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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911 - Chapter 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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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1화

“아주머니, 정말 축하해요.”최민주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맙다. 이번에는 딸을 낳았으면 좋겠구나. 아들은 너무 말썽꾸러기라서.”소임준의 말썽꾸러기 기질은 동네에 소문이 자자했다.소정남은 전태윤 앞에서 아들의 버릇없는 행동을 자주 푸념하곤 했다. 집안 어른들이 너무 예뻐하다 보니 가끔은 소정남도 아들을 한 대 때려 주고 싶어질 지경이었다.그래도 아이는 영리한 편이라 다행이었다.만약 머리도 나쁘고 말썽까지 심했다면 소정남이 진작에 혼을 내줬을 것이다.하예정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아이들은 자라면서 철들게 돼요. 어릴 때 조금 말썽부리는 건 정상이죠. 우리 시우도 그리 얌전해 보이지만 사실 엄청 개구쟁이예요. 저희 남편 닮아서 겉은 순해 보여도 속은 알 수 없다니까요.”전시우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제가 많이 말썽부리나요?”스스로 생각해 보니 여러 번 말썽을 피워 아빠가 자주 혼내주고 싶어 하셨다.음, 조금 말썽꾸러기인 건 맞는 것 같았다.그래도 하예정의 말대로 애들은 다 그런 법이고 남자애들이 특히 더 활동적이었다.가끔은 전하연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조용히 있을 때면 분명 무슨 짓을 꾸미는 중이었다.“임준아, 탕후루 먹을래?”전시우가 친구에게 자신의 간식을 나누려고 했다.“이모가 새 걸로 사 줄게. 네가 이미 먹던 건데, 남 주면 어떡하냐.”하예정이 아들에게 말했다.최민주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내가 사러 갈게.”“아주머니, 제가 사러 갈게요. 애들을 먼저 차에 태우고 계세요.”하예정은 소임준에게 탕후루를 사러 발걸음을 옮겼다.엄마가 자리를 비우자 전시우가 친구에게 물었다.“효진 이모 뱃속에 여동생 생긴 거야?”“우리 엄마는 남동생이 생겼어.”최민주가 손자를 살짝 꾸짖었다.“여동생이라고 해야지. 너는 여동생이 갖고 싶지 않으냐?”이 녀석은 엄마 뱃속에 아기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무조건 남동생이라고 우겼다.소임준이 까만 눈망울을 깜빡이며 말했다.“그런데 나는 엄마 뱃속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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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2화

최민주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각자 아이들을 차에 태운 뒤 학교를 떠났다.그리고 근처에 있는 밀크티와 디저트를 파는 가게에 자리를 잡아 함께 얘기를 나누었다.아이들에게는 간단한 디저트 몇 가지와 주스 두 잔을 시켰고 하예정은 커피 한 잔, 최민주는 생수 한 잔을 마시고 있었다.“예정아, 벌써 다섯 시나 다 됐는데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이 잘 안 오는 거 아니야?”“이제 익숙해졌어요. 커피가 잠에 방해가 된 적은 없어요. 밤에 마셔도 누우면 그냥 자요. 효진이 정말 임신한 거 맞죠? 몸조심하시라고 전해 주세요. 회사는 저와 소현 언니가 볼 테니 굳이 나오지 말라고 해주세요. 심심하시면 예전처럼 서점에 나가면 되고요.”서점은 대부분 심효진이 지키고 있었다. 하예정은 점점 더 바빠졌고 셋이 함께 차린 몇몇 회사도 날로 번창하고 있었다.하예정과 성소현은 모두 커리어 우먼의 길을 걸었지만 심효진은 그런 야망이 없었다. 그녀도 회사에 출근하긴 했지만 하예정처럼 사업에 전념하지는 않았다.아마 어릴 적부터 생활이 넉넉해 한 번도 빠듯한 적이 없었고 느긋한 삶에 익숙했기 때문일 것이다.시집간 후에도 소정남이 돈을 잘 벌고 있었기에 출근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살 수 있었다.서점을 지키는 일이 그녀에게 꼭 맞았다.“걱정하지 마. 아직 입덧은 없고 이제 막 임신한 거라 당분간은 출근하겠다고 하더구나. 처음이 아니니 경험도 있다며 우리 보고 오버하지 말라더라.”최민주는 며느리의 둘째 임신에 첫째 때처럼 긴장하지 않았다.소정남 부부도 매우 태연했다.둘째가 생겨 기쁘게 맞이할 뿐 처음 부모가 될 때처럼 조바심 내지 않았다.많은 사람들이 농담 삼아 말한다. 첫째는 책을 보며 키우고 둘째는 돼지처럼 키운다고.한 번 키워보았으니 긴장도 덜하고 초보 엄마의 불안감도 없기 때문이다.“임준이가 남동생이라는데... 나는 손녀가 있었으면 좋겠어. 너의 딸 하연이처럼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손녀 말이야.”소씨 가문은 전씨 가문처럼 사내아이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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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3화

