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Bab 1741 - Bab 1750

1753 Bab

제1741화

맛있는 요리를 즐긴 뒤, 종업원이 들어와 장소월에게 붉은 장미 꽃다발을 건넸다.품에 안겨 있는 아름다운 장미를 보고 있으니 설레는 마음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꽃다발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건만, 꽃 속에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숨겨져 있었다.“안 열어볼 거야?”전연우가 참다못해 슬쩍 귀띔했다.장소월은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뭘 열어야 하나 찾던 순간, 꽃다발 속에서 작은 선물 상자가 손바닥에 떨어졌다.상자를 열어보니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세련된 디자인의 다이아몬드가 맑고 밝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전연우는 오늘 기회를 빌려 장소월과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필경 꽤 오랫동안 각방을 써왔으니 말이다.그는 저녁밥을 먹고 나면 항상 서재로 가서 일을 처리했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녀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까 봐서였다.장소월은 반지를 감상하느라 미처 전연우를 신경 쓰지 못했다. 그는 이미 다가와 반지를 그녀의 약지에 끼워주고 있었다. 딱 알맞은 사이즈였다.손을 들어 반지를 만족스럽게 몇 번 바라본 뒤 장소월은 전연우의 시선을 마주했다. 오늘따라 그는 유난히 진지해 보였다.장소월도 살짝 긴장하며 물었다.“왜 그래?”“우리가 지금 진정한 부부라고 생각해?”전연우는 장소월이 자신과의 관계를 인정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사소한 행동들을 보면 여전히 피하는 것 같다는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장소월은 어이가 없다는 듯 전연우를 쳐다보며 말했다.“당연하지!”부부라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인데, 왜 이런 질문을 한단 말인가.“그럼 각방 생활 언제면 끝날 수 있을까?”전연우의 말투엔 묘한 서운함이 묻어나 있었다. 장소월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각방을 먼저 제안한 건 전연우였고, 장소월은 하다 보니까 편해서 적응한 건데, 이제 와서 왜 이런 말을... 전연우는 장소월을 빤히 바라봤다. 너무나 강렬한 눈빛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냥...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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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2화

합방한 첫날 밤, 장소월은 놀라울 정도로 깊은 잠을 잤다. 깨어났을 때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잘 잤어?”전연우는 생체시계가 정확해 이미 일어나 장소월을 기다리고 있었다.장소월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잘 잤어.”전에 했던 걱정과는 달리, 막상 한방에서 자보니 힘든 일은 전혀 없었다.별이는 아침 일찍 스펀지밥 인형을 안고 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사이좋게 밤을 잘 보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문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으려는 찰나, 돌연 덜컥 문이 열렸다.전연우는 재킷 단추를 잠그며 담담히 인사했다.“별이, 좋은 아침.”별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전연우는 이미 바람처럼 지나가 버렸다.장소월은 일어나 세수를 마치고 옷장 앞에서 옷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별이 같았다.“별이니?”장소월은 별이를 한 번 부르고는 계속하여 옷을 골랐다.별이는 선글라스를 집어 들고 조심스레 들어왔다. 그리고는 선글라스를 끼고 신비로운 척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내가 누군지 맞춰봐요!”장소월은 굳이 보지 않아도 별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웃음 띤 얼굴로 노란색 짧은 치마를 꺼냈다.“알았어, 아래층에서 기다려. 엄마 옷 갈아입고 갈게.”별이는 얌전히 대답했다.“알겠어요!”식탁 앞에서 별이는 줄곧 전연우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뭔가 묻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였다. 결국 전연우가 먼저 입을 뗐다.“괜찮았어.”별이는 뜬금없는 말에 어리둥절했다. 장소월이 올 때까지 기다려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팔불출처럼 엄마밖에 모르는 아빠와는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장소월이 식탁에 앉자마자 별이가 묘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 호기심 가득한 눈빛에 장소월은 잠시 당황했다.“엄마, 어젯밤 잘 주무셨어요?”별이의 말에 장소월의 얼굴에 홍조가 살짝 떠올랐다. 어젯밤 전연우에게 안겨 잠들었었는데 정말 편안했다. 전연우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무의식적으로 전연우에게 시선을 돌려보니 그도 자신을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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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3화

