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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591 - Chapter 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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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1화

소정남은 또 바짝 다가와 전태윤이 하예정의 SNS를 보고 있는 것을 훔쳐보았다.“예정 씨가 이번에 애들 데리고 여행 가서 무척 즐거운 모양이지? 우리 와이프도 아들을 데리고 여행 가고 싶었는데 혼자서 그 녀석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한테 언제 휴가를 며칠 낼 수 있냐고 묻더라. 오래 필요한 것도 아니야. 일주일이면 충분해.”전태윤은 아내가 올린 SNS 사진을 다 본 뒤 휴대폰을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지금 네 손에 남아 있는 일들을 다 끝마치면 며칠 휴가 내.”소정남이 고맙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근데 그 녀석을 어디로 데리고 가야 할지 모르겠어. 애들은 다 놀이공원을 좋아하잖아. 그런데 우리 어른들이 놀이공원에 가면 너무 지루해.”“애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니까 주로 아이가 즐거워야지. 즐거운 어린 시절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니까 당연히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지. 너희 부부가 평소에 임준을 집에 두고 몰래 여행도 많이 다녔잖아. 애들이 방학해서 겨우 시간이 났으니까 애가 좋아하는 곳으로 데려가. 애들이 아직 어려서 풍경 좋은데 데려가 봐야 감상할 줄 몰라. 그냥 대충 보고 오는 것뿐 아무 의미 없어. 차라리 애가 좋아하는 놀이공원에 데려가서 신나게 놀게 하는 게 낫지 않아?”소정남은 잠시 생각하더니 친구 말이 맞는 것 같았다.그런데 곧 또 불평을 늘어놓았다.“우리 집에도 어린이 놀이공간이 있고 너희 리조트에도 대형 놀이공원이잖아. 다 놀아봤을 텐데 왜 여행을 가도 또 놀이공원에 가고 싶어 하지는 몰라.”전태윤이 말했다.“애들은 그냥 외출하는 즐거움을 좋아하는 거야. 사람 많고 떠들썩한 걸 좋아하고 순수하게 북적이는 걸 즐기는 거지. 앞으로 몇 년 동안이나 그렇게 놀겠어? 중학생 되고 청소년이 되면 그런 곳에 놀러 가도 별로 관심 없어 할 거야.”소정남은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는 공부하고, 무술 연습했을 때였는데 부모님이 놀이공원 가자고 하면 가기 싫어했다.차라리 게임하는 것이 더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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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2화

따르릉!아내와 아이 생각에 잠겨 있던 소정남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확인한 순간 그는 재빨리 휴대폰을 들었다.심효진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여보, 나 점심에 집으로 안 가. 먼저 식사해. 저녁때 들어갈 테니까. 오늘 밤 약속 없는데 나랑 영화나 보러 갈까? 임준이는 빼고 우리 둘만. 태윤이랑 얘기했어. 조만간 일주일 휴가 내고 당신이랑 임준이 데리고 여행 가려고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호텔은 내가 미리 알아놓을게.”“아빠!”그 순간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온 것은 아들 소임준의 목소리였다.“아빠, 또 나만 집에 두고 몰래 엄마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려고요? 아빠, 우리 어디로 가는데요?”소정남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어, 임준이냐? 엄마 회사에 갔어?”“집에 있는 게 너무 심심해서 엄마 따라왔는데 회사는 더 심심해요. 엄마는 너무 바쁘셔서 저랑 못 놀아줘요. 그래서 엄마 폰으로 아빠한테 전화했어요. 아빠는 나쁜 사람이에요. 자꾸 저만 빼놓고 엄마랑 데이트하고 다니잖아요.”꼬맹이의 투정 섞인 목소리가 익숙하게 아빠를 원망했다.꼬마가 아빠에게 불평하기 시작했다.그도 그럴 것이 소임준은 정말 자주 집에 혼자 남겨졌다.도우미나 조부모님과 함께 있다가 소정남 부부가 신나게 놀다 돌아오면 이미 꿈나라일 때가 많았다.가끔 부부가 외출할 계획을 미리 알았을 때 이번엔 꼭 따라가겠다고 벼르기도 했지만 결과는 매번 같았다. 언제 몰래 빠져나갔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꼬마에게 아빠와 엄마는 너무 교활했다. 항상 그를 따돌리고 두 사람만 나가 놀았다.“아빠, 저도 데이트할 거예요. 저도 영화 볼 거예요.”소정남이 능청스레 둘러댔다.“아까 아빠가 엄마한테 한 말은 그냥 농담이야. 아빠도 일 때문에 바빠서 그래. 밤에 약속도 있고 거래처도 만나야 하고 술자리에도 가야 해. 엄마랑 영화 볼 시간이 어딨겠어? 게다가 엄마도 마찬가지야. 예정 이모가 아직 안 돌아오셔서 예정 이모 몫까지 일하고 계셔. 그러니까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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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3화

