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2531 - Chapter 2540

2543 Chapters

제2531화

‘약혼식 소식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는데 기자들이 어떻게 나타난 거지?’강단해는 재빨리 사람들을 불러서 상황을 살피라고 했다. 기자들을 막으라고 지시하면서 말이다.비록 그가 강한서와 약간의 다툼이 있는 건 사실이었지만 집안의 체면을 깎아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게다가 이번 일은 강민서가 벌인 일이었기에 그가 책임지고 뒷수습을 해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부하들이 돌아와서 그에게 보고했다. 그들 말에 의하면 기자들은 연회장이 아니라 위층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강단해는 얼이 빠진 듯 말했다.“뭐라고? 위층은 호텔 아니었나?”“확실합니다. 그리고 언론 기자들이 아니라 연예인 사생활을 캐는 파파라치들이었습니다.”강단해는 미간을 찌푸렸다.“약혼식 일정이 오래전부터 정해져서 호텔도 전부 비워두라고 했는데 연예인이 어디 있다고 그래?”그때, 사람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송씨 가문에서 찾았다는 따님이... 연예인 아니었나요?”그 말을 들은 강단해는 잠시 멍해졌다.그러자 그 사람은 또 한마디 덧붙였다.“얼마 전에 새로 찍은 영화가 개봉했는데 반응이 좋았던 거 같아요. TV에 자주 보이더라고요. 같이 나온 남자 배우 이름이... 상현 씨였나요? 저희 딸이 그 커플을 너무 좋아해서 굿즈도 엄청 샀어요...”“누가 그런게 궁금하대?”강단해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을 끊었다.그러자 또 다른 사람이 머뭇거리며 말했다.“아까 현진 씨가 어떤 남자분이랑 여자분 부축을 받으면서 위층 호텔 룸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왔는데, 몇 분 뒤에 그 남자분이 또 다시 룸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는 오랫동안 나오지 않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강단해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똑똑히 봤어?”그 부하는 강단해의 살벌한 표정에 놀라서 주춤하다가 말을 더듬었다.“아마, 아마도요...”“아마?”“확, 확실합니다! 위층에서 민서 씨를 찾다가 우연히 본 거니까요. 한현진 씨는 좀 정신이 없어 보였어요. 술에 취한 것 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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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2화

“바로 위층입니다. 저도 방 번호는 정확히 못 봤어요. 제가 같이 올라가서 찾아볼까요?”송병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신세 좀 질게요.”한편, 송가람은 답장이 오지 않아서 점점 초조해 났다. 연회장에서 나올 때, 서해금은 그녀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챘다. 그래서 그녀는 걸음을 늦추고 송가람 옆으로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너랑 연관 있는 거지?”그러자 그녀는 흠칫 놀라며 되물었다.“그... 그게 무슨 소리야?”송가람은 끝까지 발뺌했지만 서해금은 그녀의 반응을 보자마자 확신이 들었다. 서해금은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왜 나랑 상의도 안 하고 멋대로 움직인 거야!”이미 들켜버린 이상 더는 부인할 수 없었기에 송가람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우리를 이렇게까지 가지고 놀았는데 엄마는 안 억울해?”“억울해도 아직 복수할 타이밍이 아니야! 너 아직도 강한서한테 미련 못 버렸니?”“그런 거 아니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송가람도 확신이 없었다. 그저 잠시 후 한현진이 망신당할 거라는 생각에 속이 시원했다.“엄마는 참아도 난 못 참아. 설령 둘이 계속 만나더라도 한서 오빠한테 골탕을 먹일 거야!”이제 와서 더 말해봤자 소용없었기에 서해금이 물었다.“뒤처리는 확실히 했지? 절대 네가 의심을 받지 않게.”“내가 직접 술을 가져다준 것도 아니고 증거도 없어. 그리고 그 남자도 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야. 내가 일자리를 알아봐 주고 있거든. 그래서 절대 함부로 말 못 해.”송가람이 완벽하게 처리했다고 말하며 뿌듯해했지만, 서해금은 왜인지 모르게 그럴수록 점점 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막 닫히려던 찰나, 누군가가 외쳤다.“잠깐만요!”송병천이 버튼을 눌러 문을 다시 열자 채지윤과 심현준 부부가 급히 들어왔다.채지윤은 감사 인사를 하려다 서해금과 송가람을 보고는 얼굴을 굳혔다.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재수 없게...”그러자 송가람의 얼굴도 순간적으로 굳어졌다.하지만 심현준은 그래도 예의 바르게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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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3화

