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그가 직접 만든 일이었다.이유영을 어둠 속으로 밀어 넣고 지금처럼 변하게 만든 것도 그였다. 이 점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도 탓할 수 없었다....이유영은 박연준의 곁을 떠나고 소은지의 전화를 받았다. 반산월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덧 저녁 6시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남기가 저택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아가씨, 사모님께서 계속 기다리고 계셨어요.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네, 감사해요.”이유영은 남기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날 이곳을 떠난 이후 오늘 처음 오는 것이다. 소은지에게도 말했듯 이곳에 자주 머무르는 것은 위험했다.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필요한 의심을 살 수 있었다.특히 엔데스 현우의 소식이 끊긴 지금 그녀와 소은지는 더욱 평소처럼 행동해야만 했다.거실로 들어서자 소은지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품에는 현우가 데려온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고양이는 제법 자라 주황빛 털에서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작은 얼굴은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여웠다.이유영이 들어서자마자 바라본 소은지의 모습은 더 이상 예전의 커리어 우먼이 아니었다.점점 재벌가의 사모님다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날이 서 있던 직장인의 기운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아마도 엔데스 명우가 그녀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어낸 그 순간부터였을 것이다.“사모님, 유영 아가씨께서 오셨습니다.”남기의 공손한 말에 소은지는 고개를 들어 이유영을 바라보았다.“왔으면 어서 들어오지 그래.”그녀의 목소리에는 살짝 꾸짖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이제는 엔데스 가문의 일곱째 사모님이잖아. 앞으로는 파리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모님이 될지도 모르는데...”“유영아.”이유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은지가 말을 끊었다.“왜 그래?”소은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며칠 전에 봤던 얼굴이었지만 더 피곤해 보였다. 그 모습에 이유영은 불안한 마음이 밀려왔다.현우에 대한 소식이 끊긴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소은지가 조심스럽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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