양성 호텔.남수지가 예약한 룸.전유하는 벌써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그 옆 의자에는 꽃다발 하나가 놓여 있었다.그가 잠시 꽃집에 들러 급하게 사 온 아주 평범한 꽃다발이었는데 잠시 후 들어올 맞선 상대에게 전할 생각이었다.남수지에게 그가 진심으로 맞선을 보려 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오후에는 다시 꽃집에 들러 돈다발을 주문할 참이었다.물론 그 돈다발은 남수지에게 줄 생각이었다.일단 사업을 희생할지 말지는 막론하고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훔쳐야 하지 않은가.연애 전쟁을 벌이는 동시에 양선 회사의 업종 전환도 함께 추진할 참이었다.그렇게 전환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남수지도 곁에 남겨둘 수 있었다.두 사람 모두 적지 않은 나이기도 했다.그는 서른한 살, 남수지는 스물아홉 살.어른들 눈에는 둘 다 노총각, 노처녀로 보일 나이였다.따르릉!전유하의 휴대폰이 울렸다.남수지였다.그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유하 씨, 어디예요?”남수지는 막 호텔에 도착한 참이었다. 그녀 곁에는 맞선을 볼 의향 있는 젊은 신입 사원 한 명이 따라붙어 있었다.입사한 지 석 달밖에 안 된, 말 그대로 새내기 직원이었다.석 달 만에 전유하에게 완전히 매료된 모양이었다.그 3개월 동안, 전유하가 남씨 그룹에 몇 번이나 가보았을까.전유하는 계약을 빼앗겨 격분했을 때만 남씨 그룹으로 달려와 남수지에게 따지곤 했다.한 달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그 드문 기회에 신입 여직원이 첫눈에 반해버린 것이다.비서의 말대로 전유하처럼 뛰어난 외모를 지닌 남자는 첫눈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첫눈에 반할 확률이 유독 높다는 게 그 증거였다.“제가 수지 씨가 예약한 룸에 와서 벌써 차 몇 잔이나 마셨어요. 왜 아직도 안 오세요? 배가 등에 붙을 지경이에요.”남수지를 기다리기 위함이 아니었다면 전유하는 이런 곳에서 한 시간 가까이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다.전씨 가문의 일곱째 도련님의 인내심은 오직 진심으로 마음을 둔 사람에게만 발휘되는 법이었다.“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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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4화

그런데 비서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만약 그녀가 전유하를 좋아한다면 오늘 그녀에게 한 번 다가갈 기회가 있다는 것이었다.즉 맞선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였다.서미진은 처음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회사에서 갑자기 나와 전 대표님의 맞선을 주선한다고? 미인계라도 쓰려는 건가?’하지만 회사에서 미인계를 쓴다 해도 그녀가 그 역할을 맡을 수는 없었다.서미진은 미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전씨 그룹에는 그녀보다 훨씬 예쁜 여직원들이 수두룩했다.비서가 전유하와 맞선을 주선하려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서미진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그러나 여러모로 고민한 끝에 결국 남수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맞선자리에 나왔다.남수지의 말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서미진은 일단 운에 맡겨 보기로 한 것이다.전유하도 한때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양선 회사의 대표로 성장했다.서미진은 사회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아직 순수함이 남아 있는 신입 사원이었다.그녀는 전유하가 양선 회사를 이끌고 어려움을 극복해 낸 과정을 직접 목격하지 못하고 그저 지금 화려한 모습과 성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서미진은 운에 맡겨 보기로 했다.어쩌면 나쁘지 않은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만약 전유하가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인다면, 비록 남씨 그룹에서 해고당할지라도 도전해 보기로 했다. 결과가 좋다면 양선 회사로 자리를 옮길 수 있지 않은가.그런 마음으로 서미진은 이 자리에 나왔다.그리고 지금, 전유하와 마주한 순간에서야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정말 그와 맞선을 보러 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오셨어요.”전유하가 입을 열었다. 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남수지와 서미진에게 자리를 권했다.그리고 잠시 서미진에게 시선이 머물렀다.남수지는 그의 그런 미세한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입술을 깨물더니 웃음을 짜내며 말을 꺼냈다.“유하 씨, 미진 씨는 우리 회사 직원이에요. 유하 씨를 두 번 뵈었는데 그 두 번 만에 첫눈에 반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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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5화

