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 Chapter 5051 - Chapter 5060

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5051 - Chapter 5060

5152 Chapters

제5051화

“맞아요, 다음에 쉴 때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예정이도 같이 불러요. 북적북적하게 놀아야 제맛이죠. 예정은 애들 데리고 놀러 다니는 데는 정말 귀신이에요. 어디가 재미있는지, 단풍 구경은 어디가 좋은지 다 꿰고 있어요.”“예정 언니는 주말마다 애들 데리고 나가요? 그럼 우리도 다음에 나갈 때 꼭 불러줘요.”전유림이 말을 받았다.“큰형네는 평일에 너무 바빠서 애들한테 시간을 제대로 못 줘요. 그래서 주말에는 모든 약속을 다 미루고 아이들한테 집중해요. 근데 맞는 말이에요. 관성에서 어디가 재미있는지 큰형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큰형뿐만 아니라 다른 형들도 마찬가지예요. 애들이 생기고 나니까 오히려 결혼 전보다 더 놀아요.”결혼 전에는 전유림의 형들이 오로지 회사 일과 거래, 그리고 술자리에만 매달렸다.하루 일정이 빠듯해서 놀 시간 자체가 없었고 관성에 어떤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가장 많이 가본 곳이라곤 골프장이나 바닷가 정도였는데 그것도 고객 접대 차원에서였다. 고객을 골프장으로 모시거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직접 잡은 싱싱한 해물을 맛보게 하는 일이 주된 접대 방식이었다.진소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부모가 되니까 가정에 중심을 두고 아이들에게 집중하게 된 모양이네요. 아이들 데리고 놀러 다니면서 시간도 함께 보내고 시야도 넓혀 주고 정말 좋은 일이죠. 형들이 자녀 교육과 성장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시나 봐요. 부자 중에 그렇게 하는 분들은 별로 없는데 쉽지 않은 일이에요.”사업하는 사람들은 일 때문에 아이 교육을 소홀히 하고 시간도 제대로 못 챙겨주면서 그냥 돈만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학교 행사에도 안 가고 집사나 기사를 보내는 게 다반사였다.하지만 전유림의 형들은 달랐다. 직접 등하교를 시키고 아이의 학교 일로 이미 잡힌 일정도 바꾸고 모든 약속을 미룰 줄 알았다.그렇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교육에 신경 쓰다 보니 아이들이 바르고 명랑하게 자라는 게 당연했다.그래서 전씨 가문이 관성의 으뜸 자
Read more

제5052화

그러면서도 전씨 할머니는 전유림을 향해 재빠르게 눈을 깜빡이셨다.그 뜻은 분명했다. 두 사람의 취향이 이렇게 일치하니 앞으로 부부가 되면 ‘취향이 맞는 걸 보니, 역시 한솥밥을 먹을 인연’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겠다는 의미였다.많은 일에서 진소아의 견해가 전유림과 대체로 비슷했다.“소아 씨, 부모님은 자주 안 오시나요?”전씨 할머니가 물으셨다. 그분들은 앞으로 사돈이 될 분들이셨다.만약 진소아의 부모님이 관성에 오시면 두 집안이 더 자주 오가며 전유림을 알아보게 해야 했다.예비 장인 장모님의 마음을 사두면 전유림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훨씬 수월해질 터였다.“저희 부모님께서 일하시는 곳이 관성에서 좀 멀어요. 기차로 서너 시간은 걸려요. 휴가도 저랑 똑같이 하루뿐이라 그날에 오셨다 가시기엔 너무 빠듯하셔서 거의 못 오세요. 집에 큰일이 생기면 다른 분과 휴가를 바꿔서 며칠을 겨우 빼서 오실 수 있어요. 오빠는 부모님과 가까이 살아서 평소에 함께 계시고 저만 관성에 혼자 있어요.”진소아는 부모님이 반년쯤 전에 며칠 오셨던 것이 기억났다. 평소에는 휴대폰으로 연락하며 부모님이 보고 싶으면 영상통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일이 정말 고되시겠어요. 수고가 많으세요.”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고되긴 해도 이 길을 선택했으니까 끝까지 가야죠.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신데도 계속 이 길을 걸어가시거든요.”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숨만 쉴 수 있고 환자의 맥을 짚고 약을 지어낼 수만 있다면 그 의술로 계속 사람을 살리겠다고 하셨다.그게 의사의 소명이고 그들이 선택한 길이니까 끝까지 걸어가겠다는 것이었다.“언젠가 할아버지나 할머니, 부모님이 돌아오시면 알려 주세요. 제가 직접 댁에 찾아가 인사드리고 싶어요. 저는 그분들을 정말 존경해요.”참된 의사에다 책임감까지 갖추었고 그것도 대대로 의업을 이어오신 분들이셨다.진소아가 대답했다.“다음 달 20일이에요. 음력인데, 저희 할아버지 팔순 생신이거든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께서 큰 잔
Read more

