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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1화

녹색 머리 노자가 급하게 외칠 때 이도현의 몸에 갑자기 일곱 송이 꽃의 허상이 나타났다. 그 허상은 스쳐 가듯 사라졌고 다음 순간 이도현의 중독 현상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곧이어 이도현의 몸에서 비정상적인 수준의 강대한 힘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와 사방팔방으로 휘몰아쳤다. 그러자 소요궁의 진법이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이도현은 어느새 음양검을 들고 초록 머리 노자의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곧장 검을 들어 초록 머리 노자의 목을 베어버렸다.초록 머리 노자는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소리쳤다.“너... 왜 독이 풀렸어... 이게 어떻게 가능해? 넌 분명히 중독되었는데 어떻게 원력을 사용할 수 있어?”이도현은 대답 대신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초록 머리 노자는 단숨에 두 동강이 났고 이내 강력한 검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혈안개로 되고 말았다.초록 머리 노자는 살려고 발버둥 쳐보았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공력을 모아 가장 강력한 공격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도현의 검기를 막지 못해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노씨...”다른 사람들은 순간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다들 눈 앞에 펼쳐진 혈안개를 바라보며 자기 눈을 의심했다. 너무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반응조차 하기 힘들었다.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도현을 진법 안에 가둬두었고 중독된 것도 확인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토록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단 말인가?왜냐하면, 그들은 이도현이 공작제국 공작사의 최고 보물인 칠색동백꽃을 얻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렇기에 칠색동백꽃을 정제한 이도현이 벌써 백독불침의 몸이 되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게다가 지금 이도현의 몸은 교룡 척추골, 청용 용골, 현무령 등 수많은 신물을 정제했기에 하찮은 독약 따위 두렵지도 않았다.초록 머리 노자의 독이 생각보다 강력해서 이도현이 그렇게 큰 반응을 보였다. 만약 일반적인 독이었다면 이도현은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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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2화

늙은 여자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리고 곧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욕심이 소요궁에 끝없는 재앙을 안겨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치자 천 년 동안 고요했던 그녀의 마음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심장은 당장이라도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다.“왜 가만히 서 있어? 얼른 저놈을 죽이라니까. 저놈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소요궁은 큰 피해를 볼 것이다. 절대 저놈을 이곳에서 살려 보내선 안 돼. 어서 죽이거라...”늙은 여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섬뜩했다.소요궁 무리는 늙은 여자의 외침을 듣고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죽어라...”소요좌사 허준규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다른 사람들 역시 죽음을 각오하고 앞장섰다. 그러자 평소 자상하기 그지없던 노자들의 얼굴에 순간 살기가 넘실거렸다.주변은 바로 무시무시한 살기로 가득 찼다. 원래 푸르싱싱하던 초목마저 이 강렬한 기세를 견디지 못하고 잎이 떨어지거나 시들어 버렸다.“이놈, 죽어라...”수십 명의 강자가 공법을 다스리자 그들 뒤에 맹수, 무기, 태극도 등 문양이 나타나 더욱 강대해 보였다.아주 잠깐 사이 소요궁 무리의 기세는 한계까지 올라갔으며 곧바로 사면팔방에서 이도현을 향해 쇄도해왔다.“좋아. 한꺼번에 보내주마. 죽어라...”이도현이 분노를 터뜨리며 외쳤다. 곧이어 손에 든 음양검을 휘두르자 강력하고 횡포한 검기가 터져 나왔다.“오행절살. 베어라. 음양복멸. 만법적멸.”이도현은 검을 휘두를 때마다 큰소리로 외쳤고 몸의 기운도 점점 강해졌다. 불과 몇 초 만에 그의 기운은 무서울 정도로 상승했다.이도현은 세상의 죽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신과 같았다.이도현의 왼쪽에는 거대한 청용이 엎드려 있었고 뒤에는 방대한 현무 신수가 지키고 있었으며 몸에는 붉은 교룡 한 마리가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세 마리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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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3화