“응, 관성 대형 마트야. 거기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밤이면 꼬마들이 많아.”“그럼 저도 따라갈래요. 이모, 오늘 밤 이모 집에서 자도 돼요? 내일 시우랑 같이 학교 가면 되잖아요.”소임준은 곧바로 할머니의 팔을 흔들며 조르기 시작했다.“할머니, 그래도 돼요? 이모 집에 가서 같이 놀다 오고 싶어요.”최민주가 손자의 이마를 살짝 톡톡 치며 말했다.“너 자꾸 이모 댁에 가면 이모 휴식을 방해하게 돼.”“괜찮아요. 전혀 방해 안 돼요. 임준이가 가야 시우랑 같이 놀 친구도 생기고 하연이도 좋아할 거예요. 오빠 하나 더 생겨서 더 신나게 놀 테니까요. 지금 우리는 시내에 살아서 뭘 하든 편해졌어요. 우리 할머니까지 따라와서 함께 살다 보니 하연이는 오빠들이 없어서 심심해해요.”이제 말을 제법 또박또박 하는 전하연은 오빠들 곁을 떠나자 하예정에게 자주 묻곤 했다. 다른 오빠들은 언제 와서 같이 놀아 주냐고.보통은 주말이 되어야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이모 댁에서 하룻밤 자려면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집에서처럼 말썽 피우거나 장난치면 안 돼. 알았지?”최민주가 손자에게 당부했다.며느리 심효진이 둘째를 가졌다. 아직 입덧은 없지만 최민주는 며느리가 하루라도 편히 쉬길 바랐다.손자 소임준이 하예정의 집으로 놀러 가면 할머니인 자신도 하룻밤 편히 쉴 수 있고 며느리도 조용히 밤을 보내며 푹 잘 수 있지 않은가.두 집안은 워낙 연락이 잦았다. 여름방학 때는 소임준은 서원 리조트에서 꼬박 두 달 가까이 지내기도 했다.“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말 잘 들을게요.”할머니의 당부에 소임준은 허락이 떨어졌음을 알아챘다.네 사람은 가게에서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마쳤다.하예정은 두 아이를 데리고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최민주는 혼자서 서점으로 향했다.심효진은 지금 서점을 지키고 있었다. 마침 중학생들이 막 하교한 시간이라 학교 앞에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북적였고 필요한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은 서점으로 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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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4화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애들은 다 그래. 우리 시우도 네 집에서 자고 오잖아. 이따가 애들 데리고 관성 마트에 놀러 갈 거야. 오랫동안 못 갔는데 마침 오늘 저녁에 약속이 없어서 시간이 좀 생겼어.]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은 그녀에게도 하룻밤 편히 쉬며 마음을 달랠 기회나 다름없었다.전태윤과 결혼한 뒤로 하예정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내버려두며 다정하게 대해 주었지만 장남의 아내이자 장손 며느리로서 짊어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결혼 전처럼 한가롭고 편안한 나날을 보낼 수 없었다.가끔 답답한 기분이 들면 하예정은 그냥 밖에 나가 걷곤 했다. 특별히 살 것 없지만 그저 큰 도시의 사람 냄새를 느끼며 북적거리는 인파를 바라보고 도시의 활기와 번화함을 만끽하는 것이었다.[몇 시쯤 갈 거야? 나도 시간 나면 같이 갈게. 우리도 오랜만에 쇼핑 좀 하자.][밥 먹고 가려고. 지금은 두 아이 숙제랑 피아노 연습을 봐줘야 해서.][그래, 그럼 그때 보자.]음성 메시지를 보낸 심효진이 시어머니에게 말했다.“어머님, 저는 혼자서도 괜찮아요. 먼저 집에 가 계세요. 저 잠시 후 가게 문 닫고 바로 예정이 만나러 갈 거예요. 그때 가서는 그 못된 녀석을 집에 데려올 수 있을지 한번 볼게요.”아마 데려오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두 꼬마가 함께 놀기 시작하면 신이 나서 서로 헤어지기 싫어하며 한집에 함께 자고 싶어 했다.소정남도 소임준이 역시 자기 친아들이 맞다고 늘 말하곤 한다.자기가 어릴 적 한 짓과 똑같다면서, 전태윤과 노동명이랑 함께 자주 놀며 집에 가기 싫어했으니까.심효진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그러나 하예정과 절친이 된 뒤로 하예정도 가끔 그녀 집에서 묵고 갔다.그 바람에 심효진의 부모님은 하예정을 둘째 딸처럼 여기셨다. 하예정 자매가 부모님을 잃고 친할아버지, 할머니, 친삼촌이 또 무정하고 무심하게 구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자매에게 각별히 잘해 주었다.집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 심효진의 어머니는 꼭 하예정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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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5화

