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은 테이블 아래에서 전연의 손을 살짝 잡아당기며 눈빛으로 물었다.“이게 정말 효과 있어요?”전연은 그녀만 믿고 따라오라는 눈빛으로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심원은 그제야 마음을 놓은 듯, 자리에 앉은 이후 단 한 번도 송가람 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았다. 마치 정말로 미련 없이 마음을 정리한 사람처럼 말이다.심원의 시선과 손길은 온전히 전연에게 향해 있었고, 자잘한 행동 하나하나에 다정함이 묻어났다.전연이 물을 마시려 할 때면 심원이 먼저 손을 뻗어 컵을 건네주고, 휴지가 필요하면 말없이 챙겨주었다. 그럴 때마다 전연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고, 심원의 얼굴에는 아낌없는 애정이 묻어났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 눈엔, 두 사람은 더없이 다정한 연인 그 자체였다.송가람은 옆에서 둘을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계속 귀에 들려오는 전연과 심원의 알콩달콩한 대화에 점점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었다.특히 심원이 마치 아무 거리낌 없이 전연과 함께 술자리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자, 마치 입안에 파리가 들어간 듯 역겨움이 치밀었다.그녀가 이리도 공들여 길들였던 개가 다른 사람한테 꼬리를 흔드는 꼴이라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심원은 비록 살이 조금 붙긴 했어도, 이목구비가 나쁘지 않았다.강한서 같은 천재적인 외모는 아니더라도, 그를 닮은 구석이 몇 있었고, 그 덕분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송가람이 그토록 오랜 시간 심원을 곁에 두며 애매한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을 테다.해외 유학 시절에도, 심원에게 관심을 보인 여학생들이 적지 않았다.하지만 심원은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다.송가람은 그런 심원을 다루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누군가 심원에게 관심을 보이면, 송가람은 일부러 심원에게 차갑게 대했고, 그럴수록 심원은 더더욱 그녀에게 매달렸다.심원이 괴로워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그가 뭘 잘못했는지 몰라 물을 때면, 그녀는 늘이렇게 말하곤 했다.“나는 네가 걔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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