말하는 사이 이도현의 손에 들고 있던 음양검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부채 하나가 생겨났다.소요궁 무리는 이도현의 갑작스러운 무기 변경에 어안이 벙벙했다.멋 부리려는 건가? 아니면 이쯤에서 싸움을 끝내겠다는 건가?사람들이 각종 추측을 하기도 전에 이도현이 손에 든 부채를 활짝 펼쳤다.순간 강력한 음양의 기운이 부채에서 쏟아져 나와 사방을 가득 메웠다.“뭐야? 이거 음양의 기운이잖아? 저건 또 무슨 보물이기에 이렇게 강력한 음양의 기운을 뿜어낼 수 있는 거지?”“헐... 이렇게 무서운 음양의 기운이라니...”“저 녀석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보물을 가진 거야? 그것도 다 엄청난 보물이잖아. 어떻게 이럴 수 있지?”소요궁 무리는 충격에 휩싸인 눈빛으로 이도현의 손에 든 음양부채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방금 음양부채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왜 이도현의 손에 귀한 보물들이 이렇게 많은지 생각했다.“어때? 강한 것 같아? 더 강한 거 아직 꺼내지도 않았어.”이도현이 냉소하며 음양부채를 가볍게 휘둘렀다.쾅.공포스러운 음양의 기운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소요궁 무리를 덮쳤다.음과 양은 원래 천지간에서 가장 강력한 기운이다. 전설에 따르면 천지 만물은 모두 음과 양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따라서 모든 사물에는 반드시 음과 양이 존재하고 음과 양은 그 어떤 것도 해체할 수 있다.이 순간 맨 앞줄에 선 소요궁 무리가 순식간에 음양의 기운에 휩싸였다. 그들은 강력한 음양의 기운 속에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생존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분노를 참지 못하고 비통하게 외쳤다.“이도현. 네 이놈, 네가 감히...”눈 깜짝할 사이 절반 이상의 소요궁 강자가 벌써 살해당하고 말았다.“급할 거 없어. 곧 너희도 보내줄 테니까. 아마 황천길에서 다시 만날 거야.”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곧이어 그는 다시 음양부채를 휘둘렀다.음양의 기운이 스쳐 가는 곳은 순식간에 고요해졌고 조금 전까지 화를 내며 소리치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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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4화

늙은 여자의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지고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이도현이 이렇게 무서운 존재일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손에 든 부채를 임의로 두 번 휘두르면 수십 명의 소요궁 강자를 쓸어버릴 줄이야.“가자...”늙은 여자가 낮은 소리로 대답하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뒤늦게 반응한 소요좌사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바로 몸을 날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두 다리가 아니라 열 다리로 도망치고 싶었다.이도현은 허겁지겁 도망가는 두 사람을 쫓아가지 않고 그냥 바라보았다.그 후 이도현은 음양검을 거두고 대진제국의 산골짜기를 향해 계속 나아갔다.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했다.그러나 여기서 벌어진 모든 일은 순식간에 성역에 쫙 퍼졌다. 이로써 이도현은 철저히 성역에서 악명 높은 사람이 되었다.지금 성역 곳곳에서 이도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이도현은 현무제국과 대판 싸웠는데 하마터면 현무제국의 황궁까지 평지로 만들어 버릴 뻔했다. 그러고 무사히 몸을 뺐다.그 뒤로 소요궁 무리와 대판 싸웠는데 수십 명의 소요궁 강자를 한 방에 쓰러뜨렸고 소요궁의 천 년 조상마저 도망치게 했다.그 후 아무도 이도현을 막지 않았다. 비록 이도현을 몰래 따라다닌 사람이 있었지만, 결코 이도현을 공격하지 않았다. 이도현 역시 그들을 상관하지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냥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오도록 내버려 두었다.하지만 이도현의 현재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이 정작 몇 안 되었다. 늙은 괴물 몇 명만 빼고 아무도 이도현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그렇기에 얼마 가지 않아 이도현의 등 뒤에는 더 이상 아무도 남지 않았다.이도현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하지만 현무제국에서 대진제국까지 오는데 무려 대여섯 날이 걸렸다. 이것이 바로 전송진을 사용하지 않은 대가였다.만약 전송진을 사용했다면 현무제국에서 대진제국까지 이동하는데 1초도 안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발로 뛰니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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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5화

