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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1화

“형수님, 진정하세요...”이도현은 순간 선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손을 어디에 놓을지 몰라 안절부절못했다.더욱이 주현진이 술기운을 빌려 더 진한 스킨십을 할까 봐 두려웠다.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도현은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몰랐다.“형수님... 제발... 진정하세요...”이도현이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조용히 말했다. 그는 진정 법술을 사용하여 주현진의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다.“아무 말 하지 말고 그냥 저를 좀 안아주세요. 잠깐... 잠깐이면 돼요...”주현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이도현을 꼭 껴안은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이도현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포옹 정도는 괜찮았다.“안아주세요...”주현진이 다시 한번 속삭였다.이도현은 심호흡하고 나서 두 손으로 주현진을 꼭 끌어안았다.주현진을 안을 때 이도현은 겁이 나서 온몸을 바르르 떨렸다.만약 이때 노승훈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면... 몽둥이로 이도현의 다리를 부러뜨릴 것이다.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비록 이도현은 주현진에게 딴마음을 품지 않았지만, 지금, 이 광경은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게 뻔했다. 그러니 얻어맞을 법도 했다.남의 집에서 남의 며느리와 꼭 끌어안은 남자를 어찌 가만히 놔둘 수 있는가?이도현은 긴장되어서 이마에 식은땀까지 났다. 품에 엄청난 미녀인 주현진을 안고 있지만, 선인장을 안고 있는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이도현은 주현진이 빨리 자신을 놓아주기를 속으로 간절히 바랐다.그는 주현진을 안고 있으면서도 바깥의 움직임에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심지어 몇 킬로미터 밖의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귀를 곤두세웠다. 혹시라도 노승훈이 갑자기 들이닥칠까 봐...이도현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즈음 주현진이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이도현의 품에서 빠져나왔다.‘후...’이도현이 속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죽을 고비를 넘긴 듯한 안도감이 온몸을 감쌌다.“애 아빠, 고마워요. 저 이제 괜찮아요. 방금 했던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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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2화

주현진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재빨리 방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방문 앞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말했다.“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꼭 저를 보러 와주세요.”말을 마친 주현진은 이도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이미 그림자처럼 사라져 버렸다.이도현은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아 그 자리에 꼼짝 못 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어휴...”한참이 지나서야 이도현은 정신을 차리고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마음이 심란하고 머리가 복잡하여 터질 것만 같았다.주현진의 습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도현과 주현진 사이에 애매한 분위기가 감돌긴 했지만, 이도현은 단 한 번도 다른 마음을 품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주현진이 이렇게 행동하니 이도현은 어쩔 바를 몰랐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제 어쩌지... 그래도... 형수님이 너무 과분한 행동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안 그러면 이 집에 더는 머물지 못했어. 방금 건... 그냥 작은 실수였던 거야.’이도현은 속으로 자신을 달랬다. 형수님이 감정에 격해져 저도 모르게 입맞춤한 거라고, 절대 다른 뜻은 없었을 거라고 자신에게 말했다.이도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온돌 바닥에 올라가 이불 속에 누웠다. 순간 은은한 우유 향이 코끝을 스쳤다.‘익숙한 우유 향이네... 지안도 이제 여섯 살인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하지?’이도현은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그날 밤, 이도현은 한숨도 자지 못했다. 사실 주현진도, 노승훈 부부도 모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 집안에서 편히 잠든 사람은 혼수상태인 노영식과 여섯 살 꼬마 노지안뿐이었다.이불 속에 누워 있는 이도현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있었다. 은은한 우유 향이 계속 풍기자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주현진 생각뿐이었다. 속으로 청심결을 읊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주현진의 입맞춤은 이도현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이도현, 너도 이제 어느 정도 실력 있는 강자잖아. 왜 아직도 이런 일에 흔들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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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3화

