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821 - Chapter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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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왜 전화를 건거야?”가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연이가 계지원을 알던가?]“그냥요. 하고 싶었어요.”하연이는 큰 눈을 깜박이며 가연을 바라보더니 계속 말했다.“할머니, 전화하면 안돼요?”가연이가 어찌 이리도 귀여운 하연이의 눈빛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어쩌면 그저 어린 아이의 충동적인 생각일거라고 생각하고는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가연이는 예수진의 핸드폰을 들더니 계지원의 연락처를 찾아 하연이에게 물었다.“지금 당장 걸가?”“아니요, 지금 말고요. 전화번호 먼저 적을 거예요.”그녀의 물음에 하연이가 바로 대답했다.“그래.”가연이는 하연이가 단지 재미있어서 하는 행동이지 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왜냐하면 하연이는 늘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게임들을 혼자 놀기를 즐기는 아이였으니까.가연은 대답을 마치곤 포스트잇에 전화번호를 적어 하연이에게 건네주었다.“고마워요, 할머니.”그녀는 하연이의 머리를 자상하게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하연이는 포스트잇을 받아 자신의 옷 주머니에 넣고는 바로 핸드폰을 집어 들어 예수진의 방으로 향했다.그 시각, 예수진은 침대에 누워 도통 잠에 들지를 못하고 있었다.그러는 와중에 하연이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는데 아이는 마치 자고 있는 그녀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듯이 까치발을 들어 살금살금 걸어 들어오는 모습 이였다.이에 예수진은 아예 눈을 감아 자는 척 연기했다.[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궁금함을 참지 못한 예수진이 살짝 눈을 떠 확인했을 때, 하연이는 핸드폰을 그녀옆에 놔주고는 순순히 방에서 나가고 있었다.[어머...][진짜 예쁜 내 새끼...]하연이가 있어 예수진은 단 한 번도 외롭거나 “춥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다음날, 이른 아침.예수진은 일찍 일어나 방송국으로 가 리허설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엄마.”매일 유난히 일찍 깨어나는 하연이는 예수진이 외출 하려는 것을 보고 급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하연이 아침 먹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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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가연은 하연이 뒤에서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유치원 앞에 도착하였고 하연이가 선생님이랑 인사까지 하는 것을 보고서야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가연은 집에서 끓고 있는 국이 생각나 행여 자신이 집을 비운 동안에 큰 사고로 번질 가봐 하연이가 정말 유치원안으로 들어가는지 확인도 안하고 급히 발걸음을 재촉했다.똑똑한 하연이는 할머니가 떠나는 것을 보고 아주 황급히 선생님께 말했다.“선생님, 저 할머니랑 말 좀 하고 올게요.”“그래. 하연이 빨리 말하고 돌아와~”선생님은 부드럽고 인자한 목소리로 하연이에게 대답해줬다.그리고는 몰려드는 많은 아이들 때문에 하연이한테 주의 할 겨를조차 없이 팽이 돌 듯 바빴다.그 시각, 하연이는 유치원을 몰래 빠져나와 거리로 나가서는 택시를 타려고 준비했다.[전에 할머니와 엄마는 이렇게 타고 가던데...]곧이어 한 대의 택시가 하연이 옆에 멈춰 섰다.하연이는 온 힘을 다해 택시 문을 열고 짧은 두 다리로 택시에 올라타고는 기사님에게 말했다.“아저씨, 저 방송국으로 가주세요.”“아가, 너 혼자니?”택시기사는 어린 아이 혼자 택시를 탄 것에 대해 의아해하며 물었다.“맞아요. 저 혼잔데요. 방송국으로 가주세요.”“너 이렇게 어린데 혼자 외출을 어떻게 하니?”택시기사는 진자하고 엄숙한 얼굴로 하연이를 바라보며 다시 되물었다.“저... 아빠 찾으러 갈 거예요.”하연이는 당차게 대답했다.“아빠는 어디 있는데?”“방송국에요.”[여기서 방송국까지는 거리가 너무 먼데... 어떡하지?]택시기사는 책임감 있고 정의로운 사람 이였다.“지금 진짜 너 혼자니?”“네! 진짜 저 혼자예요. 빨리 가주세요.”하연이가 머리를 끄덕이며 택시기사를 보채듯 말했다.“경찰서 앞까지 데려다줄게. 네 가족한테 연락하자.”어린 아이 혼자 먼 곳으로 가겠다는 말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택시기사는 어쩔 수 없이 경찰을 찾아야만 했다.“저 경찰서 안가요. 거기는 나쁜 사람들만 가는 곳이잖아요.”하연이는 경찰서까지 데려다 준다는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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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대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자 울먹이던 하연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배시시 웃고 있었다.