제5053화

“네, 할아버지 생신 잔치는 꼭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든 살은 인생에 한 번뿐인데, 그것도 누구나 다 사는 나이는 아니잖아요. 저도 여든 살 때는 잔치를 했거든요. 아흔 살도 할 거예요. 백 살까지 사신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고요.”전씨 할머니는 아흔 살이라고 하셨지만 사실 만으로 아직 아흔 살이 되지 않으셔서 아흔 살 생신 잔치는 치르지 않으셨다.“할머니는 마음도 넓으시고 건강하시니까 백 세까지 충분히 사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아흔 살 생신 잔치는 언제 하실 건가요? 그때는 꼭 저도 불러주세요.”전씨 할머니가 웃으며 말씀하셨다.“당연하죠. 소아 씨도 꼭 초대할게요.”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전유림은 거의 끼어들 틈이 없어 그저 조용히 곁에서 지켜보며 대화를 듣기만 했다.그렇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화제가 자연스럽게 다른 데로 흘러갔고 급기야 의학 얘기로까지 이어져 진소아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셨다.한 시간 남짓 마당을 거닐다가 전씨 할머니는 방으로 들어가 쉬셨다.할머니는 낮잠을 꼭 주무셔야 하는 분이셨다.전씨 할머니가 낮잠을 주무시는 동안 하예정과 여운초가 진소아를 챙겨주었다.그녀가 심심하거나 어색하지 않도록 말이다.저녁을 직접 준비하기로 한 전유림은 이미 여러 식자재를 손질하고 있었다.그의 요리 실력이 전창빈만 못했지만 그래도 평범한 남자들보다는 훨씬 뛰어났다.전유림은 진소아를 위해 푸짐한 상을 차릴 생각에, 그녀가 맛있게 먹고 자신의 솜씨를 칭찬할 모습을 상상하며 요리하고 있었다.민심 아파트의 집이 완성되면 전유림은 그곳으로 이사할 작정이었고 그렇게 되면 진소아와 자연스럽게 이웃이 될 터였다.그리고 매일 진소아를 위한 요리를 정성스럽게 차려 내면 그녀의 입맛은 결국 자신의 손에 길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누구도 그녀를 곁에서 떼어낼 수 없으리라 믿었다.거실에 하예정과 여운초만 남아 진소아와 함께 있을 때 하예정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조용히 말했다.“소아 씨, 할머니가 소아 씨를 정말
Read more

