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러세요?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요.”전유하가 평소와는 전혀 다른,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예상보다 반응이 확실했다. 하예정의 조언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말하는 톤만 바꿨을 뿐인데 남수지가 저렇게 당황할 줄은 몰랐다.이렇게 오래 알고 지내면서도 남수지의 얼굴에 저런 표정이 떠오른 건 처음이었다.마치 예상 밖 상황을 맞닥뜨린 사람처럼 순간 얼어붙은 모습이었다.전유하는 속으로 웃음이 났다.솔직히 꽤 재미있었다.남수지는 한동안 전유하를 빤히 바라보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전유하 씨 맞으세요?”“네, 맞습니다. 설마 못 알아보신 건 아니시죠? 그러면 조금 섭섭할 것 같은데요. 저는 남수지 씨를 금방 알아봤는데...”말투도, 표정도 지나치게 부드러웠다.남수지는 순간 팔에 소름이 돋았다. 평소 모습과 너무 달라서 오히려 더 어색했고 괜히 긴장까지 했다.옆에서 지켜보던 하예정이 속으로 피식 웃었다.‘생각보다 빨리 배웠군.’그때 전하연이 먼저 또박또박 인사를 건넸다.“이모. 이모.”전시우도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덧붙였다.“안녕하세요.”하예정은 시동생을 슬쩍 한 번 바라보더니 남수지에게 웃으며 말했다.“수지 씨, 신경 쓰지 마세요. 저 사람은 그냥 두고 우리 쇼핑이나 하러 가요.”그래도 남수지는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여전히 전유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힐끗거리더니 하예정의 팔을 끌어당겼다.그리고 사람들 눈을 피해 옆으로 몇 걸음 옮기면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언니, 왜 저러죠? 갑자기 그렇게 부드럽게 말하니까 오히려 더 이상해요. 평소에는 제 이름 또박또박 부르면서 으르렁거리기 일쑤였잖아요. 저 사람, 저한테 저렇게 다정하게 말한 적 한 번도 없어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원래 부드럽다는 걸 아니까 망정이지, 그걸 몰랐으면 성격이 원래 저런 줄 알았을 거예요. 혹시 언니가 한마디 하신 거예요? 그래서 형수님 앞이라 일부러 태도 바꾼 건가요?”하예정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혼낸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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