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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851 - Chapter 4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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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1화

임도준은 그 간호사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내보내지도 않았다.그는 그녀를 진료소에 그대로 두었고 그녀는 여전히 그곳에서 일하고 있었다.아마 그녀를 일종의 어장 속 여자 친구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그 여자 간호사는 진소아보다 두 살 아래로, 얼굴은 맑고 단아했으며, 성품도 온화하고 인내심이 있었다.임싸 진료소를 찾은 환자들은 그녀에 대해 모두 좋은 평가를 내렸다.그녀는 졸업하자마자 바로 임씨 진료소로 들어와 몇 년째 일하고 있어 임도준의 가정 형편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여전히 그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그가 안고 있는 가족 환경까지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하여 진소아는 바로 그 간호사야말로 임도준과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진소아는 임도준을 사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환경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평생 가족 뒷바라지에 휘둘리며 살고 싶지 않았으니까.만약 그녀가 마음을 억지로 눌러 임도준을 받아들여 함께하게 된다 해도 그가 여기저기 퍼 주고 구제하느라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언젠가는 반드시 다투게 될 것이었다.부부 싸움은 곧 마음에 못을 박는 일.그녀는 형제끼리 서로 돕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끝없이 퍼 주기만 하고 남을 도와주기만 하는 생활을 못 받아들일 뿐이었다.임도준은 매달 부모님의 생활비를 드리는 것 외에도 그의 형제들에게도 일정한 돈을 보낸다고 했다.얼마를 주는지는 진소아도 알지 못했다.임도준 본인이 말하길, 자신은 일가친척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며 부모님의 노후도 자신이 도맡아야 하고 형제들에게는 기대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그뿐만 아니라 매달 형제들에게도 돈을 준다고 했다.그리고 그들의 생활고가 너무 심하고 또 그가 예전에 공부할 때 형제자매들이 조금이나마 도와주었으니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그는 매달 꼬박꼬박 그렇게 행동해 왔고 이제는 그의 형제들도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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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2화

“포기하세요. 저한테 꽃이나 선물 보내지 마요. 받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앞으로 저 때문에 온 거라면 다시 오지 마세요. 만약 우리 작은아버지한테 의술을 배우러 오는 거라면 제가 뭐라고 할 수 없지만요. 제 결혼은 제가 결정해요. 집안 어른들 누가 나서도 저한테는 소용없어요.”진소아의 뜻은 분명했다. 임도준이 더 이상 그녀의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를 구슬려 보아야 소용없다는 것이었다.그들은 친척일 뿐 부모님이 아니었다.설령 친부모님이라 해도, 그녀에게 누구와 사귀고 누구와 결혼하라고 강요할 수 없었다.진소아의 부모님과 오빠들도 결혼을 재촉하긴 하지만 결혼은 결국 자신의 몫이라고, 그들은 조언만 할 뿐이라고 늘 말해 왔다.최종 결정은 언제나 그녀 자신의 몫이었다.임도준은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눈빛에는 간절한 애원이 담겨 있었고 손을 내밀어 진소아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몸을 살짝 피하며 계속해서 말했다.“소아야, 우리가 몇 년 동안 지내왔는데 너를 처음 본 그날부터 나는 너를 좋아했어. 그때는 네가 아직 공부 중이라 너를 놀라게 할까 봐, 그리고 공부에 방해될까 봐, 또 네가 김호 씨랑 사귀고 있어서... 그동안 내 감정을 꾹꾹 눌러 왔어. 감히 티를 낼 수 없었지. 난 너를 쭉 기다려왔어. 간신히 네가 김호 씨랑 헤어졌는데 상처받은 네가 당장 새 연애를 시작할 리 없다고 생각해서 또 기다렸어. 일부러 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진료소를 열었어. 나는 젊은 의사라 경험이 부족해서 환자들이 나를 잘 믿지 않았고 진료소는 거의 문을 닫을뻔했지. 그래서 뻔뻔하게 너의 작은아버지께 의술을 배우러 왔어. 의술을 배우는 것도 진심이었지만 네 집안 어른들 앞에서 호감을 얻고 싶었던 것도 진심이야. 소아야, 내가 이렇게 한 건 모두 너 때문이야. 지금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 내 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 알아. 당장 받아달라고 하는 게 아니야. 단지 기회를 하나만 달라는 거야. 나한테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줘...”임도준은 사랑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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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3화