“한열 씨 경호원이 여기 있다는 건 한열 씨도 이 방 안에 있다는 거겠죠?”그러자 송가람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한열 씨요? 여기 한현진 씨 방 아니었어요? 한열 씨가 왜 여기에... 그 사람, 아까 내가 본 건 분명히 호텔 직원이었는데...”그녀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정도였다.“한현진 씨도 이 안에 있다는 건가요?”송가람은 자기가 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듯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그 말 한마디에 파파라치들은 난리가 났다.그들이 받은 제보는 한열이 연인인 신하리를 두고 다른 여성과 밀회를 한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근데 그 밀회 상대가 한현진 씨라고? 세상에...’‘영화 “살의”의 커플이 진짜로 사귀고 있었다는 거야?’전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나서 한열이 받는 서포트는 전보다 적어졌지만 팬들의 충성도는 여전히 높았다. 전 소속사도 그가 망하길 바라고 있었는데 이런 스캔들이 터지면 알아서 자멸하는 셈이니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었다. 게다가 스캔들 상대는 영화에서 커플 연기를 했었던 한현진이었다. 단독 기사를 따내면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지 상상도 안 되었다.‘그동안 한현진에 대한 스캔들이 거의 없었는데 잘됐네!’원래 한열의 단독 기사를 따내려고 여기까지 찾아왔던 파파라치들은 피가 끓는 듯 흥분했다.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사람도 많은 데다가 다들 촬영 장비를 든 상태였기에 호텔 경호원 몇 명으로는 섣불리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었다. 그들은 송병천 일행을 보호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송병천은 한현진의 상태가 걱정되어 사람들 사이를 뚫고 문을 두드리려 했지만 서해금이 그의 팔을 붙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안에 있는 현진이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없어요. 당장 문을 두드리면 오히려 일이 더 커질 수도 있어요. 요즘 정보도 너무 빠르잖아요. 누가 뭘 찍어서 퍼뜨릴지 몰라요.”그 말을 들은 송병천의 동작이 멈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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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4화

강단해가 입을 열자 파파라치 무리는 기세가 등등해졌고 매니저더러 문을 열어 안에 있는 사람을 나오게 하라고 소리쳤다.송가람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싶어 안달이 나서 몇 번이나 서해금을 향해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서해금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송가람의 간절한 눈빛을 못 본 건 아니었다. 방금 송병천이 한 말이 그녀를 조심스럽게 만들었던 것이다.그녀는 굳게 닫힌 방문을 힐끗 바라보았다.밖이 이렇게까지 시끄러운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게 뭔가 이상했다. 만약 송가람 말대로 진행됐다면 그 남자가 적당한 타이밍에 나와서 문을 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상황이 어떤지 확신할 수 없었기에 서해금은 섣불리 다음 수를 둘 수 없었다.잠시 고민한 끝에 입을 열었다.“여러분,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주시겠어요?”그 말에 주변의 소음이 잠시 줄었고 모두가 서해금을 쳐다보며 그녀의 정체를 살폈다.그때, 누군가가 직설적으로 물었다.“누구신데요?”서해금은 침착하고 안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서해금이라고 합니다. 방금 실수로 여러분을 밀친 경호원도 저희가 고용한 경호원이에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고 싶어서요. 젊은 친구라서 다소 성급했나 봐요. 하지만 그 친구도 자기 일을 한 것뿐이니까 다들 너무 몰아세우진 마세요. 여기서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병원이 있거든요. 같이 진료를 받으러 가는 건 어때요?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해결 방법을 논의해 봐요.그 말을 들은 송가람은 멍해졌다.‘왜 저래? 겨우 파파라치들을 불러모았는데... 이제 문이 열리는 것만 기다리면 한현진이 끝장날 상황인데 왜 지금 저 사람들을 내보내려고 하는 거지?’처음 소란을 일으킨 파파라치는 서해금의 옷차림과 말투를 보고 그녀가 꽤 권력이 있는 사람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경호원을 고용하기까지 한 서해금이 한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한열과 한현진이 호텔 같은 방에 있는 데다가 한씨 가문 사람까지?’그는 헛기침하며 일부러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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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5화

