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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내 남편은 억만장자: Kabanata 4291 - Kabanata 4300

4575 Kabanata

제4291화

잠시 후, 병실 밖에서 정군호가 버둥거리며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려왔다.“이거 놔! 이 보잘것없는 놈들! 놔 보라고! 안으로 들어가서 저 불효자식을 욕해버릴 거야!”정군호는 병원 경비원들에게까지 막말을 쏟아냈다.그렇게 고함과 욕설은 점점 멀어졌고 병실 앞은 다시 조용해졌다.간호사 두 명이 들어와 이윤미의 상처를 다시 살폈다.그리고 약을 갈아 주면서 한 간호사가 말을 건넸다.“이윤미 씨, 아버님이 매일 오셔서 저렇게 소리 지르시는데도 그냥 두시려고요?.”이윤미는 담담하게 답했다.“아버지잖아요. 아예 안 만나 주면 화가 더 쌓일 거예요. 그러다 피를 토한다든지 쓰러지기라도 하면 그건 또 제 책임이 되잖아요. 차라리 몇 마디 욕을 하면서 속에 쌓인 걸 풀어내는 게 그분 몸에는 더 나을 거예요.”두 간호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잠시 후 다른 간호사가 화제를 돌렸다.“상처 회복은 꽤 좋은 편이에요.”그녀는 붕대를 풀어 이윤미의 팔을 살펴본 뒤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소독하고 새로운 약을 발라 주라고 했다.이윤미는 곁에 서 있던 낯선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처음 뵙는 분인데 실습생이신가요?”“네, 실습생이에요. 오늘 첫 근무라 제가 옆에서 가르치고 있어요.”이윤미는 웃기만 하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그러자 경력이 많은 간호사 다시 말을 꺼냈다.“윤미 씨, 아버님은 차라리 누군가 보내서 고향으로 모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매일 이렇게 오셔서 소란을 피우면 다른 환자들 쉬는 데도 영향이 커요.”실제로 피해는 적지 않았다. 어떤 날은 정군호가 간호사들 앞에서까지 가서 고함을 질렀다. 이윤미가 면회를 거부한 건 간호사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괜히 그들에게 화풀이하는 일이 잦았다.이윤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이따가 사람을 보내서 집으로 모셔 드리긴 할게요. 다만 다리 달린 사람인데 마음만 먹으면 또 오시겠죠. 그건 저도 막을 수 없어요. 그렇다고 다리를 부러뜨릴 수는 없잖아요. 제 상처도 거의 다 나은 것 같아요.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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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2화

부모가 자식을 키우고 자식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것은 전통적인 미덕이다.정군호가 이윤미를 어린 시절 직접 키우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그 책임을 전부 그에게 돌리기도 어려웠다.애초에 그 결과는 이씨 가문의 집사가 저지른 일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그로 인해 부녀가 갈라지게 된 것이었기 때문이다.이윤미는 담담하게 말했다.“어찌 됐든 제 친아버지예요. 오빠들이 저를 죽이려고 했을 때도 아버지가 말리긴 했어요. 다만 끝까지 막지 못했을 뿐이죠. 아버지의 유일한 잘못이라면 정말 그 일을 미리 말씀해 주지 않아 제가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게 했다는 점이에요.”그녀가 스스로 판을 짜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은 당연히 외부 사람들에게 알려 줄 리 없었다.그 진실을 아는 사람은 그녀가 믿는 몇몇 사람들뿐이었다.정군호와 그의 아들들조차도 몰랐다. 그들이 그렇게 손쉽게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것 역시 모두 이윤미의 계획 덕분이었다.그들은 이윤미를 매우 증오하며 죽이려는 마음조차 품고 있었다.하지만 이윤미의 계획이 없었다면 그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제가 돌아온 뒤로 아버지가 저를 잘 대해 준 건 아니에요. 윤정을 더 아끼셨지만 그래도 저를 대놓고 해치려 하진 않으셨어요.”정군호에게는 이윤미를 함부로 괴롭힐 힘도 없었다.그녀가 막 돌아왔을 무렵 일부러 연약해 보이게 행동했던 탓에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만만하게 여겼다.쓸모없는 사람, 기대할 게 없는 존재라며 수군댔지만 그 모든 평가는 그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모습이었다.아버지와 오빠들은 이윤정 편만 들며 친딸인 그녀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뒤에서는 이윤정과 손을 잡고 이윤미의 발목을 잡곤 했다.대놓고 해를 가한 적은 없었다.그것 역시 이윤미가 일부러 그렇게 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감추고 약한 척한 덕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리고 이윤미가 이씨 가문에서 자리를 굳히자 숨겨 두었던 본모습도 자연스레 드러났다.그때쯤에는 정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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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3화

