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Chapter 2491 - Chapter 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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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1화

이번 수확은 정말 어마어마했다.이태호는 자신의 재산이 그 많은 성왕들을 한순간에 다 제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8급 영약을 열 개나 갖고 있는 이 상황이라면 무사히 5급 성왕까지 수련하고도 남을 것이다. 더 이상 수련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졌다.그는 영약들을 모두 사물 반지 안에 담고 다시 신식을 뻗어 9층 공간을 탐색했다. 공간이란 공간은 있는 대로 샅샅이 뒤지던 이태호는 놓친 게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얼굴로 신식을 거두었다.이태호는 반지 가득 담긴 영약들을 바라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잔뜩 상기된 얼굴로 중얼거렸다.“설마설마했는데, 이 단탑 9층에 옛 종문 노조가 남겼다던 그 영약이 정말 있었어.”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사실에 감사했다.선우정혁과 연장생이 함께 중주로 가자고 권유했던 그 날, 그들을 따라가지 않았던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그 덕에 먼저 7급 연단사로 승급하고 내공도 어느 정도 쌓은 후 마지막으로 이 단탑까지 와볼 수 있었다.만약 그때 연장생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대로 중주까지 갔다면 이 단탑 안에 숨겨져 있던 기연을 놓치고 말았을 것이다.이태호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잡념을 떨쳐내고는 웃는 얼굴로 단탑 공간을 나섰다.강력한 공간의 힘이 근처를 감싸자 주위 풍경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이태호가 단탑 입구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그의 등장에 단탑 광장 전체가 놀라움에 술렁이기 시작했다.“저기 봐! 사형이야!”“정말 9층까지 돌파한 거야?”“9층까지 들어갔다면, 뭘 갖고 왔을까?”“옛 종문 노조가 남긴 유산이 단탑 안에 있었을 거야.”“...”사람들 사이에 함께 섞여 있던 권민정도 이태호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축하드립니다, 사형. 노조의 보물은 갖고 오셨겠죠?”하지만 권민정의 표정은 축하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 넋이라도 나간 듯 텅 비어버린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던 이태호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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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2화

맹동석은 검수로서 현재는 9급 성자의 경지에 도달한 상태였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재들이 몰려있다는 중원이라는 성지로 들어가야 했다.윤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미소로 말했다.“제6봉의 일은 제가 이미 다 처리해뒀습니다. 앞으로는 민정 씨가 제6봉의 새로운 봉주가 될 거예요.”권민정이 제6봉의 새 봉주가 된다는 말에 이태호는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뒤늦게 생각을 바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 역시 내공이 성자의 경지까지 도달한 사람이었고, 내공을 쌓은 지 얼마 안 됐다고 해도 작은 것들에게 카리스마를 보여주기엔 충분해 보였다.게다가 단도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던 덕에 머지않아 7급 연단사로 승급하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이태호는 고개를 들어 진남구를 바라보았다.진남구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제8봉은 사무장로인 나봉이 맡을 거다. 내공은 아직 부족할지 몰라도 연기에는 그 누구보다 능숙하지.”“나봉.”익숙한 이름에 잠시 멍한 얼굴로 있던 이태호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진남구를 바라보았다.예전 무항 시에서 쟁탈전이 벌어졌을 때, 심판 역할을 해줬던 사람이 바로 나봉이었다.그때까지만 해도 나봉은 9급 존황에 불과했지만 이태호가 내문에 들어가 진전 제자가 된 후로는 내문의 성자 장로가 되어 있었다.최근 들어 내공 진전이 빠르다고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잘 알지 못했다.하지만 진남구가 나봉을 차기 제8봉 장로로 생각해뒀을 줄은 미처 예상 못 했다.잠시 신전 안에서 몇 번의 논의가 오가더니 이태호가 입을 열었다.“이미 봉주님들이 결정을 내리셨으니 내일 바로 떠날 준비를 해두는 게 좋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전음 옥패를 꺼내 종주인 선우정혁에게 이 일을 알렸다.한편 종문 신전.연장생과 함께 티 타임을 갖던 선우정혁은 이태호가 내일이면 이곳으로 올 거라는 소식에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꼈다.하지만 옆에 있던 연장생은 오히려 환히 웃고 있었다.“내일 바로 출발할 거라니 잘됐네. 내가 하루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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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3화