진소아처럼 좋은 조건의 여자가 어떻게 임도준과 같은 가정 환경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사실 그 간호사 김아라야말로 집안 사정이 임도준과 비슷하기에 그의 처지를 이해하고 감싸 줄 수 있으며 친척들이 아프면 모두 그를 찾는 일까지도 참아 낼 수 있는 것이다.그들이야말로 한배를 타야 할 사람들이다.문제는 임도준이 좋아하는 사람이 진소아라는 점이다.진소아는 의사 집안 출신으로 온 가족이 의사이며 의학계에 상당한 인맥을 두고 있다.임도준이 진소아를 좋아하는 것이 꼭 그 인맥을 노려서라곤 단정할 수 없지만 총명한 진소아가 그런 속내를 모를 리가 있겠는가.“자, 받으세요.”임도준이 진소아가 거절한 그 꽃다발을 김아라에게 건넸다.그러나 김아라의 기뻐하는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제자리로 돌아가 앉아 두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했다.김아라는 그 꽃다발을 안고 임도준을 바라보았지만 마음 한쪽이 편치 않았다.임도준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았고 사실 김아라의 마음도 잘 알고 있었다.받아들이지도, 거절하지도 않는 채, 마치 그녀를 어장 속 물고기처럼 곁에 두었다.그래도 김아라는 여전히 그를 좋아했다.그들은 같은 부류였다.임도준은 김아라가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남자였다.그녀는 꽃다발을 조심스럽게 제자리에 정리해 두었다.임도준이 진료를 마치자 김아라가 그 환자에게 주사를 놓고 약을 지어 주었다.김아라는 임도준의 연애 상황에 관해 묻지 않았다.알고 싶지도 않았다.알면 속만 상할 테니까.몇 년째 짝사랑해 온 임도준이 진소아를 좋아하지만 정작 진소아는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그 사실이 김아라에게는 큰 타격이었다.그래서 그녀는 묻지 않기로 했고 그저 조용히 진료소에서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이곳은 임도준의 사업이자 생계의 근원이었다.그는 진국림에게 배운 지식을 환자 치료에 쏟아부었고 몇 년 동안 공을 들여 겨우 임씨 진료소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잠시 후, 두 환자가 모두 약을 받아 들고 자리를 떠났다.임도준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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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4화

“좀 더 버텨 보세요. 조금만 더 진 선생님께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그래도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제가 포기하라고 권할게요. 아마 그분은 평생 임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을지도 몰라요.”김아라는 임도준에게 당장 내려놓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고 조용히 권했다.분명 김아라도 임도준을 사랑하고 있었다.그가 진소아에게 마음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속이 미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를 이해하고 감쌌으며 지지하고 격려했다.진소아는 말했다. 그의 곁에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눈앞의 사람을 붙잡으라고, 자신에게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김아라는 좋은 여자였다.임도준이 진료소를 개업하자마자 찾아왔고 여러 해 동안 함께하며 점점 더 호흡이 맞아 갔다.그러나 김아라에게는 두 명의 남동생이 있었다. 부모님의 수입은 넉넉지 않았고 퇴직금도, 건강보험도, 예금도 없으셨다.그 대신 고향에 3층짜리 집을 한 채 지으셨다.김아라가 몇 년간 모아 온 월급은 모두 그 집을 짓는 데 들어갔다.그 집은 두 동생을 위한 것임이 분명했다. 그녀가 그렇게 많은 돈을 댔건만 아마 방 하나 제대로 받지 못할지도 몰랐다.김아라의 막냇동생은 아직 초등학생이었고 큰 동생은 이제 막 중학교에 올라갔다.그녀의 부모님은 나이가 드실수록 점점 지쳐 갔기에 그녀가 자연스레 동생들을 돌봐야 했다.사실 임도준도 자신의 형제자매와 수많은 친척을 돌보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다만 친척 관계와 부모님 체면 때문에 참아 낼 뿐이었다.그는 관성에 집 한 채를 마련해 두어 평소에는 고향에 돌아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은 여전히 고향에서 살고 있었다.그가 일 처리를 잘못한다는 소문이 나면 가족들이 창피를 당할 것이 분명했다.하여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임도준은 친척들이 도움을 청해 오면 가능한 한 모두 도와주었고 정말 어려운 일은 조언이라도 해 주었다.그런 피로를 몸소 겪어 봤기에 그는 자신과 같은 부류의 여자와는 결코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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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5화

