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하지만 오늘은 강지훈 씨가 중요한 일이 있다며 날 불러서 마지못해 아이들 데리고 온 거예요. 비서님이 모르는 것도 당연하겠네요. 그러니 길 막지 말아줘요.”소현아는 앞으로 걸어가려 두 꼬마의 손을 잡았다. 예전과는 다르게 이젠 다른 여자들이 앞에서 알랑거리며 알아듣기 힘든 말을 늘어놓는 걸 보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짜증스러운 마음에 곧바로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허정문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소현아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허정문이 그녀의 팔을 툭 건드리더니 혼자 바닥에 넘어져 마구 뒹굴었다.“당신... 미쳤어요?” 소현아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 바람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얼마 후, 인파가 갈라지며 강지훈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의 미간은 살짝 찌푸려져 있었고, 얼굴은 유난히 어두웠다. 소현아는 그제야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것 같았다. 이 여자는 그녀를 함정이 빠뜨리려고 일부러 이런 쇼를 벌인 것이다.소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앞의 강지훈을 빤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대표님, 제가 조심하지 않아 넘어진 거니까 아가씨를 탓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아가씨를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거든요. 아가씨는 대표님께서 불렀다고 했지만 전 그런 말씀 듣지 못했기에...”허정문이 눈물을 글썽이며 애처롭게 말했다. 소현아는 어이가 없어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옆에 있던 강시윤과 강시안 역시 분노 가득한 얼굴로 씩씩거리며 그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분명히 일부러 혼자 넘어졌으면서...“탓하지 말라고? 왜 탓하지 말라는 거야?”강지훈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폭풍 전야 같은 분위기의 심상치 않은 말투였다. 허정문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부드럽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저...”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지훈은 이미 소현아의 손을 잡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다친 데 없어?”소현아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가 좌우로 고개를 저었다. 허정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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