이도현이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음과 등자월 역시 조금의 두려움이나 충격을 보이지 않았다. 등자월은 원래 고전 무술 가문에서 자라 생사에 익숙했다.한편 한지음은 복수심에 사로잡혀 이 모든 것이 마땅하다고 느껴졌다. 아무 원한도 없는 사람한테 잡혀 배 속의 아이까지 잃었으니 말이다. 그녀의 남편 또한 그들을 건드리지 않았건만 남편의 손에서 보물을 빼앗기 위해 자신을 협박한 것이었다.아무 힘 없는 한지음은 제압당한 상황에서 반항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다짜고짜 그녀의 아이를 해쳤다.그들의 온 가족을 죽여도 분노를 달랠 수 없었다. 설령 그들 가족을 천 번 찔러 죽인다 해도 그녀의 마음속 증오를 갚을 수 없었다.그들처럼 잔혹하고 악랄한 자들은 세상에 살아있을 자격조차 없었다. 그들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일 뿐, 마땅히 지옥에 있어야 할 존재들이었다.“이제 별일 없을 거야. 우리 친구 두 명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자.”이도현이 한지음의 손을 잡고 살며시 주물럭거리며 말했다.이도현은 한지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마음속 상처는 몇 마디 말로 위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직 시간만이 서서히 아물게 할 수 있었다.어떤 상처는 결코 말로 치유할 수 없고 오직 시간에 맡겨야 한다.“오빠, 우리 집에 가요... 아이가 다시 우리에게 찾아올...”한지음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말뜻을 이해했다. 즉 돌아가서 다시 이도현의 아이를 임신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그래. 돌아가서 먼저 몸조리부터 하고 천천히 우리의 아이를 다시 갖자. 아이가 꼭 우리 곁으로 돌아올 거야...”이도현이 한지음을 끌어안고 다정하게 말했다.한지음은 말없이 이도현은 품에 안겼다. 한참이 지나서야 비로소 마음을 가라앉혔다.“오빠, 방금 말한 친구 두 명은 어디 있어요?”한지음이 고개를 들고 조용히 물었다.“바로 여기 있어. 다만 내가 설치한 진법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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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6화

한지음이 조리 정연하게 분석했다. 이도현의 여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지음은 논리가 강했다. 작은 단서 하나만으로도 사건을 거의 추리해낼 수 있었다. 게다가 육감까지 정확해 그녀의 추리는 신빙성이 차고 넘쳤다. 얼마나 대단한 여자인가?“나...”이도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솔직히 말해 그는 남자로서 심장이 콩닥거렸다.“하하하... 도련님, 앞으로 나쁜 짓은 절대 하지 마세요. 사모님의 육감이 정말로 정확해요. 게다가 셋째 선배, 여덟째 선배의 예감은 사모님보다 더 정확해요. 하하하...”등자월은 이도현의 충격에 빠진 얼굴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내가...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해... 놀리지 마.”이도현은 말까지 더듬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 찔렸다.“자월아, 그러지 마. 오빠는 나쁜 짓을 할 리가 없어. 만약 오빠가 그런 짓을 했다면 지금쯤 주변에 여자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을 거야.”“예. 사모님, 그건 맞아요. 수많은 여자가 도련님을 노리고 있고 다 도련님의 침대에 바라 올라 가고 싶어하죠. 만약 도련님이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겠죠. 지금 도련님의 처지는 다른 여자가 도련님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도록 막는 거예요. 도련님이 직접 하는 것보다. 하하하...”등자월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자월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이도현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나 그런 사람 아니야. 유정 씨와 소희 씨도 나 때문에 잡혀 온 사람들이야. 다 나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이라고.”“오빠,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 다 이해해요...”한지음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도현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찝찝했다.이도현은 아예 입을 다물었다. 이런 상황에 설명하면 할수록 꼬이기 마련이었다. 심지어 정말 나쁜 짓을 한 것처럼 몰릴 수도 있었다.그래서 이도현은 입을 꾹 다물고 더 이상 해명하지 않았다.그 후 이도현이 손끝에서 빛 한줄기를 발사했다. 그러자 그들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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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7화

