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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481 - Chapter 4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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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1화

전시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전유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삼촌 요리가 창빈 삼촌보다 더 맛있어요? 창빈 삼촌보다 맛있으면 집에서 먹고 아니면 우리 밖에 나가서 먹어요. 엄마가 그러셨어요. 지역마다 그곳만의 음식이 있으니까 여행 가면 꼭 먹어 보라고요. 저 여기 음식도 한번 먹어 보고 싶어요.”전유하가 웃으며 답했다.“삼촌도 요리를 조금 배우긴 했어. 그래도 창빈 촌만큼은 못 따라가. 그 삼촌은 어릴 때부터 요리 좋아해서 유명 요리사들한테 많이 배웠는데 내가 어떻게 그 수준을 따라가겠어. 그래도 내가 만든 음식도 나쁘지는 않아. 그래도 오늘은 밖에서 먹자. 오후에 갔던 그 호텔을 기억하지? 거기 요리가 맛있어. 양성 지역 특색도 잘 살려서 맛있더라고.”“야호!”전시우가 신이 나 손뼉을 쳤다.옆에 있던 전하연도 오빠가 손뼉 치는 걸 보고 덩달아 따라 하며 환하게 웃었다.하예정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어디에서 먹든 괜찮아요. 다만 집에서 직접 하면 조금 피곤하긴 하죠.”하예정은 전유하의 별장 주방에 들어가 본 적이 있었다.냉장고 안에는 식재료가 많지 않았는데 그나마 있는 것도 대부분 간단한 아침 식사용이었다. 아마 전유하는 집에서는 아침만 간단히 먹고 점심이나 저녁은 대부분 밖에서 해결하는 듯했다.업무상 술자리에서 손님을 만날 일이 많으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하예정이 문득 물었다.“회사에 식당 있어요?”“있죠. 두 군데 있어요. 직원용 식당이랑 임원들 식당으로 나뉘어 있어요. 우리 회사 식당에서 채소랑 과일을 꽤 많이 쓰거든요. 형수님 회사에서 양성 쪽으로 농산물 납품도 하세요? 가능하다면 저희 식당 구매팀이 한번 거래를 검토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가급적이면 남 좋은 일 시키기보다는 가족끼리 서로 도움이 되는 쪽이 낫다는 생각이었다.물론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하고 있었다. 두 지역 거리가 워낙 멀어서 하예정의 회사가 양성까지 납품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소량 물량만 따로 보내 달라고 하기에는 운송비용 부담이 너무 컸다.하지만 이미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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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2화

하예정이 웃으며 물었다.“도련님이랑 남수지 씨는 꽤 오래 경쟁해 왔나 봐요?”전유하가 어깨를 으쓱했다.“양선 회사 들어오고 나서부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죠. 어쩌다 보니 계속 부딪치게 되었는데 벌써 5년쯤 된 것 같네요. 그래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남수지 씨는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 만만한 상대 아니죠. 그런 경쟁자가 있으니까 오히려 긴장도 되고 재미도 있어요. 같은 업계만 아니었으면 저도 꽤 좋게 봤을 거예요. 양성 업계에서도 입지가 탄탄하고 남씨 가문의 따님이라 재벌 가문의 어른들 사이에서는 며느릿감으로도 많이 거론되는 걸로 알아요. 다만 또래 사업가들은 협업은 좋아하면서도 연애 대상으로는 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더라고요. 워낙 기가 세서 같이 있으면 위축된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전유하 생각에는 단순히 부담 때문만은 아니었다. 남수지가 워낙 뛰어나니 스스로 밀린다고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을 거라고 봤다.그래서 다들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막상 결혼 이야기까지 나오면 한발 물러서는 경우가 많았다.그녀에게 소개 자리도 몇 번 들어갔다고 들었지만 결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하예정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건 뛰어난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죠. 남수지 씨 정도면 분명 잘 어울리는 사람이 나타날 거예요.”“형수님, 남수지 씨 마음에 드셨나 봐? 오늘 처음 본 사이인데 벌써 남수지 쪽 편을 드시는 느낌인데요. 제가 형수님 가족이고 남수지 씨는 저의 앙숙이거든요. 앙숙!”장난스럽게 던진 말이었다.전유하가 자기 얼굴을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저 여자가 저를 때렸어요. 여자인 걸 생각해서 참은 거지 아니었으면 진작 맞받아쳤을 거예요. 혼쭐을 내줬을 텐데...”하예정이 솔직하게 말했다.“그래도 저는 남수지 씨가 꽤 마음에 들어요. 도련님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던데요.”“인성 자체는 괜찮아요. 그건 인정해요.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가장 까칠한 모습만 저한테 보였으니까 제 눈에는 괘씸한 사람으로 보일 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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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3화

