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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1화

이도현과 소유정은 한소희의 말을 듣고 사레들릴 뻔했다.한소희가 왜 그런 위험한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사실 한소희도 소유정만큼 이도현을 꽉 끌어안았다. 이도현은 두 사람 때문에 교룡 척추골이 부러지는 줄 알았다.만약 방금 소유정이 아니라 한소희가 이도현의 신체적 반응을 느꼈다면 다리가 더 심하게 젖었을지도 몰랐다.이도현은 도저히 친구 등에 칼을 꽂는 한소희의 심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습기가 많았나요? 저희는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한지음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유정 씨가 습기에 민감한 체질인가 봐.”이도현이 급히 설명했다.“맞아요. 유정 언니는 예민한 체질이라 반응이 빨리 올라와요.”한소희가 시시덕거리며 말했다.“자. 앞으로 가자. 여기로 들어가면 동굴 안이야.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니까 기대해. 그리고 그곳이 바로 우리 태허산의 역대 장문들이 살았던 곳이야. 어서 들어가자. 스승님은 우리가 온 것을 미리 눈치챘을 거야...”이도현은 말이 많아지면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그래요. 스승님이 너무 오래 기다리시면 안 되니까 빨리 들어갑시다.”한지음이 자기 옷을 가다듬으며 다급하게 말했다.곧이어 이도현은 이 여자들을 데리고 동굴로 들어갔다.지난번에 이도현은 이 동굴에서 나와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 세속계에 발을 들였다. 그의 살육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이도현은 여기서 뛰어내린 순간부터 계속 손에 피를 묻혔다. 그는 단 한 순간도 살육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잠깐 숨 돌린 시간이 있었다면 그건 오직 작은 마을에서 노문호 일가, 그리고 주현진 형수와 함께 지내던 그때뿐이었다. 그때는 이도현이 유일하게 진짜로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하지만 무도에 발을 들이면서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자꾸 찾아가 시비를 걸었다. 이게 바로 무사의 세계였다.동굴 안은 겉보기와 전혀 달랐다.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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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2화

이도현은 발소리를 최대한 줄이고 스승의 동부로 슬그머니 다가갔다.동부 안에 들어서자 한 노자가 등지고 앉아 있었다. 그는 무언가에 완전히 몰두한 채 가끔 감탄사를 자아냈다.“음... 훌륭한 책이야. 매번 읽을 때마다 감회가 새롭네. 역시 심오한 남녀의 묘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구나. 특히 이 자세 정말 고전 중의 고전이지. 볼 때마다 흉내 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진짜로 대단해.”“쯧쯧. 이 자세도 좋지. 다만 이건 허리 약한 사람이 절대 못 따라 하겠네. 하지만 그 녀석이라면 허리가 좋아서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 나도 젊었으면... 충분히 해냈을 텐데. 아쉽구나. 정말 아쉬워... 이 좋은 책을 왜 진작에 읽지 않았을까... 이젠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서 이런 거에 흥취도 없고 실천할 여유도 없고... 이 나이에 체면을 버리고 어린 여자를 꼬일 수도 없고. 아이고. 지금 이론이 풍부한데 실천할 길이 없어서 슬프구나...”태허노도는 를 흥미진진하게 읽으며 감개무량했다.그의 말투에서 진심 어린 아쉬움이 묻어났다. 다시 젊어질 수 있다면 꼭 이 책 대로 실천해볼 기세였다.하지만 노자는 실제로 쓸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중해서 책을 탐독했다. 이도현이 그의 뒤에 서서 한참을 지켜봤건만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다들 보세요. 여기 늙은 변태 있어요...”장난기가 발동된 이도현이 갑자기 큰소리로 외쳤다.“젠장... 누가 감히 나를 놀리는 것이냐? 죽여버리겠다...”태허노도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손에 들고 있던 는 어느새 사라지고 대신 불진이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온몸에서 강렬한 기운이 폭발했다.“썩을 놈아, 죽고 싶으냐? 어디 감히 날 놀려? 그리고 누가 너더러 여기 올라오라고 했어? 나를 놀래 죽일 셈이냐?”태허노도는 상대가 이도현인 걸 보고 수염을 부들부들 떨며 고래고래 욕설을 퍼부었다.“스승님이야말로 참... 집에 아무도 없다 싶었더니 여기 숨어 계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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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3화