조금 전까지만 해도 구경하고 있던 채지윤도 놀란 얼굴로 물었다.“연아? 너 612호에 있다며?”전연은 채지윤을 보자마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아주머니, 빨리 와보세요. 원이 오빠가 좀 이상해요.”송가람은 얼이 빠졌다.‘심원이 왜 여기서 나와?’송가람이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서해금이 그녀의 팔을 세게 꼬집었다. 결국 그녀는 하려던 말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원이가 왜?”원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채지윤은 안색이 확 변하더니 사람들을 밀치며 방으로 급히 달려갔다.전연은 훌쩍이며 말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처음엔 원이 오빠가 술에 취한 줄 알고 방을 하나 잡아줬는데요... 술 취한 게 아닌 것 같아요.”“심원 씨 상태가 많이 이상해 보여서 저희가 앰뷸런스를 불렀어요.”전연의 말 끝을 잇는 맑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익숙한 그 목소리에 송가람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가 급히 고개를 들어 뒤쪽을 바라보니 술에 취해 정신없는 상태라던 한현진이 꼿꼿하게 서 있는 것이었다.그녀는 베이지색 루즈핏 트렌치코트를 입고 머리를 단정히 올려 묶었는데 연한 화장에 생기 넘치는 얼굴, 선명한 입술, 가지런한 치아까지 품격 있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아까 자리에서 휘청거리며 나간 그녀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그제야 송가람은 자신이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방금 서해금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입을 놀리다 다 들통났을 것이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한현진을 노려보았다. 그 시선에는 노골적인 증오가 담겨 있었다.그러나 채지윤은 오직 아들한테만 정신이 팔려서 그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앰뷸런스를 불렀다는 말에 그녀는 완전히 미친 듯이 두 사람을 밀치며 방 안으로 달려갔다.한현진이 등장하자 기세가 꺾였던 파파라치들이 다시 소란을 피웠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우르르 몰려와 그녀에게 들이댔다.“현진 씨, 한열 씨도 방 안에 계신가요?”“두 분이 함께 이 호텔로 들어갔다는 걸 본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한열 씨 경호원도 여기에 있는데 한열 씨 본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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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6화

‘사촌 동생? 한열이 한현진의 사촌 동생이라고? 게다가 남자 친구도 있어? 배가 저 정도면 임신한 게 틀림없어.’한현진은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오늘 전 약혼식에 참석하러 왔어요. 여러분이 누군가의 제보를 받고 여기서 기다린 것 같은데, 분명 그 사람에게 놀아난 거예요. 지금 제 친구한테 일이 생겨서 여러분과 일일이 상대할 시간이 없네요.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니 여기까지 오신 김에 제가 술 한잔 대접할게요. 받아 주시겠어요?”누군가 거절하려 했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건장한 경호원 몇 명이 마치 벽처럼 복도에 막아서 나갈 틈을 주지 않았다.휴대폰을 꺼낸 사람도 있었지만 쓰기도 전에 경호원이 바로 빼앗아버렸다.한현진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휴대폰 너무 보면 눈 나빠져요. 술 한잔하고 천천히 해도 되잖아요.”‘아까는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 않더니 이제는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갈 거야.’일행들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고 방금 전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다들 거북이처럼 어깨를 움츠리며 끌려가서 술자리에 앉았다.송병천은 모든 상황을 주도하는 딸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현진아.”한현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송가람이 먼저 말했다.“현진 씨, 안 취했으면서 왜 취한 척했어요? 엄마 아빠께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두분 다 몸이 안 좋으신 걸 몰라요?”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따지는 말투에 한현진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송가람을 바라보며 말했다.“가람 언니, 내가 언제 취했다고 했어요? 아니면 혹시 내가 진짜 취했기를 바랐어요?”송가람의 얼굴이 굳어졌다.“현진 씨 친구가 현진 씨를 부축해서 나가는 걸 내가 똑똑히 봤어요. 그 모습은 누가 봐도취한 줄 알아요. 내가 현진 씨 진짜 취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근데 안 취했으면 아까 난리 났을 때 왜 안 나왔어요?”한현진은 웃음이 나오는 걸 참으며 말했다.“당연히 상황이 불편해서 안 나갔어요. 설마 무슨 구린 일 있어서 못 나간 거로 생각해요?”원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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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7화

