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월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렇게 찾아오기까지 해놓고 아무 일도 없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장소월의 계속된 권유로 하성재는 그녀와 함께 커피를 사러 갔다. 이후 그녀의 안내로 전연우의 사무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하성재는 깜짝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무실 앞에 도착하니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발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장소월은 커피를 들고 전연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커피를 내려놓는 그녀의 표정은 조금 어두워져 있었다.“성재가 날 찾아왔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데려왔어.”전연우는 흥미가 동했다.“데려와. 내 앞에서 말하게 해.”그는 하성재가 장소월을 찾아온 이유가 뭔지 알고 싶었다.전연우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하성재는 압박감에 숨이 막혔다. 장소월 앞에선 괜찮았지만, 전연우는 정말 두려웠다.이 남자는 언제 어디서든 사람으로 하여금 오금이 저리게 하는 기운을 뿜어낸다. 호흡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우리한테 할 말이 있다면서.”전연우는 하성재를 빤히 응시했다. 그는 항상 직설적인 화법을 좋아한다. 무의미한 사람에게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하성재는 그의 따가운 시선에 다소 수치스러웠지만, 한참을 갈등하다가 입을 뗐다.“소월 누나, 연우 형, 솔직히 저 일자리 바꾸고 싶어요. 이 도시에서 의지할 데도 없고 바에서 이렇게 지내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하성재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잠겨가고 있었다.장소월은 마음이 아파 하성재를 돕기로 결심했다. 곁에 있는 전연우를 바라봤지만,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은 듯 무표정한 얼굴이었다.확언할 수는 없었지만 장소월은 일단 약속했다.“생각해볼게.”하성재가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사무실에서 나가자, 장소월은 전연우의 속마음을 물었다.“전연우, 어떻게 생각해?”전연우는 하성재의 욕심이 점점 더 켜지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장소월의 성격상 마음이 약해질 거라는 것 또한 알았다. 일자리를 찾는 것뿐이니 그녀가 돕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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