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은 억만장자: Bab 4891 - Bab 4900

4959 Bab

제4891화

“당신도 좀 쉬어요. 몸 상해요.”“걱정하지 마. 난 건강 잘 챙겨. 여보, 나 좀 잘게. 20분이라도.”“당신도 좀 쉬어요. 나는 밖에 나가서 좀 걸어야겠어요. 화도 좀 풀 겸.”서이주는 서한나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한편, 두 자매의 갈등을 부른 장본인 전유하는 남수지를 태우고 양성 공항으로 달려가 부모님 마중을 나섰다.오후 세 시가 조금 지나자 전유하는 틈만 나면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겨우 전화가 연결된 명해은이 말했다.“유하야, 우리 비행기에서 막 내렸어. 너 공항 왔어? 잠깐만 있어. 우리 출구 쪽으로 갈 테니까.”“네, 엄마. 저랑 수지 씨가 출구에서 기다릴게요. 그런데 짐이 많죠?”“우리 한 사람씩 여행 가방 두 개씩 챙겼어. 그런데 수지 씨도 같이 왔니? 그렇게 바쁜 사람을 왜 끌고 와서 시간 낭비하게 하냐. 우리 택시 타고 가면 되는데.”명해은은 며느리 될 남수지의 시간을 낭비하는 게 못내 아까웠다.아들 시간보다 며느리 시간이 훨씬 소중하다는 의미였다.“수지 씨가 경호원 몇 명 데리고 차 여러 대를 끌고 왔어요. 짐이 아무리 많아도 다 실을 수 있어요.”전유하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슬쩍 흘려보냈다.어차피 부모님은 며느리가 생기면 아들은 뒷전이었다. 마치 며느리가 친자식이고 아들은 덤으로 주는 상품처럼 여기셨다.“아이고, 수지 씨한테 너무 폐 끼치는구나. 그래도 우리 며느리는 참 세심하고 착하네.”전유하는 할 말을 잃었다.“엄마, 사실 와서 사셔도 되는 물건들인데 굳이 멀리서 가져오실 필요 없잖아요.”“이건 우리 소장품이라서 살 수도 없는 물건들이야.”전유하는 말을 잇지 않았다.남수지에게 줄 예물에는 당연히 주얼리가 빠질 수 없었다.그는 남수지를 사랑하게 된 사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양성에서 여러 가지 주얼리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어머니가 주시는 것들이 더 귀중하긴 했지만 전씨 할머니도 아마 한몫 거들어 주실 것이다.전씨 할머니가 간직하고 계신 주얼리들이야말로 진짜 값진 것들이었다.“좀 이따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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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2화

“수지 씨, 너무 폐 끼치게 됐네요. 마중 나오느라 고생 많았어요.”남수지가 웃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이 정도쯤이야 별거 아니에요. 그런데 유하 씨가 미리 말을 안 해 줘서 몰랐어요. 제가 미리 알았더라면 일정을 조정해 놓았을 텐데.”“수지 씨, 유하도 갑자기 연락하는 바람에 우리도 급하게 내려왔어요. 괜찮아요. 유하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근데 수지 씨 시간을 뺏어서 미안하네요. 매우 바쁠텐데... 아까 전화로 유하에게 야단을 쳤어요.”남수지는 빙긋 웃으며 받아넘겼다.“제가 제 오빠한테 한마디만 하면 언제든 자리를 비울 수 있어요. 아주머니께서 오셨는데 제가 마중 안 나가면 안 되죠. 그런데 짐이 엄청 많으시네요?”명해은이 대답했다.“별로 많지 않아요.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좀만 가까웠어도 더 많이 가져왔을 거예요. 수지 씨와 가족분들께도 드릴 선물을 조금 준비했어요.”남수지가 말을 이었다.“뭘 이렇게나 많이... 오시는것만 해도 너무 기쁜데 선물까지 사 오실 필요 없어요.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사 오지 마세요.”“별거 아니에요.”예비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남수지는 장소민과 오인숙도 소홀히 하지 않고 틈틈이 두 분과도 예의 있게 말을 나누었다.전유하의 아버지 삼 형제는 자식들 앞에서 말이 많지 않았다.남수지는 세 분께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두어 마디 나눈 뒤 전유하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삼촌들이 걷고 있는 쪽으로 함께 걸어가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왜 시우랑 하연을 안 데리고 오셨어요? 두 아이가 정말 보고 싶었어요.”남수지가 장소민에게 물었다.장소민이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할머니께서 반대하셨어요. 방학이 거의 끝나가니까 아이들을 집에 두고 마음을 좀 가라앉히라고요. 개학하고 나서 적응 못 할까 봐 그러시는 거예요. 개학하면 시우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에요. 벌써 초등학생이에요.”손주 남매 이야기가 나오자 장소민의 눈빛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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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3화