주현진이 수줍은 웃음을 보이는 순간 이도현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는 진심으로 겁이 났다. 주현진이 무언가를 오해하고 바로 방에서 뛰쳐나와 자신에게 달려들까 봐. 그렇게 된다면 평생 풀리지 않는 오해가 쌓일 것이다.이도현은 부리나케 방으로 돌아와 문을 쾅 하고 닫아버렸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이불 속으로 쏙 숨어 들어갔다.그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주현진의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이도현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을 땐 하늘이 이미 밝아오고 있었다.환히 밝아진 하늘을 보며 이도현은 이제 시간이 다 되었다는 걸 알았다. 해가 뜨는 순간부터 노영식 몸속의 벌레가 사람의 생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도현은 바로 그 찰나에 자신의 생기로 벌레를 밖으로 유인해내야 한다.자신에게 법결 하나를 사용하자 이도현의 몸은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해졌다. 이것이 바로 수련자의 장점 중 하나였다.이도현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려 할 때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도현 씨, 일어나셨어요? 제가 세수 물을 들고 왔어요. 어서 씻고 나오세요. 곧 해가 뜨겠어요.”주현진은 어젯밤 뒤척이며 한숨도 자지 못했다. 이도현은 다시 방으로 들어와 눈을 잠깐 붙였지만, 주현진은 그러지도 못했다. 심지어 그 눈 맞춤 때문에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 순간 주현진은 자신의 심장이 활활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지난 5, 6년 동안 어젯밤만큼이나 혼란스럽고 황당했던 밤은 없었다. 온밤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이도현 생각뿐이었다.결국, 주현진은 이른 아침부터 지친 몸을 끌고 일어나 침대 시트를 갈아야 했다. 그러나 이불도 흠뻑 젖어 함께 갈아야 했다.곧 이도현 등 사람들이 이 방에 들어와 노영식을 치료할 텐데 이 젖은 이불을 보기라도 하면 주현진은 정말 얼굴을 들고 살 수 없을 것이다.시트와 이불을 모두 바꾼 후 주현진은 피곤하지만 불그레한 얼굴로 이도현을 깨우러 갔다.이도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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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4화

“아... 그건 형수님이 너무 피곤해서... 그런 꿈을 꾸신 것 같아요.”이도현은 민망해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사실 그는 주현진이 말한 나쁜 남자가 자신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하지만 어떻게 괴롭혔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럴 수도 있죠. 애 아빠, 얼른 씻고 나오세요. 저 아침 준비하러 갈게요.”주현진의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럴 것 없어요, 형수님. 해가 뜨기 전에 먼저 영식이 형부터 치료할 거예요. 안 그러면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해요.”“알겠어요. 그러면 제가 아버님과 어머님을 깨우러 갈게요.”주현진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아니요. 치료는 저 혼자 해도 돼요. 아버님과 어머님을 깨우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이 이어 물었다.“형수님, 저 지금 영식이 형 방에 가도 괜찮을까요?”“물론이죠. 언제든 괜찮아요. 자기 집처럼 생각하고 편히 드나드세요.”주현진이 웃으며 대답했다.“지금 그 방으로 건너가죠.”“형수님, 잠시만요.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제가 정신 좀 차려 드릴게요. 금방 끝나요.”주현진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이도현은 이미 그녀의 손을 잡았다.곧이어 이도현의 몸에서 산뜻한 기운이 흘러나와 주현진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순식간에 주현진은 온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몇 살 젊어진 듯 정신이 번쩍 들고 기분이 상쾌했다.그리고 주현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손을 놓았다.“애 아빠, 지금 저한테 뭐 했어요? 갑자기 몸이 개운해지고 머리가 맑아졌어요. 순식간에 젊어진 것 같아요...”주현진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그냥 정신 좀 차리게 해드린 거예요. 별거 아니에요.”이도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신기할 수가... 고마워요, 애 아빠. 이런 기분 너무 좋아요.”주현진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형수님. 좀 있다가 영식이 형을 치료할 때 형수님이 옆에서 거들어줘야 하니까 정신 좀 차리게 해드린 거예요. 어서 갑시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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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5화