임도준이 진료소에 돌아가서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말을 했는지, 진소아는 알지 못했다.알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정말로 임도준을 사랑하지 않고 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마음을 억지로 누르며 맞추어갈 생각도 없었다.진씨 진료소가 한결 한가해지자 진소아는 비로소 전유림과 함께 진료소를 나섰다.두 사람은 걸어서 민심 아파트로 향했다.길게 뻗은 거리, 양옆으로 늘어선 상가들을 바라보며 진소아는 전유림이 전에 이 거리가 전씨 가문 소유라고 말했던 말이 떠올랐다.“유림 씨, 전씨 가문에서는 어떻게 이 거리의 상가를 한 번에 사들이게 되셨나요? 언제쯤 사신 건가요?”전유림이 대답했다.“글쎄요, 저도 그 부분은 자세히 알지 못해요. 지금은 큰형수님이 이 일을 맡고 계셔서 나중에 큰형수 뵐 때 여쭤볼게요. 저희 집안 상가 중에는 예전에 누군가 빚을 돈으로 갚지 못해 상가로 대신 갚은 경우도 꽤 있거든요.”진소아가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꽤 오래전 일이겠네요. 아마 개발 초기라 지금처럼 번화하지 않았을 때였을 거예요. 그때는 아무도 지금처럼 값어치가 치솟을 줄 몰랐겠죠.”예전에는 집값이 지금처럼 비싸지 않았다. 최근 2년 사이 부동산 경기가 출렁이고 있지만 아무리 떨어진다고 해도 예전 가격까지 되돌아가지는 않을 터였다.평범한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집 한 채 사려면 온 집안의 재산을 털어 넣어야 했다.일부분 외동 자녀가 결혼하여 집을 장만할 때는 심지어 양가 부모님의 저축까지 쏟아부어야 할 정도였다.“아마도요.”예전의 전씨 가문은 지금처럼 최고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당한 재력을 가진 집안이라 누군가 돈을 갚지 못해 집이나 상가로 빚을 대신 청산하는 일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다.집안이 갈수록 더욱 부유해지면서 이런 월세 관리는 안주인의 몫이 되었고 남자들은 더 넓은 사업 판에서 활약하고 있었다.전유림은 생각했다. 집에 돌아가면 민심대로가 어떻게 전씨 가문의 재산이 되었는지 그 역사를 물어봐야겠다고.아마 하예정도 자세히는 모를지도 모른다.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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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6화

“그분 진료소에 있는 간호사 한 명이 선배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려요.”진소아에게서 확실한 답을 얻은 이상, 그녀가 임도준을 절대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전유림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말을 이었다.“감정이라는 건 억지로 되는 게 아니에요. 선생님께서 그분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말씀드리게 맞아요. 결혼은 평생에서 가장 큰 일이니까 마음을 억지로 누르지도 말고 타협하지도 마세요. 아마 우리 집안 사람들이 결혼과 사랑에 유난히 진지한 탓인지 대부분 감정이 깊이 쌓인 뒤에 결혼해요. 그래서 저도 선생님 말씀이 정말 맞다고 생각해요. 사랑 없는 결혼은 오래가기 어렵죠.”“제가 선배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는 정말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임 선배 가정 형편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에요.”전유림이 말했다.“저희 할머니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결혼은 단순히 두 사람의 일만이 아니라 두 가족의 일이기도 하니까 상대방 가족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셨죠.”“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진소아는 그 말에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진 선생님의 첫사랑 남자 친구... 왜 헤어지셨나요? 물어봐도 괜찮을까요?”진소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민심 아파트 정문에 도착해서야 그녀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 사람이 가고자 하는 길이 저와 달랐고 또 제가 자기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래서 헤어졌어요. 가는 길이 다르면 함께 할 수 없잖아요. 헤어졌으면 그뿐이에요. 벌써 몇 년이나 지난 일이라 미련도 없어요. 제가 모자란 것도 아니고 이제 지난 일에 집착하지 않아요. 저는 전 남자 친구나 임 선배보다 더 뛰어나고 저에게 더 잘 맞는 사람을 반드시 만날 수 있다고 믿어요.”진소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만약 정말 찾지 못한다면 그냥 혼자 살래요. 제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제가 정말 결혼하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자기가 책임져 주겠다고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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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7화

