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그럼 오늘 결혼식 올리자. 내가 주례 서줄게. 이견 없지?”염구준은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했다.결정은 어디까지나 두 사람에게 맡긴 것이다.청룡의 그 소심한 성격으로는, 자칫 몇 년이고 질질 끌 상황이었다.“좋아요! 염 형님, 정말 감사합니다!”석월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 곧바로 수락했다.이 우림 깊숙한 곳에 사는 이들은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만큼, 마음도 순수한 경우가 많았다.문제는 청룡 쪽이었다.“하지만……”말을 꺼냈다가 도로 삼킨 그는, 대신 석월의 손을 꽉 쥐었다.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망설임이 있었던 것이다.“말하고 싶은 거 있으면 그냥 말해. 다들 여기 있고, 내가 너 억지로 떠민 적은 한 번도 없다.”염구준은 청룡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었지만, 직접 입으로 말하길 바랐다.“휴우……”청룡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 마음속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았다.“주상, 결혼하고 나면 석월과 함께할 테니… 용제국으로는 돌아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는 고아였고, 그의 유일한 인연은 전신전의 동료들뿐이었다.“남든, 떠나든… 그건 네 선택이야. 나는 강요 안 해. 하지만, 네 목숨까지 내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는 건… 흔치 않은 기회야.”염구준의 말은 청룡을 향한 것이었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도 하는 말이었다.일부 인연은, 한 번 놓치면 평생 다시는 오지 않는다.“청룡, 혼례 끝나면, 부락 일 정리하고 나도 너랑 함께 용제국으로 갈게.”석월이 먼저 입을 열어 청룡의 고민을 덜어주었다.“석월, 고마워!”청룡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석월을 꼭 안았다.그는 잘 알고 있었다.이 결정은 석월에게도 큰 희생이 따르는 것이란 걸.이제 더는 문제가 없었다.두 사람 모두 결혼에 동의했다.염구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청룡을 바라봤다.“봐라, 겁쟁이 녀석. 결국 여자가 먼저 나서야 하냐?”“헤헤.”청룡은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어쨌든 자기 여자가 되었으니, 누가 뭐라 하든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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