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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461 - Chapter 4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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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1화

“서른다섯이면... 좀 늦은 거 아닌가요?”하예정이 말했다.“형제 중에도 가장 늦은 나이에 결혼한 분이 태윤 씨잖아요. 그때 저랑 결혼하셨을 때 서른이었죠.”전유하도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려 했다.그때 품에 안겨 있던 전하연이 고개를 들어 그의 커피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셔 보고 싶은 눈치였다.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하연아, 그건 어른들이 마시는 거라 너는 마시면 안 돼. 대신 너랑 오빠는 과일 주스나 따뜻한 물은 마실 수 있어.”전하연은 엄마를 한번 보고 이어 전유하를 힐끗 보더니 알아들었다는 듯 얌전하게 먹던 간식을 계속 먹기 시작했다.먹으면 안 되는 건 어른들이 절대 주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울거나 떼를 써도 소용없었다.반대로 먹어도 되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내면 어른들이 알아서 챙겨 주곤 했다.아이치고는 눈치도 빠르고 제법 영리했다.전하연은 일곱째 삼촌 품에 기대앉아 우아하게 간식을 먹고 있었다.그래도 이 간식은 여섯째 삼촌이 만들어 주던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다.전창빈이 돌아오지 않은 지도 꽤 되었는데 전하연은 그가 해 주던 간식과 음식이 문득 그리워졌다.특히 아이들 입맛에 맞게 만들어 주던 음식들은 정말 맛있었다.전창빈은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늘 전하연이 먹기 좋게 여러 가지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곤 했다.“삼촌.”전하연이 전유하를 불렀다.“어? 하연아, 왜 그래?”전유하가 고개를 숙여 품에 안긴 전하연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물었다.“보고 싶었어요.”그 한마디에 전유하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는 전하연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웃었다.“나도 우리 하연이가 많이 보고 싶었어. 오빠들도 그렇고. 아무튼 삼촌은 늘 너희가 보고 싶었단다.”전시우가 한마디 했다.“그렇게 보고 싶으면 왜 집에 안 오세요?”전유하는 손을 뻗어 큰조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일이 너무 바빠서 그래. 일이 좀 정리되면 한번 돌아갈게.”그때였다.“여보!”갑자기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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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2화