사람들의 시선은 이내 정군호를 향하며 여기저기서 그를 나무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정군호는 그제야 얼굴이 붉어지더니 분을 참지 못하고 병원 경비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야! 뭔 상관이라고 그렇게 나서! 고작 문이나 지키는 사람들이 말이 왜 이렇게 많아. 쓸데없이 참견은.”“보세요. 저렇게 바로 성을 내잖아요.”병원 경비원들 역시 이미 정군호에게 질릴 대로 질려 있었다. 그는 거의 매일 입원 병동으로 올라가 소란을 피웠고 그럴 때마다 경비원들이 직접 올라가 그를 붙잡아 내려와야 했다.내려오는 동안에도 그의 욕설은 멈추지 않았다. 늘 자신을 아프게 했다며 고소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곤 했다.누가 봐도 막무가내 노인이었다.정군호의 사정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어떤 인간인지도 금세 알 수 있었다.정군호가 예전에 유난히 기를 못 펴고 살았던 건 아내에게 눌려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처가살이하던 사위였고 아내가 살아 있을 때는 늘 그녀 눈치만 보며 지냈다.이씨 가문의 저택에서도 존재감이 가장 희미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그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밖에서 바람을 피우다가 아내에게 현장을 들킨 사건 때문이다. 그 일 이후 한동안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아내 이은화에게 맞아 집에서 상처를 추스르느라 감히 밖에 나오지 못했다.그런 사람이 여전히 아들만 중시하는 사람이라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었다.이씨 가문에서는 딸이 후계자였고 그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군호는 끝까지 아들들만 감쌌다.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주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 친딸은 곁에서 키워 보지도 못했고 정이 쌓일 기회조차 없었다.반면 아들들은 정군호의 성을 물려받았다. 딸은 이씨 성을 쓰고 아들들만 그의 성을 따랐기에 정군호에게는 아들들만이 자기편인 셈이다.“대체 이윤미한테서 얼마를 받아먹었길래 이렇게 한편이 돼서 나 같은 늙은이를 괴롭히는 거야?”정군호는 물러서지 않고 경비원과 싸웠다.경비원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어르신, 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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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4화

사정을 알지 못하는 이라면 그가 원수를 저주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방윤림은 굳은 얼굴로 정군호 앞에 다가갔다.방윤림의 차가운 기세에 눌린 정군호는 잠시 욕설을 멈췄다.그러나 곧 죽기 살기로 버티겠다는 듯 턱을 치켜들고 경계 어린 눈빛으로 방윤림을 노려보았다.“너... 뭐!”방윤림이 냉정하게 말했다.“아들들은 다 감옥에 들어갔고 손주들은 아직 미성년자입니다. 며느리들도 더는 당신을 돌보지 않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누가 당신을 책임질 것 같습니까? 얼마 전에도 우리 아가씨가 노후에 쓰실 돈을 보내드리라고 해서 제가 직접 전달하지 않았습니까?”정군호의 곧바로 발끈하며 소리쳤다.“노후를 빌미로 날 협박하겠다는 거냐? 웃기지 마! 나는 돈 많아! 돈 때문에 걱정할 처지가 아니라고!”말은 단호했지만 이전과 달리 그의 기세는 확실히 꺾여 있었고 목소리도 한결 낮고 무거웠다.“현실을 받아들이고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괜히 우리 아가씨를 더 자극했다가는 세 아드님 형량만 더 무거워질 수 있으니까.”정군호는 반박하려다 입을 다물었다.하고 싶은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내뱉지 못했다.그도 알고 있었다. 상황은 이미 완전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큰며느리는 이혼했고 둘째와 셋째 며느리는 아무 말도 없이 서둘러 이사를 가 버렸다.정군호는 아들들의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려고 찾아갔지만 처음엔 마지못해 얼굴을 비춰 주던 며느리들도 이제는 아예 만나 주지 않았다.그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아들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일을 벌여 자식들에게 전과가 있는 아버지를 남겨 준 게 얼마나 큰 죄인지 아느냐고.그 말에 정군호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앞으로 아이들이 공무원을 꿈꾸는 건 아예 불가능해진 셈이다.애초에 그런 길을 생각하지 않았던 집안이라 해도 하고 싶지 않은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정군호는 며느리들이 아직도 아들들의 외도 문제를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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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5화

