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Bab 1251 - Bab 1260

1281 Bab

제1251화

공기가 얼어붙었다.“쾅!”잠시 후, 전화기 너머로 박연준이 탁자를 세게 내려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서 박연준의 억눌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가서 유영이를 백산 별장으로 데려가.”이유영은 미친 게 분명했다.‘감히 엔데스 셋째 도련님 같은 인물과 술집에 가?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건가?’정국진이라면 이유영이 엔데스 신우와 가까워지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특히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엔 더욱 반대가 심할 것이다. 박연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회의실을 나섰고 남은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문기원이 급히 박연준을 따라나섰다.“네!”위험한 박연준의 모습에 용준은 식은땀을 흘리며 급히 대답했다.강이한이 각막을 이유영에게 이식해 주려고 할 때 왜 박연준이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되는 듯했다.지금 이유영 곁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그녀에게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과거의 그녀는 마치 강이한의 손바닥 위에서 반짝이는 천사 같았다. 하지만 혼란을 겪은 이후 그녀는 변했다.거만하고 방탕하게 아무하고도 거리낌 없이 어울렸다.지금 박연준이 생각했을 때, 이유영은 더 이상 고상하고 단정한 명문가의 며느리가 아니라 그저 자유롭게 떠도는 바람 같은 여자였다.최근 그녀는 서재욱과 엔데스 신우와 모호하기 짝이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서주에서.박연준이 차에 타기 전, 문기원이 그를 붙들었다.“선생님, 선생님!”“비켜.”“오늘 정말 중요한 회의입니다.”문기원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은 서주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시기였기에 이유영을 생각하면 문기원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정말 만만치 않은 여자였다.박연준 곁에 있는 문기원조차 그녀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박연준이 돌아서기를 기다렸다.박연준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눈을 감은 순간, 그의 눈빛 속 날카로움은 잠시 가려졌지만 몸 전체에서 풍겨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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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2화

이유영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내려 했다.“놔줘요.”그러자 엔데스 신우가 조용히 말했다.“늦었어요. 제가 바래다줄게요.”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오늘 그의 차에 타면 어디로 향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유영은 급히 대답했다.“혼자 갈 수 있어요.”예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그 시절에도 그녀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지금은 더욱 그럴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남자는 손에 힘을 더 주며 이유영을 자연스럽게 차에 태웠다.“제가 말했잖아요...”“늦었어요. 여자 혼자 집에 가게 하는 건 신사의 예의가 아니죠.”“엔데스 가문에 신사가 있다고 생각하세요?”이유영은 날카롭게 받아쳤다.엔데스 가문에 대한 반감은 소은지 때문이었을 것이다.지금 눈앞의 엔데스 신우까지 더해져 이유영의 마음속 엔데스 가문 남자들은 모두 막무가내로 보였다.특히 그녀가 직접 마주한 적은 없지만 다섯째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엔데스 예준의 강렬한 기운은 단번에 각인되었다.“제 차가 싫다면 택시를 불러드릴게요. 그럼 좀 안심이 되겠어요?”남자는 그녀의 마음을 꿰뚫는 듯 말했다.“...”그런 굴욕적인 제안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혼자 갈 수 있어요.”시력은 되찾은 그녀는 지금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어디든 갈 수 있었다.결국 그녀는 남자의 차에 올랐다.차가 출발하자 남자는 조용히 서류를 꺼내 펼쳤다.좁은 공간에 정적이 흘렀고 백산 별장이 가까워질 즈음, 이유영은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엔데스 신우가 옆자리에서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박연준 씨랑 아직 이혼 안 했어요?”“...”엔데스 신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다.“꼭 그 사람과 이혼해야 할까요?”“아직 마음이 있는 모양이네요.”그 말투엔 어딘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스며 있었다.그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순 없었지만 아직 마음이 있냐는 그의 말을 들은 이유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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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3화

