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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 Bab

제1681화

대진상제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넷째 아들을 힘껏 걷어찼다.“아바마마...”넷째 황자는 대진상제의 차가운 반응에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너무 억울했다.‘아들이 밖에서 괴롭힘을 당해 아버지에게 일러바친 건데 어떻게 이리 매정할 수 있지? 너무 무서워서 바지에 오줌까지 지렸는데, 남몰라 하다니... 위로는커녕 복수조차 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나를 차버렸어... 아바마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 너무 속상해...’넷째 황자는 마음속으로 불평을 털어놓았다.그의 실력이 달리지만 않았다면 그는 정말로 이 자리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싶을 정도였다.이 피도 눈물도 없는 아비를 쓰러뜨리고 자신이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다.넷째 황자는 이런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인 채 한쪽에 묵묵히 서 있었다. 하지만 바닥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에는 예전에 없었던 냉정함이 묻어 있었다.원래 그는 이 아버지에 대해 큰 애정을 품고 있지 않았다. 많은 것은 존경과 두려움뿐이었다. 하지만 방금 대진상제가 그를 발로 차버린 이후, 그런 감정마저 모조리 사라졌다.대진상제는 넷째 황자의 이런 반응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의 눈에 이 넷째 황자는 작은 개미에 불과할 뿐이었다.한 제국의 황제로서 제일 부족하지 않은 것이 바로 아들이었다.천하의 미녀를 맘껏 노릴 수 있는 황제로서 몸에 큰 이상이 없는 한 자식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었다. 어차피 돈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하물며 그는 평범한 황제가 아니라 대진상제였다. 수많은 아들을 둔 한 제국의 주인일 뿐만 아니라 도급경지의 강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수명이 일반인보다 훨씬 길었고 가족들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차가웠다.자신의 얼굴까지 쪽팔리게 만든 넷째 황자를 그냥 차버리는 것이 아니라 죽인다고 해도 대진상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을 것이다.어차피 아들이 많으니 몇 명쯤 죽어도 상관이 없었다. 심지어 어떤 아들이 죽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물건은 드물수록 귀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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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2화

그들의 체면을 바닥까지 떨어트렸고 그것도 모자라 힘껏 짓밟기까지 했다. 사람을 괴롭혀도 분수가 있지.대진상제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다시 한번 이도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표정은 더 이상 여유롭지 않았고 분노와 살기가 가득했다.“네가 대진제국의 궁문을 부수었더냐?”대진상제가 묻자 이도현이 담담히 대답했다.“그래. 내가 그랬다.”이도현의 건방진 말투에 대진상제는 더 짙은 살기를 불러일으켰다.“우리 대진제국의 왕후들과 흑백 국사도 네가 죽였느냐?”“저놈의 저택에 찾아온 멍청한 놈들을 말하는 거라면, 그렇다. 다 내가 죽였다.”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대진상제는 이도현의 태도에 단단히 화가 났다. 그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지만 이렇게 방자하고 오만한 말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아무도 감히 그의 앞에서 이렇게 무례하고 교만한 태도를 보이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이도현의 말을 딱히 믿지 않았다. 이 오만방자한 녀석이 대진제국의 왕후들과 강력한 흑백 국사들을 죽였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이도현은 그럴 능력이 없어 보였다.대진상제는 궁문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이도현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그의 눈에 이도현은 무사의 기운조차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왜냐하면, 이도현의 몸에서 원력의 움직임을 전혀 감지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이런 사람이 대진제국의 강대한 흑백 국사를 죽였다는 걸 믿을 바엔, 차라리 눈앞의 넷째 황자가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믿는 편이 나았다. 자기 아들이 아니기에 이렇게 무능하고 겁이 많다고 믿는 게 났다.하여 그는 이도현의 말을 믿지 않았다.대진상제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날카롭게 물었다.“저자의 말이 사실이냐? 왕후들과 흑백 국사가 모두 이놈에게 살해당한 것이 맞느냐?”대진상제는 믿음이 안 갔지만, 넷째 황자가 왜 이도현에게 잡혀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아들에게 재차 확인했다.“네. 왕후들과 흑백 국사님, 그리고 저의 저택을 지키고 있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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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화