주변에는 상가들이 하나둘 들어서 있었다.옷 가게, 빵집, 밀크티 가게 빠질 것 없이 모두 갖춰져 있었다.위로는 4층이 더 있어서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을 1층에서 놀게 하고 자신들은 위층을 둘러본 다음 내려와 아이들을 데려가곤 했다.이렇게 많은 아이가 함께 뛰놀다 보니 집에 가려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이런 북적임은 수십조대 재벌 집안에서 자란 꼬마로서는 좀처럼 느껴보지 못한 풍경이었다.하예정이 아이들을 이곳에 데려온 것도 바로 이런 활기를 아이들에게도 맛보게 하려는 이유에서였다.하예정은 세 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도착했다.소임준과 전시우는 곧바로 어린이 놀이터로 달려갔다.그곳에는 이미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작은 기차를 타고 마트를 한 바퀴 돌 수 있었는데 요금은 5000원이었다.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잠시 기차에 태워 보기만 하다가 돈을 내야 하자 곧장 아이를 내리게 했다.바닥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깔려 있었는데 화면이 시시때때로 바뀌었다.아이들은 그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고 다른 곳에는 작은 공들과 장난감 차도 가득했다.이런 놀이 시설들은 서원 리조트에 있는 놀이터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대신 사람이 많고 분위기가 활기찼다.애초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바로 이런 북적임이었다.두 꼬마는 서원 리조트에서 웬만한 건 다 놀아 본 터였다. 그래도 이곳에 오니 무척 신나서 아이들 틈으로 쏙 들어가 신나게 어울려 놀았다.곁에는 부모들이 앉아서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도록 꽃 모양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몇몇 어른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하예정은 딸의 손을 잡고 걸어가서 아이들 무리에 합류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그 꽃 의자 하나에 털썩 앉았는데 의자 한 송이는 두 명이 함께 앉을 수 있었다.하예정은 두 꼬마에게 전하연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전하연이 바닥 화면 위에서 다른 아이들처럼 모습을 드러낸 다람쥐를 열심히 밟고 있었다.다람쥐가 다시 들어가자 꼬마는 즐거운 듯 깔깔 웃었다.사실 아이들이 밟아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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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6화

지금 이 순간도 두 명의 경호원이 평범한 부모인 척하며 작은 공 놀이터 안에서 소임준과 전시우를 지켜보고 있었다.또 다른 두 명은 전하연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이 꼬마는 전씨 가문의 보물 같은 존재였다. 만약 실수라도 있다간 무슨 면목으로 전태윤을 만나겠는가.하예정과 심효진이 바로 곁에 있어도 그들은 감히 전하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너 둘째 가졌어? 생각 없는 줄 알았는데.”하예정이 묻자 심효진이 전하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원래는 안 낳으려고 했어. 또 아들이면 어쩌나 싶어서. 임준이처럼 말썽꾸러기라면 정말 골치 아프잖아. 그런데 한번 해 보고 싶었어. 예쁜 딸을 낳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집에 애가 아직 좀 적은 것 같아서 둘째를 낳기로 한 거야. 임준이도 이제 커서 둘째가 태어나도 벌써 일곱 살이잖아. 철도 들었을 테니까 둘째를 괴롭히지 않고 오히려 사랑해 줄 거야.”“너희 형수님은? 둘째 낳을 생각 있대?”하예정이 말한 것은 소씨 가문의 현임 가주 부인 정윤하였다.정윤하와 소지훈은 결혼 후 아들을 하나 낳고 그 뒤로 몇 년째 소식이 없었다.둘째를 서두르지 않거나 아예 낳지 않을 생각인 모양이었다.그들의 아들은 소임준보다 조금 어렸지만 그래도 두 아이는 자주 함께 말썽을 피웠다.두 꼬마는 다 활발하고 움직이기를 좋아했다.소씨 가문은 지금 후손들이 적어서 가문의 어른들은 그들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소중히 여기며 뼛속까지 아꼈다.두 꼬마가 집을 뜯어먹어도 어른들은 사다리를 받쳐 주며 올라가라고 할 정도였다.“아마 둘째 계획이 있을 거야. 아이 하나는 외롭다고, 첫째도 이제 좀 커서 둘째를 가지고 싶다고 하더라.”그들 같은 부유한 집안에서는 셋째를 낳아도 충분히 잘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보통은 셋째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둘째까지만 고려하는 편이었다.“나는 시우 낳고 나서 한 명만 낳을 생각이었어. 시우 아빠도 내가 다시 낳는 걸 원치 않았거든. 임신이 고되잖아. 내가 시우 낳을 때 태윤 씨가 몇 달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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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7화