태허노도는 화가 치밀었다. 자신의 민망한 모습을 제자에게 들킨 것도 모자라 험한 말까지 들었으니 화가 잔뜩 날만 했다.이도현은 오자마자 스승을 괴롭혔다. 그 모습은 전에 산에서 8년 동안 살던 때와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정말 양아치가 따로 없었다.스승이 늙은이라고 해서 취미 하나 가질 수 없어? 이 산에 홀로 살면서 종일 심심해 죽겠는데 취미 좀 가지면 어때서?삽화 있는 책 좀 보는 게 뭐가 문제야? 게다가 태허노도는 그림만 본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깊은 이치를 깨닫고 있었다.이 경서는 선배들이 남긴 귀중한 유산이었다. 그러니 후세로서 마땅히 이 경서를 제대로 연구하고 계승해야 했다.게다가 깊이 연구할수록 이 책의 광범위하고 심오한 내용, 그 안에 담긴 이치, 그 삽화들 속에 숨겨진 도리가 인체의 잠재적인 보물을 모두 발굴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 책은 아주 훌륭한 수련 공법이었다. 더욱이 음양을 보완하고 조화를 이루며 남녀가 함께 수련할 수 있는 궁극의 공법이었다.태허노도는 드디어 이 공법의 진리를 깨달았는데 함께 수련할 파트너를 찾을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도현의 입을 거치니 아주 파렴치한 일로 되어버렸다.물론 남자에게 이런 욕망이 있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나이가 든거지 죽은 건 아니니까. 게다가 태허노도는 수련자였다. 이 나이에 이 도행이면 무사들 사이에서 꽤 건장한 남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만약 그가 지금 산에서 내려간다면 꼭 젊은 여자들이 달라붙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생각 좀 하는 게 뭐가 이상하단 말인가?이도현은 스승의 깊은 외로움을 이해하지는 못할망정 비아냥까지 했다. 정말 불효 제자가 따로 없었다.이도현은 하늘이 태허노도에게 내린 시련이나 다름없었다. 이도현을 만나고 나서부터 태허노도는 하루도 편하게 산 적이 없었다.이 산에서 이도현과 함께 지낸 8년 동안 태허노도는 속이 타들어 갈 뻔했다. 겨우겨우 이도현을 산 아래로 쫓아내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나 했더니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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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4화

“에이. 말이 심하세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이도현이 배시시 웃으며 태허노도 뒤에 쭈그리고 앉아 효성스럽게 스승의 어깨를 주물렀다.태허노도 역시 이도현의 손길을 즐기고 있었다. 비록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말다툼하지만, 관계가 아주 좋았다.두 사람은 그들만의 독특한 교류 방식이 있었다. 보통 사제처럼 겉치레 예의를 지키는 일 따위 없었다.다른 사람이 이들의 일상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랄 것이다. 스승이 스승답지 못하고 제자도 제자다운 모습이 전혀 없으니까. 이 두 사람에게 진짜 눈곱만큼의 예의도 없었다.“왜 갑자기 아첨을 부려? 또 무슨 사고 쳤냐? 이거나 받아. 돌아가서 잘 연구해봐. 너한테 분명 쓸모 있을 거다.”눈을 감은 채 이도현의 마사지를 즐기고 있던 태허노도는 손을 휙 저어 라는 책을 꺼내 이도현에게 주었다.“그... 스승님, 저 이 책 필요 없으니까 스승님이 갖고 계세요. 이 책이 스승님의 곁을 얼마나 오래 지켰는지 저도 잘 알죠. 그런데 제가 어찌 스승님의 애장품을 가져가겠습니까?”이도현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스승님, 잘 간직하세요. 앞으로 살날이 먼데 이 책마저 없으면 그 긴 밤을 어떻게 보내시려고 그러세요. 저는 마음만 받겠습니다. 스승님이 저를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지만, 이 책은 사양할게요. 그리고 다음에 올 때는 꼭 스승님께 재밌는 책 몇 권 더 사다 드릴게요.”“스승님은 아마 모르실 텐데 요즘 인쇄 기술이 많이 발달했어요. 삽화도 전부 컬러가 있고 해상도도 끝내줘요. 피부의 모공까지 다 보일 정도예요. 분명 만족하실 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충전 가능한 컴퓨터도 있어요. 거기에 대용량 배터리까지 사면 한 번 충전하고 몇 달은 쓸 수 있어요. 제가 스승님께 그런 대용량 컴퓨터를 하나 장만해 드릴게요. 그리고 그 안에 스승님이 좋아하는 영상을 가득 담아 드릴게요. 스승님, 분명 만족하실 거예요.”이도현은 말하면서 점점 음탕한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엔 대학 시절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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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5화