“계속 그렇게 피해 보세요. 제가 아무리 재촉해도 소용없겠지만 태윤 씨가 나서면 다를걸요. 태윤 씨는 저처럼 이렇게 부드럽게 말하지는 않을걸요. 태윤 씨도 도련님을 못 움직이면 할머니께서 직접 비행기 타고 오실지도 몰라요. 그때 가면 더 곤란해질걸요.”전유하는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형수님, 제가 결혼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건 아니에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야 결혼하죠. 게다가 우리 가문의 며느리 기준도 꽤 높은 편이고요. 형수님, 우리 형한테 전화부터 하세요. 괜히 걱정하실 테니까. 저는 애들 데리고 잠깐 나가서 놀다 올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유하는 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결혼 이야기에서 어떻게든 도망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하예정은 한숨을 내쉬었다.전유하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냈다.전태윤에게 전화한 것이 아니라 먼저 전씨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전씨 할머니가 전화를 받았다.요즘은 청력이 예전 같지 않아 휴대전화 벨 소리도 잘 듣지 못하셨다.곁에 있던 사람이 알려 주고 나서야 전화가 온 사실을 아셨고 돋보기를 쓰고 보청기까지 착용한 뒤에야 전화를 받으셨다.“할머니.”하예정이 애교 어린 목소리로 부르자 전화기 너머에서 전씨 할머니가 웃으며 물었다.“양성에는 잘 도착했어?”“벌써 도착했죠. 먼저 도련님을 만났는데 도련님이 간식도 사 주고 여기 있는 별장까지 데려다주셨어요. 이제 좀 한가해져서 이렇게 전화드리는 거예요. 할머니는 뭐 하고 계세요?”하예정은 전화기 너머로 사람들 말소리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물었다.“아무것도 안 해. 그냥 몇몇 어르신들 모셔서 이야기 좀 나누고 산책도 하면서 시간 보내고 있지.”예전에는 전씨 할머니의 곁에서 함께 수다를 나누던 분들이 꽤 많았지만 이제는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아직 계신 분들은 몇 분 되지 않았는데 건강 역시 예전 같지 않았다.연세만 놓고 보면 전씨 할머니가 더 많았지만 그분들은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한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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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4화

전씨 할머니는 증손주들이 너무 시끄럽다고 투덜거렸지만 곁에 있던 어르신들은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은 원래 이런 북적이는 분위기 좋아하시잖아요. 자손이 이렇게 많으니 얼마나 행복해요. 저희 같으면 증손주가 일곱, 여덟이나 곁에서 재잘거리면 꿈에서도 웃을 것 같은데요.”할머니도 그저 입으로만 투덜거릴 뿐 속으로는 무척 흐뭇해하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종종 소정남에게 연락해 둘째 아이를 데려오라고 했고 소지훈의 아이도 자주 리조트에 오라고 했다. 소지훈의 아들은 아직 두 살을 조금 넘긴 나이라 유치원에도 다니지 않았지만 어찌나 활발한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였다.전씨 할머니가 북적이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지훈은 아들을 자주 리조트로 보냈다.그럴 때면 은퇴한 소균성 부부도 함께 찾아왔다. 지금은 소지훈이 대표 자리를 이어받아 더 이상 도련님 신분이 아니었다.서원 리조트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장난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전씨 가문의 증손주 세대에는 이미 일곱 명의 남자아이가 있었다.평소에는 그중 세 명이 유치원에 다녔지만 지금은 여름방학이라 모두 집에 머물고 있었다.아이가 많다 보니 아무리 사이좋은 형제라도 가끔은 다투고 티격태격하기 마련이었다.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늘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그 장면을 바라보셨다.“유하는 잘 지내느냐? 설에 한 번 다녀간 뒤로 아직 얼굴을 못 봤어. 혹시 이 할머니 잊은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할머니, 도련님은 요즘 많이 바쁘세요. 어떻게 감히 할머니를 잊겠어요. 만나기만 하면 늘 할머니 안부부터 여쭤보시는데요. 지금은 아이들 데리고 밖에 나가 놀고 있어요. 조금 있다가 전화하라고 말씀드릴게요.”전씨 할머니가 코웃음을 쳤다.“흠, 그 정도는 해야지. 하연이가 일곱째 삼촌을 잘 따르잖아. 반년이나 못 봤는데도 아직도 기억하고 있지?”“가끔 영상통화도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잘 기억하더라고요. 어린애치고는 기억력이 꽤 좋아요.”전씨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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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5화