그렇게 이태호는 작별인사를 고했다.그는 신수민을 비롯한 무리를 이끌고 연장생의 보선에 올라탔다.그는 보선에 올라타자마자 뱃머리 쪽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문밖에 모여 서 있는 사람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올라타야 할 사람들이 모두 배에 오르자 연장생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선우정혁에게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정혁아, 다음에 또 보자!”연장생은 두 손으로 복잡한 손동작을 그려냈다. 이윽고 그의 손끝에서 수많은 현광이 쏟아져나왔다. 하늘에서 거대한 천을 찢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허공에 거대한 균열이 생겨났다.잠시 후, 움직임을 멈추고 한 자리에 고정된 균열은 거대한 통로가 되어 있었다.연장생이 손을 살짝 들어 올리자 그의 마력이 순식간에 넘실거리는 파도처럼 보선을 감쌌다. 배는 그 마력에 이끌려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통로 속으로 빨려 들어가 자취를 감추었다.보선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허공에 나타났던 통로가 다시 닫히고, 하늘은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뱃머리에 앉아 자신을 스치는 구천 강풍과 소용돌이를 느끼던 이태호는 마음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벅찬 감정에 눈을 반짝였다.“이게 바로 성황의 권위인 걸까? 수만 리나 되는 거리를 잇는 통로를 맨손으로 공간만 찢어서 만들어내다니.”이제야 이태호는 성황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이글거리는 그의 눈빛에는 어떠한 결심이 담겨 있었다.그렇게 잠깐의 비행을 계속했다.곧이어 보선 앞에서 밝은 빛이 비치더니 커다란 출입구가 활짝 열렸다.그 출입구를 통과하자 주위 풍경이 순식간에 바뀌어버렸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그런 하늘 아래 펼쳐진 경치는 가히 절경이라 말할 수 있었다.이태호는 공기 속에 흐르는 영기의 농도가 천남보다 몇 배는 더 짙다는 게 느껴졌다.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낮게 중얼거렸다.“여기가 바로 중주인가?”뱃머리에서 보선을 조종하던 연장생이 고개를 돌려 호탕하게 웃었다.“아직이야, 방금 창망 산맥 지났거든. 태일성지까지 가려면 한참이나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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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4화

여러 주봉 위에서는 은하수가 구천으로 떨어지는 듯한 폭포가 흐르고 있었고, 산기슭 쪽 연못가에는 싱그러운 풀과 꽃들, 그리고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줄줄이 우거져 있었다.선산 정상에는 수만 가닥의 노을빛과 상서로운 기운들, 그리고 감도는 자줏빛 기운에 한없이 웅장한 기세를 내뿜었다.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깊은 감동을 느꼈다.그때, 옆에 있던 맹동석이 깜짝 놀란 듯 입을 떡 벌리고 외쳤다.“우와! 여기가 바로 태일성지구나!”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윤하영과 진남구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태일성지라니!’이곳은 바로 창란 세계의 9대 성지 중 하나였다.연장생은 그들의 반응을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자, 가자. 내가 너희를 종문 신전으로 안내해줄게. 종주님을 뵈러 가야지!”연장생이 미소를 띠고 두 손을 뒤로 가볍게 털며 손뼉을 치자 보선이 곧장 산맥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결계층을 뚫었다. 그렇게 일행은 가장 큰 선산의 위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이 거대한 산은 구름까지 뚫고 우뚝 솟아 있었다. 주위를 감싼 영기가 깃든 안개는 거의 녹아내릴 듯 짙었고, 한 번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보선이 구름 위에 정박하자 연장생은 이태호 일행을 이끌고 곧장 광장으로 이동했다.그리 넓지 않은 광장을 지나자 이태호 일행의 귓가에 시원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하하! 연장생, 드디어 돌아왔구나. 기다리다가 목 다 빠지는 줄 알았네.”신전 안에서는 파란 옷을 입은 노인이 은발 머리를 휘날리며 위풍당당한 자태를 드러냈다.그의 모습에 연장생이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말했다.“유태양 너도 참, 냄새 하나는 잘 맡네. 태호 데리고 온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이렇게 종주님 앞에 와 있어.”유태양은 태일성지의 두 번째 장로로서 8급 성황의 내공을 지닌 사람이었다. 주특기인 검도로는 천하를 제패할 정도로 뛰어났다. 한때 북해에서 천문을 열어 요계의 용을 베어내는 데까지 성공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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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5화

