주면 그만이었다.이윤미가 죽지 않는다면 결국 다칠 사람은 그들일 것이다.생전에 이은화도 똑같은 말을 했다. 가주가 된 뒤로 정일범 형제가 문제를 자꾸 만든다면 전혀 봐줄 필요 없다고.하지만 정작 이은화 본인은 친아들들을 직접 처리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때 이윤미는 어머니가 잔인하다고 생각했었다.어머니는 자신을 키워준 친언니와 친동생까지 해칠 수 있던 사람이었으니까.이은화에게는 언제나 이씨 가문이 절대적이었고 이씨 가문의 이익을 해치는 사람이 친아들이든 누구든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이윤미는 자신도 어머니를 닮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오빠들도 잔인하긴 했지만 이은화의 심오한 속내에는 미치지 못했다.이윤미가 마음을 굳히자 하예진과 방윤림은 더 말리지 않았다.그날 밤, 하예진은 처음으로 이씨 가문의 저택에서 하룻밤을 보냈다.하지만 이리저리 뒤척이며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결국 새벽녘,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여보, 주무세요? 오늘 이씨 가문의 저택으로 들어왔는데 잠이 안 와요. 아직 내 집이라는 느낌이 아니어서 그런가 봐요.]당연한 일이었다. 이곳은 수십 년 동안 이은화와 그의 가족이 터를 잡고 살아온 공간이었다.안방은 말끔히 정리되어 그녀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역대 가주들이 머물렀든 그곳은 여전히 함부로 발을 들이기 어려운 곳이었다.그래서 일단 게스트 룸에 머물고 있었다.이윤미는 원한다면 인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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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6화

[긴 우리 엄마가 어릴 때 살던 집이잖아. 언니가 거기서 자면 어쩌면 엄마가 꿈에 와주실지도 몰라. 엄마가 살아 계셨다면, 언니가 그 집에 들어가서 외할머니의 자리를 잇는 걸 아시면 분명 기뻐하셨을 거야.]하예정도 강성에 가서 이씨 저택에 머물러보고 싶었다.무엇을 바라는 건 아니었다. 그저 그 별장이 엄마가 태어나고 서너 살까지 생활했던 곳이라는 사실 자체가 그녀를 끌어당겼다.하예진은 이경혜와 그녀들의 어머니를 건너뛰어 외할머니의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었다.하예진이 답장했다.[엄마는 이제 집으로 돌아오시는 길도 모르실걸.]그 말에는 깊은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그녀들의 어머니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셨고 이경혜조차 찾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으니 어쩌면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조차 완전히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곧이어 하예정이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언니가 거기 있으면 엄마도 길을 찾으실 거야. 지난번에 내가 태윤 씨랑 같이 부모님 산소 다녀왔어. 언니가 강성에 가서 외할머니의 자리를 이어받는다고 말씀드렸거든. 성도 이씨로 바꿔야 하는 사정도 아빠께 설명해 드렸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언니가 성 바꾼다는 얘기 들으시더니 처음에는 조금 언짢아하셨어. 그래도 결국에는 아무 말도 안 하시더라. 언니가 이씨 가문을 이을 거라는 걸 받아들이신 것 같아.]하예정은 고향에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인사드렸다.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보양식과 약간의 돈을 챙겨 갔다.두 사람은 다른 집안처럼 할아버지와 할머니랑 다정하게 지낼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하예정이 지금처럼 최소한의 예를 갖추게 된 것도 임신을 계기로 마음을 조금 놓게 되었기 때문이다.게다가 두 노인은 이미 다른 자식들과 손주들에게 깊이 실망한 상태였다. 예전에는 셋째 아들을 가장 못마땅해하고 가장 싫어하셨지만 이제 와 돌아보니 정작 가장 효도한 사람이 셋째 아들 부부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하지만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셋째 아들 부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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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7화

