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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4311 - 챕터 4320

4377 챕터

제4311화

방윤림이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고 이윤미는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그가 준비한 불꽃은 무려 30분이나 이어졌다.이윤미의 환한 미소가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그녀를 기쁘게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 볼 만하다고 그는 생각했다.그날 밤, 강성에서는 교외에서 불꽃놀이가 이어지고 있는 소식이 퍼졌다.무려 30분 동안 계속된 불꽃은 밤하늘을 가득 채우며 눈부시게 빛났는데 도시 중심에 사는 사람들까지도 멀리서 그 광경을 볼 수 있었다.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집에 경사가 났기에 그렇게 많은 불꽃을 쏘아 올렸는지 서로 묻고 또 물었다.불꽃이 모두 끝나자 이윤미는 아직도 여운이 남은 얼굴로 방윤림에게 말했다.“고마워요. 이 깜짝선물 정말 예뻤어요.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그녀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몸을 돌려 그와 마주 섰다.그리고 두 팔로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방윤림 씨, 사랑해요!”방윤림이 미소 지으며 답했다.“제가 더 사랑해요.”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더니 이내 깊은 입맞춤이 이어졌다.입맞춤이 끝난 뒤 방윤림이 그녀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이제 집으로 돌아가요. 밤도 깊었고 많이 추워요.”“그래요, 우리 집에 가요.”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로 공원을 빠져나왔다.이씨 가문의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방윤림은 이윤미를 집 안까지 바래다준 뒤에야 돌아섰다.아직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지금 이씨 가문을 책임지고 있는 이는 하예진이었다.하여 그는 그곳에 머물 생각이 없었다.이윤미는 소파에 앉았다. 품에는 여전히 방윤림이 청혼하며 건네준 꽃다발이 안겨 있었다.그때 계단 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하예진이 잠옷 차림으로 위층에서 내려오며 이윤미에게 낮은 소리로 물었다.“방금 퇴원했으면서 또 밖에 나가 찬 바람을 쐬고 이렇게 늦게 들어오면 어떡해요. 방 비서님도 그래요. 윤미 씨 몸부터 생각하셔야죠.”가까이 다가온 하예진은 이윤미가 안고 있는 꽃다발을 보더니 재빨리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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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2화

하예진이 이윤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방 비서님과 오래오래 함께하시고 평생 행복하세요. 지난 일은 이제 내려놓고 우리 앞으로만 보고 가요. 보세요. 저랑 예정이도 예전에는 참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둘 다 미움까지 놓아버리니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더라고요. 예전에 우리 자매에게 모질게 굴던, 이른바 가족이라는 사람들요? 지금은 오히려 우리 눈치를 보며 살고 있어요. 우리가 잘 살고 행복하게 사는 게 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복수죠.”이윤미는 천천히 웃음을 거두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잠시 뒤 하예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맞아요. 우리, 다 앞을 보면서 살아야죠.”두 사람은 잠깐 서로를 끌어안았다.이내 떨어져 섰지만 서로의 눈빛에는 지지와 격려, 그리고 축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띵!이윤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메시지 알림이었다.방윤림이 보낸 메시지로, 오늘은 일찍 쉬라는 내용이었다.이윤미는 곧바로 답장을 보내며 내일 주민센터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자고 약속했다.방윤림의 답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반가움으로 가득했다.이윤미가 말했다.“예진 씨, 저 결정했어요. 내일 윤림 씨랑 혼인신고 할 거예요.”“정말 축하해요.”하예진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오늘은 얼른 쉬어요. 내일도 너무 일찍 일어날 필요는 없어요. 아침 아홉 시쯤 일어나서 간단히 먹고 연하게 화장하고 예쁘게 나가면 돼요.”“점심에는 저랑 동명 씨가 윤미 씨네 부부를 대접할게요. 혼인 신고한 거 축하해 드려야죠.”“고마워요. 그래도 예진 씨가 있어서 제 기쁨을 이렇게라도 나눌 수 있네요.”하예진이 웃었다.“저희는 친구잖아요. 이제 들어가서 쉬세요.”이윤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가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하예진은 노동명을 깨우고 싶지 않아 방문을 살며시 열고 조용히 들어갔다.그러나 문을 막 닫자 방 안의 불이 켜졌다.그리고 곧 노동명의 목소리가 들렸다.“이 밤중에 어디 다녀왔어?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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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3화

