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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군신의 귀환: Chapter 2611 - Chapter 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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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1화

가장 걱정하는 일이 꼭 일어나는 것처럼, 염구준은 어느새 그들의 뒤를 따라잡았다.“뛰어!”애력극이 급히 외치며, 운석이 담긴 금속 상자를 들고 달리는 네 사람을 재촉했다.지금은 그가 나설 타이밍이 아니었다.한편, 그들로부터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염구준은 희미한 소리를 듣고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매복인가?’그는 추격 중에 덤불 사이에 숨겨진 살기를 느끼고 손을 들어 두 번의 검기를 날렸다.“으악!”이에 기습을 준비하던 두 명은 손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비명과 함께 덤불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전신의 경지도 못 된 주제에 염구준을 기습하려고 한다는 게 용기가 가상했다. 비록 중간에 몇 차례의 매복이 있었지만 염구준은 전부 가볍게 처리한 뒤, 계속 애력극 일행의 뒤를 추격했다. 애력극이 자랑스럽게 설치해둔 보초들은 전부 간단하게 쓰러져 전혀 쓸모가 없었다.시간이 지날수록 염구준과 애력극 일행 간의 거리는 점점 좁혀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염구준은 전방에 있는 애력극 일행을 발견했다.휙휙!염구준은 금속 상자를 확인하자마자 검기들을 날렸다.비록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는 없었지만 혼란을 주기엔 충분했다.“염구준이다! 여기까지 쫓아왔어!”상자를 들고 가던 네 명은 살기를 느끼자마자 겁에 질려 운석도 신경쓰지 않고 뿔뿔이 흩어졌다.“거기 서! 돌아오라고!”애력극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지만, 모두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망설임 없이 도망쳤다.이건 그의 실수였다. 추격자가 염구준인 걸 알고도 남을 사람이 누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냔 말이다.결국 그는 하는 수 없이 직접 금속 상자를 들쳐 메고, 철수 지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아직은 두 사람 사이가 조금 멀었기 때문에 염구준이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좀 걸렸다.염구준은 공격을 잠시 멈추고 그를 계속 추격했다.전방의 목표물은 이미 그에게 사냥감으로 찍혔으니 절대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없었다.십여 분 후, 두 사람의 거리가 꽤나 좁혀진 탓에 염구준의 공격이 애력극에게 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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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2화

성조국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리아 성전을 무너뜨린 전설의 인물을 말이다.“뭐라고? 염구준이라고?”“도망쳐!”그 이름을 들은 순간, 모두 싸울 생각이 없어져 각자 흩어졌다.비록 성조국에서 리아 성전에서의 싸움을 은폐하려고 애썼으나, 소문이 새어나가는 건 막을 수가 없었다.수많은 추측과 소문이 과장이 되어 무인들 사이에 퍼져나갔다.염구준은 도망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운석을 되찾기 위해 애력극을 향해 돌진했다. 두두두.그러나 그가 헬기장에 다다르기도 전에, 헬기들은 이미 공중에서 우림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염구준, 운석은 내가 가져갈게!”일이 계획대로 다 풀렸다고 생각한 애력극은 득의양양하게, 아니, 오만하게 소리 질렀다. 강자를 농락해 탈출에 성공했다는 게 그는 매우 만족스러웠다.“운석 못 가져가. 너도 못 가고.”염구준은 양손으로 검을 움켜쥐고는, 헬기를 향해 눈부신 빛을 뿌리는 검을 휘둘렀다.검기는 초반에 기류까지 동반할 정도로 강한 기세를 보였지만, 높이가 높아지며 에너지가 흩어져, 마지막엔 결국 바람밖에 일으키지 못했다. 이에 헬기는 조금 흔들렸지만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다. 이 광경을 본 애력극은 더 우쭐해졌다.“하하, 뭐하는 거야? 개그해?”그는 이제 염구준에게 다른 방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걱정이 완전히 없어졌다. ‘이 운석을 가져가기만 하면, 이 공로는 내꺼야.’“그래, 조금 뒤에도 웃을 수 있길 바랄게.”염구준은 비릿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방금 전의 공격은 단지 이런 환경에서 검기의 유효 사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날린 것에 불과했다. 슉!그는 타이밍을 보고, 재빨리 크고 거대한 나무로 빠르게 달려가 지면을 박차고, 거침없이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애력극 부전주님, 염구준이 올라왔습니다!”그 광경을 본 부하가 경악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뭐해, 얼른 가!”그제야 염구준에게 아직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깨달은 애력극은 당황하며 명령을 내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방금 전에 깐죽대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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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3화