위험할 거라는 그의 말을 듣고 이유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엔데스 신우를 바라보았다.“신우 씨가 정씨 가문을 이용하려고만 하지 않았어도...”이유영의 말끝이 흐려졌다.차는 이미 백산 별장에 도착해 있었고 이유영은 조용히 차 문을 열고 내렸다.하지만 곧장 들어가지 않고 등진 채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그 순간 지우고 싶던 기억들이 밀려왔다.강이한과 함께했던 너무나 찬란하고 아팠던 순간들 말이다.한지음 이후로 그녀가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지워지지 않는 추억들이었다.숨을 크게 들이쉬며 가슴속의 무거움을 억눌렀다. 이 밤하늘 속 별빛조차 오늘은 감당하기 힘들었다.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워져 있었다.“제가 얼마나 위험한지 이미 알고 있다면 저한테서 멀리 떨어져 계세요.”“...”그는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유영은 이미 저 멀리 별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작은 체구에 하이힐을 신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인형 같았지만 그녀의 등에는 증오가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엔데스 신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이내 눈빛이 변했다.복잡했던 감정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건 날카롭고 위험한 기운이었다.“민성아.”“네, 도련님.”“예전 강씨 집안에 있을 때 교양 있고 품위 있었다는 사실, 확실해?”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묵직했다.지금의 이유영은 '교양'이나 '품위'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자료에는 그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조사 결과대로라면 그녀의 내면에는 아마 맹수가 숨어 있는 거라고 신우는 생각했다.겉모습은 순진해 보였지만 박연준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조사 결과를 도무지 믿기 어려웠다.“후회돼.”“뭐가요?”운전석의 윤민성이 놀라서 물었다.그가 생각한 셋째 도련님의 사전에는 '후회'라는 단어가 없었다.그렇기에 후회된다는 그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곧 엔데스 신우는 짧게 덧붙였다.“로한에게 서둘러 진행하라고 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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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특히 과거와 얽힌 일이었기에 누구도 함부로 나서기 어려웠다.“유영아.”“네?”“월이는 여기에서 아무도 데려갈 수 없어.”그 말 한마디에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무엇인가가 뜨겁게 끓어올랐다.진영숙 앞에서 아무리 강해 보였던 그녀도 정국진의 이 짧은 한마디에 모든 긴장이 풀려 말없이 그의 품에 안겼다.네.”가족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만약 지금 혼자였다면 진영숙의 횡포를 어떻게 감당했을지 이유영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그랬다면 어땠을까?’그녀는 자신에게 수없이 질문했다.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진영숙이 다시 예전처럼 그녀를 억누르는 일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다른 일은 네 마음대로 처리해. 너무 걱정하지 말고.”이런 것이 바로 가족이었다. 짧은 말 한마디가 이유영에겐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였다.부서지고 흔들리던 세상 속에서 그녀는 드디어 위안과 버팀목을 얻었다.“고마워요, 아빠.”“박연준과는 이혼해.”“...”그 말에 그녀는 순간 숨을 멈췄다.물론 그녀도 박연준과의 이혼을 원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너무나 복잡했다.엔데스 가문이 얽혀 있었기에 이유영은 자신의 이혼이 정씨 가문에 피해가 갈까 봐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정국진은 담담히 말했다.“증오보다 중요한 건, 가족이야.”정국진의 삶을 돌아보면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증오를 받아왔다.그때마다 그에게 복수로 응수했다면 지금의 정씨 가문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임소미가 이렇게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도 없었을 것이다.“아버지...”정국진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그 사람을 증오하는 건 알아. 정말로 증오하는 사람이라면 네 마음속에서 이미 중요하지 않은 존재야. 그런데 왜 그런 사람 때문에 아직도 마음 쓰는 거야?”증오하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은 존재가 된다. 그런데 그 증오가 마음을 잠식한다면 그건 결국 자신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었다.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이유영은 강이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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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진영숙에 관해서 정국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조금이라도 이성적인 사람이었다면 오늘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굳이 품위를 지켜야 할 이유도 없었다.