“방 비서님도 결국 남들 하는 걸 보고 배운 거잖아. 솔직히 말해서 혼자서 그런 방법을 떠올렸다고는 난 안 믿어.”노동명은 변명하듯 몇 마디를 보태다가 곧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난 원래 로맨틱한 방법 같은 건 잘 생각이 안 나. 여보, 나 성격이 이래. 타고난 거라 고치기도 힘들고. 혹시 나랑 결혼한 걸 후회한다면 미안해. 그래도 이제 돌아갈 길은 없어. 평생 나 같은 낭만도 모르는 투박한 남자랑 살아야 해.”그는 하예진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먼저 그녀의 입술을 막고는 한 번 뜨겁게 불태웠다.일을 마친 뒤에야 하예진은 이번에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남편을 나무랐다.집에도 피임약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노동명이 말했다.“지금은 안전한 시기 아니야? 아마 임신은 안 될걸.”“백 퍼센트 안전한 시기는 없어요. 가끔은 예외도 생기잖아요.”잠시 뜸을 들이다가 노동명이 다시 입을 열었다.“정말 생기면 낳자. 우빈이도 이제 관성에서 유치원에 다니잖아. 우리 곁에 아이가 하나 더 없으니까 집이 너무 조용해.”“아직 결혼식도 안 했는데 진짜 임신하면 배부른 채로 식 올려야 하잖아요. 그러면 너무 힘들어요.”“네가 조상님께 인사드리고 정식으로 이씨 가문의 가주가 된 다음에 결혼식 준비하자. 그럼 정말 생겼다고 해 티가 나지는 않을 거야.”노동명은 그녀의 배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말했다.“딸이면 좋겠다. 너 닮고 우빈이처럼 똑똑하고 귀여운 아이로.”둘째가 딸이라면 하예진에게는 자연스럽게 후계자가 생기는 셈이었다.굳이 셋째까지 바라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혹시 일부러 그런 거예요?”하예진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일부러 피임 안 해서 나 임신하게 하려던 거 아니에요?”“무슨 소리야... 일부러일 리가 있겠어? 네가 당분간 둘째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래서 평소에는 나도 늘 조심해. 이번에는 그냥 참지 못했을 뿐이야.”노동명에게 그런 계산은 없었다.그는 하예진이 요즘 얼마나 바쁜지도 알고 있었고 임신과 출산이 그녀의 몸을 얼마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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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4화

밖은 이미 훤히 밝았다.하예진은 밤새 달콤한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고개를 돌려 남편을 보던 하예진이 투덜댔다.“왜 깨웠어요? 그 꿈이 얼마나 좋았는데요. 조금만 더 이어서 꾸고 싶었는데... 아이가 자라서 결혼하고 가업을 잇는 데까지요.”노동명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무슨 꿈이길래 그렇게 깨기 싫어해. 누구 얘기야? 우빈이? 나중에 우빈한테 맡기겠다는 거야?”이씨 가문의 가법상 과연 우빈이에게 가업을 물려줄 수 있을까.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이씨 가문은 예로부터 여자가 가주를 맡아 왔다.“자기 전에 임신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잖아요. 그런데 바로 꿈을 꿨어요. 우리가 정말 둘째를 가져서 딸을 낳았는데 우리 딸이 나보다 당신을 더 닮았더군요. 아주 많이요. 당신 닮았다고 안 예쁠 리가 있나요? 당신은 잘생겼잖아요. 흉터만 없었으면 정말 멋있었을 얼굴이죠.”흉터가 없는 쪽 얼굴만 보면 그는 분명 잘생긴 편이었다.“꿈에서 당신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아요? 매일 딸을 안고 다니느라 일은 뒷전이고 뭐든 딸이 먼저였어요. 나랑 우빈이까지 그 작은 아이에게 질투할 정도였으니까요. 현실에서는 내 경쟁자가 없었는데 내가 내 손으로 경쟁자를 만들어 버린 셈이죠. 딸이 하루 종일 당신 품을 독차지하니까요. 게다가 당신은 우리 딸을 안고 밖에 나가서 자랑까지 하더라고요. 특히 친구들 만날 때마다 꼭 데려가서 자기는 딸이 있는데 친구들은 아들밖에 없다고요. 태윤이랑 정남 씨가 당신을 안 때린 건 그분들이 아량이 넓어서였을 거예요. 그래서 내가 결국 당신을 ‘딸 자랑에 미친 사람’이라고 비웃었는데 당신이 날 흔들면서 부르는 바람에 깨 버렸잖아요. 딸을 한 번도 안아 보지도 못했는데...”노동명은 웃으며 말했다.“아, 그래서 그렇게 좋았던 거구나. 그런 꿈인 줄 알았으면 안 깨웠지. 우리 딸이 자라서 결혼하고 일까지 맡는 데까지 마음껏 보게 놔둘걸. 그러면 당신은 은퇴하고 내 일은 우빈한테 넘기고 우리 둘이 편하게 살면 되잖아. 태윤 부부랑 정남네도 불러서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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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5화