택시기사는 그런 하연이를 보고 흐뭇하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역시 어린 애들의 감정이란...]대체 어느 집 딸이 이리도 예쁘고 귀엽게 생겼는지 기사는 운전하는 내내 내심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같은 시각, 방송국.계지원은 배우들과 함께 리허설을 하고 있었지만 아까의 통화내용이 맴돌 아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원래 계지원은 일할 때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오늘은 몇 번이나 멍을 때리며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 이였다.“계감독님?”옆에 있던 실장이 넋이 나가있는 계지원의 이름을 불렀다.곧이어 정신을 차린 계지원은 고개를 돌려 예수진을 바라보았다.[왜 날 보는 거야? 내가 뭘 잘못했나?]계지원의 시선을 느낀 예수진은 미간을 찌푸렸다.“다들 먼저 연습하고 있으세요. 제가 일이 좀 있어서... 좀 있다 돌아와서 연습결과를 보도록 하겠습니다,”계지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큰소리로 말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지팡이를 쥐고 밖으로 나가버렸다.그가 나가자마자 리허설 장소는 급격히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감독님 오늘 왜 저러시지?”유청하는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평소에는 그렇게 엄하시던 분이 오늘은 도통 정신을 못 차리시네? 혹시... 연애하시는 것 아닐까?”말을 하던 유청하는 순간 흠칫하더니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이런 확실치 않은 소문은 연예계에서는 절대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아니아니, 저 그냥 맘대로 말한 거예요. 다들 진짜로 믿으시는 건 아니죠?”그녀는 급히 고개를 돌려 부정하며 말을 이어갔다.사실 옆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는데 말이다.하지만 유청하가 아닌 다른 배우-오성진이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저 아까 복도에서 감독님이 누구랑 통화 하시는 거 들었는데요... 애기 목소리가 나던데요?”“어머, 설마 감독님 딸이나 아들?”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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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네 이름이 하연이야?”계지원이 물었다.그도 하연이의 애교 섞인 목소리와 얼굴에 마음이 약해지고 있는 터였다.“네, 제 이름이 하연 이예요.”하연이는 계지원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너는 수진 씨 딸이야?”묻는 계지원의 심장은 너무나도 빨리 뛰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날 밤, 그는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여자아이를 보았다.한눈에 봐도 여자아이는 식당에서 자기를 아빠라고 부르던 아이라는 것을 확신 할 수 있었다.하연이를 보았을 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였지만 실은 많은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고 있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수진 씨가 딸이 있나?][그럼... 누구랑 낳은 딸이지?]하연이가 자신의 딸 일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계지원 본인도 감당하기 버거 워 보였다.계지원은 몇 차례나 예수진에게 전화를 걸려고 시도하였지만 뭐라고 말을 꺼낼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어제 하루 종일 이 일로 생각에 잠겨있었는데 오늘 하연이가 이렇게 자기를 찾아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질문을 던진 그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지만 긴장을 감출수가 없는 눈치였다.“맞아요. 우리 엄마 이름이 예수진이예요.”하연이는 계지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아이의 대답을 들은 계지원의 심장은 멈출 기미도 없이 금방이라도 멎을 듯이 뛰어대기 시작했다.“아빠, 왜 그래요?”계지원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 챈 하연이가 급히 물었다.그는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며 뛰지 않게 하려고 하였지만 미친 듯이 뛰는 심장박동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이래도 있다가 죽을지도 몰라.]“아빠?”하연이는 조심스레 계지원을 불렀다.그는 심호흡을 몇 번이나 하였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계지원은 지금 하연이에게 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지조차 물어볼 용기가 없었다.그는 지금 자신의 심장에 과부하가 올 가봐 두려워하고 있었다.“아빠, 저 집에 안 갈래요. 오늘 아빠랑 같이 놀려고 왔는데... 