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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1411 - Chapter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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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1화

그럼 이 사진은...!머릿속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그 사람에 대해 하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그 여자는 널 사랑했고 내가 널 본가로 데려간 것도 몰랐어. 그러니 앞으로 마주치게 되더라도 절대 원망하지 마.”‘원망하지 말라고? 그렇다면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왜 나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걸까.'아버지가 가고 할머니도 결국엔 떠났다. 그녀의 세상엔 외로운 그녀 말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게다가 그 사람은...청하에서 수많은 이유로 헤어진 부부들을 보아왔지만 정작 자기 부모가 왜 헤어졌는지는 알지 못했다.그리고 지금... ‘대체 이 모든 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결국 그녀는 어떻게 반산월로 돌아왔는지도 몰랐다.남기가 그녀를 보자마자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사모님!”“왜 그러세요?”“아까 대표님께서 전화가 와서 당분간 외출을 삼가시라고 하셨습니다.”‘외출을 삼가라고?’남자는 본가에 있고 그녀는 반산월에 있었다. 지금 그의 태도만 봐도 그녀는 충분히 안전하지 않나.이런저런 생각에 소은지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했다.원래라면 지금쯤 엔데스 명우와의 일을 완전히 끝내고 그저 엔데스 현우의 결정을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엔데스 명우가 그럴 줄은...방으로 돌아간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남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세 번이나 연속으로 전화를 걸어도 통화가 연결되지 않자 결국 분노한 소은지는 핸드폰을 내던졌다.자리에 선 채로 눈을 감고 얼음처럼 싸늘한 눈빛을 감췄지만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퍼져 나왔다.‘찾고 싶은 걸까.'사실 예전 아버지의 태도만 봐도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할머니도 어머니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그렇다면 도대체 그녀는 어쩌다 생겼고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태어났으며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소은지는 아무것도 몰랐다.그러니 그 여자에 대해선 밉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저 찾아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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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소은지는 한 번도 그 자리를 원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엔데스 명우의 전화로 변화가 생겼다.언제나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엔데스 명우가 지금 그걸 손에 쥐고 있다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뻔했다.“란서 씨.”“네?”“말해줘서 고마워요.”“별말씀을요.”엔데스 란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진심으로 소은지가 마음에 들었다.소은지와는 아무런 이득이 얽혀있는 사이도 아니기에 그 감정 또한 진심이었다.과거 몇몇 여자들은 모두 가문의 이익을 위해 엔데스 가문에 들어온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눈엔 언제나 ‘이익’만이 우선이었다.소은지를 제외하고는...“그럼 지금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아요?”소은지는 직감했다. 엔데스 란서가 이곳에 와서 이렇게까지 말해주는 이유를.‘어쩌면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역시나 엔데스 란서는 그 질문에 그녀의 예리함을 다시금 감탄하듯 소은지를 바라보았다.“당연히 알죠.”“누구죠...?”“할리 가문의 딸, 할리 연이요.”“할리 가문이요?”“그래요.”할리 가문이라면 소은지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어떤 존재던가. 파리에서 그다지 활발한 모습을 보이진 않지만 그 지위는 정씨 가문과 맞먹는다.비록 양쪽이 다루는 분야는 다르지만 파리에서의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동급이었다.“현우 오빠가 도장을 받고 서류를 넘겨받기 전에 할리 가문이 남몰래 많이 도와줬어요.”“...”“그래서 지금 할리 가문의 아가씨 할리 연이 왕비로서 유력한 후보가 된 거예요.”“...”소은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엔데스 란서가 말했다.“이젠 언니한테 달렸어요...”이처럼 복잡한 상황을 엔데스 란서는 이전에도 본 적 있었기에 더더욱 소은지가 걱정스러웠다.그리고 소은지는 ‘할리 가문’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그럼 그쪽 오빠 생각은 어떤데요?”엔데스 현우를 언급하는 소은지의 마음속엔 씁쓸함이 번졌다. 그래도 명목상 그녀의 남편인데 이런 일은 외부 정보를 통해서만 알 수 있었다.그런 소은지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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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소은지는 몇 번이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지만 가슴 깊은 곳의 답답함을 억누를 수 없었다.“그러니까 나보고 파리를 떠나라는 거예요?”“...”남기는 침묵했고 그 침묵은 곧 대답이나 다름없었다.소은지는 눈을 감았다.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뒤죽박죽이었다.‘무엇을 원하냐고?’한때 이 관계의 끝을 상상했을 때 소은지는 단 한 번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 본 적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엔데스 명우의 전화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엔데스 현우가 자신에게 떠나라고 말한다면 그녀는 자존심을 지키며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하지만 지금...앞으로 마주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니 숨이 막혔다.“그 사람에게 전해주세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만나고 싶다고.”남기를 바라보며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상대가 답했다.“이게 사모님께는 제일 좋은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그래서 뭐?’차마 남기는 더 말을 이어가지 못했고 소은지는 그의 말뜻을 분명하게 깨달았다.엔데스 현우는 이러한 결정을 내릴 때부터 그녀와의 만남조차 거절한 것과 다름 없었다.“그러니까 마지막 부탁이라고요.”소은지가 바짝 긴장한 어투로 말했다.벌써 보름이 지났다.