“수지 씨, 저한테 할 말 있어요? 너무 작게 말해서 제가 잘 못 들었어요. 여기 제 옆에 앉아서 말해 보세요.”전유하가 빙그레 웃으며 옆자리를 열어 남수지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이쪽으로 오시면 제가 요리도 편하게 집어드릴 수 있는데.”남수지가 또 그를 흘겨보자, 전유하는 오히려 환하게 웃어 보였다.그녀가 당연히 그의 옆에 앉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는 게 분명했다.남수지는 지금 소개팅을 주선하는 사람이다.어떻게 맞선자리에서 어떻게 남자 쪽 옆에 앉아 반찬을 받아먹을 수 있겠는가.‘말도 안 되는 소리!’남수지는 미소를 띠며 서미진에게 음식을 권했다.“미진 씨, 유하 씨한테도 반찬 좀 권해 줘요. 유하 씨는 편식 안 하고 뭐든 잘 드세요. 게다가 유하 씨 요리 솜씨도 아주 좋다고 들었어요. 운 좋게 유하 씨가 만든 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잊지 못하고 그 맛이 일품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대요.”남수지는 그저 들은 얘기일 뿐이었다.그녀와 전유하의 철천지원수 관계를 생각하면 그녀가 그의 손수 만든 음식을 맛볼 행운은 영영 없을 것이다.그저 그 음식을 맛본 사람들의 칭찬만 들어왔다. 5성급 호텔 주방장을 뛰어넘는 솜씨라고.그때마다 남수지는 속으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전부 전유하에게 잘 보이려는 아부라고 생각했다.그의 요리 실력이 그렇게 뛰어날 리 없다고 믿었다.어쨌든 직접 먹어본 적 없으니 일단 믿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지금은 소개팅을 주선하는 사람으로서 전유하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그와 서미진을 잘 이어주는 게 그녀의 역할이었다.“미진 씨, 유하 씨의 장점은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 들어서 아시죠? 젊고 잘생겼고 사업도 성공했고 몇 년간 단 한 번도 스캔들 없이 깨끗하게 사셨어요. 사생활이 정말 말끔한 분이에요. 평소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아주 좋고 교양도... 있는 분이에요. 두 분이 잘되면 미진 씨는 그저 편하게 행복을 누리기만 하면 될 거예요.”남수지는 전유하를 칭찬하다가 중간에 잠시 멈칫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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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6화

‘이 나쁜 놈!’전유하는 여전했다.아니, 예전 그 모습 그대로였다.남수지가 그를 노려보자 그는 오히려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반쯤 몸을 앞으로 내밀더니 팔을 길게 뻗어 그녀의 이마를 살짝 찔렀다.그리고 애정이 담긴 어조로 말했다.“수지 씨, 그렇게 노려보면 너무 무섭잖아요. 저는 수지 씨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더 좋은데.”남수지가 그의 손을 철썩 쳐냈다.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표정으로 전유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유하 씨, 저랑 잠깐 나가서 얘기해요. 할 말이 있어요.”전유하가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여기서는 안 돼요?”남수지는 대꾸도 없이 밖으로 나가버렸다.전유하는 어쩔 수 없이 그 뒤를 따라나섰다.서미진은 맞선자리에서 전유하와 단 한 마디도 제대로 나눠보지 못했고 심지어 그는 그녀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서미진은 밖으로 걸어 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부대표님은 왜 전 대표님의 맞선을 주선하신 거지?’전유하의 태도는 뻔했다. 분명 남수지를 좋아하는 눈빛이었다.서미진이 이 자리에 나온 건 그저 밥이나 얻어먹으러 온 꼴이었다.전유하는 서미진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한숨을 내쉰 서미진은 공용 젓가락으로 자신이 좋아하지만 평소 비싸서 못 먹었던 반찬을 두어 가지 집어 먹었다.막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그녀에게는 아직 이런 곳에서 소비할 여유가 없었다.회사의 선배들 말로는 양성 호텔 음식이 아주 맛있고 서비스도 좋다고 했다.남씨 그룹 직원으로서 서미진은 처음으로 양성 호텔에 들어와 보았고 따라서 처음으로 이곳에서 식사를 해보았다.‘됐어. 맞선이 어긋났으면 그냥 맛있게 잘 먹고 잘 마시자.’애초에 오늘 맞선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전유하는 너무 뛰어난 남자였다. 그런 남자가 그녀와 같은 평범한 직원을 마음에 들어 할 리 없었다.서미진이 보기에도 전유하가 좋아하는 사람이 남수지인 것 같았다.두 사람이야말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 듯했다.전유하와 남수지는 비록 라이벌 관계라지만 서로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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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7화