방윤림은 정군호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병동으로 돌아왔다.병실 안에서는 이윤미가 휴대전화를 들고 하예진과 회사 일을 논의하고 있었다.입원 중이기는 했지만 회사 쪽 사정은 하예진이 한마디만 전해 주어도 이윤미는 바로 판단할 수 있었다.사실 대부분의 일은 굳이 그녀에게 확인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하예진은 늘 한 번씩은 의견을 구했다.아직 이윤미가 그룹의 부대표인 만큼 존중해주어야 했다.이윤미도 그것이 자신에 대한 배려이자 존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방윤림은 통화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작은 휴게 공간에 있는 냉장고를 열자 사람들이 보내 준 과일이 가득 들어 있었다.그는 과일들을 꺼내 깨끗이 씻은 뒤 한입 크기로 썰어 접시에 담고 일회용 포크를 꽂았다.그다음 과일 접시를 들고 다시 병실로 들어와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마침 이윤미도 하예진과의 통화를 마친 참이었다. 그녀는 과일 접시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아까 사과 하나 먹었는데 또 과일을 가져왔어요?”“보내 주신 과일이 너무 많아서요. 지금 안 먹으면 금방 상할 것 같아요.”방윤림은 의자를 끌어와 침대 옆에 앉았다.그의 시선은 이내 이윤미의 얼굴에 머물렀고 말투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다.“며칠 입원해 계신 사이에 많이 야위었어요.”“아니거든요.”이윤미는 포크로 과일을 집어 먹으며 말했다.“제가 어떻게 살이 빠지겠어요. 방 비서님께서 돼지 키우듯이 너무 잘 챙겨 주셨는데. 하루 종일 주사 맞고 약 먹고 먹는 것만 반복했어요. 식사 한 끼도 거르지 않고 간식이랑 과일까지 끊이지 않았는데 살이 빠질 리가 없죠. 게다가 거의 누워만 있었잖아요. 조금만 내려가서 움직이려고 해도 윤림 씨가 더 긴장했잖아요. 가장 큰 상처는 팔뿐이에요. 그 정도로는 침대에서 내려서 걷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는데...”방윤림이 한마디 하면 이윤미는 열댓 마디로 받아쳤다.그는 웃으며 말을 받았다.“알았어요. 알았어요. 살이 안 빠졌다고 치죠. 그래도 사실은 조금 홀쭉해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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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6화

“아버지는 오래 사셔야 해요. 적어도 우리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제대로 된 사업 기반을 갖추기 전까지는요. 굳이 제가 뭘 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아버지 아들들보다 더 잘 살고 더 행복하게 지내기만 해도 그분에게는 그게 가장 큰 벌일 테니까요.”정군호가 훗날 후회할지, 과거에 친딸에게 냉정하게 대했던 일을 되돌아볼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에 마음을 쓰고 싶지 않았다.후회하든 말든 그녀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방윤림이 말했다.“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람을 붙여 잘 돌보게 할게요. 생각보다 마음가짐도 단단해서 앞으로 십수 년은 거뜬하게 사실 겁니다. 아가씨는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마음은 여전히 여리시네요.”방윤림은 이윤미가 아버지에게 복수하려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마음속에 남아 있는 석연치 않은 감정은 있지만 부녀 사이에 원한이라 부를 만큼 깊은 감정은 없었다.굳이 복수할 이유도 없었다.정일범 형제가 이윤미를 해치려 했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정군호가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하지만 그것마저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었다.정군호에게 이윤미는 세 아들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앞으로는 만나지 않고 오가지도 않을 생각이었다.그녀가 부담해야 할 몫은 빠짐없이 감당하겠지만 그 이상은 논의의 여지도 없을 것이다.“윤림 씨, 다음 주에 퇴원하고 싶어요. 월요일로요.”방윤림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회사 쪽이 많이 바쁘신가요? 이렇게 서둘러 퇴원하시려고요? 열흘이나 보름쯤 더 계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이윤미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회사 일은 하예진 씨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어요. 옆에서 노동명 씨가 계속 챙겨 주고 있으니 이제는 제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긴 한데. 그래서 화요일이나 수요일쯤에 우리 일부터 하죠.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해서 윤림 씨에게 당당한 자리를 주고 싶어요.”방윤림은 잠시 말을 잃었다. 그녀가 이렇게 빨리 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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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7화