마이가 한창 경력을 쌓고 있는 시기에 놓여 있다는 걸 알기에, 장소월은 요즘 그녀에게 자주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 에문이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마이에게 전화했지만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장소월은 푹 한숨을 내쉬고는 호텔 방에서 작품 구상에 몰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연우는 그녀가 혼자 있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여기 호텔 치안 좋아. 그래도 걱정되면 별장에 가도 돼.”전에 캔핀 대학에서 공부할 때, 전연우는 장소월이 좋아할 만한 별장을 사두었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어지럽긴 하겠지만, 그곳엔 그림방도 있고 공간도 넓어 아주 편리하다.하지만 전연우는 장소월이 자신의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다. 업계에선 이미 그가 어디에 가든 장소월을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덕분에 귀찮고 불편이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나랑 같이 가자.”전연우는 장소월의 손을 잡고 차마 거절하기 힘든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장소월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사실 그녀는 접대 자리에 동행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은근히 떠보고 시험하는 시선과 말투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어느새 녹초가 되어 있었다.그러다 문득 가장 힘든 건 전연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마음이 약해진 장소월은 전연우와 함께 접대 자리에 가기로 마음먹었다.전연우가 회의를 하는 동안, 장소월은 휴게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오후 시간이라 졸음이 밀려왔다. 그러다 문득, 멀리서 누군가에게 제지당하는 마이의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그쪽 같은 무명 모델은 우리 회사에서 안 받아줘요. 왜 못 알아듣는 거예요?”직원의 얼굴엔 노골적인 멸시가 담겨 있었다.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했던 마이는 장소월의 예상을 깨고 낮은 자세로 대응했다.“아니에요, 다시 한번 물어봐 주세요. 저 지난번 면접 통과했단 말이에요.”그 광경에 장소월은 혼란스러워졌다. ‘마이가 어쩌다 저런 처지가 됐지?’마이의 창피해할까 봐 밖으로 나가기 망설여졌다. 하여 억지로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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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4화

장소월은 인사를 건네려다 마이의 입장이 너무 곤란할 것 같아 차마 다가가지 못했다.지금의 마이의 얼굴에는 예전 같은 도도한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근심만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넸지만, 대부분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외면했다.그런 마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장소월은 마음이 뒤틀리는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가 참지 못하고 일어서자 전연우가 막아 세웠다.“지금 네가 나서면 마이 씨 자존심 상할 거야.”수많은 사람을 겪어온 전연우는 마이와 깊이 교류한 적은 없어도 그녀의 성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장소월도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 괴로웠다. 친구가 사람들의 냉대를 받고 있는 걸 눈앞에서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결국 전연우는 장소월을 억지로 파티장에서 데리고 나온 뒤 부하 직원에게 몇 마디 지시를 내렸다. 장소월은 그제야 억눌렸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렇게라도 조용히 마이를 도와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깊은 밤, 마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소월아, 거기는 지금 아침이지?”마이의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장소월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동시에 콧등이 시큰해졌다.“오늘 막 파리에 도착했어. 너랑 밥 한 끼 먹고 싶은데... 요즘 잘 지내?”장소월은 자신의 감정을 그녀에게 들키기 싫어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요즘 좀 바빠서... 시간이 없을 것 같아.”마이의 미안함 섞인 목소리 너머로 그녀의 고단함이 전해져 왔다. 최근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 뚜렷이 느껴졌다.장소월은 순간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에문이랑은 어때?”잠시의 정적. 마이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억지로 밝은 척 말했다.“그럭저럭 괜찮아.”하지만 장소월은 단박에 이상함을 느꼈다. 더 캐묻고 싶었지만 많이 지쳐 있는 마이의 목소리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녀에게 더 이상의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짧게 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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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5화