전유하가 말을 꺼냈다.“하연을 안 예뻐하시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우리 집안은 누구나 다 하연을 예뻐해요. 예뻐하는 것과 가르치는 건 별개예요. 절대 아이를 망가뜨리지 않아요.”그는 작은 조카딸이 장차 성소현처럼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랐다.장소민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 큰형 부부가 알아서 잘할 거야. 중요한 건 우리가 아이들을 훈육할 때 끼어들지만 않으면 되는 거야.”지금까지 보면 그녀의 손주들은 모두 착하고 철이 들었다.손녀는 온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아직 어려서 조금 응석 부리는 정도였다.전유하 일행은 공항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섯 분의 어른은 각각 전유하와 남수지의 차에 나누어 탔고 남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짐을 싣느라 바쁘게 움직였다.가는 도중, 명해은은 남수지의 어머니 이수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네, 사돈어른.”명해은이 다정하게 불렀다. 양가 어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돈으로 지내고 있었다.“사돈어른, 양성에 도착하셨죠? 수지랑 유하 씨가 잘 모셨나요? 저희도 마중 나가려 했는데 수지가 괜찮다고, 둘이 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지금 막 가는 길이에요. 사돈어른께서 직접 나오실 필요 없어요. 유하와 수지 씨가 왔으면 됐죠. 제가 유하더러 차 몇 대만 더 부르라고 하면 되는데 굳이 수지 씨까지 함께 왔네요. 수지 씨가 얼마나 바쁜데.”이수인이 말을 이었다.“사돈어른께서 오셨는데 당연히 마중 나가야죠. 아무리 바빠도 사돈어른 마중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어요. 집에 도착하시면 좀 쉬셨다가 우리 집으로 와서 식사해요. 주방에 저녁 준비하라고 이미 일러두었어요. 먼 길 오셨으니 저희가 정성껏 대접해 드릴게요.”남인국도 다른 가족들에게 알려 오늘 밤 모두 저택으로 와서 식사하라고 했다.명해은이 웃으며 말했다.“너무 폐만 끼치는 것 같네요.”“곧 한 가족이 될 사이인데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있나요? 내 집처럼 편하게 생각하세요. 우리가 관성에 갔을 때도 사돈어른께서 정성껏 대접해 주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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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4화