“일반 아파트보다 조금 큰 정도에요.”넓은 별장에 익숙한 전유림에게 이 단일층 아파트는 그리 넓게 느껴지지 않았다.서원 리조트와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컸지만 보통 사람들의 기준으로는 충분히 넓었다.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런 집을 꿈꾸는가.전유림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전 선생님은 넓은 별장에 익숙하시니까 이 집은 그리 크다고 느껴지지 않으시겠네요. 우리 집은 직접 지은 단독주택이지만 대지 면적은 고작 80평이에요. 예전에 땅을 살 때 가게 하나만 들어설 정도로 샀거든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중년이 되셨을 때 마련하신 거거든요. 그때 저희 아버지와 형제자매들이 아직 학생이었고 막내는 심지어 유치원을 다니고 있을 때라고 하셨어요. 식구가 많아서 좀 더 편하게 살기 위해 층을 여러 개 더 올렸죠. 그래야 애들이 커도 다 들어설 수 있었으니까요.”진소아의 아버지와 형제들은 지금 각자 한 층씩 나누어 쓰고 있었다.모두 이 집에서 결혼하고 살림을 시작했으며 이후에 각자 돈을 벌어 다른 집을 장만했다.그럼에도 이 오래된 집은 여전히 진씨 가족 모두에게 진정한 고향이었다.이곳은 진씨 가문의 뿌리여서 다들 애착이 남달랐다.일 층 상가는 진국림 부부가 진료소로 쓰고 있었다.이 집은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한 터라 진국림 부부는 주변 상가 임대료를 기준으로 매달 임대료를 형제자매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었다.형제자매들이 받든 말든 상관없이 부부 반드시 그 돈을 일일이 전해 주었다.가끔 작은 갈등이 없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진씨 가문은 화목한 편이었다.게다가 모두 전국 각지의 병원이나 도시에서 진료소를 운영하며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거리가 있어야 아름다움을 만드는 법.만나는 횟수가 적고 또 매번 만날 때는 바쁘게 지내다 보니 갈등이 생길 틈도 없이 이내 각자 흩어져 버렸다.그래서 온 집안이 비교적 단합되어 있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는 편이었다.“그래도 집이 꽤 커 보이던데요.”“그건 위층들에는 거실이나 주방이 없고 방만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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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8화

“가요, 제 집도 한번 구경시켜 드릴게요. 제 집은 그냥 심플하게 꾸몄어요. 선생님 집과는 비교도 안 되지만요.”진소아가 전유림에게 말했다.물어보지 않아도 짐작이 갔다. 전유림이 인테리어에 쓸 돈이면 아마 자신의 집값보다 더 많을 것이고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었다.이 도시 최고 부잣집 도련님인 만큼 돈이 모자랄 리 없었다.전유림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진소아를 따라 나와 문을 잠갔다.두 사람은 같은 건물의 위아래 층에 살고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바로 계단으로 내려가기로 했다.진소아가 말을 이었다.“이 건물은 한 층에 여섯 집이 살아요. 제 집은 이 층에서 가장 넓은 평수에 속하고 우리 집과 같은 크기는 층마다 두세 집뿐이에요. 나머지 네 세대는 좀 더 작아요. 같은 층에 사는 다른 분들은 모두 이미 입주하셨는데 저만 다른 데 살 데가 있어서 아직 진짜로 이사 오지는 않았어요. 가끔 한 번씩 들를 뿐이죠.”다른 입주자들은 대부분 관성에서 일하는 외지인들이었다.아이들 교육 때문에 관성에 집을 장만했지만 몇 년간 모은 돈은 고작 계약금을 마련하는 정도였고 어떤 이들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도 했다.진소아처럼 일시불로 집을 사고 인테리어도 일시불로 끝내며 빚을 지지 않은 입주자는 많지 않았다.진소아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으셨고 딸이라고 해서 집을 안 사 주시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의 오빠가 산 집보다 더 좋은 위치에 집을 마련해 주셨다.민심 아파트에 집을 사 준 것은 본가에서 가깝기 때문이었다. 그래야 나중에 시집을 가서 혹시라도 속상한 일이 있으면 목청껏 소리 지르기만 해도 친정 식구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달려와 줄 수 있기 때문이다.진소아의 사촌 여동생들도 그녀들의 명의로 집이 있다면 모두 본가에서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선택했다.그녀의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도 부모님과 같은 생각이었다.아들에게 사 주는 집은 좀 멀어도 되지만 딸에게 사 주는 집은 반드시 집 근처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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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9화