하루만 저랑 같이 있어주시면 안돼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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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계지원은 하연이의 말에 급히 아이의 가방에서 가연의 전화번호를 찾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안녕하세요, 계지원입니다.”“계지원이요?”가연은 조금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자기한테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 자신의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하연이가 지금 저랑 같이 있습니다...”“네?”계지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연은 조금 흥분한 듯 말했다.“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주 안전하게 잘 있습니다.”“할머니, 저 아주 잘 있어요.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하연이가 옆에서 수화기에 대고 가연이에게 외쳤다.“아빠라고?”가연은 더욱더 의아했다.“결론만 말하자면 오늘 하연이가 저에게 찾아왔더군요. 같이 놀아달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다 놀면 제가 하연이를 집에 데려다주겠습니다.”“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가연은 계지원의 말에 더 이상 많은 것을 묻지도 않았다.[지금 전화로 말해봤자 소용없으니까...][하연이 오면 잘 물어 봐야겠네.]“아, 수진 씨에게는 먼저 말하지 않는 걸로 하죠. 오늘 리허설 때문에 많이 바쁠 겁니다.”계지원이 또다시 말을 이어갔다.“알겠습니다.”계지원은 인사를 건네고는 예의 바르게 전화를 끊었다.“아빠, 오늘 저랑 하루 종일 놀아 주는 거예요?”하연이는 믿기지 않는 듯 계속 물었다.묻는 하연이의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는데 기대로 가득 차보였다.계지원은 아이의 모습을 보고 어쩔 바를 몰라 했다.그는 개인적인 일로 일자리를 비운적은 거의 없었는데 오늘 하연이가 이례적인 사건을 불러일으킨 것이다.“응.”계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연이의 말에 승낙했다.“와!”하연이는 그의 대답을 듣고 신나서 환호했다.“아빠 최고! 사랑해요.”말을 마친 하연이는 자그마한 몸으로 계지원을 끌어안더니 그의 볼에 쪽하고 뽀뽀를 해줬다.하연이의 행동에 그는 잠시 어리둥절해졌다.이런 느낌, 얼어붙었던 마음마저 따뜻하게 녹이는 이 느낌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다.한참을 넋이 나가있던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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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그리고 며칠이 지나도록 리허설 한번 정식으로 해본적도 없어 시간이 촉박해졌는데 오늘 계지원이 자리를 비운 것이다.사람들은 많이 의아해하는 눈치였다.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계지원이 모든 배우들에게 저녁 8시까지 연습을 하라고 지시를 한 것이다.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계지원이 자리를 비워도 게으름 피울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 인가?예수진이 계지원이라는 사람을 알고 지낸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오늘 그의 행동은 솔직히 예수진도 이해되지가 않았다.그렇지만 확실히 그 누구도 계지원의 생각을 알아맞힐 수 없어했다.저녁 7시.계지원은 하루 종일 하연이와 놀아주다가 아이를 집에 데려다줄 채비를 하고 있었다.데려다 주기 전에 하연이와 맛난 음식들도 잔뜩 시켜 먹었다.계지원의 차에 앉은 하연이는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빠,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어요?”하연이가 그에게 물었다.“그럼, 당연하지.”“언제 또 만날수있는데요?”하연이는 도무지 안심할 수가 없는 듯 계속 물었다.“아빠 요 며칠 일 때문에 좀 바빠, 일 다 끝나면 아빠가 다시 연락할게. 괜찮지?”“기다릴게요.”하연이는 매우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그래.”“아빠, 아빠는 언제 저희랑 같이 살 수 있어요?”[어...]하연이의 물음에 계지원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이건... 그도 하연이에게 뭐라고 대답해줄 수가 없는 물음 이였다.예수진의 생각은 어떤지, 하연이가 진짜 자신의 아이가 맞는지, 게다가 예수진은 전에 하도경이랑도 만났었는데...계지원은 이런 문제들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하연이가 그 어떤 이의 아이라고 해도 받아들일 준비까지 마쳤는데 유일하게 예수진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가봐 걱정하고 있었다.계지원은 하연이의 머리카락을 힐끗 쳐다보았다.[사실, 누구의 아이인지 알려고 하면 아즈 쉬운 문젠데.]그러나 그는 더 이상 알고 싶지도, 밝혀내고 싶지도 않았다.하연이를 집에 데려다준 후 시간을 보니 어느덧 저녁 8시.예수진은 아직 방송국에 있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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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확실해요.”하연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 했다.