태사 의자에 앉아 있던 도인 자음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곧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이태호에게로 옮겨졌다.그 순간, 이태호는 마치 하늘이 자신의 위로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압도적인 기운이 자신을 짓누르는 것을 느꼈다. 알 수 없는 기운에 호흡곤란이 오기 직전, 자음이 입을 열었다.“괜찮네.”“6급 성자의 내공이라더니, 몸속에는 검도의 의지까지 들어있구나. 보아하니 검의 경지까지 깨달은 모양이야.”자음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 모습에 이태호는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종주님의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미미한 제 능력을 감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그 말에 자음의 왼쪽에 앉아 있던 하얀 옷의 노인이 가볍게 웃었다.“4급 성자 내공의 몸으로 성공 전장에서 6급 성자인 용족 오현을 베어놓고 어떻게 네 능력이 미미하다고 할 수 있겠니? 다른 성자들이 피 토하고 쓰러질 말이다.”연장생이 나서서 소개했다.“이분은 우리의 제3장로인 주안식님이셔. 9급 단도 대종사시지.”이태호가 깍듯이 인사를 올렸다.9급 연단사를 직접 만나는 것은 또 처음이었다.인사를 올린 후, 연장생은 이태호에게 신전 안에 있던 사람들을 차례대로 소개해주기 시작했다.현재 태일성지의 종주로 있는 자음은 9급 성황의 내공을 지닌 사람으로서 두려울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다.성지의 대 장로는 연장생으로 9급 성황의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 비록 이 경지까지 오른 지 몇 년 안 됐지만 창란계에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몸을 바들바들 떠는 사람들이 존재했다.제2장로인 8급 성황 유태양은 검도에 유능한 사람으로서 과거 요계의 진룡을 벤 전적이 있었다.제3장로인 7급 성황 주안식은 9급 연단사로서 중주 전체를 통틀어 손에 꼽히는 연단사 중의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태일성지의 피라미드라고 봐도 무방했다.그리고 제4장로의 이름은 월화도인으로 짙은 남색의 도포를 두른 늙은 여인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그녀의 몸은 어딘가 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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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6화

“태호의 자질에 그 선연까지 있으면 백 년 안에 선인이 될 수 있다고?”유태양이 연장생의 말을 비꼬더니 고개를 돌려 이태호를 바라보았다.“태호야, 네 몸에 검의 경지가 넘쳐흐르는 걸 보니, 넌 검을 다루기에 아주 적합한 인재 같구나. 네가 제2봉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천품 검도 공법은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해주지. 내가 장담하는데, 넌 분명 50년 안에 선인이 될 사람이야.”유태양이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었다.“그리고 필요한 단약이 있다면 나한테 얘기해. 가지고 있는 건 바로 내줄 수 있고, 없는 거라면 빼앗아서라도 내줄 테니까.”성황 급인 유태양이 어떻게든 이태호를 데려오려 나서자 연장생이 속으로 이를 갈았다.그때, 제3장로인 주안식도 말을 보탰다.“나야 뭐, 내공이 별로 높은 건 아니다만 내 밑으로 들어온다면 적어도 9급 단약은 무제한일 거야.”주안식은 느긋하게 턱수염을 쓸며 이태호에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유태양처럼 대놓고 뻔뻔하지 못했다.제4장로 월하도인이 조용히 입꼬리를 쓸어올리더니 이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밑으로 들어온다면 원하는 공법은 뭐든 줄 수 있지. 너와 네 가족들도 원한다면 언제든 제4봉으로 들어올 수 있어.”제5장로 진현도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내 밑으로 들어온다면 단약이든 신공이든 병기든 원하는 건 다 준비되어 있단다.”진현이 말을 끝내자마자 연장생이 다급하게 나서 말했다.“내 제자가 돼라, 태호야. 어차피 영기가 제일 많은 곳이 제1봉이고, 거기서 성자가 되는 건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야.”“풉!”제2장로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늙은이가 노망이 났나. 내공 좀 쌓였다고 뻐기네? 성자? 태호가 우리 제2봉으로 들어와도 종문 성자는 충분히 될 수 있어.”“너 이 자식이!”연장생이 수업을 들썩이며 분노에 찬 숨을 내쉬었다.“우리 제3봉으로 들어와!”“아니, 제2봉이지.”“...”장로들의 실랑이가 마치 장터에서 손님을 뺏는 상인들의 싸움처럼 느껴졌다. 이태호는 입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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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7화