이도현의 손에 든 물건을 본 순간 주현진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허겁지겁 다가가 이도현의 손에서 그 천 조각을 낚아채 자신의 몸 뒤에 숨겼다.이 시각 주현진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새벽에 시트와 이불을 바꾼 후 주현진은 아무 생각 없이 속옷을 벗어 그 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이도현에게 세수 물을 갖다 준 후 다시 돌아와 속옷을 처리하려 했다.그런데 이도현이 바로 이 방에 치료하러 올 줄이야.게다가 이도현이 방금 정신 차리게 해주는 바람에 이 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이도현이 들어오자마자 그 속옷을 발견할 줄 누가 알았는가?주현진은 창피해서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차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것 같았다.주현진은 비록 이도현에게 마음이 있긴 했지만, 이런 일을 겪고도 부끄럽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그... 형수님,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이도현도 민망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그도 자신이 왜 하필 그 물건을 집어 들었는지 몰랐다.‘형수님도 참... 이런 물건을 아무 데나 놔두다니... 이거 정말 곤란해서...’“아무 말 하지 마세요...”주현진의 얼굴이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네... 형수님.”이도현은 어색함을 덜기 위해 습관적으로 코를 만졌다.그런데 손끝에 묻은 은은한 냄새 때문에 머릿속이 새하얘지도 말았다.“도현 씨 정말 나쁜 사람이네요. 전 줄곧 도현 씨가 정직한 사람이라고 믿었는데... 양아치였네요...”이도현의 무심한 동작에 주현진은 얼굴이 더 화끈하게 달아올랐다.“형수님, 오해에요. 저는 그냥 습관적으로 코를 만졌을 뿐이에요. 절대 다른 생각 없었어요.”이도현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민망했다.그는 자신의 습관이 이런 오해를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나쁜 놈... 여자 팬티를 만지고 코밑에 손을 대고 냄새를 맡는 습관이 있어요? 어떻게 이런 습관을 지녀요? 더럽지도 않아요?”주현진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아니...”이도현은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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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6화

노승훈 부부가 곧 방안으로 들어서자 이도현은 천 조각을 주현진에게 돌려줄 틈이 없어 그것을 자신의 음양탑에 집어넣고 말았다.음양탑도 전혀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이토록 진귀한 보물이 어느 날 여인의 속옷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일 줄이야...“도현 씨, 일찍 일어났네.”노승훈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도현과 주현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 지금부터 영식이 형을 치료할 거예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절대로 소리 내지 마시고 꼭 침묵을 지켜야 해요.”이도현이 신신당부했다.“알겠네.”노승훈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도현 씨, 우리 두 늙은이는 도움도 안 될 텐데 차라리 밖에서 기다릴게. 그러면 실수하는 일도 없을 테고.”“그러세요. 아버님과 어머님은 밖에서 기다리시고 형수님만 여기 남아서 저를 도와주세요. 치료가 끝나면 바로 부를 테니 그때 다시 들어와 주세요.”이도현이 말했다.“그래. 그럼 수고해, 도현 씨.”노승훈이 말했다.“도현 씨, 정말 고마워요. 잘 부탁해요.”노영식 어머니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노문호 선생과 강인 형이 오면 바로 들여보내 주세요. 좀 있다 치료할 때 영식이 형이 움직일 수 있어서 누군가 꼭 잡아줘야 해요.”이도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저희 왔어요.”이도현은 방으로 걸어 들어오는 노문호와 노강인을 보며 말했다.“노 선생, 강인 형, 마침 잘 왔어요. 그럼 저희 바로 시작해요.”곧이어 노승훈 부부는 방을 나갔고 주현진은 이도현의 요구대로 노영식이 덮은 이불을 모두 걷어냈다. 이도현은 또 노강인과 노문호에게 노영식의 몸을 단단히 누르라고 했다.두 명의 어른이 양쪽에서 산송장 같은 노영식을 꽉 누르고 있는 모습이 왠지 웃기면서도 씁쓸해 보였다.“시작하겠습니다. 치료 도중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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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7화