악인은 악하게 다스려야 했다. 진영숙에게야말로 딱 맞는 말이었다.“그러니까 박연준과 이혼해.”정국진은 이 한마디만을 반복했다.지금 정씨 가문 입장에서 보면 이유영과 박연준의 결혼이 이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그림이었다.하지만 그는 이유영이 두 남자에 관해 이미 증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강이한이 눈을 잃은 이유를 아무도 선뜻 이유영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유영은 그 사실을 알고 나서도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설령 강이한이 자신을 위해 그토록 희생했다는 걸 알게 되더라도 그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존재였다.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상황은 더 혼란스러워질 뿐이다.박연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정국진은 아버지로서 이유영이 복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이유영만이 아니라 정국진조차도 박연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알았어요.”이유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가서 쉬어.”“응.”큰 소동이 지나갔으니 이유영은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진영숙은 여전히 파리에 있다. 이미 시작된 일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그녀가 앞으로 어떤 소란을 일으킬지 아무도 몰랐다.그러니 이유영은 무엇보다 자신을 지켜야 했다.임소미는 이유영이 돌아온 것을 알고 조용히 방에서 나왔다.이유영은 샤워를 마친 뒤, 월이를 품에 안았다.강이한을 빼다 박은 옆모습을 보며 이유영의 가슴에는 잔잔한 아픔이 스며들었다.결국, 그녀는 잘못 생각했다.자기 몸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아이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 착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너무나 복잡하고 얽히고설킨 문제였다.월이를 낳을 때만 해도 그녀는 아이의 삶에 진영숙 같은 인물들이 나타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이유영은 밤새 잠들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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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남자의 목소리가 한층 더 엄격해졌다.“무슨 말 할지 알아. 하지만 너도 내 대답을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시간 낭비하지 마.”그리고 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남자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우리 이혼하자.”그 말을 끝으로 이유영은 단호하게 돌아섰다.그녀의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고 그 차가운 태도엔 일말의 여지도 없었다. 지금 그녀는 박연준에게도 강이한에게도 냉정하기만 했다.강이한이 우려했던 일이 결국 발생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그는 이이유영 서주에 가는 걸 반대했다.이유영이 연서의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 자신이 숨겨온 모든 음모가 들통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되면 강이한도 박연준도 이유영의 인생에서 다시는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과거에 아무리 찬란한 기억이라 해도 연서라는 이름 하나로 이유영의 마음은 완전히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다.강이한은 이유영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오며 그녀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그래서 이유영이 연서를 알게 되는 순간, 어떤 이해와 애절도 모두 단절될 거라는 걸 더욱 확신했다.그녀가 이혼을 선언하자 박연준은 반사적으로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박연준은 쉰 목소리로 이유영에게 물었다.“내가 그렇게 미워?”그의 목소리엔 복잡한 감정이 실려 있었다.이유영의 최근 행동은 박연준에게 마치 조롱처럼 느껴졌다.밖에 나갈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 그는 마치 아내의 외도를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대낮에 서재욱과 함께 있더니 엔데스 신우와의 관계도 애매하게 얽혀 있었다.결국 그것들은 이유영이 결혼 생활을 견디며 박연준에게 가하는 복수였다.만약 지금 이혼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추측해 온 모든 소문이 진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그리고 그는 그야말로 완벽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미워하는 마음은 중요하지 않아.”이유영은 그저 박연준과 아무 관계도 아니길 바랄 뿐이었다.그녀는 손목을 빼려 했지만 박연준은 오히려 더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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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7화