전연우는 장소월을 소파에 눕히고는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따라왔다.“파티장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잖아. 이따가 피자라도 시킬까?”장소월은 우유를 받아들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아직은 그다지 식욕이 없네.”하지만 전연우는 잘 알고 있었다. 피자가 도착하면 분명 그녀의 입맛도 돌아올 거란 걸. 그는 긴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몇 번 두드려 피자를 주문한 뒤 그녀의 곁에 앉았다.그는 한 손으로 장소월을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는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 이토록 축축한 날씨엔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제격이다. 두 사람이 함께 이런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오랜만이었다.그는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지만 마땅한 것이 없었다. 그때 장소월이 무언가 발견한 듯 말했다.“잠깐! 저기... 저 도예 다큐멘터리 보자!”지난번 잡지에서 우연히 본 뒤로 그녀는 도예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마침 다큐멘터리가 방영 중이니 더할 나위 없는 공부할 기회였다.장소월이 TV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전연우도 긴장을 풀고 그녀 곁에 몸을 기대 편안한 자세로 함께 시청했다.그러다 얼마 후, 현관 벨이 울렸다. 장소월이 반응하기도 전에, 전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곧이어 멀리서부터 피자의 고소한 냄새가 풍겨왔다.“아직도 배 안 고파?”그는 바로 피자 포장지를 열었다. 배고프지 않을 리가 없지.처음엔 별로 먹고 싶지 않다던 장소월은 역시나 그 냄새에 홀려 금세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조금... 배고프긴 하네.”배불리 피자를 먹고 난 뒤, 장소월은 잠깐 바람이나 쐬자며 정원으로 나갔다.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에도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털을 가지고 있는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녀석은 뭔가 먹을 것을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고양이를 놀라게 할까 봐, 장소월은 조심조심 다가가 30미터쯤 떨어진 곳에 쪼그리고 앉아 부드럽게 소리 냈다.“야옹~”몇 번의 부름 끝에 마침내 고양이는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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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6화

같은 방에서 함께한 첫날 밤, 장소월은 너무나 깊고 편안하게 잠들었다.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말이다.“잘 잤어?”전연우는 생체 리듬이 정확해 이미 일어나 장소월을 기다리고 있었다.본선 경기까지 사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장소월은 거의 종일 화실에 머물러 있었다. 마침 전연우도 요즘 바쁜 일정에 쫓기고 있었다.이날, 전연우가 일찍 돌아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장소월은 얼른 붓을 내려놓고 화실을 나섰다. 그러다 뜻밖에도 전연우와 정면으로 마주쳤다.“방금 나온 거야?”장소월의 옷에 묻은 붓 자국을 본 전연우는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또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린 게 분명하다.전연우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장소월에게 마이의 소식을 전하려 일찍 돌아온 것이었다.“해결했어.”전연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러고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마이 씨 일이야.”장소월은 깜짝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의 옆에 앉았다. 그간 마이 소식은 듣지 못했고, 연락도 문자로만 주고받았었다.줄곧 마이를 걱정해 왔던 장소월은 이제야 드디어 가슴을 누르고 있던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전연우가 최근 마이에게 일어난 일들을 차분히 설명해 주자 장소월은 마음이 아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마이가 이토록 많은 것을 숨기고 있었을 줄은 정말 몰랐다.전연우는 마이가 자존심이 강한 사람임을 잘 알기에,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녀는 지금도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그럼... 마이랑 에문은 어떻게 된 거야?”장소월의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이에 대해서도 전연우는 알고 있었지만, 장소월에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그럴수록 장소월은 더욱 조급해져 전연우의 팔을 잡고 흔들며 재촉했다.“사실 두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헤어졌어.”그 사실을 확인한 장소월은 오히려 평온해졌다. 이전부터 두 사람 관계가 이상하다고 느꼈었다. 다만 마이는 왜 바보같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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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7화