“싫어요. 나는 시우랑 같이 잘 거예요. 시우 집에 갈래요.”심효진이 아들의 이마를 살짝 톡톡 쳤다.“네 아빠가 들으면 또 널 때리실걸.”“아빠는 저 못 때려요. 할아버지랑 큰할아버지한테 말할 거예요. 그러면 아빠가 혼나실 거예요.”심효진은 할 말을 잃었다. 꼬마는 어른들이 감싸 주는 걸 믿고 엄마의 협박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휴. 알았어. 그럼 가. 하지만 너무 늦게까지 놀면 안 된다. 내일 학교 가야 하니까. 엄마는 이모랑 같이 쇼핑할 건데 너희도 따라갈래?”“싫어요. 엄마는 물건 고르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못 따라가겠어요. 우리 여기서 놀다가 엄마가 다 보고 내려오시면 집에 갈게요.”심효진은 하는 수 없이 아들에게 조심해야 한다고, 넘어지지 말고 전하연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다시 하예정 곁으로 돌아와 앉았다.다른 부모들은 저마다 자기 아이들을 보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꽃 모양 의자에는 이제 두 사람만 남았다.“위층에 좀 올라가 볼래? 살 만한 거 있나 한번 보자.”심효진이 제안했다.“위층은 별로 볼 게 없어. 먹는 거랑 옷 가게, 그리고 영화관이 전부야. 꼬마들 여기서 놀고 있는데 영화 보기도 불안하고.”“하연이 데리고 위층만 살짝 둘러보자. 애들은 지켜보는 사람도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하예정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끌었다.자리에서 일어나 딸을 불러내고 아들에게 몇 마디 일러둔 뒤 경호원들에게 살짝 눈짓으로 아들을 부탁했다.그제야 하예정은 딸을 안고 친구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가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소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씨 가문의 경호원이 잠시 얼굴을 마주하더니 서로 눈빛만 교환하고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계속해서 집안의 어린 주인들을 지켜보며 조금의 실수도 없도록 했다.두 가문의 사모님이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아마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위층은 별로 볼 게 없었다. 뭔가 먹으러 온 것도 아니고 옷을 살 생각도 없었기에 그냥 시간 보내기엔 좋았다.두 사람은 한 바퀴 휘 돌고는 곧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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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8화

전유림이 영화표 두 장을 샀다. 마침 진소아가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던 영화였다.전유림은 또 이정자가 준 영화표라고 말했다.원래는 진국림 부부가 보러 오려 했는데 두 분 다 갑자기 올 수 없게 되어 전유림이 진소아를 데리고 온 시나리오였다.이 말을 진소아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이정자는 그 영화표가 자신이 샀다고 전유림과 짜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큰형수님이 하예정 씨시죠?”“네.”“듣는데 의하면 재벌 가문의 안주인이 되셔도 생활 습관을 그대로 간직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아주 소탈하게 사시고 전 대표님까지 많이 변하게 하셨다던데 정말이에요?”“네, 저의 큰형수님은 스무 살 넘게 그렇게 사시다가 저희 큰형과 결혼하셨어요. 불과 몇 년 만에 그 오랜 생활 습관이 바뀔 리 없죠. 저는 그런 모습이 좋은 것 같아요. 저희도 어릴 때 할머니께서 자주 밖으로 데리고 다니셔서 다른 애들이랑 잘 어울려 놀았거든요.”집에서는 아이들을 철저히 보호했지만 그렇다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남을 만나지도 못하는 건 아니었다.그들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하고 싶은 건 하고 놀고 싶으면 놀면서 스트레스란 전혀 전혀 없었다.어차피 하늘이 무너져도 할머니가 받쳐 주실 게 뻔하니까.진소아는 이제 전씨 가문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궁금한 게 있으면 전유림에 물었고 그도 숨김없이 사실대로 말해 주었다.두 사람은 영화관으로 갔다.전유림은 간식을 좀 사고는 진소아와 함께 표를 검사한 뒤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그들이 자리 잡은 영화관은 그리 넓지 않았고 빈자리도 많았다.자리에 앉자마자 진소아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기를 꺼내 발신자를 보니 임도준이었다.전유림도 눈치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받을지 말지는 진소아의 자유였다.전유림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진소아와 결혼하게 된다면 아내에게 충분한 자유와 독립된 공간을 줄 생각이었으며 절대 억지로 가두려 들지 않았다.전유림은 진소아가 일단 자신의 아내가 되면 분명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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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9화