노인이 말을 마쳤다.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멍 해있던 이태호는 뒤늦게 자신의 주위 환경이 어딘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상황파악을 하던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종문 신전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의 눈앞에는 하얀 그림이 드리워진 고즈넉한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하늘 위로는 붉은 해가 이글거리며 밝은 빛을 뿜어냈고, 그 주위의 산들은 모두 수려하고도 웅장했다. 거대한 대자연 앞에 홀로 고립된 듯한 기분이 왜인지 모를 경외감까지 들었다.이태호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고 있던 그때, 방금 들었던 흰옷 노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그의 목소리는 이태호를 얼어붙게 만들었다.‘저 노인을 스승으로 모시면, 앞으로 태일성지는 전부 내 것이 된다는 거지?’다시 정신을 차린 이태호는 곧바로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며 인사를 건넸다.“태일성지 신입 제자 이태호, 노조님께 인사 올립니다...”조금 전, 이태호는 이 흰옷 차림의 노인이 신전에 모습을 드러냈던 때를 떠올렸다. 노인의 등장에 성지의 종주인 자음은 물론 연장생을 비롯한 다른 장로들의 지나치게 깍듯한 모습으로 미루어보아 노인의 정체가 결코 단순한 노조 급이 아님을 눈치챘다.이미 한쪽 발은 선인의 경지에 들여놓은 사람일 지도 몰랐다.이태호의 표정을 바라보던 노인 윤고현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옅게 웃었다.“이 녀석, 아직도 내가 누군지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됐어, 그냥 바로 알려주마.”윤고현은 말을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나는 태일성지 21대 종주이자, 현 종주 자음의 사숙조다. 2천 년 전, 9급 성황의 경지에 오른 후부터는 종문의 일에 신경 끄고 오직 선인이 되기 위해 폐관 수련 중이었지.”‘2천 년 전부터 선인이 될 준비를 했다고?’윤고현의 말에 이태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적잖이 충격받은 모습이었다.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준비해왔다는 것은 이미 반쯤은 선인이라는 뜻이었다.이태호가 충격에 빠져있는 사이, 윤고현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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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8화

경계심을 서서히 거두고 멍한 표정으로 서 있는 이태호의 모습에 윤고현이 웃으며 물었다.“어때? 태호야. 나를 스승으로 모신다면 앞으로 태일성지는 전부 네 것이 되는 거나 다름없어.”그 말에 이태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기꺼이 따르겠습니다.”그 말에 윤고현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는 밝게 웃으며 두 손으로 힘껏 박수쳤다.“좋네, 좋아! 넌 이제부터 내 제자야. 나를 스승으로 모신 이상, 너한테 억울한 일은 생길 일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윤고현은 기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이토록 자질이 뛰어난 사람을 제자로 받아들였다는 것도 물론 기뻤지만 무엇보다 포기하고 있던 선인의 길에 다시 희망이 보인다는 게 제일 기뻤다.2천 년 동안 폐관 수련하며 얼마나 살았는지도 까먹은 그에게도 성선은 오랜 염원이자 마지막으로 남은 집착이었다.이태호가 그의 제자가 된 지금, 언젠가 이태호가 선인이 된다면 윤고현에게도 그 기운이 닿아 폐관 수련을 이겨내고 다시금 돌파할 기회가 주어질지도 몰랐다.이런 생각에 윤고현은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손을 휘둘렀다. 그의 손 위로 영광이 번쩍이더니 이내 고풍스러운 작은 정이 생겨났다.청동색으로 빛나는 그 작은 정은 현황의 기운을 품어 그 기운만으로도 숨이 턱 막힐 정도의 힘을 뿜어냈다.그 위로 희미하게 떠 오르는 선광은 이 정이 단순한 보물에 불과하지 않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이태호도 그 물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형의 힘을 느낄 정도였다.윤고현은 그 정을 이태호에게 넘겨주면 밝게 웃었다.“내 제자야, 이건 한때 본명 영보였던 현황정이라고 하는 물건이란다. 보기 드문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지. 언젠가 선금을 손에 넣게 된다면 이 안에 넣어. 그럼 호도신병으로 진화할 테니까.”“오늘부터 난 이걸 너한테 수호물로 줄 거야.”윤고현은 자신의 손에 있던 정을 이태호에게 넘겨주었다.곧이어 그의 앞에 있던 허공이 출렁이더니 고풍스러운 영패 하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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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9화