제5054화

하예정이 물음에 진소아는 본능적으로 아니라고 부인하려 했지만 어느새 전유림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진소아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저었다.“첫 남자 친구랑 헤어진 후로 계속 연애를 안 했어요. 지금은 진짜 남자 친구도 없고요. 언니, 저 정말 너무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어요.”하예정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마침 우리가 소개해 주려는 그 사람도 일이 엄청 바빠서 주말에나 쉰대요. 소아 씨도 주말에 하루쯤은 쉴 수 있잖아요? 주말에 데이트하면서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는 것도 좋고 아니면 관성 근처를 차로 여행 가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그러면 충분히 가까워질 수 있을 거예요.”하지만 진소아는 여전히 정중하게 거절했다.“두 분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정말 괜찮아요. 저는 아직 연애하고 싶지 않아요.”“우리가 누굴 소개해 주려는 건지 궁금하지 않아요?”여운초가 문득 물었다.진소아는 별로 관심 없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거절했다.“연애할 생각이 없으니까 그분이 누군지 굳이 알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만날 일도 없을 테니까요.”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이내 하예정이 말했다.“좋아요. 지금 당장 연애할 마음이 없다면 그럴 수 있죠. 하지만 나중에 연애하고 싶으면 저희한테 말씀하세요. 꼭 좋은 분 소개해 드릴게요.”“네.”진소아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사실 그 말을 크게 마음에 두지는 않았다.“제가 도련님이 준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좀 보고 올게요.”하예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갔다.전유림은 거실 대화가 들리지 않았다. 그는 하예정이 주방으로 들어오자 그제야 고개를 들어 말했다.“저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요. 도와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런데 큰형이나 둘째 형을 좀 불러주실 수 있나요?”그는 형수님들은 부리기가 영 어색했지만 형들은 부려 먹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하예정이 웃으며 대답했다.“두 분 다 도련님 서재에 계세요. 무슨 프로젝트 얘기하는 것 같던데요. 애들이 낮잠 자니까 바로 일 얘기에 정신없으
Read more

제5055화

“그런데 소아 씨가 거절했어요. 우리가 누구를 소개해 주려는지 전혀 묻지도 않더라고요. 당분간 연애할 생각이 없다고 하면서요. 혹시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부인하긴 했는데 그 전에 잠시 망설이는 걸 보니 도련님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아직 확실히 정리된 건 아닌 것 같지만요.”큰형수의 말에 전유림은 깜짝 놀라더니 이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도련님, 힘내요. 계속 노력하시면 내년에는 분명 소아 씨와 결혼할 수 있을 거예요.”“제가 올해 안에 소아 씨랑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시는 줄 알았어요.”하예정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올해는 거의 다 지났잖아요. 앞으로 두세 달 동안은 아마도 도련님이 소아 씨의 남자 친구가 되는 걸로 만족해야 할 거예요. 소아 씨도 도련님과 우리 가족을 좀 더 지켜봐야 하니까요.”“맞아요. 아직 저를 완전히 믿는 것 같지 않아요. 지금 고백해도 집안 격차가 너무 크다고 받아주지 않을 거예요. 천천히 하면 돼요. 저는 안 급해요. 어차피 목표도 정해져서 이제 다들 저한테 결혼 재촉을 하지 않을 거예요.”전유림은 전혀 조급해하지 않았다.전씨 할머니가 아무리 애타도 전유림은 여전히 느긋했다.자신만의 속도대로 가면 내년 연말까지는 진소아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가 마음먹은 사람은 바로 진소아 한 사람뿐이었으니까.“형수님, 한 가지 부탁드릴 일이 있어요.”“뭔 일이요? 뭐든 도와드려야죠.”“별거 아니에요. 신의님이 설에 돌아오신다던데 준일 형한테 제가 소아 씨를 데리고 신의님과 겨울 누나를 찾아뵙고 싶다고 전해 주실 수 있나요? 소아 씨가 그분들을 우상처럼 여겨서요. 형수님께서 겨울 누나와 친하시니까 형수님이 한마디만 해 주시면 겨울 누나도 흔쾌히 받아주실 거예요. 제가 직접 여쭙기에는 좀 조심스럽고 거절당할까 걱정도 되고요.”“그런 일이면 간단해요. 설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요. 신의님께서 돌아오시면 먼저 의견을 여쭤보고 소아 씨를 만나도 괜찮다고 하시면 바로 일정을 잡
Read more