이윤미는 이미 잠에서 깨어나 세 사람의 아침을 직접 준비하겠다며 주방에 서 있었다.발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앞치마를 두른 채로 나왔다.“윤미 씨, 좋은 아침이에요. 직접 아침을 만드셨어요? 집에 요리사도 있는데 굳이 윤미 씨가 하실 필요 없잖아요. 아직 상처도 완전히 낫지 않았는데 당분간은 푹 쉬셔야죠.”이윤미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요리 정도는 할 수 있어요. 아침 차리는 게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고요.”오늘은 혼인신고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그래서인지 이윤미는 어제보다 안색이 훨씬 좋아 보였다.“방금 다 해 놨어요. 두 분은 회사 가셔야 하잖아요. 얼른 드세요. 저는 조금 늦게 먹어도 괜찮아요.”그녀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하예진 부부를 위해 준비한 아침을 들고나왔다.그리고 한 번 더 들어가 주방 안을 한 번 더 정리한 뒤 앞치마를 풀고 자기 몫까지 챙겨 다시 나왔다.“윤미 씨, 방 비서님은 아침 안 드세요?”“자기가 알아서 해결한대요.”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굶지는 않겠죠?”“그럴 사람 아니에요. 자기 아침은 만들지 말라고 했어요. 제가 좀 챙겨 주면서 살뜰하게 굴어 보려고 했는데 기회도 안 주네요.”하예진이 빙그레 웃었다.“방 비서님이 윤미 씨를 얼마나 아끼는지 우리도 다 아는 사실인데요. 그분만큼 윤미 씨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그건 맞아요. 제가 사람 보는 눈은 있죠.”이윤미는 기분이 상쾌했다.아침을 마친 뒤 하예진 부부가 곧바로 출근하자 그녀는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드레스룸에서 한참을 고른 끝에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은 이윤미는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보며 가볍게 화장했다.눈부신 미인이라기보다는 단정하고 깨끗한 얼굴이었다.물론 방윤림의 눈에는 그의 아가씨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지만.가볍게 화장하니 소박하던 인상이 어느새 또렷한 아름다움으로 살아났다.이어 평소 방윤림이 선물해 준 주얼리들을 하나씩 착용했다.모든 준비를 마칠 즈음 방윤림이 도착했다.화장하고 그가 선물한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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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6화

이대로 계속 맞서다가는 이윤미가 정말로 정군호를 완전히 외면해 버릴지도 모른다.그렇게 되면 당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을 터였다.이윤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차에서 내려 아버지 앞에 섰다.그리고 차갑게 물었다.“대체 또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합의서는 못 써요. 오빠들은 자신들이 한 일에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요.”이윤미는 아버지가 여전히 세 오빠 문제로 찾아온 줄로만 알았다.정군호는 딸을 바라보다가 오늘의 이윤미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닮았다는 생각에 순간 멍해졌다.그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닮았군... 너무 닮았어.”핏줄이니 이상해할 것도 없었다. 이윤미의 말투와 성격, 그리고 얼굴까지 갈수록 이은화를 빼닮아 가고 있었다.“무슨 일로 오셨어요?”이윤미는 그 중얼거림을 못 들은 듯 다시 물었다.정군호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대답했다.“방 비서와 주민센터로 혼인 신고하러 가는 길이냐?”이윤미는 숨기지 않았다.“그건 제 일입니다.”“어젯밤 불꽃놀이도 방 비서가 준비한 거라며? 강성의 밤하늘을 반 시간이나 밝히던 그 불꽃, 전부 방 비서가 너를 위해 쏘아 올린 거 맞지?”“그래서요?”“꽤 돈이 많나 보군.”정군호는 수십 년 동안 이은화 곁에 있었지만 가주 옆에서 일하던 특별 비서가 도대체 얼마를 벌어들이는지 끝내 알지 못했다. 다만 그들이 마치 돈을 찍어 내는 사람들처럼 부유하게 살아왔고 돈 때문에 궁색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정군호는 방윤림에게서도 같은 인상을 받았다.저 사위는 분명히 돈이 많다.딸 역시 재산이 가득했다.이윤미는 더는 이씨 가문의 가주로 남는 것이 아니었기에 결혼하면 남편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남의 집으로 시집을 가는 셈이다.시집을 가는 이상 예단이 오가는 게 인지상정이다.정군호는 딸에게 생명을 준 아버지인 자신에게 방윤림이 보내는 예단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절반쯤은 건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요즘 그의 형편은 빠듯하여 마음이 초조해졌다.물론 이윤미는 자신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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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7화