“아가씨, 아직 상처가 다 낫지도 않으셨잖아요. 그렇게 급하게 결정하실 필요는 없어요.”방윤림은 마음이 급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사실 그는 이윤미보다도 더 빨리 관계를 확인하고 싶었다.“이 정도 상처로는 큰 문제 없어요. 설마 윤림 씨가 저와 결혼할 생각이 없으신 거라면 서두르지 않아도 되겠죠.”“그럴 리가요. 저는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하는 게 늘 바람이었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설레었고 아가씨한테 첫눈에 반했습니다.”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했지만 동시에 그녀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이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이윤미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제 곁에 왔을 무렵에는 저를 좋아한다고 나서는 사람조차 없었어요. 윤정처럼 눈에 띄는 외모도 아니었고 성격도 만만해 보였죠. 그래서 저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사람도 많았어요. 따라서 저에게 다가오던 남자들 역시 대부분은 능력 없는 사람들뿐이었어요. 아버지처럼 한자리 차지해 보려는 사람들만 있었지 제대로 된 남자 중에 저를 진심으로 좋아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그게 꼭 그녀에게 매력이 없어서만은 아니었다.사람들은 이윤미가 이씨 가문의 유일한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언젠가는 가문을 이끌 사람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이씨 가문에서는 대대로 딸이 가주가 되었기에 시집을 가기보다는 남자를 들이는 쪽을 택해 왔다.능력이 있는 남자들 가운데 그런 선택을 선뜻 받아들이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이씨 가문으로 들어온 남자는 가문의 사업을 좌지우지할 수 없었고 역할이라 해 봐야 가주를 보필하고 가문을 잇는 정도에 그쳤다.그런 조건이라면 능력 없는 금수저들조차 쉽게 나서지 않았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역대 가주들이 단 한 번도 남자를 들이지 못한 적은 없었다.다만 쉽지 않았을 뿐이었다.방윤림은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제 눈에는 아가씨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아가씨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 저와 경쟁할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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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8화

하예진은 다가와 방윤림이 앉았던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과일 접시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제가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요. 윤미 씨는 늘 뭔가를 드시고 계신 것 같아요. 방 비서님이 윤미 씨를 거의 돼지 키우듯 챙기시는 것 같네요.”이윤미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그러게요. 피를 조금 흘린 것뿐인데 잃은 만큼이 아니라 한 통을 채워 주려는 기세예요. 그러면서 제가 살도 빠진 것 같대요. 제가 보기엔 오히려 살이 좀 붙은 것 같은데요. 볼을 만져 보면 다 살이에요.”하예진이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살짝 집으며 웃었다.“정말이네요. 살이 좀 붙은 것 같아요. 살이 쪘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요. 거의 안 빠진 거죠. 방 비서님이 이렇게 세심하게 돌봐주시는데 빠질 수가 있겠어요?”하예진은 가방을 내려놓고 과일 접시에서 일회용 포크를 집어 과일 한 조각을 먹었다.“정말 꼼꼼하시네요. 과일도 다 먹기 좋게 썰어서 모양까지 예쁘게 담아 두셨네요.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돌아요. 우리 집 동명 씨랑은 많이 달라요. 동명 씨는 사과도 그냥 네 조각으로 잘라 주는 게 전부예요. 다른 과일도 씻어서 그대로 건네주고요.”과일을 이렇게 하나하나 썰어 보기 좋게 담아 주는 일까지 노동명은 미처 생각해 본 적 없었다.이윤미가 웃으며 말했다.“동명 씨도 충분히 잘해 주시잖아요. 그렇게 말한 걸 나중에 아시면 괜히 서운해하실 거예요. 두 분 결혼하신 뒤로 동명 씨가 오히려 더 잘 삐치고, 애교도 늘고, 투정도 더 많이 부리는 것 같아요.”하예진이 본능적으로 물었다.“동명 씨가 여기 와서 뭐라고 하던가요?”“하소연까지는 아니고요. 가끔 윤림 씨한테 몇 마디 하시는 정도죠. 그러면 윤림 씨가 다시 저한테 전해 주거든요. 예진 씨가 늘 밤늦게까지 일하시니까 일찍 쉬라고 하면 대답만 잘하고 정작 실천은 안 한다고요. 정말로 하소연을 하실 일이 있으면 저한테 오시기보다는 예진 씨 이모한테 먼저 찾아갈 것 같은데요. 저에게까지 와서 그러실 분은 아니죠. 그래도 예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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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9화