제5056화

많은 이들이 신의 김청산이 예씨 가문의 예진 리조트에 자주 머문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곤 했지만 김청산이 타인에게 방해받는 걸 좋아하지 않아 외부인 접견을 거절했다.예씨 가문에서도 당연히 어르신의 뜻을 존중하여 리조트 문 앞에서 청탁하는 이가 있을 때마다 먼저 김청산의 의향을 물어보았다.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예진 리조트의 문턱도 밟지 못하게 했고 허락받아야만 비로소 리조트 안으로 들어서게 했다.찾아오는 이들이 어떤 신분이든, 예씨 가문과 거래가 있든 없든, 예씨 가문 사람들은 반드시 김청산의 의사를 존중하며 억지로 만나게 하지 않았다.이러한 예씨 가문의 배려와 정겨울이 예씨 가문의 넷째 며느리라는 점 덕분에 김청산은 예진 리조트에 머물기 좋아했다.하여 김청산은 외손자 예훈 역시 진심으로 아끼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소중히 여겼다.정겨울은 항상 투정을 부리곤 했다. 자신이 직접 낳은 아들이 가장 존중하는 스승님의 사랑을 빼앗아 갔다고.원래 김청산은 정겨울을 무척 아껴주며 스승과 제자이자 부녀처럼 지냈지만 아들을 낳은 뒤로 김청산은 손주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아낌없이 드러냈다.심지어 예훈이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김청산은 비행기를 타고 달려와 정겨울 부부를 호되게 꾸짖곤 했다.그럴 때마다 정겨울은 아들을 스승님께 약곡 마을로 보내면 예훈이 버릇없이 자랄까 걱정된다며 투덜댔다.그러나 용정에 대해서는 달랐다. 김청산이 용정도 아끼긴 했지만 그에게는 특히 엄격했다.용정이 김청산의 의술을 이어받아야 하고 원한을 갚아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예훈은 부유한 집안의 후손으로 타고나 사랑 속에서 자랐고 장손도 아니어서 후계자의 책임을 질 필요가 없었기에 용정보다 훨씬 편하게 살아갔다.김청산은 예훈이 그저 행복하고 즐겁게 자라기만을 바랐다.“맞아요. 겨울 누나가 다음에 오실 때면 소아 씨를 모시고 리조트로 가서 식사할게요. 그냥 겨울 누나를 소개해 주겠다고만 해도 소아 씨는 기꺼이 따라올 거예요.”전유림
Read more

제5057화

“그분들은 눈치채셨지만 일부러 티 내지 않으셨어요. 그냥 우리 둘이 자연스럽게 지내도록 내버려두시는 거죠. 소아 씨 오빠도 저를 만나보았는데 아마 그분도 눈치채셨을 거예요.”지금까지 진씨 가문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없었다.“소아 씨도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에요. 아마 두 집안의 격차가 좀 크다고 느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도련님이 아직 진지하게 고백하지 않으셨잖아요. 하지만 좀 더 친해진 다음에 고백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결과가 어떻든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도 뒤에서 응원할게요.”하예정이 시동생을 향해 작은 응원의 손짓을 보냈다.전유림이 말했다.“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전씨 가문 사람들은 감정과 결혼에 가장 충실하죠. 한 번 마음을 주면 그게 평생이에요.”“그럼 천천히 준비해요. 저는 손님방에 가서 좀 자야겠어요. 오늘 좀 일찍 일어났더니 피곤하네요. 애들이 학교 안 가는 날이면 항상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 봐요.”하예정은 몸을 돌려 주방을 나섰다. 들어왔다 나가기까지 그녀는 전유림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고 전유림도 형수의 도움을 기대하지 않았다.전태윤 집에서도 전태윤이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내를 무척 아끼는 사람이었던지라 주방일은 하예정에게 부탁하자도 않았다.주방은 덥고 연기도 많아서 한 번 요리하면 힘들다고 생각했던 것이다.하예정이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지도 않고 바로 여운초에게 물었다.“운초 씨, 피곤해요? 위층에 올라가서 좀 쉴래요?”여운초는 그 뜻을 금방 알아채고 바로 대답했다.“네, 좀 졸리네요. 좀 자야겠어요. 소아 씨는 좀 쉬실래요? 아니면 TV라도 보실래요?”진소아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아뇨, 저는 안 피곤해요. 두 분 편히 쉬세요.”진소아는 여운초와 하예정이 아마도 낮잠을 자려고 했지만 자신과 대화하느라 계속 위층으로 올라가지 못했을 거로 생각했다.“그럼 TV 좀 보세요. 제가 도련님한테 틀어 달라고 할게요. 할머니
Read more