전씨 할머니가 나이 들었다며 자신을 낮추는 말을 꺼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기에 하예정은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하예정에게 전씨 할머니는 언제까지나 든든하고 젊은 어른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존경하는 분이기도 했다.요즘 할머니가 전유하와 전유림의 혼사를 은근히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하예정은 자연스럽게 전유하 이야기를 꺼냈다.“두 사람이 몇 년째 티격태격해 왔대요. 서로를 꽤 잘 아는 사이더라고요. 제가 양성에 도착하자마자 남수지 씨를 만났는데 두 사람이 말다툼하는 걸 지켜보니까 왠지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전씨 할머니는 곧바로 관심을 보였다.애초에 하예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양성으로 온 것도 전씨 할머니의 제안이었다. 여행도 할 겸 전유하에게 결혼 이야기를 슬쩍 꺼내 보라는 뜻이었다.서른하나가 되도록 아직 혼자인 전유하를 떠올릴 때마다 전씨 할머니 마음은 편치 않았다. 미리 좋은 인연을 챙겨 주지 못한 것 같아 괜히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아홉 손자 가운데 가장 고집 세고 다루기 어려웠던 전태윤조차 서른 살에 결혼시켰던 할머니였다.그런데 전유하는 아직도 혼자인 모습을 보면 괜히 더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전유림도 올해 스물아홉이었다. 그는 전유하보다 두 살 어렸고 막내 전지율조차 벌써 스물다섯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그래서 전씨 할머니는 가끔 전지율에게도 연애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만나 보라고, 서두를 필요는 없으니 2년 정도 연애한 뒤 결혼해도 늦지 않다고 말하곤 했다.전창빈이 선우민아와 결혼했을 때가 스물일곱이었다. 형제들 가운데서는 가장 이른 나이에 결혼한 셈이다.하지만 전지율은 별로 서두르지 않았다. 위로 형들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먼저 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무엇보다 아직 독신 생활을 끝내고 싶을 만큼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나이도 아직 젊으니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이었다.게다가 전씨 가문의 아들들이 결혼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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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6화

“도련님도 눈치챈 것 같더라고요. 저는 도련님이 어떻게 그 선을 넘을지 좀 지켜보고 싶어요.”하예정은 차라리 두 아이를 데리고 양성에 남아 여름방학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그러면 전유하의 재미있는 연애사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을 테니까.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뿐이었다.그녀는 열흘 뒤면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가야 했다.하예정에게도 직접 챙겨야 할 사업이 있었고 시어머니 역시 전씨 가문의 살림을 점차 하예정에게 맡기기 시작했다.그래서 자기 사업뿐 아니라 집안의 여러 일과 크고 작은 사업까지 함께 관리해야 했다.전씨 가문에는 임대로 놓은 부동산도 적지 않았다. 이런 일은 원래 안주인이 챙겨야 할 몫이었던지라 직접 임대료를 받으러 다닐 시간은 없지만 최소한 장부 정리는 해야 했다.하여 그녀는 늘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게다가 전태윤도 하예정이 양성에 그렇게 오래 머무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애초에 전태윤은 일주일만 놀다가 돌아오라고 했지만 하예정은 일주일은 너무 촉박하다고 생각해 남편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결국 열흘까지는 허락을 받아냈다.전태윤은 아내가 여행을 간 동안 그녀의 사업은 자신이 대신 챙기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혼자 집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었다.아내밖에 모르는 남자한테 아내가 잠시라도 눈앞에서 사라지면 그것조차 견디기 힘든 법.열흘 동안 집을 비우면 얼마나 보고 싶겠느냐며, 심지어 아들이 그 틈에 자기 자리를 차지할까 봐 걱정된다고까지 말했다.친아들 질투까지 한다니 하예정으로서는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전태윤은 평소 아들과 은근히 애정 경쟁을 벌이곤 했지만 그렇다고 아들을 아끼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다만 아들에게는 조금 엄하게 대했고 딸에게는 한없이 다정했다. 딸은 전씨 가문에서 여러 세대를 기다려 얻은 보물 같은 존재라며 늘 극진히 아꼈다.전태윤은 아들은 제대로 단련해야 한다고 늘 말했다. 훗날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지 않더라도 스스로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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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7화