“우리 어른들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할 거야. 네 형수들이 시집올 때도 할머니께서 선물 주셨는데 수지 씨한테도 당연히 주실 거야. 네 할머니 보물이 엄청 많으셔. 걱정하지 마. 며느리 몫은 며느리 몫이고 하연의 몫은 하연 몫이야. 하연 혼수까지 가져다 쓰실 일은 없어.”전하연이 어른이 되어 시집갈 때까지는 스무 해는 더 남았다.게다가 전씨 가문에는 전하연 단 하나뿐인 여자아이라 이 꼬마가 나중에 시집갈 때 혼수 걱정은 전혀 할 필요 없었다.할아버지뻘 되는 그들도 후한 혼수를 마련해 줄 터이고 부모님과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맞다, 할머니께 먼저 전화드려. 걱정하고 계실 텐데.”명해은 일행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차에 올랐는데 아직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드리지 못했다.하여 곧바로 시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전씨 할머니께서 바로 받으셨다.“어머님, 저희 양성에 도착했어요. 유하가 마중 나와서 지금 유하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명해은은 목소리를 높였다. 시어머니가 연세 드신 뒤로 귀가 어두워져서 통화할 때는 좀 더 크게 말씀드려야 잘 알아들으셨다.“오, 잘 도착했구나. 그럼 잘 쉬어. 이만 끊는다.”할머니는 지금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계셨다.“네.”명해은이 대답했다. 시어머니가 전화를 끊자 그녀는 남편에게 말했다.“어머니께서 분명 애들을 보고 계실 거예요. 꼬마들만 곁에 있으면 우리한테는 신경도 안 쓰신다니까요.”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아기가 태어난 뒤로 할머니 눈에는 증손자들밖에 안 들어가나 봐요. 부모님뿐 아니라, 우리처럼 예전에 가장 귀염받던 손자들도 뒷전이 됐어요.”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두 시간 후, 일행은 전유하가 양성에 마련한 집에 도착했다.집사가 이미 집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다.명해은은 아들이 산 별장을 둘러보며 말했다.“집이 좁구나. 더 큰 별장을 하나 더 사야겠다. 지금 이 집보다는 좀 더 넓은 걸로 사서 너와 수지 씨의 신혼집으로 해.”“요즘 알아보고 있어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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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5화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전유하는 어른들과 남수지를 데리고 남씨 가문으로 향했다.전유하와 남수지는 서로의 마음을 이미 확인했던지라 이제 남은 것은 결혼식뿐이었다.그러나 전유림은 아직 고백도 하지 못했다. 보름 동안 휴식을 취한 끝에 마침내 손에 감고 있던 흰 붕대를 풀었다.상처는 깔끔하게 아물었다. 하지만 출근 시간은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그는 큰형인 전태윤에게 말했다. 민심 아파트에 새로 마련한 집을 인테리어해야 하는데, 자재 시장을 자주 돌아다니며 재료를 사야 해서 회사에 있을 시간이 별로 없다고.전태윤은 그의 진짜 목적이 진소아에게 다가가려는 것임을 뻔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업무량을 대폭 줄여 주었다.원할 때 출근하고 원할 때 자리를 비워도 좋도록 시간을 훨씬 자유롭게 해 준 것이다.여름방학도 이미 끝났다.아이들이 모두 학교와 유치원으로 흩어졌다.전하연만 아직 어려서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고 집에서 증조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다른 아이들은 평일에는 서원 리조트로 돌아오지 않고 주말에야 전씨 할머니를 찾아뵈었다.그렇게 시끌벅적하던 서원 리조트는 개학 후 다시 조용함을 되찾았다.전씨 할머니는 적적한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셔서 증손주들을 자주 보려고 시내로 이사 가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하셨다.하여 전태윤은 할머니를 자신의 작은 집으로 모셔 왔다.그러면 부부도 퇴근 후 매번 본가로 달려갈 필요가 없었으니까.딸 전하연이 서원 리조트에서 할머니와 함께 있었기에 전태윤 부부는 딸이 그리워 어쩔 수 없이 매일 본가를 들락거려야 했다.이제 전씨 할머니를 시내로 모셔 오니 훨씬 편해졌다.집에서 회사까지는 차로 십여 분 거리였다.전태윤의 별장도 매우 넓었는데 할머니와 전하연, 두 사람이 산책할 공간으로는 충분했다.어느 날, 전씨 할머니는 전하연이 깊이 잠든 틈을 타 집사에게 차를 몰고 민심 아파트로 데려다 달라고 하셨다. 오늘 여덟째 손자 전유림이 또 회사에는 안 가고 민심 아파트에 가서 인테리어 현장을 보고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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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6화

밖에서 전태윤이야말로 실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의 말 한마디에 바람과 비가 움직이고 그가 발을 한 번 구르면 관성의 상류층이 흔들릴 정도였다.전씨 할머니는 곧바로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예정이 전화를 받자 말씀하셨다.“예정아, 할머니 집에 있어도 너무 심심하구나. 하연이도 자 버리니까 더 심심해.”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어디 나가고 싶으신 거죠? 어디 가고 싶으세요?”노인네의 그 마음을 하예정이 모를 리 없었다.전씨 할머니도 웃으셨다.“역시 우리 예정이가 내 마음을 잘 아는구나. 내가 말을 꺼내자마자 알아들었구나. 나 밖에 나가고 싶어.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서 죽겠어. 멀리는 안 가고 민심 아파트에 잠깐 다녀올 거야. 유림이가 새로 산 집을 좀 보고 싶어서 그래. 직접 자재 시장에 재료 사러 다닌다던데 왜 그렇게 신경 쓰는지 너무 궁금해서 한번 가보고 싶어. 민심대로에 있는 상가들도 다 우리 거지? 예전에 내가 사둔 그 상가들도 좀 둘러보고 싶구나.”전씨 할머니께서 사 두셨다가 며느리에게 넘겨주었고 지금은 하예정에게까지 내려온 그 상가들이었다.후손들만 모두 잘된다면, 그 상가들도 계속 대를 이어 갈 수 있을 터였다.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이 지금 거기 있대요?”“오늘 회사에 안 갔다고 하더구나. 나는 알고 있어 그 녀석이 회사에 없으면 꼭 인테리어 보러 갔을 거야. 평소와 다르게 무언가 숨긴 게 분명해. 유림이가 그 집에 유난히 신경 쓰는 게 이상하다고 막내 지율이가 내게 자주 말하더구나. 자기가 아무리 봐도 그 집이 뭐가 특별한지 모르겠다고.”“그럼 집사님께 부탁해서 차로 모셔다드릴게요. 그런데 너무 오래 나가 계시지는 마세요. 하연이가 깨어서 증조할머니 안 보이면 또 난리 날 거예요.”할머니가 장담하셨다.“한 시간만, 길어야 두 시간만 있으려고. 하연이가 오래 놀아서 피곤해했는데 아마 두 시간쯤 잘 거야. 걱정하지 마. 하연이 깰 때쯤 꼭 집에 돌아올게. 그럼 집사한테 말해 주려무나. 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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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7화

