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하든 사람들은 그를 뭐라고 말릴 용기가 없었다.눈은 더욱 거세게 내렸고, 그의 실루엣은 곧 폭설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다.현장에 남은 흔적이라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전장 뿐이었다. 이제 양측의 전력이 다시 균형을 이룬 상태로 되돌아갔기 때문에 누구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없었다.그 말인 즉슨, 이제 협상을 쉽게 끝낼 수 없게 되었다는 거다.“안 됩니다. 너무 많아요.”“저도 이 사태를 수습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최소한의 숨통은 틔워줘야 수습도 하지 않겠습니까?”블라덴은 노련한 협상가답게, 상황이 변한 걸 보고 빠르게 조건을 조율했다.격렬한 싸움 직후, 양측 모두 큰 피해를 입은 상태라 필치 못한 상황이 아니라면 누구도 싸우고 싶어하지 않았다.그리하여 협상이 시작되었다.그들은 하루 밤낮을 넘겨가며 끊임없이 협상을 했는데, 이익이 걸린 문제라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한 발자국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했다.결국 스텔라성은 패권을 포기하고, 각 세력에게 더 이상 조공을 요구하지 않기로 하고, 그뿐 아니라, 모든 세력에게 백억씩 보상하기로 약속했다.이로써 이번 분쟁은 일단락되었다.이날 후부터 두 강대 세력이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되었고, 스텔라성은 여전히 우위에 있었지만 염구준이 두려워 양보하군 했다.하지만 정작 염구준 본인은 그런 건 안중에도 없었다.그는 곧장 바라해로 돌아가, 전투기를 타고 청해시로 돌아갔다.이번 여정에서 황계웅을 처치하긴 했지만, 원래 목표였던 옥패는 놓쳤고, 오히려 흑풍에게 한껏 당하고 말았다.그래도 육체가 극한에 도달했고, 무엇보다 심해의 눈물 백 방울을 손에 넣었으니 얻은 게 꽤 많았다고 할 수 있었다.이번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 중, 염구준이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노희연이었지만, 마지막엔 복수로 머리가 뒤덮여 미쳐버렸다는 게 조금 안타까웠다.전투기는 창공을 가르며 날았다.도시와 항구는 여전히 분주했고, 무림계의 전쟁 따위 때문에 변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한편, 수천 리 떨어진 어느 황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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