“딸을 키워 내는 게 쉽지 않다는 건 맞아요.”이윤미도 그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큰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저를 키운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잖아요. 아버지가 키우신 건 이윤정이었죠. 저는 양부모님 집에서 자랐어요. 이씨 가문으로 돌아오기 전에 저는 그들에게 따로 돈을 건넸어요. 저를 키우는 데 들었을 비용이라고 생각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제가 조금만 더 냉정했다면 한 푼도 주지 않았을 거예요. 그들이 악의를 품지 않았다면 제가 친부모와 갈라져 십몇 년을 학대받을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하마터면 팔려 갈 뻔하기도 했고요.”열몇 살이 지나자 양부모 가족도 더는 이윤미를 마음대로 대하지 못했다.그러나 진짜로 그녀를 짓눌렀던 시간은 바로 그 십몇 년이었다.이윤미는 그 원한을 과장하지 않았다. 기억하는 대로, 사실만을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그 뒤로 양부모 가족은 몰래 돈을 요구해 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몇 차례 단호한 경고를 받은 뒤로는 더 이상 다가오지 못했다.그들은 이윤정에게도 손을 뻗었지만 이윤정은 만나 주지도 않았다.어쩌다 마주쳐도 많아야 수백만 원을 건네는 정도였다.이윤정은 친어머니에게 자신은 이윤미처럼 부모에게 휘둘릴 사람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윤미 역시 누구에게든 쉽게 휘둘릴 사람이 아니었다.이윤미는 자라면서부터 맞서 싸울 줄 알았고 성격 또한 매서웠다. 그녀는 누가 자신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정말로 식칼을 들고 마을을 뛰어다니며 쫓아갈 정도였다.고향에서는 그녀의 이런 성격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다만 이씨 가문 사람들만이 그녀가 시골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약하고 만만할 것이라 착각했을 뿐이다.정군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입을 열었다.“비록 내가 너를 키우지는 못했지만 생명은 내가 줬잖아. 나는 네 아버지다. 이제 네가 시집을 가는데 생명의 은인에 대한 도리는 해야 하지 않겠어? 너는 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효도도 하지 못했고 결국 네 엄마는 네가 결혼하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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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8화

이윤정이 억울한 만큼 이윤미도 얼마나 억울하겠는가.이은화를 가장 격분하게 한 건 딸을 바꿔치기한 뒤에도 친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그들이 이윤미를 조금이라도 더 잘 대해 주기만 했어도 이은화가 그렇게까지 미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남의 딸은 곁에서 온갖 사랑을 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리는데 정작 자신의 친딸은 학대를 당하고 하마터면 팔려 갈 뻔했다.그런 상황에서 어느 어머니가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미야, 혼인신고 하러 간다면서? 날짜도 다 골랐을 테니 아빠가 발목 잡지는 않겠다. 그러니 예물금부터 아빠에게 줘. 너희 둘이 돈만 주면 나는 바로 고향으로 내려갈게. 올해는 다시는 너를 찾아오지 않으마.”이윤미는 속으로 비웃었다. 결혼식만 끝내고 강성 시내를 벗어나기만 하면 그가 자신을 다시 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그녀가 원하지 않는 한 정군호는 그녀를 만날 수도 없을 터였다.“예물금은 제 몫 아닌가요? 보통 딸이 시집갈 때 받는 예물금은 딸에게 주는 거잖아요. 저는 아버지께 혼수품도 요구하지 않았는데 아버지는 어떻게 제 예물금을 달라고 하세요?”정군호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예물금은 부모에게 드리는 거야. 형편이 좋은 부모만이 딸 몫으로 돌려주는 거야. 나는 이제 일흔이 넘었고 더는 일도 못 하고 수입도 없단 말이다. 그러니까 그 예물금은 나에게 줘. 앞으로 아버지 노후 자금으로 쓸 거야.”“생활비는 이미 드렸어요. 아버지께 지금 얼마가 있는지도 저는 다 알고 있어요. 1년... 아니, 3년 치 생활비도 충분할걸요. 윤림 씨가 나에게 준 예물금은 전부 제 거예요. 저는 그 돈을 누구에게도 주지 못해요. 아버지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제가 마음만 먹으면 사람을 불러 아버지를 다른 데로 데려가게 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더는 저를 화나게 하지 마시고 당장 돌아가세요. 세 아드님 아직도 소중하세요? 아드님들이 무사히 살아서 나올 수 있기를 아직도 바라시죠? 저를 끝까지 자극하시면 아버지를 모셔 줄 사람은 정말로 아무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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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9화