“끄아악... 염구준, 내가 오늘 여기서 죽는 한이 있어도 널 막을 거다.”애력극은 고통을 억누르며 앞에서 염구준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소리쳤다.목숨을 걸고 염구준을 막는 게 그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고, 자신 있어 하는 계획이었다. 쾅!염구준은 왼팔을 들어올린 뒤, 팔꿈치에 강한 기운을 모으고 그대로 애력극의 척추를 강하게 가격했다.“커헉!”이 큰 충격에 애력극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그대로 몸이 풀려 주저앉았다.이건 허술한 방식으로는 염구준의 발목을 잡을 자격조차 없었다.두 사람의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으나 그 사이 헬기는 이미 빙글빙글 돌며 십여 미터를 추락했다.“크흐흐, 이제 운석 가지는 건 포기해.”애력극은 자신이 살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았지만 염구준의 발목을 한순간이라도 잡았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리아 성전을 무너뜨린 남자가 자기 때문에 계획대로 못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니 더 흥분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우웅!염구준은 아무 말 없이, 애력극을 발로 걷어찬 후, 기체가 기울어진 각도가 알맞을 때, 손에 든 검을 날렸다.곧 빛나는 검광이 번개처럼 날아가, 대형 수송 헬기의 프로펠러를 정확히 베어냈고, 이에 헬기는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한편, 나머지 헬기들은 재빠르게 거리를 벌려 도망쳤다.‘됐다!’“안 돼...”자신의 생명까지 걸었음에도 겨우 이정도까지밖에 못했다는 사실에 애력극은 괴로워서 소리쳤다.완벽했다고 생각한 계획이 염구준 하나 때문에 전부 허사가 되어버린 거다.콰쾅! 두 대의 헬기가 차례로 떨어지며, 거대한 불꽃이 하늘로 치솟았다.큰 불 속에서, 염구준은 한 치의 상처도 없이 걸어나왔다.“죽여줘, 제발. 죽여달라고!”불길 속에서 애력극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애원했다. 몸은 이미 마비되었지만, 반보천인의 내력이 남아 있어 기운이 몸을 감싼 탓에 단시간 내에 죽는 건 불가능이었다. 이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웠다.“흥, 기운 아깝게.”염구준은 직접 나서기도 귀찮아 애력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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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4화

반역자가 제거되었으니 이제 달신부족은 다시 평화를 맞이할 수 있었다.염구준은 석월과 달신부족의 부상자들이 선조의 성지에서 치료를 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다들 너무 심각한 부상이 아닌 이상 선조들을 깨우는 게 민폐라고 생각해서였다.염구준은 월삼을 바라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신 옥패를 꺼내면서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너희들이 말하는 달신 옥패에 대해 좀 얘기해볼까?”“어떻게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 거야? 달신 옥패는 하나뿐일 텐데.”그러나 월삼은 그보다 더 궁금하단 눈빛으로 반문했고, 이에 염구준은 기분이 나빠졌다.자신이 묻고 있는 입장인데, 상대방이 대답은 커녕 물어보기나 하니까 말이다.이때, 석월과 청룡이 부축을 받으며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석월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오빠, 달신 옥패에 대해선 제가 알고 있어요.”“뭐? 그렇다면 자세하게 말해줄래?”염구준은 이거다 싶어 월삼을 뒤로하고, 바로 석월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그는 굳이 말도 안 통하는 사람이랑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야! 돌아와서 옥패 얘기 마저 하고 가!”염구준에게 왜 그렇게 많은 옥패가 있는 건지 궁금했던 월삼은 버럭 소리쳤지만, 염구준은 그를 무시한 채 석월과 청룡과 함께 멀리 떠나갔다.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본 나월은 조심스럽게 월삼에게 다가가 속삭였다.“대장로님, 저흰 어떻게 합니까?”“조급해하지 마. 내게는 아직 숨겨둔 수가 있으니까. 오늘 밤에 움직이자.”월삼은 그렇게 말하고는 근처의 청석 바위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예전에 달신부족에서 반란을 일으킨 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노족장이 살려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나월 등은 이 말을 들은 후, 더는 묻지 않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기운을 모았지만 염구준에게 봉인 당한 단전을 어떻게 풀어야할지는 감을 잡지 못했다. 한편, 석월의 거처에서.염구준, 청룡이 모두 자리에 앉자, 석월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진짜 옥패는 저도 이번에 처음 봤어요. 지금껏 전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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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5화

