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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3 Chapters

제3191화

유소천은 이를 꽉 깨물며, 옆에 서 있던 혈족 후작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녀의 눈빛에는 분노와 혼란이 교차하고 있었다.“이 모든 건 유공의 뜻입니다. 두 호랑이가 다투면 반드시 상처가 따릅니다. 우리 혈족은 앉아서 어부지리를 챙겨야 하니, 유 씨 아가씨께서도 곧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그 말을 마친 후작은 핏빛 광기를 발산하며 허공을 박차고 날아올라 자취를 감췄다.“뭐라고? 천명자가 이겼다고?”진우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 뿐만이 아니었다. 대장로조차 눈앞의 장면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지 못해 고개를 저었다.혈족에는 세 명의 후작이 직접 와 있었고, 그들은 단 한 번도 손을 쓰지 않았다.진심으로 이기고자 했다면, 어느 후작 하나만 나섰어도 천명자는 결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제 눈에는, 이 일엔 필시 뭔가 숨겨진 속셈이 있습니다! 세 명의 혈족 후작이 직접 나타나고도 싸움에 나서지 않고, 천명자만이 전면에 나서 빛을 본다니… 너무 수상하지 않습니까?”대장로는 방안을 거닐며 말했고, 그 안에 어떤 큰 그림이 숨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천명자 본인조차, 이 결과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주진룡이 등장한 순간 그는 자신이 오늘 반드시 화산 정상에서 전사할 것이라 생각했다.도망가고 싶었지만, 북극천궁에서 맡긴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 채 돌아간다면 그는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문파에서 추방될 것이었다.북극천궁이라는 후광이 사라지면, 그는 역외에서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될 게 분명했다.그래서, 그는 죽을 각오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주진룡이 자신에게 패배하다니?!이제 보니, 그토록 이름을 떨친 고수들이란 것도 결국 대단할 것 없다고 느꼈다! “유 씨 아가씨, 약조한 대로라면 혈족은 무조건 우리 용국과 화친을 맺어야 하며, 화산은 본래 오대명산 중 하나이니 즉시 반환해야 할 것입니다.”천명자는 의기양양하게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유소천에게 주먹을 모아 예를 갖췄다.“흥! 천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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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2화

천명자는 홀로 세 번의 승리를 거두었고, 그것도 화산 꼭대기에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용국을 위해 이번 승부를 따낸 것이다!가장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과정에서 한지훈은 단 한 번도 손을 쓰지 않았으며,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겨우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이었다.오늘의 눈부신 전적 하나만으로도, 천명자라는 이름은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될 것이다.이에 비해 한지훈은, 용국이 혈족의 위협을 받던 시점에도 나서지 않고 회피했으며, 끝내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일 없이 전장을 떠났다.이런 그의 행보는 분명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사실 한지훈이 오대 명산을 몇 번이나 압도하고, 무종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용국 백성들의 지지 덕분이었다.하지만 민심을 잃고 나면, 배경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앞으로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게다가 실력이라면, 오대 명산은 물론 역외로 은둔한 무종의 세가 중에도 고수들은 수두룩했다!그런 자들의 눈에, 한지훈 따위가 가진 무공이 과연 얼마나 대단해 보일까?“천명자 선배님께서는 마땅히 신으로 추앙받아야 해! 사당을 지어 후세가 길이길이 숭배해야 한다고!”“천명자 선배님이 계신 한, 우리 용국은 혈족 따위 두렵지 않다!”“북양왕 자리를 내려놓고, 천명자 선배님을 진정한 용국 제일인으로 모셔야 한다!”수많은 전문가와 교수들이 앞다투어 언론과 인터넷상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사실 과거 한지훈의 행보는, 이들 눈에는 모두 역적이나 다름없었다.먼저 공해에서 미륙 해군 수십 척을 침몰시킨 사건은, 서방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으로 비쳤고, 그다음엔 오륙 땅을 짓밟으며 에게 문명을 유린한 것으로 간주되었다.나아가 부상을 초토화하고 인구 절반 이상을 쓸어벌인 일은 이들에게 평화 파괴자나 다름없었다.그들이 보기에, 백여 년 전 부상이 용국 백성 수천만을 도륙한 건 과거의 일일 뿐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바로 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줄여버렸고, 심지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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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3화

“천명자 선배님이야말로 평화를 지키며 정의와 공의를 수호했어!”한순간, 거의 모든 언론이 일제히 나서 한지훈을 비방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수많은 교수들이 화산에서 벌어진 이번 전투 이후, 한지훈과 강우연이 서로 껴안는 장면을 두고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보십시오! 이게 바로 여러분이 그토록 찬양하던 북양왕입니다! 싸우지도 않았을뿐더러, 부인을 데리고 유람이나 하고 있다니!”“사회적 책임감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특히 며칠 전만 해도, 이씨 가문과 주씨 가문을 위해서라면 혈족과도 맞서 싸우겠다던 사람이, 막상 전투가 벌어지자 어디 간 겁니까? 다들 잊지 마세요! 오늘 이 승리는 천명자 선배님께서 쟁취한 것입니다!”천명자가 아직 산에서 내려오기도 전에, 용국 내 여론은 이미 압도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수많은 전문가와 교수들이 앞장서서 여론을 주도했고, 오대 명산이 동원한 수많은 댓글 부대가 불을 지피자, 한지훈을 반대하는 정서가 들불처럼 번졌다.“천명자 선배님, 이전에는 북극천궁이 얼마나 위엄 있는지는 듣기만 했습니다만, 오늘 이렇게 직접 그 위용을 뵙게 되다니, 참으로 영광입니다!”공천구가 제일 먼저 나서서 천명자에게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말했다.천명자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과찬이십니다. 그저 작은 손길일 뿐이지요. 저는 언제나 용국을 위해, 세속이든 역외이든 마음은 오직 조국에 있습니다!”말은 겸손했지만, 천명자의 얼굴에는 뚜렷한 오만이 서려 있었다.“선배님께서 너무 겸손하십니다. 오늘의 승리 하나만으로도 용국을 이끌기에 충분하십니다!”공천구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이 말에 무종의 몇몇 종주들이 순간 얼어붙었고, 이내 얼굴이 살짝 굳더니 슬그머니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이는 명백히 공씨 가문이 또다시 옛 수법을 쓰려 한 것이고, 그들은 이 싸움에 섣불리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비록 이번에 한지훈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 건 우연일지 몰라도, 그렇다고 해서 감히 조정을 얕봐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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