방 안에서는 여자아이의 흐느끼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송가람은 고개를 내밀어 안을 엿보았다.몇 년을 함께 했기에 송가람은 심원에게 어느 정도 정이 있었다. 채지윤의 반응을 들으니 덩달아 초조해졌다.서해금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송가람을 붙잡으며 말했다.“당신 이따가 현진이를 데려다줘요. 난 가람이랑 먼저 가서 상처부터 치료할게요.”한현진이 말하기 전에 송병천이 갑자기 말했다.“내가 같이 가줄게. 강씨 가문의 일이니 가람과 현진은 남아서 도와주는 게 좋겠어.”한현진은 잠시 멈칫했다.이건 평소 아빠답지 않은 말이었다. 그는 원래 송가람이 강씨 가문과 얽히는 걸 극도로 꺼렸었다.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잠시 잊고 서해금의 생각을 먼저 눈치챘다.아마 오늘 이 자리에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껴 송가람을 데리고 얼른 나가려는 듯했다.역시나 송병천의 말이 끝나자 서해금은 즉시 거절했다.“애들이 뭘 알겠어요? 이런 자리에는 당신이 남아서 중심을 잡아야죠.”그러고는 허둥지둥 송가람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송가람은 심원의 상태를 몰라 망설였다. 망설이는 순간, 방 안에 있던 채지윤이 문을 박차고 나와 송가람을 확 잡아끌어 벽 쪽으로 밀쳤다. 그리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따졌다.“너 내 아들한테 무슨 약을 먹인 거야? 왜 내 아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거야!”송가람은 반쯤 벽에 부딪혀 비명을 질렀다.서해금은 새끼를 지키는 어미 닭처럼 그녀를 감싸며 이를 악물며 말했다.“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내가 뭐하냐고?”채지윤은 눈이 벌겋게 충혈돼 서해금한테 손가락질했다.“내가 뭐하냐고? 네 딸이 뭘 했는지부터 물어봐!”“우리 아들은 자라면서 누구한테 맞아도 나한테 말 한마디 못 했던 애야. 그런데 맞선보던그날 그 애가 처음으로 나한테 제발 성질 죽이라고 부탁했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여자라 상처 주지 말라면서 말이야. 그래서 나도 진심으로 데리고 간 거야. 그런데 네 딸이 어떻게 내 아들을 모욕할 수가 있어!”채지윤은 이를 악물고 송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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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8화

한현진은 반 발짝 물러서며 아무 표정을 짓지 않았다. 마침, 전연은 그녀 옆에 서 있다가 송가람의 말을 듣고 갑자기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물었다.“가람 씨, 원이 오빠의 눈이 강 대표님과 닮았어요?”“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송가람은 몸이 굳어지더니 얼굴이 확 변했다. 허둥지둥 피하는 눈빛이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전연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섰다.“원이 오빠 눈이 강 대표님과 닮았다는 걸 눈치 챈 사람이 바로 가람 씨잖아요.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요?”채지윤은 잠시 멍해졌다. 그녀는 강한서를 손에 꼽을 정도로 만났고 가장 가까웠던 게 바로 지난번 송가람과 심원의 소개팅하였을 때였다.그날 송씨 모녀에게 크게 화가 나서 강한서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다만 그때 봉황 같은 눈매가 인상 깊었고 어딘가 익숙하다는 생각만 들었을 뿐이다. 지금 다시 떠올려 보니 왜 그렇게 느꼈는지 깨달았다.심원이 살을 빼면 확실히 강한서와 조금 닮았다. 특히 눈이...하지만 곧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예전 청명절에 제사 지내러 갔을 때, 송병천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심씨 가문은 세 대를 올라가면 신씨 가문과 같은 조상이라고 말했었다. 지금은 거의 남남이나 다름없지만 원래 한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으니 유전자가 겹치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그런데 전연은 계속 그 얘기만 하고 있었다.채지윤은 갑자기 송가람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전연의 말이 이어졌다.“사실 가람 씨가 좋아했던 사람은 강 대표님이죠. 맞죠?”직설적인 폭로에 송가람은 비틀거리며 무릎이 풀릴 뻔했고 즉시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아니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전연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전에는 이해가 안 됐어요. 가람 씨는 원이 오빠한테 잘해주었지만 정작 그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원이 오빠가 가람 씨한테 청혼하려고 하는 걸 알면서도 오빠를 깎아내리고 모욕했어요. 그런데 이제 알겠어요. 가람 씨는 처음부터 원이 오빠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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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9화