짝.태허노도는 말할수록 화가 나 이도현의 머리를 또 한 대 후려쳤다. 이도현은 자기 스승을 일부러 놀리는 게 틀림없었다.“저도 알아요, 스승님. 이중 수련을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저도 이젠 알 거 다 알아요. 그냥 이중 수련이라고 말씀하시면 되는데 왜 이렇게 빙빙 돌려서 말씀하세요?”이도현이 머리를 감싸며 투덜거렸다.“어허. 네 놈이 내려갔다가 오더니 제법 많은 걸 깨우친 모양이구나. 이제 이중 수련까지 알고 있다니. 선배들한테 꽤 손을 댄 모양이다? 솔직히 말해. 벌써 몇 명의 선배를 네 여자로 만들었냐?”“그... 스승님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 선배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단 말이에요.”이도현이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뭐가 아닌데? 네가 저지른 일을 남이 말도 못 하냐? 네가 진정한 사랑을 알기는 하냐? 네가 생각하는 사랑은 장기를 떼어주고 버림받는 거 아니었느냐?”태허노도는 이도현의 흑역사를 또 들추었다.“아니... 스승님, 제가 잘못했어요. 더 이상 그 일로 저를 놀리지 마세요. 이미 지난 일을 왜 자꾸 들추고 그러세요. 게다가 그건 저의 피할 수 없는 액운이었잖아요.”이도현이 어이가 없어 중얼거렸다.그 사건은 이도현이 평생 지울 수 없는 굴욕이었다.“정말 액운이었냐? 네가 멍청해서 스스로 장기를 떼어준 건 아니고? 여자에게 이용당하고 산골짜기에 버려진 게 어떻게 피할 수 없는 액운이냐? 그냥 호구였던 거지. 이용 가치를 잃으니까 가차 없이 버림받은 호구.”태허노도가 비웃듯 말했다.“그만 하세요. 스승님, 더 말하면 저 정말 화낼 거예요. 저한테 화나면 그냥 욕하시면 되잖아요. 왜 또 그 일을 들먹이세요.”이도현도 이제는 진짜 어이가 없었다.태허노도가 일부러 이 이야기를 꺼내 그의 기분을 긁으려는 게 틀림없었다. 번마다 교훈을 주는 척하며 이도현의 심기를 건드렸다.“어허. 이젠 말도 못 하냐? 자주 이야기해야 네가 잊지 않고 명심하지... 도현아.”갑자기 다정하게 이름을 불린 이도현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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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6화

“아니에요. 제가 어찌 감히 스승님을 위협하겠어요? 제가 스승님을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그냥 그렇다는 거죠.”“꺼져. 이 썩을 놈아, 나랑 말 섞지 마. 경고하는데 네 선배를 절대 배신하지 마라. 만약 선배들한테 미안한 짓을 해서 눈물을 흘리게 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다.”태허노도는 이도현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말투는 전보다 훨씬 주눅 들어 있었다. 딱 봐도 이도현이 자기 흑역사를 터뜨릴까 봐 겁난 것이다.사실 태허노도는 젊었을 때 이도현보다 훨씬 더 많은 멍청한 짓을 했다. 그래서 조금 전부터 계속 마음이 찔렸다.이도현의 말대로 누구나 젊었을 때 바보짓을 한다. 나중에 다시 돌이켜볼 때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자기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바보스러웠다.“스승님, 왜 그러세요? 제 성격을 스승님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저는 무슨 일이 있든 절대 선배들을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마음 놓으십시오.”이도현이 확신에 찬 말투로 대답했다.“흥. 마음 놓으라고? 넌 양심이 찔리지도 않냐? 내가 대체 뭘 보고 널 믿어? 네가 지금까지 한 짓을 생각해 봐. 이 바람둥이야, 밖에 있는 네 명의 여자가 너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어?”태허노도는 이도현을 향해 혐오스러운 눈빛을 보냈다.“그건...”이도현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 딱히 할 말이 없었다.“왜 답이 없어? 이제 양심이 좀 찔리냐?”“그건 어쩔 수 없었잖아요. 제가 전혀 모르는 사이에 일이 그렇게 되어버린 거잖아요... 저를 구하기 위해 몸까지 받쳤는데 제가 깨어나서 모른 체하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요.”이도현이 낮은 소리로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너 진짜 사람도 아니다.”태허노도는 이도현에게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보냈다.“그 책 가져가서 잘 연구해봐. 너한테 분명 쓸모 있을 거다. 너를 처음 이곳에 데려왔을 때 네 사주팔자를 본 적이 있다. 평생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을 운명이었지. 그래도 잘 참아온 모양이구나. 그 교룡 척추골이 안타까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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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7화