그 한 대에 전유하는 순간 얼떨떨해졌고 하예정도 놀라 눈을 크게 떴다.양성은 관성과 거리가 멀어 이곳 사람들이 전유하가 관성 전씨 가문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었다.그래도 양성에서 이룬 성과나 입지를 생각하면 누가 이렇게 함부로 대할 거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남수지가 목소리를 높였다.“여보! 어떻게 나한테 이래? 밖에서 여자 만나고 애까지 둘이나 있었어? 이 아이들이 당신이랑 좀 닮았는데 아니라고 할 거야? 정말 미친 거 아니야?”말을 마치자마자 남수지는 다시 손을 들어 올렸다.최근 거래 문제로 감정이 쌓여 있던 터라 이번 기회에 한 대 더 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하지만 두 번째 매는 전유하의 얼굴에 닿지 못했다.하예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남수지 손목을 단단하게 붙잡았기 때문이다.전유하는 아직 전하연을 안고 있었기에 혹시라도 아이가 다칠까 봐 바로 맞서기 어려운 상황이었다.하예정도 그 점이 걱정돼 먼저 나선 것이었다.남수지는 하예정을 쳐다보았다.하예정은 아름답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였다. 차분하게 보이면서도 커리어 우먼 같은 인상이었다.‘언제 이런 유부녀를 알게 된 거지? 연애도 안 하던 사람이 혹시 이런 타입을 좋아해서 그동안 솔로 행세를 했던 거야?’솔직히 눈앞의 하예정은 정말 눈에 띄게 예뻤다.보기에도 너무 매력이 넘쳐 자신이 남자였다면 호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고 남수지는 생각했다.“이거 놔! 남의 남편 유혹해 놓고 뻔뻔하게!”“너야말로 뭐야! 이 남자가 당신 남편이야? 정말 부부야? 확실해? 여자 친구도 없는데 무슨 아내가 있다고 지랄이야! 나 전유하 형수야. 애인도 아니고 그런 관계도 아니거든. 그리고 애들은 전유하 조카들이야. 내 남편이랑 전유하는 형제야. 형제끼리 닮는 게 뭐 그리 이상해? 조카들이 삼촌 좀 닮았다고 해서 뭐가 문제인 건데?”남수지는 순간 말이 막혔다.“형... 형수님이라고요?”하예정은 손힘도 꽤 셌다. 남수지가 아무리 빼려 해도 쉽게 풀리지 않았는데 마치 무술을 배운 사람처럼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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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3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던 하예정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럴 거면 그냥 혼인신고부터 하세요. 이미 여보라고 부르셨잖아요. 아예 부부로 확실하게 정리해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전유하와 남수지가 동시에 하예정을 바라봤다.표정도 묘하게 비슷했고 둘 다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잠시 후 두 사람 시선이 다시 서로에게 향했다.“뭘 봐요?”남수지가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전유하도 바로 받아쳤다.“남수지 씨가 안 보면 제가 남수지 씨를 보는지 안 보는지 어떻게 아십니까? 그리고 그렇게 아름다운 것도 아니시잖아요. 노처녀면서.”“뭐라고요? 난 아직 매우 젊거든요. 오히려 전유하 씨가 나이를 많이 드신 거 아닌가요?”그때 하예정이 다시 한마디 던졌다.“그럼 잘됐네요. 노총각이랑 노처녀, 딱 맞는 조합 아닌가요?”두 사람 시선이 다시 동시에 하예정에게 향했다.전유하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형수님, 제발 그런 농담 좀 그만하세요. 차라리 평생 혼자 살지 이런 사람이랑은 안 해요.”“저도 마찬가지예요. 평생 혼자 살면 살았지 전유하 씨랑은 절대 결혼 안 합니다.”하예정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하예정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저렇게 큰소리치던 사람일수록 나중에 꼭 말이 바뀌곤 했으니까.예전에 전태윤도 그랬다. 자신은 질투 같은 건 모른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막상 결혼하더니 괜히 질투부터 하는 일이 잦았다.특히 김진우 일에는 더 그랬다.돌이켜 보면 전태윤 직감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었다. 하예정과 김진우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으니까. 그 사실을 알자마자 하예정은 바로 거리를 두었다.지금은 김진우도 이미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안정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전태윤도 더는 그를 연적으로 여기지 않았다.“남수지 씨라고 했죠? 저는 전유하 씨 형수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제 아이들이자 전유하 씨 조카들이에요. 남수지 씨가 생각하신 그런 관계 아니에요. 기왕 오신 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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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4화

남수지는 뭐라 말하려다 결국 입을 다물었다. 반박할 말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전유하가 처음 회사를 맡았을 때 그의 회사가 성장할 조짐을 보이자 남수지는 미리 싹을 자르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번 견제하며 계약을 가로채고 고객을 빼앗았다.그렇게 계속 압박을 받았는데도 전유하는 회사를 지켜내고 키워왔다.실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회사 대표가 전유하에게 지분 절반을 넘긴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전유하가 없었다면 지금의 회사도 없었을 테니까.지분을 갖게 된 뒤 전유하는 경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고 회사 대표는 절반 지분만으로도 큰 부담 없이 안정적인 이익을 얻고 있었다.남수지의 눈에도 그 대표는 사람 보는 눈이 있고 결단력이 강한 인물로 보였다.“남수지 씨, 제 얼굴이 부어오른 거 보이시죠? 마음만 먹으면 신고하고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받고 치료비도 청구할 수 있어요. 그런데도 그냥 사과 한마디로 끝내실 생각입니까?”전유하는 이번 일을 그냥 넘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남수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전유하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잠시 뒤 그녀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얼음 좀 가져오라고 할게요. 우선 얼굴부터 찜질하세요. 붓기 좀 가라앉혀요.”남수지는 휴대전화를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얼음팩 하나 준비해서 가져오라고 지시했다.비서가 왜 필요하냐고 묻자 이유 묻지 말고 준비만 하라고 짧게 답했다.통화를 마친 남수지는 카페 안에 있던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오해하지 마세요. 이 사람 제 남편 아닙니다. 저희는 그냥 사업에서 경쟁하는 사이입니다.”잠시 숨을 고른 뒤 그녀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제가 이번에 거래처를 빼앗긴 게 마음에 걸려서 화를 참지 못하고 그만... 마침 전유하 씨가 형수님이랑 커피 마시고 있는 걸 보고 순간 욱해서 일부러 그런 말까지 했습니다. 괜히 오해 살 상황 만들고 홧김에 손까지 올라갔어요. 제 잘못입니다. 전유하 씨께 정식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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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5화

