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도 전씨 할머니는 전유림을 향해 재빠르게 눈을 깜빡이셨다.그 뜻은 분명했다. 두 사람의 취향이 이렇게 일치하니 앞으로 부부가 되면 ‘취향이 맞는 걸 보니, 역시 한솥밥을 먹을 인연’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겠다는 의미였다.많은 일에서 진소아의 견해가 전유림과 대체로 비슷했다.“소아 씨, 부모님은 자주 안 오시나요?”전씨 할머니가 물으셨다. 그분들은 앞으로 사돈이 될 분들이셨다.만약 진소아의 부모님이 관성에 오시면 두 집안이 더 자주 오가며 전유림을 알아보게 해야 했다.예비 장인 장모님의 마음을 사두면 전유림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훨씬 수월해질 터였다.“저희 부모님께서 일하시는 곳이 관성에서 좀 멀어요. 기차로 서너 시간은 걸려요. 휴가도 저랑 똑같이 하루뿐이라 그날에 오셨다 가시기엔 너무 빠듯하셔서 거의 못 오세요. 집에 큰일이 생기면 다른 분과 휴가를 바꿔서 며칠을 겨우 빼서 오실 수 있어요. 오빠는 부모님과 가까이 살아서 평소에 함께 계시고 저만 관성에 혼자 있어요.”진소아는 부모님이 반년쯤 전에 며칠 오셨던 것이 기억났다. 평소에는 휴대폰으로 연락하며 부모님이 보고 싶으면 영상통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일이 정말 고되시겠어요. 수고가 많으세요.”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고되긴 해도 이 길을 선택했으니까 끝까지 가야죠.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신데도 계속 이 길을 걸어가시거든요.”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숨만 쉴 수 있고 환자의 맥을 짚고 약을 지어낼 수만 있다면 그 의술로 계속 사람을 살리겠다고 하셨다.그게 의사의 소명이고 그들이 선택한 길이니까 끝까지 걸어가겠다는 것이었다.“언젠가 할아버지나 할머니, 부모님이 돌아오시면 알려 주세요. 제가 직접 댁에 찾아가 인사드리고 싶어요. 저는 그분들을 정말 존경해요.”참된 의사에다 책임감까지 갖추었고 그것도 대대로 의업을 이어오신 분들이셨다.진소아가 대답했다.“다음 달 20일이에요. 음력인데, 저희 할아버지 팔순 생신이거든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께서 큰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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