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식을 들은 고은지는 약간 실망한 듯한 기색을 내보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끈질기네. 바퀴벌레도 아니고. 아직도 살아있다니.”“...”고은지가 나태현을 싫어할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고은지를 지켜보기만 했다.배준우가 빠르게 돌아왔다.차에 타자 배준우의 전화가 울렸다. 나태범의 전화였다.배준우는 받지 않고 바로 끊어버렸다.이윽고 배항준의 전화가 걸려 왔다.배준우는 나태범의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배항준의 전화는 받았다.수신버튼을 누르자 바로 배항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이 자식, 정말 내가 화병으로 죽는 게 보고 싶은 거야?”“나태범 어르신한테 얘기하세요. 고은지 씨는 제 아내의 언니로서 배씨 가문 사람이라고요.”배준우가 또박또박 얘기했다.고은영은 그 말을 듣고 안심이 되었다.나씨 가문과 량천옥의 싸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고은지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배씨 가문 사람이라니. 난 그렇게 인정할 수 없다.”“...”“그리고 나태범이 어떤 사람인지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이럴수록 일이 더욱 복잡해질 거야.”“제가 알 바는 아니죠.”배준우가 차갑게 대답했다.배항준은 그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뭐, 뭐라고?”“알아서 잘 처리하세요.”배준우는 애초부터 나씨 가문 사람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아까 나태범의 전화를 끊어버린 것도 마찬가지였다.“너 지금 당장 고은지를 나씨 가문에 데려가. 지금 나씨 가문에서...”배준우는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 전화를 끊어버렸다.고은영은 주먹을 꽉 쥐고 얘기했다.“준우 씨, 해외 상황이 그렇게 심각해요?”“걱정하지 않아도 돼.”배준우는 그렇게 대답하고 시동을 걸고 병원을 떠났다.돌아가는 길,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침묵만으로도 충분히 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차는 빠르게 란완 리조트에 도착했다.배준우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