태허노도는 투덜거리며 이도현과 함께 동부를 나섰다. 그러나 동부를 나선 순간 태허노도는 갑자기 입을 다물고 풍기는 아우라까지 확 바뀌어 버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태허노도는 교활한 사기꾼 같았다. 심지어 입만 열면 욕설이 쏟아지고 순진한 여자를 꼬여 먹는 늙은 색마처럼 보였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품위 있는 신선 같았고 일거수일투족에서 강한 아우라가 느껴졌다.“와. 스승님, 카멜레온도 스승님보다 변덕스럽지 못할걸요. 솔직히 고백하세요. 예전에 많은 사람을 속여 봤죠?”이도현은 태허노도 뒤를 따라가며 음흉하게 웃었다.“입 다물어. 이 썩을 놈아, 지금처럼 기분 좋은 순간에 널 때리고 싶지 않다. 그리고 너도 다를 게 없더구먼. 밖에서는 순진무구한 남자인 척 잘하더니 실은 욕망이 누구보다 강한 놈이면서. 내가 모를 줄 알았냐? 쳇...”태허노도가 낮은 목소리로 이도현을 꾸짖었다.그리고 한걸음에 동부 밖으로 나와 여자들을 향해 청아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무량도존일세. 몇 분이 이 태허산까지 찾아온 것에 감사드릴 따름이다.”여자들은 눈앞의 청아하고 고결한 기운의 노도사를 보고 재빨리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선인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하하하. 예의 차릴 것 없네. 노도는 도현의 스승이고 다들 도현과 인연이 깊다고 들었네. 그러니 가족끼리 너무 딱딱하게 굴 필요 없어.”태허노도가 아주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방금 동부 안에서 이도현을 대할 때와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이도현은 옆에서 스승을 묵묵히 바라보며 웃음을 꾹 참았다. 안색을 바꾸는 일에서 이도현은 절대 스승을 따라잡지 못했다.스승은 역시 스승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나 노련미는 젊은 세대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그리고 이도현이 제일 놀라운 것은 스승이 아무렇지 않게 웃음을 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도현은 아직 그걸 따라 할 수 없었다.“도현아... 어서 이 네 분을 소개해라.”태허노도는 몸을 돌려 이도현을 쏘아보며 말했다.경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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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8화

“하하하. 하녀라니, 그런 건 없어. 너도 마음에 쏙 드는구나. 어서 일어나라.”태허노도는 매우 만족스럽게 말했다.“감사합니다, 스승님.”등자월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좋아. 도현아, 어서 나머지 두 분도 소개해라.”태허노도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성급하게 말했다.“예, 스승님. 이 두 분은 각각 소유정 씨와 한소희 씨입니다. 소유정 씨는 염국 정북 장군인 소장군의 손녀입니다. 소장군은 오랫동안 변방에서 나라를 지킨 공신입니다. 그리고 한소희 씨의 할아버지는 소장군의 부하 장군입니다. 마찬가지로 수많은 공을 세우셨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하셨죠. 사실 두 분이 이번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다 제 탓입니다. 고무계 사람들이 저를 잡으려고 이분들을 납치해 갔거든요. 제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더라면 정말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제가 이분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이도현은 겉으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은 조금 전의 소유정을 생각하며 마음이 찔렸다.이 두 여자는 이도현과 진한 스킨십도 있었고 입맞춤까지 한 사이였다. 지금 그들이 정확히 무슨 사이인지 이도현 자신도 콕 집어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음... 큰 빚이긴 하지. 앞으로 두 분에게 잘 보답해 드려라. 우리 태허산 제자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빚을 지면 안 된다. 더욱이 우리 때문에 무고한 사람이 상처를 입게 해서는 안 된다.”태허노도가 정의롭게 말했다.“예, 스승님. 제자가 명심하겠습니다.”이도현은 겉으로 공손하게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태허노도를 향해 코웃음을 쳤다.그는 태허노도가 연기에 단단히 빠졌다고 생각했다. 분명 태허노도도 자기 때문에 온 가문이 살해당했으면서 지금 아무렇지 않게 이도현을 훈계하고 있으니 말이다.“스승님... 그런 것 아닙니다. 도현 오빠는 우리를 위험에 빠뜨린 사람이 아니라 생명의 은인입니다. 그러니 오히려 저희가 도현 오빠께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맞습니다, 스승님. 저희가 도현 오빠를 알게 된 것도 도현 오빠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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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9화