하예정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할머니, 괜찮으시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슬쩍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양성에 있는 동안 남수지 씨도 좀 더 지켜보려고요. 도련님이 앙숙이라고는 해도 사람 자체는 괜찮다고 하던데 아마 정말 괜찮은 분일 거예요.”“그래, 많이 찍어서 보내다오. 특히 둘이 티격태격할 때 모습이면 더 재미있지.”전씨 할머니는 원래 그렇게 투덕거리면서도 정이 깊은 커플들의 이야기를 무척 좋아했다.“태윤에게는 전화했니?”“아직이요. 먼저 할머니께 전화드린 거예요. 조금 있다가 전화하려고요. 지금 회사에 있어서 바쁠 거예요.”전씨 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얼른 전화해 봐. 괜히 또 서운해할라. 원래는 통이 큰 녀석인데 결혼하고 아빠가 된 뒤로는 괜히 속이 좀 좁아졌더라.”질투도 늘었고 아이들과 은근히 애정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아무리 가장 아끼는 딸이라 해도 하예정 마음속에서 자기보다 더 앞서는 건 못 견디는 눈치였다.하예정이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신경 써도 전태윤은 금세 서운한 기색을 드러냈고 말끝마다 질투가 묻어나곤 했다.전씨 할머니는 하예정이 바로 전태윤에게 전화할 수 있도록 먼저 전화를 끊었다.할머니는 자신이 손수 키운 손자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전태윤은 실제로 혼자 속을 끓이는 중이었다. 아내가 양성에 간 지 꽤 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물론 하예정은 오늘 막 도착한 참이었다.공항에 내리자마자 무사히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긴 했지만 그 이후로는 아직 전화 한 통 없었다.전태윤은 아내가 자신을 두고 아이들만 데리고 양성으로 놀러 간 것처럼 느껴졌고 그게 괜히 서운했다.흔히 여자가 엄마가 되고 나면 관심이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쏠리고 남편에게는 소홀해지기 쉽다고 하지 않던가.전태윤은 나름대로 아내의 관심이 온통 아이들에게만 가지 않도록 애써 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내가 곁을 떠나 있으니 결국 아이들을 더 우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한숨이 절로 나왔다. 차라리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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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8화

대표에게서 긍정적인 답변을 듣자 발표자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오늘 오후 전태윤의 모습은 어딘가 평소와 달랐다. 예전 같으면 회의에 온전히 집중했을 텐데 오늘은 자꾸 다른 생각에 빠지는 듯했다.평소 회의가 시작되면 전태윤은 모두에게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돌리거나 전원을 끄라고 했고 본인도 회의 중에는 거의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않았다.그런데 오늘은 휴대전화를 테이블 위에 그대로 올려둔 채 무음으로도 바꾸지도 않고 틈만 나면 화면을 확인했다.마치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말이다.물론 누구도 감히 이유를 묻지는 못했다. 다들 속으로만 무슨 일인지 짐작해 볼 뿐이었다.그때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따르릉!전태윤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화면에 하예정의 이름이 뜨자 조금 전까지 보이던 산만한 기색이 단번에 사라지고 전화를 받기도 전에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그들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전태윤이 기다리던 전화가 십중팔구 하예정의 전화였다.그를 이렇게까지 마음 쓰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그녀뿐이었다.회의실 안의 직원들은 속으로 중얼거렸다.‘두 사람 사이에 설마 다툼이라도 생긴 건가? 그래서 대표님이 일부러 먼저 연락하지 않고 사모님이 먼저 고개 숙이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 제발! 으악! 아닐 거야...’전태윤 부부가 갈등이라도 생겨 냉전하기 시작하면 고생하는 건 늘 주변 사람들이었다.전태윤의 심기가 불편해지면 업무 분위기도 덩달아 다운되고 직원들은 괜히 눈치만 보다가 진이 빠지곤 했다.“이진아, 회의 좀 맡아 줘. 나는 전화 좀 받고 올게.”전태윤은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서두르는 모습만 봐도 누구의 전화인지 뻔했다.하예정의 전화가 틀림없었다.회의실을 나오자마자 그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일부러 목소리를 한껏 누그러뜨린 그는 매우 불쌍한 척 말했다.“여보, 나 아직 당신 남편인 건 기억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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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9화

