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월은 일부러 화난 척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안 맞춰!”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눈은 행복과 만족감에 젖어 반지를 뚫어지라 바라보고 있었다. 언뜻 보면 단순한 듯했지만, 보면 볼수록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반지였다. 안에 글자까지 새겨져 있었으니 말이다. 갑자기 뭔가를 떠올린 듯, 장소월은 전연우의 큰 손을 잡았다. 그의 반지에도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는 걸 확인한 그녀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그날 밤, 전연우는 깊이 잠들었고 달콤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는 그녀, 전연우, 그리고 별이가 한 가족이 되어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남원 별장.별이는 일찌감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늘의 그는 운동복 차림에 야구모자를 쓰고 있어 발랄하면서도 멋져 보였다.장소월은 오느라 피곤했지만, 별이를 보니 자연스레 모성애가 피어올라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엄마!”별이가 신나게 달려와 장소월의 다리를 와락 끌어안았다.별이를 정말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병실에서 만났었던가?더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으려 하면 머리가 더욱더 무거워졌기 때문이었다.옆에서 전연우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드디어 한 가족이 다시 모인 것이다.운무 마을에 있던 며칠 전, 별이는 엄마가 보고 싶다며 계속 전화했었다. 전연우는 한편으로는 아들을 달래고, 한편으로는 장소월을 세심히 보살폈다.장소월은 아직 별이의 이런 뜨거운 애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숙여 조용히 별이를 바라보았다.“엄마, 아직도 저를 기억 못 하시는 거죠?”별이는 서운한 듯 입을 삐죽였다.전연우가 다가와 말했다.“별아, 엄마가 방금 돌아와서 피곤하셔. 엄마 좀 쉬게 해줄까?”장소월과 별이 앞에서 그는 늘 끝없는 다정함을 보였다.별이는 서운했지만 어른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웃으며 장소월을 바라보았다.“엄마, 먼저 쉬세요. 제가 맛있는 거 만들어 올게요!”장소월이 대답하기도 전에, 별이는 쿵쿵 별장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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