하예진은 그녀의 말 속뜻을 곧바로 알아차리고는 기쁜 얼굴로 물었다.“그럼 방 비서님이랑 계획보다 일찍 혼인신고를 하실 생각이세요? 연애도 좀 하고 데이트도 충분히 하신 뒤에 결혼하실 줄 알았는데.”처음에 이윤미는 그렇게 말했었다. 방윤림과 먼저 데이트하며 사랑을 나누고 연애의 달콤함을 충분히 느낀 뒤에 결혼하고 싶다고.결혼 후의 감정이 아무리 좋아도 결혼 전만큼 달콤하기는 어렵다는 말도 있으니까.실제로 많은 부부가 결혼 전에는 그렇게 애틋하다가도 결혼 후에는 생활의 무게와 일상에 치여 감정이 조금씩 닳아 가곤 했다.이윤미가 말했다.“저랑 윤림 씨는 이미 오랫동안 함께해 왔고 감정도 아주 깊어요. 데이트나 연애는 결혼하고 나서도 할 수 있잖아요. 예진 씨 동생 예정 씨만 봐도 그렇잖아요. 먼저 결혼하고 나서 사랑을 키워 간 경우지만 지금 전 대표님이랑 결혼 생활을 두고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나요? 저와 윤림 씨는 감정도 없는 상태에서 서둘러 결혼하는 건 아니잖아요. 결혼 후에도 매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믿어요. 생활 때문에 감정이 무뎌지게 두지도 않을 거고요.”결혼 생활을 지켜 나가는 것 역시 능력이었다.하예진은 과일 한 조각을 집어 들며 웃었다.“언제 결혼하시든 저는 진심으로 축하해요. 다만 이렇게 빨리 혼인신고를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아직 결혼 선물도 준비 못 했는데. 주얼리 세트를 신혼 선물로 드려야겠어요. 결혼식 때는 따로 축의금도 하고요.”이윤미가 웃으며 말했다.“축하해 주시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해요. 선물은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마음이 더 중요하니까요. 결혼식은요... 이미 혼인신고도 할 생각이니까 너무 미루지 않으려고요. 두 달 안에 날짜 좋은 날을 하나 골라서 치르려고요.”이미 부부가 되는 마당에 굳이 결혼식을 뒤로 미룰 이유는 없었다.지금은 날이 풀리고 꽃이 피는 계절이라 결혼식을 올리기에도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봄이 지나면 곧 여름이 오는데 여름은 너무 덥고 가을과 겨울은 아직 한참이나 남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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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0화

이윤미는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무슨 일로 나간 건지도 말 안 했는데 그 사람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고.”하예진은 웃기만 하고 더는 묻지 않았다.그날 하예진은 병원에 한 시간 남짓 머물다가 돌아갔다.그날 밤, 일을 모두 마친 뒤 하예진은 이경혜에게 전화를 걸었다.이경혜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이경혜가 걱정스레 물었다.“예진아, 무슨 일이니? 강성에서는 잘 지내고 있지? 일은 다 순조롭고? 다음 달이면 산소 가는 날인데 우리 함께 내 부모님께 인사드리자.”“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모든 일도 순조롭고요. 윤미 씨랑 동명 씨가 옆에서 많이 도와준 덕에 이제 신심도 생겼어요.”이경혜는 그제야 안심한 듯 말했다.“그래, 이모는 네가 잘 해낼 거라고 믿는다.”하예진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이모, 윤미 씨 개인적인 일로 말씀드릴 게 있어요.”이윤미의 이름이 나오자 이경혜는 말을 멈추고 조용히 하예진의 말을 기다렸다.“윤미 씨가 퇴원하면 방 비서님과 혼인신고를 먼저 하실 생각이래요. 그리고 결혼식도 준비하실 것 같아요. 아마 얼마 지나지 않으면 식도 올릴 것 같아요. 윤미 씨는 이모께서 결혼식에 와 주셨으면 해서 전화했어요. 윤미 씨는 이제 믿고 의지할 만한 어른이나 친척이 거의 없잖아요.”하예진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조심스럽게 이어 갔다.“윤미 씨 어머니가 많은 악행을 저질렀던 건 사실이고 저희에게도 원수였죠. 하지만 그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결과적으로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원한도 어느 정도 풀렸다고 생각해요. 그 일이 벌어졌을 당시 윤미 씨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 후에도 이씨 가문에서 자라지 않았어요. 과거 이씨 가문이 저지른 일들에 윤미 씨는 관여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했어요. 죄 없는 사람이잖아요. 무엇보다도 늘 우리를 챙겨 주었고요. 사람 자체는 충분히 괜찮은 분이라고 생각해요.”하예진의 말이 끝나자 이경혜는 잠시 침묵하다가 차분히 입을 열었다.“예진아,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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