남수지의 얼굴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전유하 씨! 좀 진지하게 나올 수 없어요?”전유하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저 너무 진지한데요? 웃지도 않았잖아요. 다 사실대로 말한 거예요.”남수지는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유하 씨, 정말 맞선 볼 생각 없는 거예요? 만약 생각 없으면 오후 맞선도 준비 안 할게요. 앞으로 한 달 동안의 맞선도 다 취소할게요. 내가 합의서에 사인해서 약속을 어길 순 없지만 유하 씨가 협조하지 않으면 그건 유하 씨 잘못이잖아요. 저랑 상관없어요. 내가 약속을 어겨도 내 잘못이라고 할 수 없을 거예요.”전유하가 맞받아쳤다.“저 왔잖아요. 수지 씨가 직원이랑 맞선 보라고 해서 왔고 꽃다발도 사 왔어요. 이게 왜 협조 안 하는 거예요?”남수지가 답답해하며 말했다.“유하 씨는 맞선자리에 온 건 맞지만 하는 행동마다 이상하잖아요. 미진 씨와 대화도 없고 요리도 권하지 않고. 자꾸 저한테만 반찬 권하면 어쩌자는 거예요? 그러면 미진 씨가 우리 사이를 오해해서 나랑 맞선 보는 줄 알겠어요.”전유하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저는 미진 씨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무슨 반찬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함부로 권하겠어요? 저랑 미진 씨는 완전히 남남이에요. 서로 아는 것도 없고 친하지도 않고 심지어 얘기할 것도 없어요. 차원이 다르잖아요. 저희는 사업이나 프로젝트 얘기하지만 미진 씨가 저랑 할 얘기라 봐야 직장에서 있었던 일, 사무실 뒷담화겠죠. 그런 얘기는 정말 못 하겠어요. 저는 미진 씨처럼 직장 경험이 없으니까요.”남수지는 그를 반박하려다가 꾹 참았다.그가 처음 양선 회사에 들어갔을 때부터 전문 경영인으로서 대표 다음 가는 위치였고 대표가 그를 완전히 의지하며 회사를 맡겼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전유하는 처음부터 회사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가졌고 서미진처럼 회사 생활의 단계를 밟아 올라온 경험이 없었다.남수지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그럼 지금 유하 씨말은 미진 씨가 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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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8화

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네. 들어가요. 식사해요. 수지 씨, 좀 더 드세요. 진짜 살 빠졌어요.”남수지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먼저 돌아갔다.서미진이 아무 일 없다는 듯 식사를 하는 모습에 남수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색함이나 상처받은 기색이 전혀 없었다.비록 남수지가 남씨 가문의 큰딸이자 회사의 부대표라 서미진이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소개팅을 주선한 사람으로서 젊은 여직원을 데려와 놓고 남자 쪽에서 그녀를 무시하고 자신에게만 신경 쓰는 꼴을 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남수지는 서미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1년 뒤 사정을 봐서 그녀에게 승진과 연봉 인상을 고려하기로 마음먹었다.“미진 씨, 이건 양성 호텔의 대표 메뉴예요. 드셔보세요.”남수지가 웃으며 서미진에게 음식을 권했다.서미진이 황급히 고개 숙여 인사하며 웃었다.“부대표님, 아까 다 맛보았어요. 정말 맛있더라고요. 역시 대표 메뉴라 그런지 여긴 모든 요리가 다 맛있네요.”두 사람이 밖에서 이야기하는 동안 서미진은 테이블 위의 모든 요리를 이미 다 맛본 상태였다.역시 양성 호텔이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음식이 모두 맛있다고 생각했다.평소에는 이런 데서 소비할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 맞선 핑계로 처음 와서 맛보게 되었다. 그리고 돌아가서 동료들에게 좀 자랑해도 괜찮겠다 싶었다.맞선 결과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결과가 없어도 서미진은 슬프지도 않았다.마음을 정리한 그녀는 전유하의 관심을 받지 못해도, 그가 말을 걸지 않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하면 그녀도 전유하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사업 얘기는 할 수 없었다. 전유하도 듣고 싶지 않을 테고 자신이 무심코 한 말이 회사 기밀 누설로 비쳐 앞날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만 되었다.하여 사업 얘기는 절대 할 수 없었다. 다른 얘기를 하자니 그녀와 전유하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비록 전유하를 두 번 본 적은 있지만 그는 그녀에 대해 전혀 인상이 없었다.말이 통하지 않으면 한마디도 많아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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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9화