남수지는 깊게 숨을 고르며 잠시 머뭇머뭇하다가 입을 열었다.“제 잘못이에요. 여기서 비서가 얼음팩 가져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전유하 씨 얼굴 붓기 빠질 때까지 제가 직접 얼음찜질해 드릴게요.”전유하는 앉으라는 듯 손짓했다.남수지는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하예정은 더 이상 끼어들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묘하게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시선을 그쪽으로 향했다.전하연은 아직 어려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전시우 역시 자세한 사정까지는 몰랐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오늘은 자기 일곱째 삼촌 전유하가 이긴 것 같다는 사실이었다.저 이모는 얼굴은 정말 예뻤지만 너무 무서웠다. 게다가 자기 삼촌까지 때렸으니 전시우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전시우는 남수지가 무척 싫었다.전태윤이 늘 말하곤 했다.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겉모습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속마음이 검은 사람도 많다고 했다.나중에 배우자를 고를 때도 외모보다 인성을 먼저 보라고 했었다.전시우는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었다. 아빠가 엄마와 결혼해 함께 사는 것처럼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 가족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아직 꼬마인 자기와는 한참 먼 이야기였다. 아빠 말로는 아무리 빨라도 스물여덟이나 스물아홉쯤은 되어야 결혼할 수 있다고 했다.전시우는 이제 겨우 여섯 살이었다.전태윤은 가끔 장난처럼 말했다. 아들이 자기 아내를 독차지하고 있다면서 하예정한테 너무 붙지 말라고 말이다.하지만 전시우는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엄마는 자기 엄마지, 아빠 엄마가 아닌데 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 말은 그냥 흘려들었다.아빠가 괜히 질투하는 거로 생각했다.자기처럼 귀엽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들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여겼다.전태윤이 여동생을 더 예뻐한다는 사실을 전시우도 알고 있었다.동생한테는 늘 다정하지만 자기에게는 공부하라는 말이 더 많았다.글씨 연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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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6화

“얘가 원래 좀 까다로운 편이라 아무한테나 안기는 애가 아니에요.”전하연은 집에서는 누구 품에나 잘 안기지만 밖에서 낯선 사람이 안아 보려고 하면 바로 입을 삐죽 내밀곤 했다.그런데 처음 본 남수지에게, 그것도 전유하와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던 상황인데도 안아 달라고 하는 모습에 하예정은 조금 놀라웠다.전유하가 조카를 다시 안아 올렸지만 전하연은 여전히 남수지 쪽으로 두 팔을 내밀며 안아 달라는 눈치였다.그러자 남수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조금 숙이더니 전유하에게서 아이를 받아 안았다.“따님 정말 너무 귀엽네요. 이목구비도 또렷하고 피부도 하얘서 한눈에 반할 정도예요. 수지 씨, 제 이름은 하예정이에요.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요.”남수지는 하예정과 아이들에 대해 금세 호감을 느꼈다.솔직히 전유하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가족들은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남수지가 전하연과 조금 놀아 주자 아이가 환하게 웃었다.“언니, 애가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쁘네요. 너무 사랑스러워요.”그 미소를 보자 남수지의 마음도 자연스럽게 풀어졌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아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정말 사랑스럽게 생긴 아이였다.남수지는 전하연이 보면 볼수록 마음이 가는 아이라고 생각했다.전하연도 남수지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그 모습을 본 전유하는 괜히 질투가 난는지 문득 투덜거렸다.“난 너의 삼촌이야.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삼촌한테는 뽀뽀 한 번 안 해 주더니 왜 이모한테는 뽀뽀해 줘?”남수지에게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 전하연은 안아 달라고 하더니 뽀뽀까지 해 주었다.“언니, 이 아이 이름이 전하연이에요?”남수지는 전하연을 무릎 위에 앉히며 물었다.여자아이를 보고 있자니 딸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그녀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라면 열 명을 낳아도 힘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네, 이름이 전하연이에요. 귀하게 얻은 아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에요. 남편 집안이 몇 대째 딸이 없었는데 제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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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7화