그리고 지금.윤고현을 스승으로 맞이한 이태호는 자신이 종문에서 얼마나 주목받는 존재인지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그런 게 아니었다면 윤고현이 굳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면서까지 다른 장로들과 스승 자리를 두고 경쟁할 리 없었다.이태호의 가슴에 다시 깊은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다.그는 윤고현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걱정 마십쇼, 사부님. 절대 사부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꼭 조속히 성왕의 자리까지 가보겠습니다.”그 말에 윤고현은 조금 전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너처럼 자질이 충분한 아이라면 머지않아 성선을 이룰 거다. 네 몸 안에 있는 진선정혈을 잘 활용해 봐야겠지. 너만 성선을 이룬다면 나도 너의 힘을 빌려 빛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야.”천년 전이었다면 윤고현 역시 직접 나서서 이태호의 몸 안에 있는 기연을 뺏으려 했을지도 모른다.진선 정혈은 성황인 그에게도 분명 매력적인 존재였으니 말이다.하지만 이미 성선에 반쯤 다다른 윤고현에게 진선 정혈 따위는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이었다.성황의 경지에 오른 수사라면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자신만의 길을 깨우쳐야 했다.정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것은 결국 남의 것일 뿐, 자신의 것은 아니었다.만약 이태호의 정혈을 탐낸다면 그것은 눈앞의 이득을 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나 다름없었다.물론 이런 자세한 사정까지는 이태호에게 얘기해주지 않았다.그에게서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는 않았다.윤고현은 자신이 준비해온 물건들을 건네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앞으로 넌 이 비경 안에서 수련을 하게 될 거다. 필요하다면 네 가족들과 친구들 역시 이곳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따로 준비를 해두지.”그 말에 이태호가 꽤 놀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여기가 성지의 비경인가요?”처음엔 태일성지 안에 있는 어떤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던 이곳이 바로 성지의 비경 속이었다.태일성지로 향하던 중, 연장생이 딱 한 번 언급했었던 그 성지의 비경이었다.비경이라 함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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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0화

연장생뿐만 아니라 멀리서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제2장로 유태양과 제3장로인 주안식 역시 여전히 이태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말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었다.“태호야, 어때? 내 제자로 들어올 생각 없어?”연장생은 턱수염을 매만지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제2장로 유태양은 그런 연장생을 한 번 흘겨보더니 정열 넘치는 눈빛으로 이태호에게 다가가 말했다.“너한텐 내가 더 잘 맞아. 검도에 있어서 우리 둘의 궁합은 정말 딱이거든.”제3장로인 주안식은 두 사람에게 코웃음을 치더니 익살맞은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을 걸었다.“뭐니 뭐니 해도 내 제자로 들어오는 게 최고지. 적어도 나한테 오면 약은 무제한일 테니까. 아예 창고도 열어주지.”세 장로가 다시 티격태격하기 시작하자 이태호는 답답한 마음에 머리가 지끈거렸다.만약 윤고현이 나타나 주지 않았더라면 이태호는 분명 이들 중 한 사람의 제자로 들어가게 됐을 것이다. 어찌 됐든 셋 모두 성황 급의 고수들이었으니 말이다.우선 연장생은 9급 성황의 강자로서 그의 제자로 들어간다면 어딜 가도 기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제2장로 유태양은 검도에서 최고를 찍은 인물이었다. 그의 제자로 들어가 가르침을 받는다면 이태호의 혼돈검도에도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제3장로 주안식은 단약술의 대가였다. 9급 단약사인 그의 제자로 들어간다면 이태호 역시 8급 단약사로 성장할 수 있을 터였다.그리고 제4장로와 제5장로도 각자의 강점이 뚜렷이 있는 인물들이었다.하지만 이제 이태호는 윤고현의 제자가 되었다. 이미 반쯤 성선에 다다른 존재를 스승으로 둔 이상, 이곳에 있는 장로들을 정중히 거절해야 했다.이태호가 막 입을 열려던 그때, 태사 의자에 앉아 있던 자음이 윤고현에게서 어떠한 소식을 전달받게 되었다.이태호가 종문의 사숙조인 윤고현의 제자로 들어갔다는 소식에 자음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한참이나 망설이던 자음이 겨우 입을 뗐다.“됐어, 그만들 하지. 이제부터 태호... 아, 아니지, 태호 사제님은 윤고현 노조님의 제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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