정말 듣기 거북한 말들이었다.이도현은 동굴 안에서 두 여자가 장난치며 하는 말들을 차마 들을 수 없었다.머리가 아찔한 정도였다.그는 여자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이 두 여자는 아직 혼인하지 않은 부잣집 아가씨들이었다.이도현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동시에 ‘여자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남자보다 더 심하다’라는 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누군가 말했다. 겉보기에 얌전한 여자일수록 사생활이 더 난잡하다고. 이도현은 예전에 이런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납득이 갔다.오히려 남자들이 이런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도 동의하게 되었다.게다가 동굴 속 두 여자가 손꼽아 기다리는 남자는 다름 아닌 이도현이었다.두 여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도현은 이미 두 사람의 꿈에 여러 번 나타났다. 그런데 꿈속에서 무엇을 했기에 한 여자가 한밤중에 일어나 속옷을 씻겠는가?이도현은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성년 남성이라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을 리 없다. 하지만 모두 남자가 아침에 몰래 일어나지 여자가 한밤중에 일어난다는 소설은 없었다.이도현은 당황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이 순간 자신이 더러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특히 자신을 바라보는 한지음과 등자월의 눈빛을 본 순간 이도현은 죽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다. 당장이라도 해명하고 싶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지금의 상황이라면 이도현은 백 년 해명해도 소용없을 것이었다.“크흠...”동굴 안 두 여자의 말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이어졌다. 이도현은 급히 기침 소리를 내며 두 사람을 귀띔했다. 마음 같아서는 제발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다.기침 소리가 들리자 조금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동굴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이는 이도현의 기침 소리에 깜짝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잠시 후 동굴 안에서 다시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낯부끄러운 말들이 아니라 서둘러 움직이는 발걸음 소리였다.“도현 오빠... 오셨어요...”“도현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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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8화

“아니... 두 분... 두 분... 진정 좀 하세요...”이도현이 겨우 얼굴을 빼내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도현 오빠, 왜 이제야 오셨어요?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어요.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소유정이 말하며 두 팔을 더욱 꽉 끌어안았다.“도현 오빠, 별일 없었나요? 이 며칠 동안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왜 이제 돌아오셨어요?”한소희도 뒤질세라 말하며 발돋움하여 다시 이도현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이도현은 또 숨이 막혔다.“나...”이도현이 막 대답하려는 순간 입이 또 막혀버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참을 버티다가 비로소 두 여자를 밀쳐냈다.이도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방금 두 사람을 밀쳐내지 않았다면 소요궁 강자들의 포위 속에서도 죽지 않은 이도현은 정말 그녀들의 큰 가슴에 파묻혀 죽는 줄 알았다.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두 분... 제발... 진정 좀 해. 나 괜찮아... 이렇게 살아 돌아왔잖아.”이도현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했다.“괜찮아서 너무 다행이에요. 어서 오세요.”두 여자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제야 자신이 방금 너무 흥분해서 과하게 행동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비키니를 입고 이도현을 꽉 끌어안은 행동이 다소 부끄러웠다.그러던 중 두 사람은 이도현의 뒤에 두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중 한 명은 심지어 이도현의 첫 번째 아내였다.순간 두 사람은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 한 남자의 아내 앞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그 남자를 껴안았다? 이건 맞아 죽을 각이었다.만약 아내의 성격이 화끈하다면 당장에서 네 머리채를 잡고 옷을 벗기며 동영상을 찍어 폭로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모든 사람이 네가 뻔뻔한 내연녀라는 것을 알게 된다.하지만 한지음은 이 장면을 보고 화조차 내지 않았다. 얼마나 교양이 있고 이해심이 넓은 사람인가?“어... 지음 언니, 언니도 계셨네요. 방금... 방금 건... 도현 오빠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너무 흥분해서... 오해하지 마세요.”얼굴이 빨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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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9화

