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님, 왜 그렇게 저를 보면서 웃으세요?”전유하는 하예정의 시선을 받자 괜히 어색해졌다. 다행히 전태윤이 자리에 없어서 망정이지 있었으면 눈빛만으로도 한참 혼났을 터였다.“제가 지금 남수지 씨 연락처가 바로 생각이 안 나서요. 있죠? 좀 주세요. 전화해서 오늘 저녁 시간 되는지 물어보게요. 양성의 밤거리 구경도 좀 할 겸요.”관광도시답게 양성의 밤은 늘 활기가 넘쳤다. 늦은 밤이 되어도 거리에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전유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번호야 기억하죠. 기억상실증에 걸려도 그 번호만큼은 못 잊거든요.”사업 경쟁 상대였으니 취향이나 약점, 연락처까지 줄줄이 꿰고 있는 건 당연했다. 심지어 체형까지 알고 있다는 말은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하예정이 괜한 오해를 할 수도 있으니까.물론 그가 남수지에서 마음이 있다는 건 아니었다.아니, 솔직히 말해 사업 문제만 빼면 꽤 괜찮은 여자이긴 했다.둘이 은근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그 정도는 그냥 객관적인 평가일 뿐이라고 전유하는 스스로 선을 그었다.그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한참 울린 뒤에야 남수지가 전화를 받았다.전유하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남수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전유하 씨, 진짜 끝이 없네요? 당신 그렇게 뻔뻔한 사람인 줄 몰랐어요. 성씨가 혹시 양아치세요? 뭐든 다 저한테 떠넘기게요? 또 전화해서 밥 사라느니 보상하라느니 하면 바로 형수님한테 말할 거예요. 형수님 손에 한 번 걸리면 당신도 무사하지 못할걸요.”전유하는 그의 형수님을 무척 존중했다.하예정이 몇 마디 하면 전유하도 얌전히 물러설 거라는 사실을 남수지는 잘 알고 있었다.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자신 있다고 늘 말해 왔으니까.전유하가 억울하다는 듯 먼저 입을 열었다.“남수지 씨, 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벌써 판결부터 내려 버리는 거예요? 제 말도 좀 들어봐요. 저는 전씨 성을 가진 남자예요! 뻔뻔하다고 몰아붙이는데 당신도 크게 다를 건 없거든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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