단 두 글자 뿐이었지만, 석월의 기분이 나쁘다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긴, 막 결혼식을 치른 첫날밤에 간신히 잠들자마자 또 깨워진다면 누구라도 화가 날 법했다.“족장님, 월삼과 나월 등 반역자 고위층들이 전부 사라졌습니다.”보고하는 사람은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았지만 억지로 말을 이어갔다.끼익.잠시 후, 석월은 청룡과 함께 방에서 나와 보고하는 부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일은 반역자들과 조상들의 성지가 관련된 일이라 쉽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들이 반역자들을 가둬놓은 곳에 갔을 때, 그곳에는 부서진 쇠사슬만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물론 염구준은 그들보다 한참 일찍 도착한 상태였다.석월은 이 모습을 보고 바로 누군가를 떠올렸다.“소월은?”...“보지 못했습니다!”잠시 후, 누군가 대답했다.“하아, 또 나월한테 속은 거겠지.”석월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녀는 부족 사람들의 성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소월은 불같은 성격이지만, 속이 단순해 가장 속이기 쉬운 인물이었다.그때, 염구준이 어젯밤 석월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금지 구역!”이미 패배한 상황에서 이곳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굳이 밖으로 도망친 걸 보면 달신부족의 금지 구역에 가서 판을 뒤엎을 무언가를 찾으려는 게 뻔했다.“큰일이에요. 저 따라오세요!”이 말에 석월은 얼굴이 굳어지며 빠르게 조상들의 성지로 향했다.도망친 월삼은 금지 구역의 문을 여는 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염구준은 빠르게 그녀의 뒤를 따르며 도망친 이들의 단전을 봉인했던 일을 되새겼다.‘분명히 봉인했어. 지금 유일하게 말이 되는 가정은 월삼이 일부러 실력을 숨기고, 극한의 육체로 내 공격을 막았다는 거야.’“소월아!”조상의 성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앞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소월을 본 석월은 다급하게 외쳤다.‘역시 또 속은 거였어.’“가요!”석월은 더욱 어두워진 낯빛을 하고 열쇠를 꺼내 선조의 성지로 향하는 대문을 열려고 했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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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6화

염구준이 앞장서서 손으로 불꽃을 튕겨 길을 밝혔다.지금 그들이 볼 수 있는 건 나선형으로 아래로 이어진 계단뿐이었다.십 미터 정도 내려갔을 때는 아무 일도 없었다.덜컥.그러나 갑작스럽게 울린 날카로운 소리가 염구준의 주의를 끌었다.“멈춰! 방금 누가 뭔가를 밟은 것 같아.”이에 중간에 서 있던 누군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접니다!”“방금 계단이 살짝 내려앉은 것 같아요.”교묘한 함정이었다. 앞사람이 지나갈 때는 멀쩡하고, 뒷사람은 밟지 못하지만 중간에 선 사람은 걸리도록 설치되어 있었으니까 말이다.내려오자마자 이런 문제가 생겼으니 이번행은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염구준 혼자라면 상관없었지만 지금은 동료들이 있으니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야만 했다.“발밑이랑 벽 잘 살펴. 방어 자세 유지해.”그의 말에 모두가 기운을 돌려 몸을 방어하기 시작했다.정체 모를 위협이 가장 두려운 법이었다.“발 들어!”염구준은 다른 인원들이 준비를 마친 것을 확인하자 바로 명령을 내렸다.슉슉!발을 든 그 순간, 벽에 있던 작은 구멍들이 열리며 수많은 화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위력은 무성의 경지가 된 무인들에게 전혀 위협이 안 될 정도로 약했다.“휴, 별 거 아니었네.”“이렇게 약한 걸 보면 그냥 겁주려는 용도인가 본데?”모두가 가볍게 넘기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기습만 아니라면 이 정도 공격은 그들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염구준은 생각이 달랐다.“빨리 이동해.”그는 단호하게 명령했다.달신부족의 금지 구역이 이런 구닥다리 함정 하나로 끝날 리가 없어서였다.타닥타닥!일행은 염구준의 명령대로 빠르게 움직였다.방금 전에, 염구준이 제때에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더라면 부상자가 나왔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달칵.그러나 화살 지대를 벗어나자마자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벽이 움직이고 있어!”나선형 계단은 벽에 붙어 있는 구조였고, 중앙엔 심연처럼 깊은 구멍이 있었다.떨어지면 뼈도 못 추릴 거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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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7화