서해금은 창백해진 얼굴로 송가람을 부축하며 필사적으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지윤 씨, 가람과 원이는 오래된 사이예요. 만약 정말로 다른 사람 때문에 만난 거라면 원이는 전혀 눈치채지 못할 리 없잖아요. 괜히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마세요!”채지윤은 발끈했다.“그게 지금 무슨 말이야? 우리 아들이 멍청해서 속았단 거야? 왜 네 딸이 천박하다고 말하지 않아? 자기 동생 남편한테 눈독 들인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대체품’까지 쓰겠다는 거야? 그렇게까지 남자가 없어? 서해금, 오늘 내 아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 딸 절대 그냥 안 둬!”서해금은 화가나 부들부들 떨었고 송병천이 앞으로 나가면서 말하려는 순간, 채지윤은 그한테 손가락질하며 쏘아붙였다.“키운 싸가지 없는 년이 네 친딸 남편을 탐내고 있어. 손가락질하고 네 죽은 아내가 밤마다 꿈에 나타나 널 욕해도 상관없으면 실컷 감싸봐!”‘진짜 독하다.’한현진은 속으로 진심 어린 감탄을 했다.‘채지윤은 아들 사랑 하나는 미친 듯하네. 미치니 우리 아빠도 욕했어.’한현진은 아빠가 서해금의 상처를 치료해 줬던 게 아직도 마음에 걸렸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사실은 서해금에 대한 감정은 있는 것 같았다.20년 넘게 죽은 아내와 20년을 같이 살아온 아내, 두 사람 사이에서 아빠 마음이 누구에게 더 향해 있는지 이제는 예전처럼 확신이 들지 않았다.곧이어 구급차가 도착했고 심원은 실려 갔다. 심씨 가문과 송씨 가문 사람만 남아 현장을 조사했고 나머지는 모두 흩어졌다.한현진은 정인월 병문안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송병천과 헤어졌다. 세 사람이 함께 차를 타는 모습을 본 그녀는 조용히 호텔로 돌아갔다.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차미주는 한현진을 보자 뛰어왔다.“다 갔어?”“응.”한현진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은?”“서쪽 휴게실에 있어.” 차미주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막 깼는데 내가 한 대 더 쳐서 다시 기절시켰어. 누가 시켰는지 물어볼 거지? 내가 때려서 깨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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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0화

메이크업 룸에는 드레스 두 벌이 옷걸이에 정갈하게 걸려 있었다. 치맛자락은 비닐봉지로 감싸져 있었고 더럽혀질까 봐 조심스럽게 다뤄진 흔적이 역력했다.테이블 위에는 미리 벗어둔 보석 장신구들이 가지런히 보석함 안에 정리되어 있었고, 약혼식에서 필요한 모든 물건이 하나하나 정성스레 챙겨져 있었다. 도망치려는 신부가 이런 준비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한현진은 분장실에서 만난 강민서의 모습과 식장에서 도망친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식전엔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찼지만, 식장에서 도망칠 때는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눈빛은 당황함으로 가득 찼고 끝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차미주는 이리저리 현장을 정리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진짜 너무해. 말도 안 되는 짓이잖아. 강민서, 잡히기만 해봐. 민경하 대신 한 대 쳐. 결혼할 거면 제대로 하든가, 아니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던가. 민경하는 왜 가지고 놀아?"한현진이 그녀를 톡 하고 치자 차미주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민경하는 말 없이 상자 속 반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잠시 후, 그는 고개를 돌려 방금 강민서의 메이크업을 맡았던 몇 사람에게 물었다.“민서 씨가 나가기 전에 누굴 만난 적 있어요?”다들 고개를 저었고, 그중 가장 어린 여자가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누구를 만나진 않았지만, 뭔가 이상하긴 했어요.”“뭐가 이상했죠?”“민경하 씨가 나간 지 얼마 안 돼서 강민서 씨가 저희한테 방을 비워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밖으로 나왔는데, 제가 휴대폰을 두고 나와 다시 들어가려다 강민서 씨가 울면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그래서 들어가지 않고 그냥 나왔어요.”민경하는 순간 멍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민서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는데... 혼란스러운 기억을 더듬던 그의 머릿속에 자신이 들고 들어온 이름도 없는 두툼한 봉투가 떠올랐다.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테이블 위를 뒤지기 시작했다. 잠시 뒤,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한현진은 그의 표정이 살짝 굳어진 것을 알아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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