인간은 참 야속하다. 때로는 사소한 일로 한 사람에 대한 태도가 확 달라진다.예를 들어 지금 넷째 황자는 대진상제가 자신을 쓸모없는 놈이라고 욕하면서 발로 찼다고 태도가 확 바뀌었다.심지어 대진상제에게 약간의 변태적인 복수 심리마저 생겨났다.그는 대진상제가 분노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마음이 오히려 뻥 뚫리는 것처럼 통쾌했다.너무 고소한 기분이었다.그리고 잠시 후 대진상제도 이도현의 강대한 모습을 보고 똑같이 오줌을 지리길 바랐다.그때가 되면, 지금까지 기세등등하던 대진상제가 자신을 스스로 쓸모없는 놈이라고 욕하며 혐오하는 표정을 지을지 몹시 궁금했다.“이놈, 할 말 있으면 똑바로 해. 뜸 들이지 말고. 어서...”안 그래도 기분이 언짢은 대진상제는 천현문의 사대 법왕과 성왕이 이도현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넷째 황자가 중도에 뜸을 들이니 대진상제는 기분이 더욱 더러웠다.“천현문의 장문은 이도현을 상대하다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더니 더 이상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분은 천현문의 신병무기인 천현신창을 들고 있던 상태에서 패배당했습니다. 그리고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도 이도현과 싸우다가 죽었습니다.”넷째 황자는 대진상제의 표정 변화를 주시하며 당당하게 대답했다.역시나 넷째 황자의 대답을 들은 대진상제는 표정이 여러 번 변했고,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하지만 이도현에게 시선을 돌렸을 때 그는 다시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이 건방진 놈아, 난 네가 누구든, 얼마나 강하든 상관이 없다. 우리 대진제국을 건드린 이상, 널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이토록 대단한 인재인 걸 보아, 너에게 살길을 열어줄 생각이다.”대진상제가 말했다.“그래? 살길을 주겠다고? 그 제안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이도현이 흥미진진하게 대답했다.“곤륜옥의 비밀을 내놓아라. 그리고 나의 양아들이 되어 대진제국을 위해 힘을 쓰면 된다. 난 너를 왕으로 봉하고 대진제국의 자원을 아낌없이 퍼주겠다. 미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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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4화

대진상제가 자신의 소중한 후배를 양아들로 삼겠다고 말하자, 양주희는 바로 기분이 언짢아졌다.그녀는 대진상제가 조금도 성에 차지 않았다.“무례하다... 어디서 굴러온 계집애가 감히 폐하께 무례하게 행동하는 거냐. 죽고 싶은 게로구나...”대진제국의 팔대위병이 분노했다. 그들은 이 세상에 감히 대진상제에게 욕설을 퍼부을 사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들에게 있어서 대진상제는 하늘이고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였다. 아무도 대진상제를 범접할 수 없고 대진상제를 건드리면 안 되었다.“무례하다고? 겨우 이 정도 갖고. 우리의 눈에 당신들의 황제는 애벌레에 불과해. 당신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귀찮은데 어디 감히 후배의 보물에 욕심을 부려. 뻔뻔한 것도 분수가 있지.”양주희가 거리낌 없이 욕설을 퍼부었다.“당신들이 눈치껏 우리 태허산의 물건을 내놓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대진제국도 천현문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야. 상대가 황제면 어때? 우리가 못 죽일 것 같아?”양주희가 패기 넘치게 으름장을 놓았다.“뭐라고? 네 이 계집애가 감히...”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놀라운 눈빛으로 양주희를 바라보았다.다들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다.‘대박... 이 여자의 정체가 뭐지? 어떻게 감히 폐하 앞에서...’‘감히... 폐하를 능욕하다니... 저 여자... 구족이 멸망하는 죄가 두렵지 않나?’‘정말 대단한 배짱이야. 성역 전체를 놓고 보아도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없을 텐데...’‘와... 나 설마 꿈꾸고 있는 건가? 아니면 어떻게 이런 대역무도한 말을 들을 수 있지? 어떻게 대진상제 앞에서 저런 말을 하지?’현장에 있던 병사들과 팔대위병은 모두 큰 충격을 받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난생처음으로 대진상제를 이토록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정말 상상조차 하기 힘든 장면이었다.물론 이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넷째 황자였다.넷째 황자는 안색이 한껏 어두워진 대진상제를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아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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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5화