청룡은 분노하며 더 세게 공격을 퍼부었다.슉!쌍방의 교전이 격해지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스치며 염구준이 그들의 뒤에 나타났다.“그렇게 내가 죽길 바라면 직접 와서 죽이든가.”염구준을 본 순간, 나월의 얼굴에서 웃음이 쏙 사라졌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어투로 말했다.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이곳 깊이가 수백 미터는 될 텐데!”“그래서?”염구준은 딱히 설명하지 않고 검을 들어, 세 사람을 겨누었다.그는 방금 밀려 떨어졌을 때, 곧바로 검을 벽에 꽂아 추락을 막고, 그 뒤로 힘을 빌려 다시 이 구간까지 올라왔다.“포기해. 이제 도망 못 가니까.”석월은 같은 부족이라는 정 때문에 마지막으로 권유했다.“하, 월삼이 장치가 대단하다고 해서 봤더니만 별것 아니잖아. 기다리면 다 죽을 거라더니.”나월은 고개를 저으며 손에 쥔 무기를 깊은 심연 아래로 던져버렸고 이를 본 나머지 두 명도 따라 했다.저항하기를 포기하고 투항한 듯 했다.염구준은 검을 천천히 내려놓은 뒤, 세 사람의 단전을 봉인하기 위해 혈자리를 누르려고 했다. 그의 성격상, 이런 사람들은 살려뒀자 해만 끼치기 때문에 전부 죽였을 테지만, 달신부족의 사람을 처리하는 권리는 석월에게 있기 때문에 딱히 참견하지 않았다.더군다나 오빠라는 말도 들었으니 어느정도 배려해주는 건 당연했다.“지금이다! 외부인을 죽여라!”염구준의 검끝이 바닥에 닿자마자 나월이 돌연 외치며 공격을 시작했다. 전에 했던 행동은 진짜 죽이려는 마음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단순히 염구준이 경계심을 풀게 만들기 위해 서일뿐이었다. 두 명의 장로는 높이 도약하며 비수를 꺼내 위에서 공격했다.염구준을 죽이기 위해 목숨까지 건 것이다.“고집 한 번 참. 너넨 그냥 죽어라.”염구준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살기를 뿜으며 검을 흔들었다.그렇게 죽길 바라는 데 죽이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염구준은 검을 한 번 휘둘러 나월의 팔 하나를 잘라낸 뒤, 그를 계단 위로 걷어찼다.그리고 바로 이어서 검을 위로 던져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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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8화

“하... 이젠 나 혼자네.”염구준은 삼척의 청봉을 손에 쥐고, 약간 아래로 기울어진 통로 끝을 향해 발을 옮겼다.그는 그 아래에 뭐가 있을지 조금 기대됐다.챙!걸음을 옮기던 그는 손을 들어 통로 옆 벽에 표시를 새겼다.사방이 비슷한 색이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계속 앞으로 걸어가면서, 가는 동안 계속해서 벽에 자국을 남겼다.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염구준은 문득 걸음을 멈추고 통로 옆을 바라봤다.‘어라?’그곳엔 처음에 새겨뒀던 표식이 그러져 있었다.한 바퀴를 돌아 결국 제자리에 도착한 것이다.“재밌네. 분명히 계속 아래로 걸었는데 어떻게 돌아온 거지?”염구준은 표식 위에 손을 얹어 검흔에 남아있는 그의 검기를 느꼈다.‘내가 새긴 게 확실해.’참조할 것이 없는 공간에서는 눈에 보이는 것에 속히우기 십상이었다.미리 표식을 남겨둬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몇 번을 더 헤매야 이상함을 눈치챘을 거다. 콰앙!염구준은 검을 휘둘러 양 벽에 커다란 구멍을 냈고, 양쪽 모두 똑같은 구조의 통로가 있음을 발견했다. 잠시 후 이곳에서 벗어날 방법을 생각해낸 그는 손에 든 검을 앞으로 꼿꼿하게 던진 뒤, 곧장 그 검을 쫓아 달렸다.한 바퀴를 돌았음에도 원래 왔던 자리로 되돌아왔다는 건, 앞선 경로가 곡선이었다는 걸 의미했다.쾅!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벽이 부서지며 새로운 동굴 입구가 나타났고, 색감도 완전히 달라졌다.출구를 찾은 것이다.염구준은 검을 낚아채듯 집어 들고, 구멍에서 나와 공중에서 몸을 돌린 뒤, 앞의 벽을 한 발 딛고, 안정적으로 착지했다.작은 불꽃을 만들자, 그의 눈 앞엔 어두컴컴한 동굴과 함께 먼 곳에 있는 통로 입구가 나타났다.‘사람?’염구준의 곁눈질로 한쪽 벽 앞에 누군가가 미동 하나 없이 서 있는 걸 발견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염구준이 익숙한 기운이었는데, 바로 달신구참에서 나온 초입 검의였다.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검의가 광폭하단 거였다. 마치 눈앞의 사람이 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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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9화

