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은숙은 믿겨지지 않았다. 계지원과 예수진이 이렇게 냉정하게 떠나가다니.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는 계지원을 보며 육은숙이 힘껏 그를 향해 소리쳤다. 계지원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듯 예수진과 함께 훌쩍 떠나버렸다. "내가 죽는 꼴을 보려고 그러는 거야!" 육은숙이 큰 목소리로 그에게 소리 질렀다. 계지원은 아직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육가희는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어 계지원과 예수진의 앞으로 달려가 그들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소이연은 이를 알아채고 먼저 육가희를 말렸다. 육가희는 소이연을 빤히 바라보았다. "만약 지금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예요." 소이연이 냉정하게 말했다. 육가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마음속으로 결코 굴복하고 싶지 않았지만 육은숙의 이를 악문 목소리가 들려왔다. "따라갈 필요 없어. 나는 저놈들의 동정 따윈 필요하지 않아." 육가희는 육은숙이 말을 듣고 그녀에게 다시 돌아왔다. "엄마 몸은 어때, 괜찮아?" "환자 먼저 병실로 들어 들여보내죠." 간호사가 옆에서 말했다. 그러자 그들은 육은숙을 밀며 VIP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에서 육가희는 계속 육은숙의 곁을 지켰다. 그녀와 함께 얘기하면서 눈시울은 항상 붉었다. 소이연과 심문헌 그리고 육민도 병실 안을 지켰다. "이연이는 왜 왔어?" 육은숙이 물었다. 그녀는 아직 기분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엄마, 내가 오라고 한 거야. 내가 너무 놀라서, 그래서...""당연히 와야죠." 소이연이 입을 열었다. "아프신데 민이 데리고 와서 봐야죠." "민아, 고모 할머니 보게 이리 와봐." 육은숙이 육민을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한껏 부드러워졌다. 육민은 육은숙에게 다가가 애교스러운 말투로 그녀를 불렀다. "고모 할머니." "고모할머니가 너를 못 본 지도 오래됐네." 육은숙은 육민의 손을 붙잡으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한 참이나 지나서야 육은숙은 옆에 앉은 심문헌을 발견했다. 그녀는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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