[죽어도 버릇 못 고칠 사람들이야. 그러다 우빈까지 이상하게 만들어서 동명 씨랑 사이만 틀어질까 그게 걱정이야.]앞으로 우빈은 하예정과 노동명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그런데 주씨 집안 사람들이 괜한 말을 꺼내어 아이가 새아버지를 밀어낸다면 어찌한단 말인가.하예정이 말했다.[우리 우빈이가 얼마나 영리한데. 그렇게 쉽게 잘못된 쪽으로 끌려갈 애는 아니야. 우리가 직접 키웠잖아. 주씨 집안의 유전자가 언니 유전자보다 더 강해서 완전히 덮어버리지 않는 이상은 아무 문제 없어.]하예정에게 우빈은 비록 네 살이지만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려낼 줄 아는 아이였다.따라서 주씨 집안이 아이를 망칠 확률은 거의 없었다.하예정의 말대로 주형인의 유전자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의미였다.[되도록 우빈이가 그 집에서 자는 일만 없게 하면 돼. 전 시부모 인성은 우리 둘 다 뻔히 알잖아. 우빈을 어떻게 만들어 놓을지 장담도 못 하고. 이번 학기만 지나면 다음 학기부터는 여기 강성으로 유치원을 옮길 거야. 주씨 집안 사람들이랑 멀어지기만 해도 훨씬 나을걸. 전화로만 연락하면 크게 걱정할 것도 없고.][맞아.][예정아, 이제 너도 자. 난 책 좀 보다가 잠이 오면 잘 거야. 네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면 언니가 바로 갈게.]첫아이를 맞는 동생을 지켜주는 건 언니로서 당연한 일이었다.비록 이경혜가 관성에 있다 하더라도 하예진은 동생 곁에 함께 있어 줘야 마음이 놓였다.하예정이 답했다.[나도 방금 깨서 그런지 바로 잠들 것 같지는 않아. 지금은 안 졸려. 그냥 언니랑 얘기 좀 더 할래. 언니, 너 요즘 윤미 씨랑 인수인계하는 거 잘 돼가?][다 잘되고 있어. 사실 윤미 씨는 별문제 없어.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빨리 익숙해지느냐지. 윤미 씨는 차라리 내가 빨리 자리 잡았으면 할걸? 그래야 방 비서님이랑 마음 편하게 둘이 살든 여행 다니든 할 수 있으니까.]오랫동안 이윤미와 연락하며 지낸 하예진은 그녀의 진짜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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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8화

하예정은 불룩하게 올라온 배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애가 생기고 나서는 진짜 어디도 마음대로 못 가겠어. 알았어. 언니 말대로 할게. 태윤 씨를 보내서 영상으로 보여달라고 하면 되지 뭐.]언니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던 하예정은 결국 직접 가겠다는 고집을 접었다.[예정아, 얼른 자. 너희 형부가 전화 왔어. 이제 언니한테 답장 안 해도 돼. 너희 형부랑 전화 통화하고 다시 이 침대랑 싸워볼게.]하예정은 오케이라는 이모티콘 하나만 남기고 휴대폰을 닫았다.그때 굵고 낮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이 밤중에 안 자고 누구랑 그렇게 얘기하고 있어?”전태윤은 어느새 뒤에 다가와 외투를 살며시 아내의 어깨에 걸쳐주었다.“새벽에는 아직 좀 쌀쌀해. 뭐라도 걸치지 그랬어.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걱정 섞인 꾸중이었다.하예정은 외투 자락을 당기며 말했다.“내가 입은 잠옷은 두꺼운 거예요. 방도 안 추워요. 언니가 오늘 이씨 가문의 저택에 들어갔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 온다더라고요. 마침 난 화장실을 다녀오고 물 마시고 있었는데 언니한테서 메시지가 와서 음성 메시지로 잠깐 얘기했어요. 혹시 내가 너무 크게 말해서 깬 거예요?”하예정이 고개를 돌려 남편을 쳐다보았다.전태윤은 그녀의 손을 잡아 침대로 이끌며 말했다.“아니야. 그냥 내가 그런 버릇이 있어. 가끔 옆에 손을 대 보거든. 그런데 네가 없으면 자꾸 깨.”요즘 전태윤은 더욱 예민해졌다. 점점 커지는 아내의 배가 늘 걱정되어 예정일이 남았음에도 혹시라도 아기가 더 빨리 나오지는 않을지 늘 긴장하고 있었다.원래도 잠이 얕았던 그는 하예정이 곁을 떠나기만 하면 금세 눈을 떴다.가끔은 스스로 깬 뒤 한참 동안 아내의 배를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얹었다.아이는 누구를 더 닮을까, 자기를 닮을까, 아내를 닮을까, 두 사람의 좋은 점만 쏙 빼닮기를 바라면서 말이다.전태윤이 말했다.“환경이 바뀌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혹은 마음에 담아둔 게 많아서 그럴 거야. 아무래도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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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9화