전유림과 진소아는 집을 둘러보다가 이내 민심 아파트를 나섰다.진소아는 집에 돌아가 쉬어야 했다.전유림은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진국림 부부에게 인사를 건넨 뒤에야 비로소 발걸음을 돌렸다.그러나 서원 리조트로 돌아가지는 않았다.어차피 일곱째 형수도 만났으니 더 이상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돌아가 봤자 어머니에게 다시 쫓겨나기 십상이라 차라리 자신의 별장으로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전유림은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집에 도착하니 정원에 전지율의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막내가 웬일로 왔지?’그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집사가 소리를 듣고 환한 표정으로 마중 나왔다.“도련님, 시우 도련님과 하연 아가씨께서 아홉째 도련님과 함께 오셨습니다.”“하연이랑 시우가 왔어요?”전유림의 잘생긴 얼굴에 순간 미소가 번졌다. 그는 집사를 제치고 안으로 들어서며 목청껏 불렀다.“하연아! 삼촌 왔어! 이리 와. 안아보자.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여덟째 삼촌!”장난감을 들고 놀던 남매가 앞다투며 달려왔다.전유림은 큰조카의 머리만 살짝 쓰다듬고는 두 걸음 앞서 뒤에서 달려오던 전하연을 번쩍 안아 올렸다.그는 전하연을 품에 안자마자 꼬마의 앙증맞은 볼에 쉴 새 없이 입술을 맞추었다.“하연아, 삼촌은 우리 하연이가 보고 싶었단다.”수없이 뽀뽀를 당한 전하연은 이제 여덟째 삼촌이 귀찮아지기 시작했다.이 귀여운 꼬마는 두 손으로 전유림의 입을 막으며 더 이상 얼굴에 침이 발리지 못하게 했다.“삼촌 너무 해요! 저를 안아 주지도 않고! 그리고 우리가 보고 싶다고 말만 하시고 벌써 이틀째 집에 안 돌아오셨잖아요.”전시우는 여덟째 삼촌의 편애에 투덜댔다.전유림이 웃으며 몸을 돌려 큰조카의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었다.“시우야, 너는 벌써 여섯 살이지? 이제 다 컸으니 안아 달라고 하면 안 되지. 예전에 네가 하연이 지금처럼 어릴 적에 삼촌이 너를 볼 때마다 꼭 안아 주곤 했는데 기억 안 나? 사실 삼촌들이 가장 아끼는 사람은 바로 너란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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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0화

별을 따다 달라고 하면 바로 따다 줄 전유림이었다.“내가 민심 아파트에 집을 샀잖아.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보는 중인데 같은 동네 다른 집들도 좀 둘러보며 인테리어가 어떻게 되었는지 구경하고 있었어.”전지율은 화들짝 놀라며 자기 형을 쳐다보았다.“직접 업체를 알아본다고? 남의 집도 둘러보면서 구경도 했다고? 집을 처음 사는 것도 아닌데 언제 이렇게 모든 걸 손수 챙기셨대? 형, 왠지 그 집에 유난히 신경 쓰이는 것 같은데... 혹시 내가 모르는 일이 있는 거 아니야?”전지율은 형이 민심 아파트의 그 집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예전에도 그의 형들은 별장을 통째로 사곤 했다. 가끔 아파트를 살 때도 있었는데 전태윤이 그랬던 것처럼 신분을 숨기고 큰형수를 속이기 위해 아파트를 산 경우도 있었다.하지만 그때도 전태윤이 직접 인테리어를 챙긴 적은 없었고 이미 꾸며진 집을 사서 짐만 풀면 바로 살 수 있는 상태였다.그런데 전태윤은 그 일 때문에 거의 하예정을 잃을 뻔했다.그 일을 계기로 나머지 형제들은 연애할 때는 반드시 신분을 밝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그럴 바에야 굳이 상대를 속이기 위해 아파트를 살 필요도 없어졌다.하여 전지율은 여덟째 형이 이번에 집을 산 데에 무언가 내막이 있지 않을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너도 나랑 함께 집 보러 다녔잖아. 그냥 내가 그 아파트를 좋아하는 것뿐인데 네가 모르는 일이 어디 있겠어?”전유림은 작은 조카딸 전하연에게 간식을 건네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너 혼자 이 두 꼬마를 데리고 나왔다고? 할머니께서 아셔? 집에 가서 혼나지나 말고.”아직 젊은 전지율은 가끔 반항심에 조카들을 몰래 데리고 밖으로 빠져나가곤 했지만 전씨 가문의 어른들은 그 사실을 모르셨다.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매를 맞았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꼭 그의 몸에 떨어지지는 않을지라도 그의 어머니가 가만히 계실 리 없었다.“할머니는 아셔. 예전에 여러 번 혼나서 그런 실수는 다시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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