이유영이 조용히 차 문을 열고 내리려고 하자 순간 손목에 닿는 남자의 힘이 느껴졌다.더는 박연준과 어떤 말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 이쯤 되었으면 둘 사이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유영아.”박연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이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차가운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박연준의 가슴엔 미세한 통증이 밀려왔다.‘그래, 이 모든 건 나 때문이야.’그가 한지음을 강이한 곁에 보내지만 않았더라면 연서의 대역이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고 이유영과 강이한은 지금쯤 행복했을 것이다.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유영과 강이한의 인생 전반 부분을 철저히 망쳐 놓은 건 바로 박윤준이었다.그래서 이유여도 이렇게 변해버린 것이다.박연준의 가슴에 거센 통증이 밀려왔다.“지금 우리 사이에 더 말할 게 있다고 생각해?”“걱정되지도 않아? 엔데스 가문 쪽에서...”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연준은 입을 다물었다.자기 모습이 너무 비겁해 보였기 때문이다. 한 여자를 붙잡기 위해 이런 말까지 하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만 느껴졌다.엔데스 가문과 정씨 가문의 관계는 언제나 예민한 화두였다. 특히 최근 이유영과 강이한이 이혼한 후로는 더욱 그랬다.엔데스의 여섯째 도련님, 이제는 셋째 도련님까지 나서서 정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엔데스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금, 파리에서 정씨 가문이 차지하는 위치는 어마어마했다.흩어진 엔데스 가문의 사람들은 다시 권력을 갈망했고 그들에게 정씨 가문은 꼭 붙잡아야 할 대상이었다.그리고 그 중심에 선 사람이 바로 이유영이었다.모두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이유영에게 접근하고 있었다.“박연준, 너도 알고 있지? 너 참 비참해 보여.”그녀는 박연준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그는 누구와 함께 있든 결국 불행하기만 했다. 그게 연서든 이유영이든.“네가 강이한을 그렇게 미워하는 이유는 예전에 연서도 강이한을 사랑했기 때문이지?”박연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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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이유영의 말은 박연준의 가슴을 깊게 파고들었다.이유영이 이혼을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국진이었다.그렇다. 아버지로서 이유영이 이런 삶을 사는 것을 지켜보기만 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래서 그는 이유영이 이혼하고 가장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하지만 정씨 가문의 딸이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겠는가?박연준은 알고 있었다. 이유영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딸과 함께 가장 조용하고 가장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그러나 그것은 정씨 가문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박연준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가슴속의 억눌린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겨우 입을 열었다.“강이한이 떠나기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용성시에서 돌아온 후, 아니, 우천시에서 돌아온 그날 이후로 이유영은 단 한 번도 강이한의 안부를 묻지 않았다.서주에서 큰일이 있었을 때조차 강이한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미 낯선 사람이 되어 있었다.박연준 역시 그녀 앞에서 강이한을 거의 입에 올리지 않았다.그들의 사랑이 철저히 부서져 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본 사람이기에 이유영이 강이한을 얼마나 깊이 미워하게 되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그것이 박연준이 바라왔던 결말이었다.하지만 정작 그 끝을 마주하니 가슴이 무너지는 듯했다.특히 요즘의 이유영은 마치 타락해 버린 사람처럼 때때로 낯설만큼 달라졌다.“...”이유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박연준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강이한이 서주를 떠나기 전 가장 두려워했던 건, 정씨 가문과 엔데스 가문의 악연이 너한테까지 얽히는 거였어. 그래서…”“그래서, 너더러 나랑 결혼하라고 한 거지?”이유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날카롭고 차가운 말에 박연준은 잠시 말을 잃었다.“그렇다고 그 사람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어? 겉으론 싸우는 척하면서 두 사람 사이가 이렇게까지 가까운 줄 난 몰랐네.”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친분을 넘어섰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우연히 본 사진 속에서 두 사람은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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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9화