장소월도 같은 생각이었다. 기부에 이름을 알릴 필요는 없다.“맞아요. 저희가 원하는 건 하나뿐이에요.”두 사람의 진지한 모습에 유기동물 단체 대표도 그들의 요청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절차의 합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연우는 법무팀에 별도로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게 했다.그가 이번 일에 쏟은 정성과 세심함은 장소월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었다.사실 그녀는 일찍이 눈치채고 있었다. 전연우는 항상 아무도 모르게 자선 사업을 해왔다는 걸. 늘 묵묵히 행동으로 실천하는 그 모습에 그녀의 마음은 한없이 부풀어 올랐다.오후, 장소월은 변 사모님과 차를 마시기로 약속했다. 그녀는 또다시 손주가 생긴다며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우리 며느리는 참 복도 많아요!”변 부인은 은근슬쩍 장소월에게 출산을 부추겼지만, 매번 그녀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더는 그 화제를 꺼내지 않았다.그런데 오늘은 장소월이 먼저 입을 열었다.“사모님, 며느님은 임신 어떻게 준비하셨대요?”이제 별이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여 그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혼자 남아 그림을 그리거나 고양이와 놀아주는 것밖에 없었다. 바깥에선 가끔 전연우를 따라다니며 업무를 함께했다. 아이가 한 명 더 있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장소월의 질문에 변 부인의 눈빛이 반짝였다.“아유, 뭐 별거 있나요? 부부 사이가 좋으면 되죠. 우리 아들 부부는 정말 서로 떨어질 줄을 모른다니까요.”장소월은 변 부인 아들 부부의 애정 넘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다. 변 부인과 회장님이 금실 좋은 부부 생활로 몸소 모범을 보여준 덕분일 것이다.자연스럽게 자신과 전연우의 관계도 떠올랐다. 사이가 너무 좋아 별이까지 질투할 정도였다.그렇게 한동안의 티타임을 가진 뒤, 장소월은 변 부인에게 인사를 한 후 전연우의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그 시각, 전연우는 긴급회의 중이었다. 굳게 찌푸려진 그의 날카로운 미간에 회의실에 앉아 있는 모든 이사들은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블라인드 너머로 그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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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8화

주말, 두 사람은 학교에 가서 별이를 데려왔다.별이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싶다며 말했고, 돌봐줄 메이린도 있어 두 사람은 아이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단 일주일 만의 재회였지만, 장소월의 눈에는 별이가 눈에 띄게 야위어 보였다.“아가, 학교에서 밥 잘 안 먹은 거야?”장소월은 마음이 아파 눈시울까지 붉어졌다.별이는 눈가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엄마! 전 원래 살이 안 찌는 체질이잖아요!”하지만 장소월은 역시 별이를 집에서 지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전연우도 동의했다.“그래, 집에 와서 지내자.”지금 남원 별장에는 고양이 두 마리만이 상주하고 있었다. 장소월과 전연우는 매일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늦게 돌아오니 집은 사람 기운 하나 없이 썰렁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별이는 기숙사 생활을 고집했다.“싫어요, 저 기숙사에서 살래요. 저도 사회생활 경험 좀 해보면 안 돼요?”별이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그리고 주말엔 집에 오잖아요!”별이는 고집이 센 아이란 걸 잘 아는 장소월과 전연우는 더는 뭐라 하지 못했다. 그저 주말 동안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주자고 마음먹었다.그날 오전, 장소월은 문득 흥이 올라 도예를 해보고 싶었다. 별이와 전연우에게 말하니 두 사람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도예 체험 재밌을 것 같지 않아?”장소월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전연우와 별이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도예 공방에 도착하고 나서야 두 사람도 조금씩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소월은 두 사람을 억지로 데려온 것 같아 아직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래도 막상 체험을 시작하자 세 사람 모두 진지하게 도예에 몰입했다.별이는 금세 요령을 터득해 꽃병을 만들어냈고 자랑스러운 얼굴로 외쳤다.“아빠, 엄마! 제가 만든 꽃병 보세요!”장소월은 자신이 만든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엉망진창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모습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도예를 제안한 사람의 결과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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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9화

