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의에게 선택권 따위 없어.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감히 저항하지도 못하고, 가기 싫어도 결국에는 가야 해. 안 그래? 이게 바로 현실이잖아. 뼛속 깊이 파고드는 냉혹한 현실.”조강이 고개를 돌려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몇 마디에 다시 자신감을 되찾은 듯 다리를 쭉 펴고 거만하게 앉아있었다.“지금 내 눈에 네가 어떤 모습인지 알아?”이도현이 미소 지으며 물었다.“어때? 멋있고 강하지? 어쩔 줄 모르겠지?”조강이 히죽 웃으며 되물었다.“하하하. 난 네가 참 불쌍해 보여.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말해도 안 믿는 놈이잖아. 너는 그저 올챙이에서 개구리로 변했을 뿐인데 벌써 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정작 우물 밖의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도 몰라.”이도현이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하하하. 그래? 이 신의, 지금 나를 질투하는 거지?”조강이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맞네. 지금 나를 질투하는 거네. 사실 난 이 신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 예전에 내가 이 신의 앞에서 엄청 비굴하게 행동했잖아. 진료를 부탁드렸다가 욕도 먹고 손찌검도 당하고. 그런데 지금 내가 이 신의 머리 위에 서 있고 언제든 이 신의를 짓밟아 죽일 수 있어. 처지가 많이 바뀌어서 마음이 불편한 거 알아. 나도 이해해. 하지만 어쩌겠어?”조강이 희롱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그의 눈빛, 손짓, 표정에 오만함이 묻어나 있었다. 마치 이도현을 한심하고도 우스꽝스러운 광대로 보는 듯했다.이도현이 막 뭐라고 하려던 찰나 차가 길가에 섰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었다.“도착했어, 이 신의. 어서 내려. 좀 있다가 눈치껏 잘해.”“알겠어. 그런데 너 아직 내 질문에 답을 안 했잖아?”이도현이 말했다.“대답할 시간 없어.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해줄게. 네 추측이 거의 맞아. 노영식 일은 확실히 우리랑 관련이 있어. 하지만 처음부터 너를 노린 건 절대 아니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난 널 은인으로 여겼어. 절대 너를 해칠 마음이 없었어.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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