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문호는 비록 법술이나 무공 따위 모르지만, 한의사라 어느 정도 감 잡을 수 있었다.이도현이 풍기던 살기는 수많은 사람을 죽인 자에게만 나타나는 기운이라는 것을.게다가 이도현이 그들에게 줬던 담약, 난데없이 물건을 꺼내는 능력, 그리고 그 외에도 수없이 겪었던 이상한 일들을 종합해 보면 이도현은 결코 일반인이 아니었다. 적어도 조강보다는 훨씬 강한 인물이었다.“알겠어요.”이도현이 웃으며 노문호에게 대답했다.“가자.”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조강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신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조강이 살갑게 웃으며 공손히 손짓했다.이도현은 겁 없이 조강의 차에 올라탔고 차는 순식간에 마을에서 사라졌다.“아버지, 이대로 놔둬도 괜찮을까요? 저 녀석이 아주 거만해 보이는데 도현 씨를 해치지는 않겠죠?”노강인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도현 씨에게 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마저 정리하고 집에 돌아가자.”노문호가 담담하게 말했다.“진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도 돼요? 아버지는 걱정도 안 되세요? 왜 그렇게 건성으로 대답하세요?”노강인은 아버지의 대답에 화를 참지 못했다.“너 이 자식이 뭘 안다고... 왜 오늘 말이 이렇게 많아? 내가 신고 안 해도 된다면 안 해도 되는 거야. 이 돌머리야, 다시 한번 생각해봐. 도현 씨가 다칠 사람이냐고?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너도 겪어 봐서 알 거 아니야. 오늘 아침 영식이 병을 치료할 때 도현 씨 이마에 천리안이 나타난 거 못 봤어? 이제 도현 씨가 어떤 사람인지 감이 와?”노문호는 한심한 눈빛으로 노강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신선... 아... 아버지, 도현 씨는 신선인가요?”노강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신선인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한 손가락으로 저놈을 죽일 수 있다는 건 확실해.”노문호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그만 생각하고 집에 가서 밥이나 먹자. 그리고 현진이네 가서 오늘 도현 씨가 못 돌아오니까 기다리지 말라고 전해라.”노강인은 아직도 충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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