“아버지, 이제 그만 마음 좀 접으세요. 앞으로 아버지는 늙어 돌아가실 수도 있고 병으로 돌아가실 수도 있겠지만 굶어 죽게 두지는 않을 거예요. 저는 아버지를 굶기지는 않을 거예요.”이윤미는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온 집사를 향해 말했다.“집사님, 사람 두 분만 보내 주세요. 저분을 내보내 주세요. 제 길을 막지 못하게요.”아버지와 더는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 방윤림의 것은 곧 그녀의 것이고 그녀의 것은 여전히 그녀의 것이었다.정군호가 그녀의 돈을 노린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윤미야, 돈을 안 주면 너희 결혼이 불행해질 거라고 저주할 거야!”정군호는 집사에게 붙잡혀 끌려가며 딸을 향해 소리쳤다.이윤미는 냉정하게 받아쳤다.“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생활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보다 훨씬 행복할 거예요.”그 말에 정군호의 기세는 한순간에 꺾였다.이윤미와 방윤림은 차에 올라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며 정군호는 중얼거렸다.“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네 엄마와 결혼해서 너 같은 불효자식을 낳은 거야.”젊은 시절 이윤미의 어머니와의 결혼을 아무리 후회해도 시간을 되돌릴 방법도, 후회할 수도 없었다.이윤미와 방윤림은 혼인신고를 마친 뒤 곧바로 결혼 준비에 들어갔다.결혼 날짜를 정한 뒤 두 사람은 청첩장을 들고 함께 관성으로 향했다.그들이 관성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심효진의 아들이 만 한 달이 되는 날이었다.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심효진이 아이를 낳은 게 마치 어제 일 같은데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이윤미 부부는 소씨 가문에서 보낸 초대장을 받지 못해 직접 만월 잔치에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성씨 가문에서 이경혜가 만월 잔치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성씨 가문의 집사가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하자 이경혜는 담담하게 한마디만 했다.“알겠어요.”“이모, 무슨 일이에요?”곁에 앉아 있던 하예정은 이경혜의 반응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걱정스레 물었다.심효진은 이미 산후조리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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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0화

이경혜는 하예정의 배를 살피면서 말을 이었다.“오늘 오후에 집에 가서 결혼 날짜부터 정확히 물어보려고. 네 출산 예정일이랑 겹치면 난 안 갈 거야. 사람 시켜서 축하 선물만 보내면 돼. 네가 아이 낳을 때는 이모가 곁에 있어 줘야지.”이경혜는 하예정의 손을 꼭 잡으며 말을 건넸다.“요즘은 밖에 나가는 것도 좀 줄여. 임신 말기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지치거든.”“저도 요즘은 거의 밖에 안 나가요. 우빈이 유치원 등, 하원도 태윤 씨가 사람을 보내고 저는 직접 나서지 않아요. 저도 예정일보다 일찍 낳게 되지는 않겠죠?”하예정은 배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출산 경험이 있는 이들이 보기에는 아직 아이가 나오려는 기색도 없고 당장 진통이 올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이경혜가 물었다.“지금 35주쯤 됐지? 넌 효진이보다 한 달 늦게 임신했다고 했어. 효진이가 한 달이나 일찍 낳았으니까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출산했을 거야.”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서른다섯 주에 사흘이 더 지났다.요즘 하예정은 나흘에 한 번씩 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고 있었다.한 번도 빠짐없이 동행하던 전태윤은 업무를 많이 줄이고 생활의 중심을 하예정에게 두고 있었다.전씨 할머니 일행도 예진 리조트에서 돌아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심효진의 아들 만월 잔치 외에도 하예정이 본격적으로 만삭기에 들어섰다는 사실 때문이었다.첫 증손을 맞는 일이라 전씨 할머니는 매우 중하게 여겼다.산모 가방 같은 준비물도 이미 말끔히 챙겨둔 상태였다.아기 옷과 작은 이불, 젖병 같은 것들은 전태윤이 한가득 사 왔다.햇볕이 드는 날이면 그는 꼭 아기 옷을 밖에 내어 말렸다.그렇게 말린 옷이 더 뽀송하고 햇살 냄새가 배어 있어 건조기로 말린 것보다 훨씬 포근하다면서 말이다.그러나 하예정은 행복한 웃음 지으며 유아용품 가게를 할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많이 살 필요는 없다면서 타박했다.심지어 집에는 아예 유아용품만 넣는 방까지 생겼다.아기 옷은 태어날 때부터 첫돌까지 입을 것까지 미리 다 사 두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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