“저번에 엄마가 말했어요.”가연은 도무지 이해되지가 않았다. 도대체 언제 계지원과 예수진 사이에 이런 일이 발생하였는지.[수진이 하연이를 아마 장안시에서 임신 했을 거야... 그렇다면 장안시에서?][됐다.]가연은 비록 늙은 몸이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했다.젊은이들의 일은 젊은이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믿고 가연은 하연이만 잘 보살피겠다고 다짐했다.가연에게 현재로써 가장 행복한일은 하연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만 자라주는 것이니까....서울시.소이연은 호텔에서 천우진과 함께 천제진의 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천제진은 아직까지도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의사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고 수차례나 당부하였다.하지만 기적은 정말로 나타나줄지 누구도 모르고 있기에 기다리는 사람 속만 타들어갈 뿐 이였다.“오늘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세요?”천우진이 소이연에게 물었다.그 물음을 들은 소이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오늘 내가 확실히 좀 정신이 없긴 하지...]소이연은 육현경을 만나고 싶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날 밤 헤어질 때, 다음날 바로 임아영을 찾아가 똑똑히 말하겠다고 하고는 지금껏 며칠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육민은 몇 번이고 루카스가 어디에 갔는지, 왜 요 며칠 자신들을 찾아와 같이 놀자는 말을 하지 않는지, 방에 찾아가도 왜 보이지 않는지 물어봤다.육민은 걱정되는 마음에 호텔 카운터에도 그의 행방을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방은 그대로지만 사람은 들른 적이 없다는 말 뿐 이였다.그녀는 사실 육현경에게 전화를 걸어 보려고도 시도했다.그렇지만 마지막엔 그저 침묵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였고 이 일은 육현경이 알아서 잘 처리할거라 믿었다.필경, 모든 주도권은 그의 손아귀에 있으니까.그가 임아영이랑 정말로 헤어지는지, 아니면 다시 만나는지 아무것도 몰라 더 속이 타갔다.“오늘 천 씨네 집에 가신다고요?”소이연은 복잡한 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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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육현경은 고개를 살짝 들어 소이연을 힐끔 쳐다보았다.소이연도 평온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두 사람은 한참동안이나 눈을 마주한 채 가만히 있었다.천우진 같은 눈치가 빠른 사람은 바로 두 사람 사이의 차이를 알아차렸다.오늘 두 사람의 만남은 며칠 전 만났을 때와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다.[갑자기 뭐지? 무슨 일이 일어 난거야?]“어디가요?”육현경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천씨네 집에 갔다 오려고 했어요.”소이연이 대답했다.그녀는 도대체 며칠 간 어디서 뭐하다가 왔는지, 왜 이제야 온 건지, 지금 임아영과는 어떤 사이인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그럼 먼저 일 보세요.”육현경의 소이연에게 말했다.그 말에 소이연은 입을 살짝 오므렸다.사실 육현경이 지금 그녀에게 가지 말라고 여기에 남아달라고 하면 그녀는 바로 천우진의 제안을 잠시 거절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필경 천우진이 집에 돌아가 폭로하는 일은 급하지 않은데다가 소이연이 그 자리에 있든 없든 별로 다를 게 없었으니까.하지만 그는 소이연에게 아무런 말로 하지 않았다.“네.”소이연도 더 이상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고 육민이의 손을 잡고 떠나버렸다.육현경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는 얼굴에 먹구름이 끼듯 안색이 어두워졌다.승용차에 앉은 후.천우진은 궁금한 것을 못 참고 소이연에게 물었다.“이연 씨랑 루카스 씨 사이에... 뭐 있죠?”소이연은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남녀사이 일에 별로 상관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연 씨도 이젠 어른이니까요. 그리고 혼자 지낸 시간이 너무 길기도 하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냥 루카스는 임아영 남자친구예요.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라던데 알았으면 해서요.”“제가 불륜녀 라도 할 것 같아요?”소이연은 고개를 들어 천우진을 쳐다보며 말했다.사실 이미 지금 둘 사이에 썸 같은 것이 있어 달라지고 있긴 한데 말이다.“이연 씨가 무슨 불륜녀를.”천우진은 불쾌하다는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우선 임아영이랑 루카스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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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천우진은 사람들이 뭐라고 할 수 없도록 먼저 사과했다.