대진상제는 더 이상 분노를 참지 못하고 살기를 뿜어내며 포효했다. 용의 위력이 담겨 있는 함성이 순간 주변을 덮쳤다.강렬한 살기와 황제 특유의 위엄이 순식간에 현장을 가득 채우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네.”팔대위병이 씩씩하게 명령을 받들었다.곧이어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오던 여덟 명의 위병은 순식간에 이도현과 양주희 주변에 나타나 두 사람을 에워쌌다.“이 빌어먹을 놈들, 감히 폐하께 막말을 하다니, 죽어 마땅하...”여덟 명 중 한 명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이도현의 차가운 눈빛에 겁을 먹고 말을 멈추었다.“난 우리 태허산의 물건만 되찾고 싶을 뿐이지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 그러니 눈치껏 물러나라. 안 그러면 죽일 수밖에 없다.”이도현은 말을 마친 후 몸에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쾅.그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터져 나오더니 바로 대진상제의 기운을 덮었고 팔대위병의 기운도 완전히 날려버렸다.대진상제는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이도현에게서 두려움을 느꼈고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압박감과 공포를 맛보았다.그는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수련하면서 무사들 사이에서 손에 꼽히는 존재가 되었을 거라 생각했다. 도급경지의 내공은 성역 나아가 전체 무사들 사이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그는 성역의 강자 중에서도 특별히 두려워하는 사람이 없었다.성역 7대 세력의 최고 강자들도 모두 만나봤지만, 1대1로 싸우면 아무도 그를 죽이지 못했다. 혹여 나머지 강자들이 힘을 합친다면 모를까.그렇기에 그는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그는 이 건방진 젊은이에게서 두려움을 느꼈고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압박감과 공포를 맛보았다.같은 시각 팔대위병도 두려움을 느꼈지만, 그들은 위병으로서 두려움을 티 내면 안 되었다. 설명 마음속 깊이 공포를 느낀다고 하더라도 절대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다.더구나 그들이 있는 곳은 대진제국의 황궁이었다. 궁궐 안팎에 수많은 강자가 자리를 잡고 있으니 이도현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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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6화

“어떻게...”“어떻게 된 거죠? 황 위병이 왜...”“뭐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누가 봤나요?”현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이도현은 완전히 달라 보였다.지금 그들의 눈에 이도현은 악마보다 무서운 존재였다. 이도현을 한번 바라봤을 뿐인데 등골이 오싹하고 식은땀을 흘리기까지 했다.마치 저승사자를 만난 것처럼 그를 똑바로 바라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다시 한번 말한다. 나는 사람을 죽이는 걸 좋아하지 않을 뿐이지, 못 죽이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시비를 걸려는 것이 아니라 태허산의 물건을 되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 일의 시작은 너희 대진제국에서 먼저 나의 선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였다면 벌써 너희 대진제국을 몰살시켰을 것인데 선배가 사정해서 저 황자를 살려두었다. 그런데 너희가 계속 사람을 보내니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죽인 것뿐이다. 다 내 탓이 아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하겠다. 우리 태허산의 물건을 당장 내놓아라.”이도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대진상제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대진상제를 일반인 보듯 쳐다보며 말했고 전혀 경외감이 없어 보였다.이도현만큼 강해지면 모든 권세가 보잘것없어지기 마련이었다.이 말을 듣자 대진상제는 더욱 인상을 찌푸렸다.그는 소매 속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 핏줄마저 솟아오를 정도였다.솔직히 그는 이도현의 강대함을 인지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방금 이도현이 힘과 속도를 보여주고 나서 그는 심장을 덜컥 내려앉았다. 지금의 그로서는 이도현과 같은 힘을 보여줄 수 없었다.그의 팔대위병은 모두 회도경지의 강자였고, 조금만 노력하면 도급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그러니 도급 강자라도 그들을 쉽게 죽이지 못했다.그런 위병이 한순간에 성벽에 박혀 살해당했다.그리고 더욱 놀라운 점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 도급 강자인 그를 포함해서, 아무도 조금 전 이도현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지 못했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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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화

