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천은 이를 꽉 깨물며, 옆에 서 있던 혈족 후작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녀의 눈빛에는 분노와 혼란이 교차하고 있었다.“이 모든 건 유공의 뜻입니다. 두 호랑이가 다투면 반드시 상처가 따릅니다. 우리 혈족은 앉아서 어부지리를 챙겨야 하니, 유 씨 아가씨께서도 곧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그 말을 마친 후작은 핏빛 광기를 발산하며 허공을 박차고 날아올라 자취를 감췄다.“뭐라고? 천명자가 이겼다고?”진우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 뿐만이 아니었다. 대장로조차 눈앞의 장면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지 못해 고개를 저었다.혈족에는 세 명의 후작이 직접 와 있었고, 그들은 단 한 번도 손을 쓰지 않았다.진심으로 이기고자 했다면, 어느 후작 하나만 나섰어도 천명자는 결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제 눈에는, 이 일엔 필시 뭔가 숨겨진 속셈이 있습니다! 세 명의 혈족 후작이 직접 나타나고도 싸움에 나서지 않고, 천명자만이 전면에 나서 빛을 본다니… 너무 수상하지 않습니까?”대장로는 방안을 거닐며 말했고, 그 안에 어떤 큰 그림이 숨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천명자 본인조차, 이 결과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주진룡이 등장한 순간 그는 자신이 오늘 반드시 화산 정상에서 전사할 것이라 생각했다.도망가고 싶었지만, 북극천궁에서 맡긴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 채 돌아간다면 그는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문파에서 추방될 것이었다.북극천궁이라는 후광이 사라지면, 그는 역외에서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될 게 분명했다.그래서, 그는 죽을 각오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주진룡이 자신에게 패배하다니?!이제 보니, 그토록 이름을 떨친 고수들이란 것도 결국 대단할 것 없다고 느꼈다! “유 씨 아가씨, 약조한 대로라면 혈족은 무조건 우리 용국과 화친을 맺어야 하며, 화산은 본래 오대명산 중 하나이니 즉시 반환해야 할 것입니다.”천명자는 의기양양하게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유소천에게 주먹을 모아 예를 갖췄다.“흥! 천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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