전태윤은 속으로는 전씨 할머니에게 살짝 질투가 났지만 내색하지는 못했다.하예정에게서 온 전화를 전씨 할머니가 먼저 받은 것도 당연했다. 집안의 어른이니 그 앞에서는 전태윤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전태윤이 물었다.“아기는 말 잘 듣지? 유하가 마음에 둔 사람이 생긴 것 같다고? 할머니도 한시름 놓으시겠네. 요즘은 유하랑 유림의 결혼 문제를 가장 신경 쓰시는데 내 생각에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 인연이라는 게 오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잖아. 자연스럽게 결혼하고 아이도 낳게 되겠지.”하예정이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할머니가 그때 그렇게 밀어붙이지 않으셨으면 당신이 나랑 결혼했을까요? 아마 지금까지도 혼자였을걸요.”전태윤이 웃었다.“그만큼 우리 인연이 온 거지. 인연이 왔으니까 할머니께서 밀어붙였을 때 내가 결혼한 거야. 인연 아니었으면 몇 년을 재촉해도 난 결혼 안 했을걸.”“그렇긴 하네요.”하예정도 인정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유하 도련님 쪽은 확실히 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두 사람 다 자기 마음을 또렷하게 아는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도련님이 좀 더 빨리 깨달을 수도 있겠지만 상대방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유하 도련님이랑 늘 티격태격하는 상대는 양성 가문의 아가씨 남수지 씨예요.”전태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성씨가 뭐든, 어느 집안 아가씨든 나랑은 상관없어. 유하가 그 여자랑 결혼해서 집안 식구가 되면 그때 가서 조금 관심 가지면 돼.”어차피 한 식구가 될 사람이면 얼굴도 이름도 알아 두는 게 예의였다.하예정이 그를 타박했다.“당신은 큰형이잖아요. 동생들 일도 좀 신경 써요. 할머니 혼자 그렇게 마음 쓰시게 하지 말고요.”전태윤이 웃으며 말했다.“여보도 알잖아. 난 마음 움직이면 바로 사랑에 빠지는 타입이라 지금 내 눈에도 마음에도 당신밖에 없어. 다른 여자들은 나랑 상관없는걸. 동생들 결혼 문제까지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어. 솔직히 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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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0화

전태윤이 질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역시 당신은 나보다 애들을 더 좋아한다니까. 여보, 우리 둘이야말로 평생 같이 사는 사이잖아. 애들은 크면 결국 자기 가정 꾸리고 떠나는 거고. 그러니까 나를 1순위로 둬야 해. 애들이 나보다 앞서면 안 돼.”하예정이 핀잔을 주었다.“전태윤 씨, 안 부끄러워요? 그 애들도 당신 자식이잖아요. 당신도 퇴근해서 집에 오면 하연부터 찾지, 나부터 찾는 건 아니잖아요. 나도 질투 좀 했거든요. 질투도 적당히 하세요. 너무 하면 저도 곤란해요.”전태윤이 웃었다.“어쩔 수 없어. 애들이랑 괜히 경쟁하게 된다니까. 걔들도 아빠인 나랑 은근히 엄마 차지하려고 경쟁하잖아. 우리가 좀 다정하게 지내려고 하면 꼭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서 떨어뜨려 놓는다니까. 밤에 여보랑 좀 오붓하게 있고 싶어도 애들 눈치 봐야 하고. 예전엔 시우 눈치 보다가 시우가 좀 크니까 또 하연이가 따라붙고. 지금은 아직 하연이가 우리랑 같이 자지만 조금 더 크면 방 따로 쓰게 해야겠어.”전태윤은 아이들을 무척 아끼지만 아내와 시간을 보내려다 아이들 때문에 방해받을 때면 괜히 속상해지기도 했다.스스로 작은 ‘연적’ 둘을 키운 셈이라며 투덜거릴 때도 있었다.하예정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누가 하연이는 자기 심장이고 보물이라고 했더라? 자기 목숨 같다고 해 놓고 이제 와서 또 불평이에요?”“아빠가 자기를 귀찮아한다는 걸 알면 하연은 아마 한 달은 안 안아 줄 걸요. 그때 가서 속상해하지나 마요.”전태윤이 곧바로 꼬리 내렸다.“여보, 그냥 투덜거린 거지 진짜 싫다는 게 아니야. 우리 딸 하나뿐인데 얼마나 귀한데. 우리 집 귀한 딸이야. 하연이를 낳고 나서 준성 씨가 하나도 안 부러워. 나도 딸 있는 사람이 됐잖아. 우리 전씨 가문도 이제 더 이상 남자들만 있는 집안 아니야. 다 하연이 덕이지.”“지연이도 이제 초등학교 다니잖아요. 예쁘고 귀엽고 성적도 좋고 또 의젓하기까지 한데 준성 씨도 당신을 부러워하지 않을걸요.”예지연 남매가 한 살 무렵 하예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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