대진상제가 어떻게 이도현을 제압하고 곤륜옥의 비밀을 차지할지 고민하던 찰나, 이도현의 뒤쪽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도현... 태허산의 제자. 세속계 완성 출신. 몇 년 전에 한 여인에 빠져 데릴사위까지 되었다가 죽을 위기에 놓임. 그러다 운 좋게 태허산의 제자가 되어 8년 동안 무술을 익힘. 하산 후 복수를 시작했고 세속계를 발칵 뒤집어 놓음.”“지금은 아주 대단한 놈이지만 과거에 나약해 빠졌지. 어디 한 남자가 여자를 위해 데릴사위 제안까지 받아들이고 목숨조차 잃을 뻔해? 이토록 물러 터졌던 남자가 지금 우리 대진제국 앞에서 함부로 나대는 거냐? 곤륜옥의 힘을 얻으니까 정말 눈에 뵈는 게 없어졌어? 그렇다면 이 기회를 빌려 본 왕이 제대로 가르쳐주지. 개는 개일 뿐, 영원히 늑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누군가 큰소리로 이도현의 과거를 들춰냈다. 뒷부분은 온통 이도현에 대한 조롱과 모욕뿐이었다.사람들은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곧이어, 또 다른 망포를 입은 남자가 병사와 강자들을 거느리며 걸어오고 있었다.그의 옷은 대진상제의 망포와 색깔이 아주 비슷하여 눈여겨보지 않으면 차이점을 보아내기 힘들었다.하지만 자세히 보면, 대진상제의 곤룡포에는 아홉 마리의 다섯 발톱 금용이 수놓아져 있지만, 새로 등장한 남자의 망포에는 여덟 마리의 금용만 있었다.황실의 의복 규칙은 매우 복잡하고 엄격했다. 그 중 망포에 수놓은 용의 숫자와 발톱의 개수는 그 사람의 지위와 신분을 나타냈다.따라서 새로 등장한 남자의 신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한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이도현이 그의 신분을 추측하기도 전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입을 열었다.“대진왕...”“대진왕 전하...”“대진왕 전하께서 오셨으니 이제 별일 없을 거예요.”“대진왕께서 직접 나선다면 저쪽은 다 죽었어요. 저놈이 언제까지 건방지게 굴 수 있는지 두고 봐요.”병사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다들 대진왕을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대진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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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8화

“그래.”“제국이 강적을 만났는데 제가 어찌 남몰라 하겠습니까? 적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저의 책임이지 않습니까?”대진왕이 미소를 지으며 대진상제를 향해 말했다.이 짧은 대화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하긴 자고로 황제와 사이좋은 혈육이 몇 안 되긴 했다. 하물며 대진왕과 같이 늘 대진상제를 위협하는 존재는 더욱 말할 것도 없다.어쨌든 조상의 규정대로라면 대진왕이야말로 이 제국의 진정한 주인이다.바로 이런 이유로, 역대의 대진왕과 대진상제는 늘 관계가 좋지 않았다.“여덟째야, 저놈은 애송이에 불과해. 아직 나라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대진상제가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비록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는 조금 전 대진왕의 말이 모욕처럼 들렸고 그의 능력을 의심하는 도발로 느껴졌다.“과연 그럴까요? 저놈이 이미 천 년 동안 이어져 온 궁문도 부쉈고 형님의 위병까지 죽였는데요. 그리고 듣기로는 넷째 황자의 저택에서 왕후와 흑백 국사마저 살해했다고 하더군요. 이 정도도 나라를 위협하는 큰일이 아니라면 형님의 눈에 대체 뭐가 큰일입니까?”대진왕의 이 몇 마디는 사실상 대진상제를 추궁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는 결코 대진왕이 황제에게 할 법한 말투가 아니었다.“여덟째야, 자네 지금 나를 추궁하는 것이냐?”대진상제는 화를 내며 말했다.“제가 어찌 감히 폐하를 추궁합니까? 형님, 진정하시옵소서.”대진왕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그러고는 화난 대진상제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이도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놈아, 넌 정말 대단하구나. 비록 옛날 과거가 좀 불미스럽기는 하지만 하산한 후 너의 행동들이 참 상남자답더군.”대진왕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흥미로운 눈빛으로 이도현에게 말을 걸었다.“당신, 내 뒷조사했어?”이도현이 냉랭하게 물었다.방금 대진왕이 언급한 이야기는 분명히 이 자리에 오기 전에 그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를 했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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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화