“네가 새로 산 집, 할머니는 아직 구경 못 해 봤잖냐. 지금 하연이가 자고 있어서 너무 심심해서 한번 와 보는 거야. 지율이가 자꾸 네 새집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기에 네가 그렇게 신경 쓰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구나. 그 애는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게 많잖아.”전유림은 속으로 아홉째 동생을 몇 번이나 욕해 댔다.‘이 자식은 왜 자꾸 할머니 앞에서 그딴 소리나 하는 거야! 같이 집을 사자고 하니까 사지도 않으면서 또 할머니 앞에서 지지고 볶고. 할머니야말로 소문내는 걸 가장 좋아하시는 분인데, 그걸 모르는 거야?’전씨 할머니는 나이가 드셨지만 머리는 여전히 또렷하셨다.할머니는 민심 아파트에 두어 번만 오셔도 전유림의 속내를 금세 눈치채실 터였다.“지금 재료 사러 나와 있어요. 십 분 정도면 돌아갈 수 있으니까 입구에서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그때 손을 다쳐서 할 게 없으니까 처음으로 인테리어를 직접 해 보겠다고 생각한 것뿐이었어요. 별거 아니에요. 그냥 단일 층 아파트일 뿐인데요.”할머니가 말을 이었다.“네 집이 무슨 집이든 간에 내가 심심해서 한번 구경 가는 거야. 시간이나 때우려고.”“알았어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줘요.”“그래.”전씨 할머니는 전화를 끊고 곁에 있던 집사에게 말했다.“이 녀석, 내가 갑자기 집을 보겠다고 하니까 좀 쫄리는 눈치더라. 아무래도 수상해.”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너무 생각이 깊으신 것 같아요. 여덟째 도련님께서는 그냥 인테리어 일을 직접 해 보겠다는 것뿐인데 무슨 수상한 일이 있겠습니까?”“지금은 뭔지 모르지만 직접 가서 보고 두서너 번 더 다니다 보면 알게 돼 있어. 저 녀석들은 다 내 손에서 자라서 나는 손자들을 너무나 잘 알아. 꼬리만 살짝 치켜들어도 무슨 짓을 하려는지 다 보인단 말이야.”집사는 그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한편 전유림은 할머니가 전화를 끊고는 진소아에게 말했다.“저희 할머니께서 제 집을 보러 오신다네요. 할머니께서 오해하실까 봐 걱정인데 제가 먼저 진 선생님을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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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8화

최근에는 더 이상 진소아의 주변에서 맴돌지 않았다. 하지만 임도준 만큼은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집요하게 달라붙고 있다.진소아가 야간 근무를 할 때면 임도준은 매일 아침 병원 정문에서 기다렸다.그녀가 퇴근하면 아침을 사겠다고 졸랐고 또 주간 근무로 바꾸자 또 매일 병원 입구에서 기다리며 영화를 보자거나 아니면 같이 쇼핑을 하자고 청했다.여러 번 분명하게 거절했건만 끝내 포기할 줄 몰랐다.임도준은 몇 년째 진소아를 좋아해 왔다며 이렇게 쉽게 놓을 수 없다고 하면서 자신에게 단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다.남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 일도 때로는 골칫거리였다.진소아는 임도준에게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단순히 그의 가정이 발목을 잡을 거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만약 임도준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가정 형편이 아무리 어려워도 충분히 해결할 능력이 있었다.남편이 집안에 끝없이 퍼 주는 꼴을 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결국 핵심은 진소아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임도준 자신을 위해 무슨 짓을 하든, 아무리 잘해 주든, 진소아는 절대 그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맞아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해야죠. 언젠가는 유림 씨에게 꼭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날 거예요. 세상엔 좋은 남자가 아주 많아요. 한 번 상처받았다고 해서 우리 남자를 전부 욕하지는 마세요.”진소아가 전유림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누구를 욕해도 유림 씨는 욕하지 않을 거예요. 전씨 가문 남자들은 한결같기로 소문났잖아요.”전유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그녀는 자신을 싫어하지 않았다.임도준보다는 분명 유리한 출발이었다.다만 두 사람이 서로를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전부 합쳐도 채 두 달도 안 되었기에 전유림은 아직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진소아가 자신에게 전혀 마음이 없어 보였다.사람들은 흔히들 말한다.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여자들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달려든다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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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9화

