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지음 언니. 저희가 이 동굴에서 며칠을 지냈는데 너무 덥기도 하고 오는 사람도 없어서 옷차림이 조금 부적절했어요. 방금 도현 오빠가 무사히 돌아온 걸 보고 너무 기뻐서 옷차림을 신경 쓰지도 못했네요. 지음 언니, 못 본 거로 해주세요.”소유정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떳떳하게 말했다.이렇게 말하고 나니 부끄러운 것도 많이 사라졌다. 소유정은 한지음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이번 생에 이도현의 여자가 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자신의 행복과 사랑을 위해 누가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도현 오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곧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올게요.”말을 마치자마자 소유정과 한소희는 동굴 안으로 달려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그들도 이도현 외 다른 사람에게 그런 옷차림을 보이니 매우 쑥스러웠다. 이도현만 보는 건 괜찮지만, 다른 사람도 있으면 말이 달라진다.화끈한 몸매의 두 여자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이도현은 어쩐지 창피함을 느꼈다.특히 한지음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죄책감까지 느꼈다. 분명 자기와 전혀 관계없는 일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뒤숭숭한지 몰랐다.“그... 지음아...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나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 우리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이도현은 한지음의 뜨거운 눈빛에 마음이 찔려 본능적으로 해명하기 시작했다.“그래요? 정말 아무 사이 아니에요?”한지음이 미소를 머금고 장난스럽게 물었다.이 말투와 눈빛만으로도 이도현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마치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진짜야. 믿어줘. 우리는 정말로 그냥 친구 사이야.”이도현이 다시 한번 설명했다.“흠... 그냥 친구인데 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오빠의 품에 뛰어들어요? 저는 이런 친구를 처음 봐요. 자월아, 너는 본 적이 있어?”한지음이 비꼬듯이 말했다.“아니요, 저도 본 적이 없어요. 도련님, 그냥 인정하세요. 저희도 이해해요. 도련님처럼 훌륭한 남자 주변에 여자가 당연히 많겠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