벌레가 흥분하자 고통스러운 건 노영식밖에 없었다. 원래 산송장처럼 가만있던 노영식은 너무 고통스러워서 벌떡 일어날 지경이었다.이도현은 노문호와 노강인 부자에게 노영식을 꽉 누르라는 손시늉을 보냈다. 그리고 자신의 생기를 살짝 뒤로 내뺐다. 이렇게 조금씩 벌레를 노영식의 내장에서 밖으로 끌어내려는 작전이었다.내장에서 끌어내기만 한다면 이도현은 이 벌레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사실 노영식의 상태가 워낙 위태로워 강제로 벌레를 끌어내다간 노영식의 쇠약한 몸이 버티지 못할까 봐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도현은 이 벌레를 쉽게 빼낼 수 있었다.그 벌레도 꽤 영리한 편이었다. 이도현이 생기로 조금씩 유인하자 마치 함정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듯 자꾸 멈춰 서서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하긴 현재 이도현의 생기는 천지의 영기보다 훨씬 더 진하고 순수했다. 이건 인간에 빌붙어 사는 벌레에게 치명적인 유혹이었다.결국, 벌레는 이도현의 생기를 야금야금 먹으며 천천히 그 기운을 따라 움직였다. 마침내 장기에서 빠져나와 노영식의 팔 쪽으로 기어올랐다.벌레가 노영식의 팔뚝에 도착한 순간 이도현은 손에 쥐고 있던 선학신침을 쏜살같이 날렸다. 그러자 신침이 노영식의 어깨에 찔려 벌레의 퇴로를 차단했다.이도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재빨리 손을 휘저으며 순식간에 십여 개의 은바늘을 노영식의 가슴팍에 꽂아 전신의 경맥을 완전히 봉쇄해 버렸다.이제 벌레는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었다.벌레 역시 위험을 감지하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경맥이 모두 막힌 상태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궁지로 몰린 벌레는 폭주하듯 노영식의 살을 미친 듯이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노영식은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질렀다.“이 망할 벌레가 어디로 도망치려고? 이리 나와라.”이도현이 소리치며 또 다른 은바늘을 노영식의 팔에 꽂았다. 은바늘에 찔린 벌레는 극심한 통증을 견뎌내며 손가락 방향으로 줄행랑쳤다.이도현은 계속해서 은바늘을 날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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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8화

이도현은 두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자 몇 개의 은바늘이 순식간에 노영식의 몸에 꽂혔다.이도현은 환양구침으로 노영식의 체내에 남아있는 생기를 자극해 그를 천천히 살렸다.이 과정에 이도현은 은바늘을 통해 자신의 생기를 노영식의 체내로 주입했다.노영식의 몸은 오래전부터 생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도현은 오직 자신의 생기로 노영식의 체내에 남아있는 생기를 자극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야만 노영식의 몸이 스스로 생기를 창조하고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었다.이도현의 강력한 생기가 노영식의 몸속으로 흘러들자 노영식의 기운이 눈에 띄게 회복되기 시작했다.말라비틀어져 뼈만 남아있던 몸이 고무풍선처럼 조금씩 부풀어 올랐다. 피부가 점차 부드러워지고 골격마저 눈에 보일 정도로 자라기 시작했다. 비록 그 속도가 매우 느렸지만, 분명히 자라고 있었다.이 과정은 꼬박 한 시간 동안 지속하였다. 그 사이 노영식의 몸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몸에 살이 조금 붙고 키도 조금 자랐다.“후우...”이도현은 긴 숨을 내쉬며 동작을 멈추었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졌다.꼬박 한 시간 동안 자신의 생기를 타인에게 주입하다니. 이건 신선이라 해도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 정도 생기는 일반인이 무려 칠십 살에서 팔십 살까지 살 수 있는 분량에 달했다.즉 이도현이 한 시간 만에 칠팔십 년의 수명을 써버린 셈이었다.“애 아빠, 괜찮아요?”주현진이 걱정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네, 괜찮아요. 단지 수십 년의 수명이 줄었을 뿐이에요. 돌아가서 잠시 폐관수련 하면 금방 채워질 거예요. 그리고 영식이 형은 앞으로 이틀에서 사흘 정도 더 치료를 받아야 완전히 회복할 수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이도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뭐라고요? 도현 씨, 지금 자기 수명으로 영식을 살렸단 말이에요?”노문호가 충격을 받은 듯 소리쳤다.“네, 노 선생. 그 벌레가 영식이 형의 생기를 거의 다 갉아먹었거든요. 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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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9화

