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 내가 왜 죄책감이 드는 거지? 우리는 원수잖아!’두 사람은 원래 철저한 경쟁 상대였다.예전부터 전유하는 남수지를 한 번도 봐준 적이 없었고 심지어 조금의 여지도 두지 않았다.남수지도 마찬가지였다. 늘 맞부딪치고 서로 못마땅해하며 상대가 쉽게 넘어가도록 가만히 두는 법이 없었다.하지만 하예정과 아이들 앞에서 계속 티격태격하는 건 보기 좋지 않아 두 사람 모두 입을 다물었다.시간이 조금 흐르자 전유하의 얼굴 붓기도 꽤 가라앉았다. 남수지는 얼음팩을 그의 손에 쥐여 주며 말했다.“많이 가라앉았어요. 남은 건 직접 하세요. 저는 회사에 가봐야 해서요.”전유하는 더 붙잡지 않았다. 그저 돌아서는 그녀의 뒷모습을 잠자코 바라봤다.하예정과 아이들도 함께 그 모습을 지켜봤다.남수지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하예정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도련님, 이제 그만 보세요. 이미 멀리 가서 안 보여요.”전유하는 그제야 시선을 거두며 가볍게 헛기침했다.테이블 위를 보니 주문했던 디저트는 이미 다 비어 있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형수님, 일단 우리 집으로 가시죠. 경호원들한테 위치를 보내셔서 택시 타고 바로 오라고 하시면 돼요.”“차라리 우리를 호텔로 데려다주세요.”하예정은 시동생 집에 묵는 게 조금 마음에 걸렸다.아이들이 시끄럽게 굴면 괜히 폐를 끼칠 것 같았고 무엇보다 아직 미혼인 시동생에게 신세를 지는 것도 마음이 쓰였다.전유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형수님, 애들 데리고 호텔에 묵으시면 저는 앞으로 집에 못 들어가요. 할머니랑 부모님, 그리고 형한테도 제대로 혼나요. 제가 사는 별장이 꽤 넓어요. 평소에는 저랑 직원 몇 명만 있어서 너무 조용하거든요. 오히려 좀 북적거리는 게 좋아요. 애들이랑 편하게 지내세요. 저는 일이 많아서 회사에서 자는 날도 많고 일찍 끝나는 날에만 가끔 집에 들어가요. 경호원이나 도우미 쓸 방도 다 있으니까 집사한테 미리 준비해 두라고 할게요.”형수가 조카들을 데리고 여행까지 왔는데 그의 집을 놔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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