“와... 진짜예요? 십여 년 만에 이런 경지에 이르다니...”“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수십 년을 수련해서 겨우 황급계에 도달한 저는 뭐가 됩니까?”“이런 미친... 괴물 같은 자식...”모든 사람이 이도현을 괴물 보듯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 이도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다.인간이라면 절대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일반인에서 도급 강자도 단숨에 죽일 수 있는 존재로 변할 수 없었다.사람들은 정말 식겁할 정도로 놀랐다.대진상제 역시 대진왕의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러나 그는 다시금 자연스럽게 곤륜옥의 힘이 떠올랐다. 이제는 이도현이 그 힘을 얻은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곤륜옥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면 한 사람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토록 강해질 수 없어.’이도현 옆에 서 있던 양주희는 사람들의 반응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꼈고 뿌듯한 표정이 절로 나왔다.이도현은 그녀의 후배이자 마음에 들어 하는 남자이니 말이다.양주희뿐만 아니라, 대진왕 뒤에 있던 몇몇 여인들도 대진왕의 말을 듣고 나서 이도현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내가 왜 당신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하지? 당신이 뭔데? 난 누가 몰래 나를 조사하는 걸 엄청 싫어해. 그러니 널 죽이는 게 맞겠지?”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헐... 저놈이 방금 뭐라고 한 거예요? 정말 눈에 뵈는 게 없나 봐요.”누군가 이도현의 말에 충격을 받고 중얼거렸다.대진왕은 대진제국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이며 성역 전체에서 아무도 그를 죽이려 들지 못했다.그런데 이도현은 공공연하게 대진왕에게 시비를 걸었다.사람들은 공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머릿속이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었다.대진왕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허허허. 날 죽이겠다고?”그는 흥미로운 농담을 듣기라도 한 듯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우스워? 그럼 어디 한번 해보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이미 원래 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쾅.오색 빛은 번쩍이며 대진왕을 향해 거세게 덮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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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0화

“네가 천현문의 몇몇 고수들을 이기고 천현신창을 든 장승풍마저 제패하니 내 앞에서 날뛰어도 되는 줄 아느냐? 이봐. 난 수십 년 전에 이미 나머지 여섯 세력의 신물 소유자를 이겼던 사람이야. 그냥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네까짓 게 날 건드려? 정말 어이가 없군.”대진왕은 냉소를 지으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도현이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대진왕인 그는 진씨 가문의 신물을 지니고 있고 대진제국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그런 사람에게 먼저 주먹을 날렸으니 이는 도발이나 다름없었다.도발한 자, 반드시 죽인다. 이는 대진왕의 일관적인 태도였다.이도현은 대진상제의 말에 별다른 대꾸 없이 즉시 주먹을 휘둘렀다.다시 한번 자신에게 돌진해오는 이도현을 보며 대진상제는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아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주제 모르는 놈. 죽어라...”대진왕은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주먹을 내뻗었다.그러자 그의 주먹에서 아홉 마리의 색다른 신용이 뿜어져 나와 하늘과 땅을 뒤흔들어 놓았다.아홉 마리의 신용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다 함께 이도현을 향해 날아갔고 이도현을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거침없이 돌진했다.이 모습을 보고 다들 이도현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대진왕의 구용조화공에서 살아날 수 없다고 믿었던 것이었다.그들은 이도현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여기서 목숨을 잃을 것이라 확신했다.누군가 쾌재를 부르며 즐거워했고, 누군가는 둘도 없는 천재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그러나 이도현이 죽었다고 모두가 확신하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파직.이도현과 대진왕의 주먹이 맞닿은 순간, 두 사람 사이에서 귀청을 찢는 듯한 골절 소리가 울려 퍼졌다.놀랍게도 대진왕의 한쪽 팔이 터져버렸다.골절 소리는 바로 대진왕의 팔에서 들려온 것이었다.“너...”대진왕은 자신의 부서진 팔을 보며 충격에 빠진 나머지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에게 반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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