전유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생각해 보니 양성 관광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이곳에 온 지도 몇 년 되었고 집까지 마련했지만 정작 일로 바빠서 제대로 돌아다닌 적이 거의 없었다.어디가 관광지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실제로 가본 적은 없으니 재미있는지 어떤지도 알 리 없었다.“시우랑 하연이가 아직 어려서 갈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어요.”그러자 남수지가 말했다.“그 두 군데 말고 놀이공원도 괜찮아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이잖아요. 못 타는 놀이기구도 있겠지만 그래도 시우랑 하연이가 탈 수 있는 기구가 많아요.”전유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전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는 놀이공원에 가고 싶지 않아요.”집에 이미 놀이공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원 리조트에는 큰 놀이공원이 따로 있어서 방학만 되면 동생들과 거기서 놀곤 했다.그래서 이제는 크게 새로운 것도 없었다.오히려 아쿠아리움 쪽이 더 궁금했다.기억을 더듬어 보던 전시우는 어릴 때 부모님과 한두 번 가본 적은 있지만 전하연은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남수지는 조금 의외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꼬마야, 놀이공원이 엄청 재미있어. 또래 친구들도 많고 같이 놀 수 있어서 좋을 텐데.”전시우는 고개를 저었다.“이미 많이 가 봤어요. 재미없어요.”멀리 비행기까지 타고 여기까지 온 만큼 관성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곳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전시우는 평소에도 주말이면 부모님과 함께 밖에 있는 놀이공원에 자주 갔다.하지만 그곳 놀이기구들은 집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밖에 나가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줄을 서야 했다.사람이 많을 때는 한참 동안 기다려야 겨우 탈 수 있었고 막상 타는 시간은 몇 분도 되지 않았다.게다가 비용도 따로 들었다.물론 전씨 가문이 돈이 부족한 집안은 아니었지만 전시우는 나름대로 비교하게 되었다.같은 놀이기구라면 집에서 노는 편이 훨씬 자유롭고 편했다. 추가 비용도 들지 않고 마음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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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8화

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주말이면 우리는 아이들 데리고 바람도 쐴 겸 밖에 나가곤 해요.”가끔은 서원 리조트로 내려가기도 했다. 규모가 워낙 커서 아이들이 이틀쯤 놀아도 전혀 지루해하지 않았고 그동안 전씨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았다.연세가 많이 드신 전씨 할머니는 외출 횟수를 많이 줄이셨다.그래도 시내에 한 번 나가고 싶다고 하시면 손자들이 모두 긴장했다.말릴 생각은 하지 않고 최소 두 형제가 일을 잠시 내려놓고 직접 리조트로 내려가 전씨 할머니를 모시고 시내로 나가곤 했고 겸사겸사 증손주들도 만나게 해 드렸다.전태윤 형제들은 대부분 시내에 각자 집이 있어 평소에는 거기서 생활했고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시내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그래서 보통은 주말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리조트로 내려가 전씨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식이었다.할머니는 워낙 연세가 많다 보니 하루라도 더 함께 보내고 싶어 했다.남수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서 그렇군요. 그럼 시우는 아쿠아리움 가고 싶은 거죠? 제가 사람 보내서 안내해 드릴까요?”전시우는 예의 있게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우리 삼촌이 같이 가 주신다고 했어요. 이모 시간을 빼앗으면 안 돼요.”사실은 전시우는 남수지가 전유하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 보자마자 전유하 뺨을 때렸던 장면이 아직도 선명했다.전하연은 아직 너무 어려서 남수지에게 마음을 열었지만 전시우는 그렇게 쉽게 친해질 마음이 들지 않았다.남수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다음에 또 오면 내가 밥 한 번 살게.”전시우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이내 말했다.“이모가 우리 삼촌만 안 때리시면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남수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전유하는 남수지를 한 번 힐끗 보더니 전시우 머리를 쓰다듬었다.“역시 우리 시우가 삼촌 편을 들어 주네. 삼촌 걱정도 해 주고. 하연은 완전 배신자야. 예쁜 사람만 보면 바로 안아 달라고 하잖아.”전시우는 고개를 저었다.“삼촌, 우리 하연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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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9화