제5058화

“저희 형들이나 할머니는 생활 방식이 꽤 규칙적이어서 정해진 시간이 되면 꼭 잠시 낮잠을 주무세요.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 시고요.”진소아가 문득 말을 이었다.“오히려 제가 미안해요. 저 때문에 예정 언니네가 제대로 쉬지 못하셨잖아요. 평소에 일도 바쁘셔서 주말에야 좀 쉬려는 참이었을 텐데. 할머니께서는 생활이 워낙 규칙적이어서 그게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관리를 너무 잘하셔서 아흔이 되셨다는 게 전혀 믿기지 않아요.”전유림은 진소아가 도우려는 걸 보더니 손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깨끗한 장갑을 건넸다.모두가 낮잠을 자러 간 데는 다른 뜻도 있었다.진소아가 심심할 때 전유림과 단둘이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손님을 소홀히 대접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전유림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저녁에 요리를 몇 가지나 준비하셨기에 장을 이렇게나 많이 봐오셨어요?”진소아가 풍성한 재료들을 보며 물었다.“사람도 많고 입맛도 제각각이라 모두가 좋아하는 걸 챙기려다 보니 열두 가지 정도 준비했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네 가지, 나머지는 어른들 취향에 맞췄고요.”진소아가 좋아하는 요리도 몇 가지 넣었다.오늘 함께 식사할 모두를 전유림이 하나하나 고려한 것이었다.“정말 세심하시네요.”“평소엔 다들 바빠서 같은 도시에 살아도 좀처럼 얼굴을 보기 어려운데 오늘 다들 모인 김에 제대로 대접해야죠. 소아 씨 취향을 정확히는 몰라서 지난번에 같이 식사할 때 눈여겨봤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소아 씨가 좋아하실만한 요리도 몇 가지 준비했어요. 사실 어릴 때부터 좋은 음식을 먹고 자라긴 했지만 입이 그렇게 짧지는 않아요. 어릴 적 할머니가 요리를 가르치실 때 자기가 만든 건 자기가 다 먹으라고 하셨거든요. 너무 맛없는 요리를 자꾸 먹다 보면 아무리 까다로운 입맛도 할 말을 잃게 돼요. 정말이에요. 우리 모두 처음 요리 배울 때는 정말 맛없게 만들었거든요. 처음엔 정말 맛없었는데 하다 보니까 실력이 점점 늘더라고요. 그러다가 우리 실력이 주방장
Read more