하예정이 말했다.“그러게요. 이모가 계시면 중심이 잡히니까요. 저희는 이씨 가문 일도 잘 모르고 솔직히 그 집안에 정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모께서는 이씨 가문 사람이고 외할머니의 첫째 따님이니까요. 어렸을 때 엄마랑 집을 떠났다고 해도 이모께는 여전히 이씨 가문이 집이죠. 이모는 정말 대단한 분이에요. 내가 태윤 씨랑 결혼하기도 전에 이미 이모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성씨 그룹이 지금 규모로 성장한 것도 절반은 이모 덕분이라고 하더라고요. 언니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태윤 씨 말을 들으니까 또 안심은 되네요.”전태윤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걱정할 필요 없어. 우리 형제들도 대기업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으니까 우리가 한 사람씩만 제대로 알려드리면 누나도 금방 익힐 수 있을 거야.”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알려줄 필요 없어요. 우리 형부가 알아서 가르치실 텐데요. 우리 형부 일을 빼앗지 마요.”전태윤도 함께 웃었다.그는 하예정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더 꼭 끌어안았다.“예정아, 나는 정말 다행이야. 우리 할머니 말씀을 듣고 너랑 결혼해서. 그리고 내 절친들도 우리한테 고마워해야 해. 우리가 인연 맺어준 덕분에 그 둘도 솔로 탈출했잖아.”전태윤이 하예정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소정남은 심효진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노동명도 하예진과 이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물론 하예진이 처음 노동명을 만난 건 차 사고 때문이었지만 전태윤과 하예정이 없었다면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하예정이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럼 두 분한테 가서 중매비라도 받아오세요. 두 사람이 솔로 탈출할 수 있었던 당신이 나 같은 아내를 만나서라고요,”전태윤은 그녀의 입술 끝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다정하게 웃었다.“맞아. 내가 좋은 아내 만나서 덩달아 내 친구 둘도 솔로 탈출했으니까. 내일 당장 정남한테 중매비 좀 달라고 해야겠다.”“조심하세요. 그럼 정남 씨가 지금 당장 휴가를 내 버릴 수도 있잖아요.”심효진은 하예정보다 한 달 먼저 임신했고 어느덧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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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0화

비록 부모에게도 효도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지만 그 마음의 깊이는 언제나 전씨 할아버지와 전씨 할머니에게 미치지 못했다.전태윤의 어머니가 늘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었다.그가 처음 유치원에 다녀오던 날, 집에서는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들까지 모두가 전태윤을 기다리고 있었다.차에서 내린 그는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리던 어머니에게 달려가는 듯했지만 어머니를 그대로 지나쳐 곧장 전씨 할머니에게로 뛰어들었고 할머니가 그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다시 할아버지 품에 안겨야 한다며 매달렸다.그 자리에서 부모와 삼촌들은 완전히 존재감이 사라진 셈이다.늘 일하느라 바빴던 그의 부모는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던 터라 아이는 언제나 자신을 데려다주고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에게 더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그 점은 우빈도 똑같았다. 노동명이 늘 우빈을 데리고 나가 놀아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우빈은 친아버지 주형인보다 노동명에게 더 의지했고 그와 훨씬 가까웠다.하여 주씨 집안에서 위기감을 느끼며 노동명이 우빈을 빼앗아 갈지 걱정하는 것도 이해할 만했다.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요, 우리 아기는 당연히 내가 직접 키울 거예요. 도우미 아줌마는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되고 중요한 부분은 우리가 직접 해야죠. 당신은 회사 다니면서 돈 벌어야죠. 애 생기면 분윳값도 더 벌어야 하고. 난 우빈이를 직접 키워봐서 경험이 좀 있거든요.”전태윤이 웃음을 띠며 말했다.“우리 두 사람의 재산을 합치면 몇조 원이나 되는데 그런 걱정할 필요 있겠어? 난 몰라. 아이가 태어나면 난 집에서 애만 볼 거야. 진짜 아빠가 될 거라고. 당신 옆에서 당신을 챙길 거야. 얘기가 나오면 당신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푹 쉬면 돼. 내 밑으로 동생이 여덟이나 있잖아. 이제는 그 애들이 순서대로 우리 그룹을 맡을 차례야. 나도 오래 버텼으니까 이제 좀 쉬어도 돼.”전태윤의 큰 손은 자연스럽게 하예정의 볼록한 배 위에 얹혔다. 그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떠올리며 조용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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