“작은아버지께서 오해하셨어요,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있어서 차가 조금 막혔어요,다들 불러놓고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천정엽은 이 상황에서 더 따졌다가는 속 좁은 어른이 될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몇 분 뒤, 천정엽은 귀찮다는 듯 다시 물었다.“무슨 중요한 일이 있다고 바쁜 사람들을 오라 가라 하는 거야? 네 할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셔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몰라?”사실 천제진이 입원한 VIP 중환자실은 가족들의 보살핌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모든 시설과 서비스가 갖춰진 곳이었다.천우진은 비장한 태도로 말했다.“중요한 일이 있긴 하죠.”그러면서 그는 천정엽을 따라 소파 쪽으로 갔고 육민이더러 자기 방에 들어가라고 손짓했다.천정엽이 다시 재촉했다.“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동안 내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여기까지 와야겠어?”천정엽의 비꼬는 말투에도 천우진은 흔들리지 않고 침착했다.“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잠깐만!”천정엽이 갑자기 천우진의 말을 끊었다.“네가 방금 말한 중요한 일이라면 우리 집안 일 아닌가? 외부인까지 여기 있을 필요는 없지.” 천정엽은 말을 하면서 일부러 소이연을 몇 번 쳐다보았다.천우진은 그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는 소이연이 마음에 걸려 대신 말했다.“여기 다들 천씨 가문의 사람들이죠.”천정엽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여기에 천씨 성을 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이런 식이면 저희 엄마와 둘째 숙모도 천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죠.”“두 사람은 우리 집안으로 시집을 왔으니 당연히 한집안 식구지만 소이연은...”천정엽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이연의 이름을 말했다.“할아버지께서 직접 이연 씨를 외손녀라고 하셨으니까 저희 집안 핏줄이죠. 작은아버지께서 이해가 안 된다고 하셔도 할아버지께서 아니라고 하시기 전까지는 함부로 하시면 안 되죠.”천정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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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천우진은 찻잎에 뇌출혈을 유발하는 물질이 함유되어있다는 성분 보고서를 집안 사람들에게 보여줬다.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천우진의 아버지인 천정류도 의심의 눈초리를 하면서 말을 꺼냈다.“우진아, 이 보고서는 어디서 난 거니?”“제가 직접 전문 기관에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맡겨서 검사한 결과에요.”뒤이어 천재림이 물었다.“할아버지께서 드시던 차가 이게 맞는지 어떻게 확신하죠?”“확실해.”천재림은 조금 흥분한 반응을 보였다.“증거도 없는데 다들 어떻게 형의 말을 믿을 수 있죠?”천우진은 또박또박 말했다.“지금은 정확한 증거가 없지만, 경찰에 신고해서 진실을 밝혀내는 방법도 있어.”가만히 듣고 있던 천정엽이 흥분했다.“경찰에 신고하려고? 지금 동네방네 누군가가 네 할아버지를 모함하려고 한다고 떠들 셈이야?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쌓아 올리신 우리 가문의 명예인데 그걸 네가 망치겠다고?”천우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천정엽을 바라보았다.“작은아버지께서 왜 이렇게 흥분하세요? 설마 두려우신 거예요?”“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난 우리 집안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야.”“작은아버지는 할아버지의 목숨이 중요하신가요? 아니면 집안의 명예가 중요하신가요?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안 벌어진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할아버지께서 누워계시는 동안 누군가가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을 수도 있는데 지금 밝혀내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할아버지한테 책임을 지지 않는 거예요!”천정엽이 조용해지자, 천재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할아버지께서 우리 가문의 명예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데 깨나시고 나서 직접 결정하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누워계시는 동안에 동의도 없이 이런 일을 하면 뒷감당은 누가 해요?”천우진은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책임질게.”천정류가 참지 못하고 천우진을 불렀다.“우진아.”집안의 권리에 관심이 없는 천정류는 동생인 천정엽에게 모든 것을 맡기려고 했지만, 천우진이 갑자기 이렇게 나설 줄은 몰랐다.천정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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