염구준은 살짝 실망했지만 더 강력한 검술을 쓰며 검신으로 상대방을 밀쳐냈다.비록 상대방이 지금은 산 송장처럼 움직이고 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 없으니 굳이 다치게 할 필요가 없었다.“죽어!”그러나 그는 이미 검의에 의식이 잠식 당해 분별력을 잃어서 괴성과 함께 다시금 덤벼들었다.그에게 지금 남은 건 오직 살육에 대한 갈망 뿐이었다.염구준은 다시 한번 검으로 그를 밀쳐서 넘어뜨리고, 강한 진기로 그의 검의를 끄집어냈다.이게 제일 이상한 점이었다. 상대방이 깨우친 검의가 본인의 것이 아니라는 게 말이다.“으아아아!”검의가 몸에서 빠져나가자, 그는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고, 곧 눈에 감돌던 붉은빛이 없어지며 이내 눈동자가 맑게 변했다.이 모습을 본 염구준은 다시 물었다.“어때요, 정신이 좀 들어요?”“너, 너가... 석월, 그 아이의 친구라고?”그가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답으로 보아 전에 했던 말들을, 다 듣고 있었던 것 같지만 검의에 컨트롤 당해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지 못했던 것이다.염구준은 그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직감하고는 재빨리 대답했다. “네. 하고 싶으신 말 있으시면 저한테 하세요.”검의가 없어졌으니 상대방은 이제 곧 죽을 것이었다.“노족장, 그 나쁜 놈이 극한의 검의에 이르기 위해, 우리들의 무공을 폐하고 우리를 양분으로 삼아 검의를 만들었어.”“이제 수련을 마치고 나오면 대성의 의경에 이른 상태일 거야. 우리의 검의까지 합치면 극한의 의경에 도달하겠지.”“석월이한테 얼른... 도망치라고 전해줘. 그 아이도 검의를 만드는 양분...”그는 목소리가 점점 더 작아지더니 결국, 말을 다 마치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다.하지만, 다행히도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남기고 떠났다.염구준은 손을 뻗어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달신부족의 금지 구역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었다니...’“대단하네. 실력 좀 늘리겠다고 무슨 수단이든 다 쓰다니.”그는 조용히 중얼이며, 검을 휘둘러서 구덩이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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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0화

이건 이 검들에게 해주는 장례와 비슷했다.염구준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마음이 검총의 영향에 의해 휘둘리지 않았으나 이토록 많은 검들이 버려져 있는 광경에 쓸쓸함을 느꼈다.그는 사람이든, 검이든 모두 안식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죽어라!”염구준이 검을 내리자마자 통로 입구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르며 돌진해왔는데, 그 역시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 있었다.또 다른 검의의 그릇인 것이다.염구준은 익숙하게 검을 휘두르며 강제로 상대방의 검의를 끄집어냈고, 그 역시 앞선 이와 마찬가지로 얼마 안 가 목숨을 잃었다.그가 죽기 전에 남긴 말도 앞선 이와 비슷했다. 유언으로부터 그가 노족장을 극도로 원망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도 그럴게, 노족장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부족의 사람들을 희생시켰으니 원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석월 역시 그의 계획의 일부였으나 전에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려보면 그녀는 노족장을 아주 존경하고 있는 것 같았다.염구준은 검의를 산산조각 내고 다시 통로를 따라 걸었다.그는 자신이 달신부족의 노족장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직감했다.염구준은 작은 불꽃을 만들어 어두운 통로를 비추며 걸어갔다.불 원소의 능력이 있어서 망정이지, 이 어둠 속을 맨눈으로 걸었으면, 숨 막혔을 게 뻔했다.“누구야?”모퉁이를 돌자마자 다른 불빛이 반짝였고, 이에 두 사람 모두 놀라서 소리쳤다. 말을 하는 걸 보아 상대방이 검의를 담은 그릇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주상!”“청룡!”둘은 목소리를 듣고, 서로의 존재를 알아챘다.두 사람 모두 서로를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염구준은 청룡에게 가까이 다가가 질문했다. “갈라졌을 때, 혹시 미궁 같은 통로에 빠졌었어?”만약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까지 왔다면 청룡의 대응 능력이 꽤 괜찮은 셈이라는 걸 설명했다. “아니요, 전 그냥 아래로 쭉 걸었더니 여기까지 왔습니다.”“석월이는 어떨지 모르겠네요.”청룡은 자신이 위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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