“형수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어서 일어나세요.”이도현은 주현진의 행동에 깜짝 놀라 어쩔 줄을 몰랐다.“도현 씨가 자기 목숨으로 영식 씨를 구해줬는데... 제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이 은혜를 다 갚을 수 있을까요...”주현진이 흐느끼며 말했다.이도현이 자기 남편을 살리기 위해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다는 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이제는 평생을 갚아도 이 은혜를 다 갚을 수 없을 것 같았다.“갚을 필요 없어요. 전에도 말했잖아요. 우리는 한집 식구예요.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지안의 양아버지잖아요. 그러니 지안을 위해 그런 것이라 생각하세요. 빨리 일어나세요, 형수님. 저 잠깐 쉬고 있을게요. 조금 있다가 영식이 형이 깨어나면 또 나가봐야 해요.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편히 쉬게 해주세요.”이도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주현진은 다 좋은데 너무 예의 차리는 것이 문제였다. 게다가 둘 사이에 약간의 오해도 있었다.이도현의 음양탑에 주현진의 속옷을 보관한 이상 이런 감사 인사를 받을 필요까지 없었다. 비록 모든 것이 오해이긴 하지만, 이도현이 그것을 가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이유야 어떻든, 사실은 사실이니까.세상일이란 본래 그렇다. 무엇보다 결과가 제일 중요한 법이다. 만약 모든 일에 이유를 따진다면 오히려 세상이 터무니없게 돌아갈 것이다.왜냐하면, 일부 이유는 강자가 제멋대로 부여한 거니까. 이렇게 사심 가득한 이유로 이루어진 일이 결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래서 세상일이란 대부분 도리 따위가 없다.“알겠어요. 더는 말하지 않을게요. 어서 가서 쉬세요. 제가 차나 한잔 갖다 드릴게요.”주현진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뛰어갔다.“도현 씨,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노승훈 부부가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이도현의 안부부터 물었다.두 사람은 비록 아들의 상태가 가장 궁금했지만, 이도현에 대한 예의부터 차렸다. 이런 상황에서 은인에 대한 예의부터 지키는 것이 첫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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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0화

이도현은 이 세상에서 가장 교제하기 힘든 게 바로 사람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노승훈 부부는 이도현을 놓아주고 재빨리 노영식 곁으로 다가갔다. 이미 조금 회복된 아들을 보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옆 사람은 아무도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 그냥 마음껏 울게 내버려 두었다.잠시 후 이도현의 제안으로 세 사람은 방에서 나와 마당에 앉아 쉬기로 했다.이도현은 주현진이 갖다 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달았다.주현진이 차를 내릴 때 정신이 팔려서 설탕을 가득 넣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추와 구기자도 넣어 단맛이 엄청 강했다.작은 찻잔 밑바닥에 설탕이 수북이 쌓여 한 모금 마셔도 혀가 마비될 정도였다.이도현은 이 차를 전부 마시면 당뇨에 걸릴 것 같았다. 하지만 주현진이 정성스레 준비한 차를 마시지 않으면 상처받을 게 분명했다.그러니 설사 당뇨에 걸릴지라도 이 차를 꼭 마셔야 했다.결국 이도현은 몰래 법력을 써서 차의 당도를 낮춘 후 전부 들이마셨다. 그런데도 마음이 살짝 찝찝했다.세 사람은 마당에서 쉬면서 노영식 가족에게 시간을 내주었다. 이 몇 년 동안 그들 가족이 얼마나 많은 고통에 시달렸을지 상상이 안 갔다.노영식의 병이 드디어 고쳐졌으니 마음 놓을 때도 되었다.“도현 씨, 솔직히 말해봐요. 몸이 정말 괜찮아요? 생기는 인간의 근본이에요. 절대 장난치면 안 돼요.”노문호는 여전히 이도현의 상태가 걱정됐다.“노 선생, 저 정말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일반인에게 칠팔십 년의 수명이 엄청나게 중요하지만, 저에게는 별것 아니에요.”이도현이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하긴... 제가 괜히 걱정했나 봐요. 도현 씨는 일반인이 아닌데... 제 추측이 맞는다면 도현 씨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선이죠?”노문호가 대놓고 물었다.“하하하. 노 선생은 신선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하늘을 날고 땅을 뚫는 사람이 신선인가요? 아니면 수백, 수천 년을 사는 사람이 신선인가요?”이도현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다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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