“아라 씨, 선배는 이미 만취해서 정신이 없어서 누가 집에 데려다줬는지도 본인은 알지 못할 거예요. 제가 갈 필요도 없고, 갈 시간도 없어요. 저 대신 잘 돌봐 주세요.”진소아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영화가 시작되었다.전유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진소아가 대답했다.“도준 선배가 취했대요. 지존 바에서요. 바 직원이 아라 씨에게 전화했는데 그분은 선배를 짝사랑하는 간호사예요. 그런데 아라 씨가 다시 저한테 전화해서 선배를 데리러 가 달래요. 제가 자꾸 거절해서 선배가 술을 많이 드신 것 같은데... 하지만 저는 정말 데리러 갈 수 없어요. 제가 가기라도 하면 선배는 제가 마음이 약해졌다고,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더욱 놓지 못하고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정말 선배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어요. 남자로 안 보여요.”전유림이 말을 이었다.“잘하셨어요. 사랑하지 않으면 희망을 주지 않는 게 맞아요. 데리러 갈 사람도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전유림은 차라리 자기가 대신 다녀오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진소아가 임도준을 데리러 가는 건 정말 달갑지 않았다.진소아가 한숨을 내쉬었다.“감정을 떠나서 말하면 사실 선배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정말 노력하고 또 매우 훌륭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타입을 원하지 않아요. 지금은 연애를 생각할 마음도 없어요.”한 번 상처를 받은 뒤로 진소아는 연애 문제에 몹시 신중해졌다.“작은어머니 말씀으로는 선배가 집안 형편이 좋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집안에서 대학생이 겨우 한 명 나왔는데 일가친척 중에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서 친척들 일만 생기면 모두 선배를 찾는대요. 그렇다고 선배를 탓할 수는 없잖아요. 누구도 자신의 출생을 선택할 수 없으니까요. 집안 형편이 나쁘다고 해서 선배 잘못은 아니지만 그분이 감당해야 할 짐이 너무 무겁고 챙겨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죠. 아무래도 보통 사람들은 그 점을 부담스럽게 여길 거예요.”진소아가 목소리를 낮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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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0화

진소아는 임도준을 사랑하지 않았기에 그의 감정을 거절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몇 년 동안이나 알고 지낸 선후배 사이였다.그녀는 임도준이 전유림을 연적으로 여기며 무례하게 굴다가 전씨 가문의 압박을 받을까 봐 걱정했다.평범한 사람 눈에는 임도준이 성공한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재벌가들 앞에서는 그야말로 개미나 다름없었다.그들이 임도준의 사업을 망치거나 그를 제압하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이었다.전씨 가문의 가풍이 좋아서 자식들이 사리를 따지지 않거나 세력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는 법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진소아는 미리 임도준이 진심이 아니라고 따지지 말라고 부탁했다.전유림이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아요. 꽤 도량이 넓은 편이에요. 임도준 씨는 그냥 진 선생님이 저한테 잘해 주는 게 샘이 나서 저를 연적으로 여기면서 무례하게 굴었을 뿐이죠.”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저도 유림 씨 아량이 넓은 분인 줄은 알아요. 제가 생각이 너무 짧았나 봐요.”“진 선생님은 임도준 씨에게 꽤 잘해 주시는군요.”“어쨌든 선배니까요. 선배도 잘못한 게 없어요. 그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했을 뿐이니까요.”진소아는 한 집안의 온갖 정성을 쏟아 키워 낸 성공한 사람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임씨 집안에 임도준은 희망이고 병들었을 때 도시에 올라와 치료받을 수 있는 안식처였다.게다가 의사인 임도준은 대부분 의사를 친구로 두고 있었기에 시골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사랑은 원래 그렇잖아요. 제가 좋아해도 상대는 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죠. 서로 좋아하면 더할 나위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자신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제가 임도준 씨를 선택하라는 말은 아니에요.”“알아요. 영화 시작했어요. 그만 얘기해요.”진소아는 더 이상 임도준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전유림도 사실 연적에 대해 논하는 걸 더 싫어했지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진소아가 임도준을 대하는 태도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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