“그럼 우리 같아 가요.”전유림은 그녀에게 다시 한번 말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할머니를 만나고 싶어 했다.그럼 만나는 수밖에 없었다.어차피 조만간 전씨 할머니께서 다 아시게 될 일이었다. 워낙 눈치가 빠르셔서 전유림이 오래 속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보라, 그가 인테리어 일을 직접 챙긴다는 이유만으로도 할머니는 벌써 의심을 품으셨다.전지율처럼 그저 중얼거리기만 할 뿐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어 민심 아파트가 그렇게 좋은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진소아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전 선생님, 할머니께서 그렇게 무서운 분 같지는 않은데요. 지난번에 멀리서 한 번 뵈었을 때 참 인자하신 것 같았어요.”“저희 할머니는 참 인자하시죠. 그런데 ‘늙으면 아이가 된다’는 말, 들어 보셨죠? 사람은 늙으면 마치 어린아이처럼 변한다고 하잖아요.”진소아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긴 하죠.”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두 사람은 곧 민심 아파트에 도착했다.전유림은 낯익은 차량 두 대를 발견했다. 번호판을 확인하니 전태윤네 차량이었다.할머니께서 그 차에 타고 계실 게 분명했다.전유림이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린 다음 경적을 눌렀다.상대방 운전기사가 창문을 내리자 전유림이 말했다.“안으로 들어가서 주차장에 세워 두세요. 제가 경비원한테 말해 놓을게요.”“네, 알겠습니다.”전유림이 먼저 차를 몰고 들어간 뒤, 경비원에게 지시하여 나머지 두 대도 무사히 들어갈 수 있게 했다.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전유림은 재빨리 차에서 내리더니 할머니가 타고 계신 차로 성큼 다가가 기다렸다.그리고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 주자 전씨 할머니의 차 문을 당겨 열고는 손을 내밀어 할머니를 부축했다.“할머니, 조심하세요.”할머니는 그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리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할머니가 아직 너희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늙지는 않았단다.”그래도 손자가 다정하고 효성스러운 모습에 할머니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자식과 손주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효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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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0화

“그래서 진 선생님께서 경험이 있으시니까 진 선생님 집도 구경하고 인테리어 기사님도 소개받았어요. 자재 구매할 때도 선생님께서 저를 데리고 가 주셨어요. 경험이 있으시니까요. 아까도 진 함께 자재를 보러 갔다 오는 길이었어요. 원래는 선생님을 먼저 집에 모셔다드리고 오려 했는데... 아, 민심대로에 있는 건물 한 채가 진 선생님 댁이래요. 1층은 진료소고 작은아버지께서 운영하신대요. 진 선생님께서 민심 아파트에 사시는 집은 인테리어는 끝났지만 아직 진짜로 입주하신 건 아니라고 하시더군요.”할머니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랬구나. 그래서 내가 낯설었구나. 네 새 이웃이었구나. 진 선생님도 민심대로에 사세요?”진소아가 살며시 웃으며 대답했다.“네, 저희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땅을 사서 집을 직접 지으셔서 온 가족이 다 거기 살았어요. 나중에 저희 아빠가 따로 집을 사긴 했지만 그래도 우린 그 집에 있는 게 더 좋아요. 사람도 많고 북적거리고 어릴 적부터 살던 곳이라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민심 아파트에 집을 산 것도 본가에서 가깝고 밥을 얻어먹기도 편해서였어요.”진소아는 일이 너무 바빠서 직접 요리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매일 배달 음식을 시켜 먹자니 건강에 좋지 않아서 결국 본가에 머물며 매일 따뜻한 밥을 먹기로 한 것이었다.“집에서 가까운 게 좋죠. 의사 선생님들은 모두 바쁘신데 요리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집에 가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게 배달 음식보다 훨씬 낫죠. 우리 유림 집의 인테리어가 다 끝나가고 진 선생님도 새집으로 들어가시게 되면 식비 좀 내고 유림 집에서 식사하시는 건 어떠세요? 우리 유림이가 요리는 끝내주게 잘하는데.”전씨 할머니는 진소아가 그냥 얻어먹게 하지는 않으셨다. 아직 전유림이 전씨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있는 걸 보니 두 사람 사이가 아직 시작 단계도 아닌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다.할머니는 당연히 손자의 연애에 방해가 될 일은 하지 않으셨다.만약 진소아가 식비를 조금 낸다면 진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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