“모든 맞선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순 없잖아요. 오늘 전 대표님과 맞선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영광이에요. 전 대표님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실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도 않았어요. 지금 이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예요.”남수지가 그녀를 힐끗 바라보다가 다시 운전에 집중하며 말했다.“미진 씨, 아직 젊고 일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우선 열심히 일해서 경력을 쌓아요. 나중에 맞선 보거나 연애할 때도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적어도 시집가서 무시당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서미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맞아요. 저도 우선 열심히 일해서 몇 년 동안 경력 좀 쌓고 그다음에 연애나 결혼 생각할래요. 어차피 저는 급하지도 않아요.”“힘내요. 분명 점점 더 좋아질 거예요.”“고마워요, 부대표님. 힘낼게요.”두 사람은 회사에 도착했다.서미진이 먼저 내렸지만 그녀는 곧바로 사무실 건물로 향하지 않고 다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부대표 차에서 내린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점심 맞선 일은 회사에서 남수지와 비서 임다연만 알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은 전혀 몰랐다.서미진을 전유하에게 소개해 주기로 했을 때 임다연은 늘 그녀에게 몰래 연락했다.맞선이 잘 안됐을 경우 서미진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아마 남수지도 이번 맞선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마지막에 차에서 내렸지만 가장 먼저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기 사무실로 올라갔다.임다연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남수지가 돌아오는 모습을 보더니 그녀는 매우 궁금한 얼굴로 남수지를 바라봤다.남수지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아직 출근 시간이 아니니까 딱 십 분만 얘기하자. 들어와.”임다연은 빙그레 웃으며 남수지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문이 닫히자마자 그녀는 급하게 물었다.“부대표님, 맞선 어땠어요? 가능성 좀 있어 보여요? 저녁에 있는 맞선도 준비할까요?”남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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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0화

교훈을 얻은 남수지는 더 이상 술을 함부로 마실 엄두를 내지 못했다.또 취해서 큰일 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임다연이 위로하듯 말했다.“그냥 매일 전 대표님한테 밥 두 끼 사주는 거로 생각하세요. 맞선은 덤이고요. 어차피 전 대표님도 진짜 맞선 볼 생각은 없으니까요.”전유하의 조건이라면 맞선 같은 건 전혀 필요 없었다. 그가 기회를 주기만 하면 그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성 사업가들은 수두룩하니까.“맞선을 주선하지 않아도 밥은 사야 해. 내가 유하 씨에게 빚진 게 있으니까. 요즘 왜 이렇게 재수 없는지 모르겠어. 매번 그 인간한테네 지기만 해. 안 되겠어. 이번 주말에 꼭 가서 빌어야겠어. 부처님께 유하 씨한테 당하지 않게 해 달라고.”임다연이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부대표님, 원래 신 같은 거 안 믿잖아요. 항상 말씀하셨죠. 운명은 자신의 손에 달려 있고 원하는 건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고요. 그런 거 믿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정말 그렇게 대단한 신이 있다면 사람들은 모두 노력하지 않고 부처님 앞에 가서 소원을 빌기만 하면 되지 않냐고 비웃었잖아요.”남수지가 말했다.“그 말은 맞아. 우리가 원하는 건 스스로 노력해서 얻는 거야. 하늘은 스스로 준비하는 자를 저버리지 않지. 아직 출근 시간 안 됐으니까 가서 맞선 상대 한 명만 더 골라 줘. 저녁에 데리고 나가서 유하 씨랑 밥 먹을 테니까.”임다연이 웃으며 대답했다.“네, 지금 바로 준비할게요. 부대표님,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이 일은 우리 모두 결과 없을 거라는 거 알고 있잖아요.”남수지는 손을 흔들어 비서에게 가서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맞선자리에서 전유하가 맞선 상대는 무시하고 자신에게만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임다연이 나가자 남수지는 몸을 뒤로 기대어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휴대폰이 울렸다.남수지는 흩어졌던 생각을 거두고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남수현의 번호였다.남수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수지야, 어땠어? 점심 맞선.”남수지가 오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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