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월은 처음엔 외출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인 차 모임이었기에 그녀도 마음이 동했다.그런데 카페에 도착했을 때, 변 부인은 보이지 않고 대신 전연우가 선글라스를 끼고 창가에 앉아 있었다. 보아하니 온 지 꽤 된 것 같았다.“여기서 뭐해?”장소월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전연우를 한참 뜯어본 뒤에야 자리에 앉았다.전연우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얼굴을 굳히고 물었다.“왜? 내가 있어서 싫어?”변 부인과 미리 말을 맞추지 않았다면 장소월을 불러내기 힘들었을 것이다.장소월은 그의 의도를 눈치챈 듯 물었다.“그럼 사모님은 안 오셨어?”그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았다. 변 부인이 불러내지 않았다면 그녀는 정말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오셨다가 손자 옷 사러 다시 나가셨어.”전연우는 담담히 말하며 종업원에게 손짓했다. 종업원이 태블릿을 들고 다가왔다.“사모님, 메뉴판 여기 있습니다.”종업원이 태블릿을 장소월에게 건넸다.전연우는 이미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장소월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태블릿을 받아 레드벨벳 케이크, 나폴레옹 케이크, 그리고 말차 라떼를 주문했다.종업원이 떠난 뒤, 장소월은 핸드폰을 꺼내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뉴스에 집중하다가 가끔씩 살짝 웃기도 했다. 전연우를 완전히 투명인간 취급하는 모습이었다.전연우의 얼굴이 점점 더 어둡게 가라앉았지만 장소월은 여전히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하기 그지없었다.종업원이 커피와 케이크를 가져왔다. 전연우는 장소월이 당연히 자신의 케이크도 주문했을 줄로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혼자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이게 말이 돼?”전연우가 빤히 장소월을 노려보았다. 그 눈동자에선 당장이라도 불꽃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장소월은 전연우의 그런 반응에 배시시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남편, 설마 화난 거야?”전연우의 화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화라니, 가당치도 않다!’전연우가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그제야 심각성을 깨달은 그녀는 숟가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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