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아내와 아이 생각에 잠겨 있던 소정남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확인한 순간 그는 재빨리 휴대폰을 들었다.심효진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여보, 나 점심에 집으로 안 가. 먼저 식사해. 저녁때 들어갈 테니까. 오늘 밤 약속 없는데 나랑 영화나 보러 갈까? 임준이는 빼고 우리 둘만. 태윤이랑 얘기했어. 조만간 일주일 휴가 내고 당신이랑 임준이 데리고 여행 가려고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호텔은 내가 미리 알아놓을게.”“아빠!”그 순간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온 것은 아들 소임준의 목소리였다.“아빠, 또 나만 집에 두고 몰래 엄마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려고요? 아빠, 우리 어디로 가는데요?”소정남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어, 임준이냐? 엄마 회사에 갔어?”“집에 있는 게 너무 심심해서 엄마 따라왔는데 회사는 더 심심해요. 엄마는 너무 바쁘셔서 저랑 못 놀아줘요. 그래서 엄마 폰으로 아빠한테 전화했어요. 아빠는 나쁜 사람이에요. 자꾸 저만 빼놓고 엄마랑 데이트하고 다니잖아요.”꼬맹이의 투정 섞인 목소리가 익숙하게 아빠를 원망했다.꼬마가 아빠에게 불평하기 시작했다.그도 그럴 것이 소임준은 정말 자주 집에 혼자 남겨졌다.도우미나 조부모님과 함께 있다가 소정남 부부가 신나게 놀다 돌아오면 이미 꿈나라일 때가 많았다.가끔 부부가 외출할 계획을 미리 알았을 때 이번엔 꼭 따라가겠다고 벼르기도 했지만 결과는 매번 같았다. 언제 몰래 빠져나갔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꼬마에게 아빠와 엄마는 너무 교활했다. 항상 그를 따돌리고 두 사람만 나가 놀았다.“아빠, 저도 데이트할 거예요. 저도 영화 볼 거예요.”소정남이 능청스레 둘러댔다.“아까 아빠가 엄마한테 한 말은 그냥 농담이야. 아빠도 일 때문에 바빠서 그래. 밤에 약속도 있고 거래처도 만나야 하고 술자리에도 가야 해. 엄마랑 영화 볼 시간이 어딨겠어? 게다가 엄마도 마찬가지야. 예정 이모가 아직 안 돌아오셔서 예정 이모 몫까지 일하고 계셔. 그러니까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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