“너희들 태허산에 처음으로 왔는데 내가 뭐라도 선물해주고 싶구나. 딱히 좋은 건 아니지만, 여기 담약 몇 알이 있다. 하나씩 받아가렴. 지음이 빼고 나머지 세 명은 어느 정도 내공이 있는 걸 보니 다들 무공을 열심히 배웠구나. 이 담약을 복용하면 내공이 이십 년은 단숨에 늘어날 거다. 이런 것밖에 못 줘서 미안하구나.”태허노도는 말하며 공간 반지에서 담약 네 알을 꺼냈다.“헐... 스승님, 너무 티 나게 편애하시는 거 아닌가요? 왜 제가 처음 입문했을 때는 이런 담약을 주지 않으셨어요?”이도현은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예전에 태허산에서 수련할 때 스승에게 수련 속도를 높이는 담약이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그때 태허노도는 아주 진지하게 그런 담약은 전설에만 있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때의 이도현은 이 말을 굳게 믿었다. 그리고 오로지 자기 힘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수련해 나갔다.그러다 태허산을 떠난 후 이도현은 우연히 음양탑을 얻었고 그 안에서 담약 제조 기술까지 얻었다. 그 뒤로 이도현은 수련 속도를 올려주는 담약을 제조했다.한동안 이도현은 이 세상에서 자신만 담약을 제조할 수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그 후 고무계와 성역을 접하면서 이도현은 이런 담약이 비록 희귀하지만, 대형 종파라면 보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이도현은 그제야 스승이 자신을 속았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보니 그 추측이 맞았다.하긴 태허노도도 예전에 선학신침을 갖고 있었다. 심지어 음양을 전부 갖춘 선학신침이었다.이도현도 선학신침을 정제하면서 수많은 보물을 얻었는데 그의 스승이라곤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리 없었다.비록 인연이 있는 자가 보물을 얻는다지만 태허노도가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리는 없었다.게다가 태허노도는 태허산의 장문이었다. 태허산이 어떤 곳인가? 태허산은 성역 7대 세력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지닌 종파였다. 이렇게 강대한 종파에게 수련 속도를 높이는 담약이 없었을 리가.성역의 대형 종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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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0화

태허노도가 진지한 얼굴로 조리 있게 말했다. 듣기엔 그럴듯하지만, 이도현은 왠지 모르게 스승이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핑계를 둘러대는 것처럼 느껴졌다.“스승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한지음이 가장 먼저 나서서 태허노도의 말에 대답했다. 그녀는 똑똑한 여자라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스승을 달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걸 알았다. 스승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그래. 역시 네가 제일 똑똑하고 착하구나.”태허노도는 한지음을 아낌없이 칭찬했다.“다 스승님이 잘 가르쳐 주신 덕분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되면 꼭 산에 자주 올라와서 스승님께 효도도 드리고 가르침도 받겠습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내공 경지를 돌파할 수 있도록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한지음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좋아. 이 스승님이 네가 가장 좋은 걸 가르쳐 주마. 이 자식을 꼭 이기고 앞으로 네가 이 자식을 잘 다스려라.”“스승님,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등자월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말했다.“저희도 가르쳐 주십시오. 스승님, 저희도 배우고 싶습니다.”소유정과 한소희 역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나섰다.“하하하. 그래. 다 가르쳐 줄 테니까 나중에 함께 와. 이 스승님이 꼭 제대로 가르쳐 주마.”태허노도는 이런 분위기를 매우 즐겼다.“이제 제가 할 일은 없는 거죠? 그럼 얘기들 나누세요. 저는 위에 올라가서 조상님들께 인사나 하고 올게요.”이도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할 일이 왜 없어? 조상님들께 인사 다 드리고 어서 법이나 해. 아가들을 굶긴 채 다시 산에서 내려갈 생각이었냐?”태허노도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네? 제가 밥을 해요? 스승님, 방금 그 말 진심이세요? 아내가 여기 있는데 왜 제가 밥을 해요? 얼마나 이상해요...”이도현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투덜거렸다.태허산에 돌아온 이도현은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아이처럼 태허노도에게 투정도 부리고 게으름도 피웠다.“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아내가 있다고 밥을 못 하냐?”태허노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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