이유영이 백산 별장에 돌아왔을 때, 정국진은 이미 나가고 임소미만이 집에 남아 있었다.이른 아침만 해도 괜찮았던 그녀의 표정은 지금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엄마, 무슨 일 있어요?”임소미의 얼굴을 보고 이유영은 다급히 다가갔다.임소미는 딸의 눈앞에서 감정을 억누르려 했지만 이내 힘이 빠진 듯 주저앉았다.숨을 몇 번이나 고르며 마음속의 울분을 꾹꾹 눌러 담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림도 없었다.“무슨 일인데요, 엄마?”임소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유영은 곁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이유영이 소파에 앉자마자 임소미는 이유영을 끌어안았고 묵직한 기운이 그녀의 몸에서 전해졌다.‘늘 이성적이던 엄마가 이토록 감정을 드러낼 정도라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이유영은 임소미의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잠시 후, 임소미가 숨을 길게 내쉬며 입을 열었다.“진영숙의 변호사가 왔어.”“...”그 말에 이유영의 머릿속이 하얘졌다.‘변호사라니?’“무슨 일로?”질문은 했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이미 답이 있었다.진영숙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어젯밤, 이유영은 진영숙이 다음엔 어떤 방식으로 들이닥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강이한이 줬던 상처를 견디기 위해 여태 했던 노력을 생각하면 화가 나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강이한이 저질렀던 짓들로 하여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진영숙은 그런 그녀를 통해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을 것이다.진영숙뿐만 아니라 이유영도 강이한이 지금 어디에 있는 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어제 진영숙이 남긴 말들이 머릿속에서 다시 떠오르려는 찰나 임소미가 먼저 말을 꺼냈다.“그 여자가... 월이를 데려가려고 해.”역시 예상대로였다.진영숙이 정씨 가문에 변호사를 보낸 이유는 그녀에겐 지금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강이한조차 사라진 상황에서 진영숙은 결국 남아있는 유일한 핏줄에 기대고 싶었던 것이다.아무리 이유영을 미워해도 월이만큼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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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0화

시력을 잃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는 주변을 더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심지어 사람들의 감정까지도 느껴졌다.이유영이 아무것도 볼 수 없었을 때, 그의 모든 미세한 변화를 다 알아차렸던 것을 떠올리며 문득 궁금해졌다.‘그때 유영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이유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도 그의 모든 감정을 다 느끼고 있었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강이한의 가슴이 먹먹해졌다.“말해 봐. 무슨 일이야.”결국, 강이한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신시욱의 심각한 분위기를 감지한 강이한은 이유영에게 안 좋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직감했다.신시욱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사모님께서 오늘 오후, 박연준 씨와 이혼하십니다.”“...”“게다가 태도가 매우 강경하십니다.”강이한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쾅’ 하고 울리는 듯했고 이마의 핏줄이 꿈틀거리며 고통이 밀려왔다.“엔데스 가문의 그 도장은 아직 소식 없어?”“아직 없습니다.”‘그런데도 지금 이혼하려 한다고?’‘엔데스 가문의 상속자가 되려면 정씨 가문의 지지가 얼마나 절실한지 알고는 있는 걸까?’이혼을 강행한다면 정씨 가문은 엔데스 가문과 정면으로 맞서게 될 것이다.‘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정말 아무것도 상관없다는 건가?’“그리고...”신시욱의 목소리엔 걱정이 깊게 실려 있었다.“그리고 뭐?”강이한은 이미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마음이 무거웠다.‘이유영,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어젯밤, 사모님께서 엔데스 셋째 도련님과 함께 계셨습니다. 박연준 씨는 굉장히 초조해 보였고요. 그리고 오늘 아침, 사모님이 먼저 이혼을 제안하셨고 태도는 단호했습니다. 그래서...”신시욱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거였다.어젯밤, 이유영은 엔데스 셋째 도련님과 함께 있었고 그다음 날 아침 박연준에게 이혼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그렇다면 이 일에 엔데스 셋째 도련님과 상관있지 않을까?셋째 도련님의 이름이 언급되자 강이한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그 바보 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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