제5059화

진소아가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유림 씨는 정말 보물이네요. 캐면 캘수록 장점이 더 많이 나오는 분이시네요. 이렇게 예쁜 디저트를 만들 줄은 몰랐어요. 모양이 너무 예뻐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데 분명 맛있을 거예요.”전유림이 일회용 장갑을 건네며 자신도 한 켤레 꼈다. 그러고는 꽃잎 모양의 디저트 하나를 집어 진소아 앞에 내밀었다.“한번 드셔보세요.”진소아가 받아 한입 베어 물었다. 천천히 씹으며 음미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맛있어요. 적당하게 달콤하네요. 밖에서 파는 것처럼 텁텁하지 않고 은은한 꽃향기까지 나는데 정말 맛있어요.”전유림은 그제야 안심했다. 그녀가 좋아해 주니 다행이었다.진소아는 디저트를 몇 개 더 집어 먹었고 전유림은 미리 준비한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 주었다.“유림 씨, 디저트 가게를 열어도 되겠어요.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아서 디저트를 만드는 장인들도 따라잡기 힘들걸요.”“가게까지 낼 생각은 없어요. 그냥 취미예요. 시간 날 때 만들어서 먹거나 지인분들께 나눠 드려요. 소아 씨가 좋아하신다니 저녁에 두어 세트 포장해 드릴게요. 소아 씨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께도 전해주세요. 오늘 여러 종류로 만들어 뒀는데 아이들 먹을 것도 따로 내놓았어요. 조카들이 일어나면 주려고요.”전씨 가족들은 오후 티 타임을 즐기는 습관이 있었는데 간식은 전씨 가문의 제과사가 만든 것이 나오기도 했고 때로는 직접 만들기도 했다.전씨 할머니께서는 손자들이 모든 능력을 갖추길 바라신 덕에 전유림도 이런저런 능력을 전부 갖추게 된 것이었다.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오늘 유림 씨 집에 와서 먹기도 하고 또 디저트까지 챙겨가게 되네요.”“좋아하시고 맛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인정받는 거나 다름없어요. 오히려 제가 더 기쁘죠.”“그럼 제가 시름 놓고 먹으면 되겠네요. 저녁에 두 세트 가져가서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께도 드려 볼게요. 작은어머니께서 당이 높으신데 단 음식을 무척 좋아하시거든요. 그런데 작은아버지께서는 당이
Read more

제5060화

진소아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부모님은 다 그런 것 같아요. 너무 일찍 연애하면 속을까 걱정하시고 안 해도 걱정하시고 정말 신경 쓰이시죠. 그런데 전씨 가문 어른들은 집안 배경을 안 보시나요? 형수님들은 모두 재벌가 따님이셨잖아요. 하나같이 격이 맞는 분들이셨고요. 진짜 신데렐라는 한 명도 없고 전부 부잣집 출신이잖아요.”지금도 전유림의 형수들은 모두 회사 대표직을 맡고 있었고 평범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이러한 사실들을 꿰뚫어 본 진소아는 자신의 가정이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괜찮은 편이지만 전씨 가문에 비하면 오히려 가난한 쪽에 속해 비교조차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여 그녀는 굳이 높이 바라보지도 않았다.“우리 큰형수님께서 시집오실 때만 해도 아직 이모와 상봉하기 전이라 배경이 없는 셈이었죠. 그때도 어른들은 큰형수님을 무척 좋아하세요. 형수님들이 모두 재벌가 따님이긴 하지만 사실 어른들이 가장 아끼시는 분은 큰형수님이세요.”하예정은 장남의 아내로서 집안 살림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전씨 가문의 어른은 일부러 더 신경 써 주었고 위세를 세워 주신 것이다.게다가 하예정은 성격이 밝고 누구에게나 다정해서 동서들 사이에서도 언니 같은 존재로 관계가 좋았다.그녀들은 각지에 흩어져 계셔서 명절에나 서원 리조트로 모이는데 그때마다 큰형수님이 모든 걸 챙겨 주셔서 모두가 고마워할 뿐, 다툴 일은 없었다. 할머니께서 며느리를 고르는 기준은 사실 매우 높으셨고 그래서 이름난 재벌가의 훌륭한 따님들이 대부분 전씨 할머니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예정 언니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처음 봤을 때부터 참 편안하게 느껴졌어요.”“맞아요. 저희도 큰형수님을 무척 존경하고 있어요.”진소아가 농담 섞인 말투로 덧붙였다.“그런데 유림 씨는 마음에 두신 분이 있나요? 아까 언니들이 저에게 소개팅을 주선해 주신다고 하셨는데 정말 좋은 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연애할 마음이 없다고 거절했어요. 유림 씨는 아직 미혼이고 여자분도 없으시니까
Read more
PREV
1
...
504505506507508
...
51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