장소월은 그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참여에 의미가 있는 거잖아.”애초에 장소월은 전연우가 잘 만들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애당초 도예라는 건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업이니까.선생님에게 작품을 찾을 수 있는 날짜를 확인하고 난 뒤 장소월은 만족스레 두 사람과 함께 자리를 떴다.별이가 수족관에 가고 싶어 하자 장소월과 전연우는 그를 데리고 수족관으로 향했다.도착하자마자 별이는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한참을 찾고 나서야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아가, 여기에 올 거면 엄마한테 한마디라도 했어야지.”장소월은 굳은 얼굴로 별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옅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별이는 바닥에 앉아 돌고래 인형을 들고 몇몇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장소월과 전연우가 다가오자 반갑게 웃으며 외쳤다.“아빠, 엄마! 저 또 새로운 친구들 생겼어요!”또래 아이들만이 아니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까지 별이를 너무나도 귀여워하고 좋아했다. 결국 장소월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전연우에게 말했다.“공연은 우리 둘이서만 봐야겠네.”실은 공연 자체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지만 별이와 함께하려고 왔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는 두 사람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있으니, 장소월은 어쩔 수 없이 메이린에게 부탁했다.“메이린, 별이 잘 부탁해요!”자식은 성장하면 좀처럼 부모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아직 어린데도 저렇게 자기 주관이 뚜렷한데 앞으로는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공연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장소월은 전연우와 함께 스파를 받으러 갔다.자리에 편안히 누운 뒤 장소월은 깊게 숨을 내쉬며 물었다.“전연우, 별이 성격 대체 누구를 닮은 걸까?”오는 길 내내 장소월은 그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이토록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은 차분한 전연우와도, 또 자신과도 전혀 닮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전연우는 살짝 눈을 감은 채 말했다.“나 어릴 때 별이랑 똑같았어.”그 말에 장소월은 금세 흥미를 느꼈다.“당신 어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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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0화

장소월은 투자자의 지원을 받아 회사를 설립했고 실질적인 운영은 투자자가 보낸 전문 인력이 맡았다. 그녀는 그림의 기획과 창작에만 전념했다.그녀가 손을 댄 작품마다 모두 시장에서 명작으로 인정받았다. 추가 투자가 이루어지며 사업이 성장할 무렵, 전연우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나도 네 회사의 주주가 되고 싶어.”짧은 말이었지만, 장소월은 그 마음이 하루 이틀 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 순간 전연우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았다.“남편 체면 안 세워줄 거야?”처음엔 그를 조금 골려주려는 생각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차마 장난칠 수가 없어 말했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겠네.”수락은 했지만, 그녀는 조건을 달았다.“근데 너무 많이 투자하면 안 돼!”전연우가 과도하게 지분을 갖게 되면 회사 운영 방향은 통제할 수 없게 된다.정식으로 투자 계약을 맺는 날, 장소월과 전연우가 악수하는 사진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전씨 부부, 강력한 연합 전선 구축]사업 쪽에서 큰 성과를 이룬 장소월은 자선 사업도 잊지 않았다. 사실 오래전부터 꼭 전연우에게 말하고 싶었던 생각이 하나 있었다.“나 재단 하나 설립하고 싶어.”지금 이 말을 꺼낸 건, 회사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전연우는 그 의견에 흔쾌히 동의했다. 요즘 장소월은 예전보다 더 뚜렷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신중하면서도 절제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재단 설립에 대한 구상은 사실 예전 변 부인에게 슬쩍 언질을 준 바 있었다. 다행히 변 부인도 이 일에 큰 관심을 보였다.변 부인이 찾아왔을 때, 장소월은 배가 고파졌다. 그녀가 명우 거리 53번지의 말차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하자 전연우는 말없이 벌떡 일어났다.명우 거리는 이곳에서 30km 이상 떨어져 있었고, 그 유명한 디저트 가게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전연우의 부하들이 사다 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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