남수지의 인품이 어떤지는 전유하도 잘 알고 있었다.평판도 좋은 편이었다. 어쩌면 가장 까칠한 모습은 유독 그에게만 보이고 있는지도 모른다.그 사실이 전유하에게는 조금 못마땅했다. 보통 사람들은 좋은 모습부터 보여 주기 마련인데 남수지는 늘 거침없는 모습만 그에게 드러냈다.자신이 그녀에게 그런 대접조차 받을 가치가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잠깐 스쳤다.하지만 곧 피식 웃음이 나왔다.그동안 전유하도 남수지 계약을 여러 번 가로채고 고객까지 빼앗았으니 오히려 잘해 준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그리고 생각해 보니 자신 역시 남수지에게 썩 좋은 모습만 보여 준 건 아니었다.그 사실을 떠올린 전유하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어머, 우리 이렇게 안 지도 벌써 5, 6년인데 유하 씨가 저 보고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건 처음 듣네요.”남수지가 일부러 놀란 척하자 전유하는 곧바로 받아쳤다.“나쁜 사람이라고 해 달라면 그렇게 해 드릴 수도 있어요. 저는 상관없는데.”남수지는 어깨를 으쓱했다.“나쁜 사람일수록 자기 입으로 나쁘다고 안 하잖아요. 저는 멀쩡한 사람인데 괜히 그런 말을 했다가 이미지 깎일 필요 없죠. 그래야 나중에 시집도 가죠.”전유하가 피식 웃었다.“그런데 지금도 못 가고 계시잖아요. 서른 넘도록 남자 친구도 없으면서. 얼굴도 괜찮고 몸매도 나쁘지 않은데 왜 아직 연애를 못 하시는 겁니까?”조금 전까지만 해도 좋았던 분위기가 순간 깨져버렸다.두 사람은 또다시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기세로 맞섰다.남수지도 뒤질세라 말했다.“저 스물아홉이에요. 서른 아니거든요. 그리고 전유하 씨랑 상관도 없었던 일이잖아요.”그러고는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저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많거든요. 제가 관심 없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남자 친구 열 명, 스무 명쯤은 금방 찾을 수 있어요. 남 얘기할 거면 본인부터 돌아보시죠. 전유하 씨도 서른하나잖아요. 여자한테 인기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아직 혼자세요? 눈이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하예정은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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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0화

남수지가 더 말을 잇지 못하자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남수지 씨, 왜 반박 안 하세요? 계속 맞붙어야죠. 밀리면 안 되잖아요.”두 사람 시선이 동시에 하예정에게 쏠렸다.하예정은 조금 민망한 듯 웃었다.“두 분 말싸움 듣고 있으면 묘하게 재밌어서요.”두 사람은 워낙 오래 경쟁해 온 사이라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매일 고양이와 쥐처럼 싸우기만 하는 사이가 아니면 오히려 다른 감정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사실 하예정이 이번에 아이들을 데리고 양성에 온 데는 이유가 있었다.전씨 할머니와 명해은 부부가 전유하의 결혼 문제를 꼭 챙겨 보라고 거듭 당부했고 그 역할이 자연스럽게 맏며느리인 하예정에게 넘어온 상태였다.그래서인지 하예정은 전유하와 남수지를 보고 있으면 어딘가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느낌도 들었다.“형수님.”“언니.”두 사람이 동시에 하예정을 불렀다.하예정은 오히려 상황을 더 부추기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때 남수지의 비서가 급히 얼음팩을 건넸다.비서는 전유하의 부어오른 얼굴을 한 번 보고는 하예정과 아이들 쪽도 슬쩍 살폈다.그러고는 다시 남수지를 바라봤다.남수지는 담담하게 말했다.“먼저 들어가서 일 보세요. 저는 조금 있다가 회사로 갈게요.”그녀는 전유하의 얼굴에 얼음팩을 대 주는 모습을 비서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비서는 공손하게 인사했지만 얼굴에는 궁금함이 가득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비서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전유하는 바로 의자를 끌어 남수지 옆으로 붙였다.그는 부어오른 얼굴을 들이밀며 볼을 가볍게 두드렸다.“남수지 씨, 빨리 좀 부탁합니다. 얼굴이 이 모양이라 저의 멋진 이미지가 다 망가졌잖아요. 이 일 소문 나면 장가 제가 못 갈 수도 있어요. 그러면 책임지실 거예요?”남수지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망친 게 아니라 애초에 못 가는 거 아니에요? 왜 저한테 책임을 떠넘기세요? 그래도 원하시면 소개 정도야 금방 해 드릴 수 있어요. 회사에 괜찮은 직원들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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