“지음 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저희와 도현 오빠 사이엔 정말 아무 일도 없어요. 우린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예요. 진짜로 오해하지 마세요, 지음 언니...”한소희도 뻘쭘해서 죽을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 땅속으로 파고들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다.이도현만 왔다면 이렇게까지 수치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다들 누구보다 이도현의 여자가 되고 싶어 하니까.만약 이런 방식으로 이도현의 사랑을 얻고 그의 여자가 될 수 있다면 더 노골적이고 과감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터였다.어쨌든 성공하면 이도현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 수 있었다. 그때가 되면 자기 남자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든 상관이 없었다.그러나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이도현의 아내에게 들키고 말았으니 얼마나 뻘쭘하겠는가? 한소희는 지금 정말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다.사실 횡설수설 대는 말투에서 지금 두 사람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알 수 있었다.부둥켜안았으면서 보통 친구 사이이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누가 봐도 보통 친구 사이가 아닌데. 보통 친구가 가슴을 네 얼굴에 댈 수 있어?이 말은 한지음은 물론이고 이도현조차 믿지 않았다.사실 이럴 때 차라리 인정하거나 아예 변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변명할수록 분위기만 이상해지고 거기에 긴장까지 하면 말도 제대로 꾸며내지 못하기 때문이다.“유정 씨, 소희 씨, 해명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두 분을 못 믿어도 제 남편을 믿거든요.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제일 잘 알죠. 두 분은 어서 옷이나 입으세요. 추워서 감기라도 걸리면 안 되니까요.”한지음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한마디에 두 여자는 얼굴이 더욱 새빨개졌다.이건 자기 남편에게 문제가 없고 그녀들이 무작정 달라붙은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소유정과 한소희는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한지음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기 때문이었다.세속계의 일반인에게 소유정과 한소희는 감히 거들떠보지 못하는 부잣집 아가씨들이었다. 그런데 유부남에게 매달렸다가 이렇게 처참한 꼴을 당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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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0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지음 언니. 저희가 이 동굴에서 며칠을 지냈는데 너무 덥기도 하고 오는 사람도 없어서 옷차림이 조금 부적절했어요. 방금 도현 오빠가 무사히 돌아온 걸 보고 너무 기뻐서 옷차림을 신경 쓰지도 못했네요. 지음 언니, 못 본 거로 해주세요.”소유정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떳떳하게 말했다.이렇게 말하고 나니 부끄러운 것도 많이 사라졌다. 소유정은 한지음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이번 생에 이도현의 여자가 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자신의 행복과 사랑을 위해 누가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도현 오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곧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올게요.”말을 마치자마자 소유정과 한소희는 동굴 안으로 달려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그들도 이도현 외 다른 사람에게 그런 옷차림을 보이니 매우 쑥스러웠다. 이도현만 보는 건 괜찮지만, 다른 사람도 있으면 말이 달라진다.화끈한 몸매의 두 여자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이도현은 어쩐지 창피함을 느꼈다.특히 한지음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죄책감까지 느꼈다. 분명 자기와 전혀 관계없는 일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뒤숭숭한지 몰랐다.“그... 지음아...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나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 우리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이도현은 한지음의 뜨거운 눈빛에 마음이 찔려 본능적으로 해명하기 시작했다.“그래요? 정말 아무 사이 아니에요?”한지음이 미소를 머금고 장난스럽게 물었다.이 말투와 눈빛만으로도 이도현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마치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진짜야. 믿어줘. 우리는 정말로 그냥 친구 사이야.”이도현이 다시 한번 설명했다.“흠... 그냥 친구인데 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오빠의 품에 뛰어들어요? 저는 이런 친구를 처음 봐요. 자월아, 너는 본 적이 있어?”한지음이 비꼬듯이 말했다.“아니요, 저도 본 적이 없어요. 도련님, 그냥 인정하세요. 저희도 이해해요. 도련님처럼 훌륭한 남자 주변에 여자가 당연히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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