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별은 확실히 똑똑해졌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훨씬 성숙해졌다.부모라는 버팀목이 사라졌고 남매와도 멀어졌으며 이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도 아니었다.이런 상황에서 철이 들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잠시 어색하던 분위기는 금세 가라앉았고 세 사람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여운별을 따라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그 무렵, 관성 공항.전창빈은 양손에 큼직한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 있었고 선우민아는 빈손이었다.그는 한 손을 비워 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선우민아가 사양했다.“가방 두 개나 끌고 있잖아요. 그것만 해도 충분히 힘들 텐데 저까지 잡고 갈 필요 없어요. 어린애도 아닌데요.”전창빈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사람이 많잖아요.”선우민아는 예전 같았으면 외출할 때마다 경호원이 따랐는데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길을 터 주었다.지금처럼 아무도 곁에 없고 스스로 사람들 사이를 지나야 하는 상황은 정말 오랜만이었다.“사람 많아도 괜찮아요. 제가 남을 밀지 않는 한 남도 저를 밀지 않겠죠. 사실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 섞여 본 게 정말 오랜만이에요.”선우민아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입을 열었다.“이제야 제가 진짜 현실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아요.”평소라면 그녀의 허락 없이 다가오려는 사람은 근처에 발도 들이지 못했다.경호원들이 먼저 나서서 모두 막아주었다.그래서 늘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전창빈이 웃으며 말했다.“사실 이렇게 소박하게, 평범한 사람들처럼 사는 것도 꽤 행복해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고 모두 건강하기만 하면 그걸로도 충분히 행복하잖아요.”선우민아는 가볍게 웃기만 하고 대답은 하지 않았다.그들이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각자가 짊어진 책임이 너무 무거웠다.밖으로 나오자 문득 누군가가 불렀다.“도련님!”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더니 양 집사와 경호원 한 명이 서 있었다.전창빈이 선우민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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