그녀는 엔데스 현우가 이렇듯 차갑게 일방적으로 끝을 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리고 지금 그녀는...“알겠습니다.”남기는 더 말하고 싶었지만 소은지의 단호한 눈빛에 결국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엔데스 현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상대가 바로 전화를 받자 남기는 상황을 설명했다.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화를 끊은 남기가 소은지에게 다가왔다.“대표님께서 며칠은 시간이 없답니다.”‘며칠 동안 시간이 없어?’“괜찮아요. 기다릴게요.”소은지가 답답한 목소리로 말했다.엔데스 명우가 전화하기 전에 엔데스 현우가 이런 결과를 전달했다면 바로 떠났겠지만 지금은 달랐다....어지럽다.소은지의 세상은 철저히 엉망이 되었다.엔데스 명우는 그녀의 세계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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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세 번째 문서는 다름 아닌 생명이 위독하다는 내용이 담긴 의료 소견서였다. 소견서를 발급한 날짜는 일주일 전이었다.‘그렇다면 그 여자는...’“위잉...”머릿속이 하얗게 된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의 전화를 받고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입술만 달싹거릴 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너무 갑작스러웠다. 이 모든 게 정말 너무 충격적이었다.“너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이제 믿겠어?”‘정말... 믿어야 하나...’“아니면 내기라도 할 건가?”“...”남자의 말이 들리자 원래도 답답했던 마음이 더욱 질식할 것만 같았다.그랬다. 믿느냐는 남자의 말에, 소은지는 본능적으로 ‘아니’라고 말할 뻔했다.하지만 ‘내기’라는 말 앞에서 입 밖으로 나올 뻔했던 말들이 꿀꺽 삼켜졌다.‘내기? 말이 되는 소리를 해...’그녀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쥐어뜯으며 차오르는 광기를 억누르지 못했다.“대체 원하는 게 뭐냐고!”엔데스 명우는 미쳐 있었다. 문제는 그 광기에 소은지까지 끌어들이려 한다는 거였다. 소은지는 그제야 이를 확실히 깨달았다.전화 너머에서 남자는 그녀의 분노에 찬 고함을 들으며 낮게 웃었다.“내 말 잘 들어.”“헛소리 마!”소은지가 고함쳤다.‘네 말을 들으라고? 말도 안 돼.'그런데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뚜뚜...끊긴 신호음에 소은지는 온몸이 떨릴 정도로 분노에 휩싸였다.유전자 검사 결과와 의료 소견서가 어제 남자가 말했던 그녀에게 줄 새로운 문서들이었다. 모든 게 예고도 없이 닥쳐오자 소은지의 가슴이 거세게 요동쳤다.지잉.메시지 알림이 떠서 내용을 확인하니 짧은 한마디만 적혀 있었다.[왕비가 돼.]“...”‘왕비?'그녀는 단 한 번도 그 자리를 탐한 적이 없었다. 특히 그 자리에 얼마나 많은 이익과 권력이 얽혀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엔데스 현우가 그 자리에 오르는 순간 자신과의 관계도 끝이라는 걸 잘 알았다.그리고 어제 엔데스 현우는 이미 그녀에게 끝을 고했다.소은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엔데스 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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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이유영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유영아.”“응?”“너는... 어머니에 대해 어떤 감정이 있어?”어머니에 대한 감정?지금 이 타이밍에 그런 걸 말할 때인가.“그 여자가 아직 살아있어.”이유영이 뭔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소은지가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했다.이유영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네 어머니?”“응.”“...”전화기 너머로 이유영의 온몸이 순간 굳어졌다.소은지를 알게 된 이후 그들의 관계는 사실 서로 상처를 공유하는 그런 사이였다.과거에 대해 서로 묻지는 않았지만 소은지가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무슨 일이든 그녀는 스스로 결정하고 감당해 왔으니까.가족과 한 번도 상의한 적이 없는 것만 봐도 그녀는...“유영아, 난 그 사람들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몰라. 항상 엄마는 이미 세상에 안 계신 줄로만 알았어.”심지어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뜬 줄로만 알았다.그렇지 않다면 왜 친가 쪽 가족들이 한 번도 어머니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그런데 지금...그녀가 살아있단다.더 이상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소은지의 세상은 완전히 뒤엉켜 버렸다.“엔데스 명우가 그 여자의 행방을 알고 있어?”이유영은 단번에 상황을 눈치챘다. 오만한 소은지의 성격만 봐도 알 수 있었다.현우와 할리 연이 공식적인 관계로 공개된 시점에서 그녀는 분명 혼자 떠났을 거다.그런데 자존심도 다 버리고 파리에 남아있겠다면 분명 엔데스 명우와 관련이 있다.말을 마치자 전화기 너머 호흡이 가빠지는 소리가 들렸고 이유영은 모든 게 엔데스 명우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그 사람이 너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닐까?”이유영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소은지가 엔데스 명우에게 큰 타격을 준 이후 그가 보복하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생각해 봤지!”“그럼에도...”“그래도 난... 감히 걸 수가 없어!”“...”이 순간 이유영은 소은지가 가족에 대해 얼마나 간절했는지 깨달았다. 청하에 있을 때 소은지는 그녀에게 사람을 찾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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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이유영은 들을수록 마음이 더 불안해졌다.그녀가 말하려는데 소은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내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야...”그러니 엔데스 명우의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도저히 도박할 수 없었다.“그럼 조심해.”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이유영은 더는 그녀를 말릴 수 없다는 걸 알았다.지금 이 상황에서 소은지가 파리에 남기로 결심했다면 그건 모든 걸 감수하겠다는 뜻이었다.그녀의 말처럼 엄마가 유일하게 남은 가족인 엄마인 만큼 섣불리 모험할 수는 없었다.“응.”“그 남자는 널 파리의 여주인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야?”“응.”“...”그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엔데스 명우는 수년 동안 파리를 위해 움직여왔고 엔데스 가문의 계승권은 그의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소은지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졌다.그런데 어떻게 이대로 순순히 파리를 떠나겠나. 소은지를 현우의 왕비로 만들겠다는 건 단지 시작이고 그 뒤에는 반드시 재기의 발판을 삼을 것이다.다만 지금 엔데스 현우가 엔데스 가문의 계승자가 되어 그 자리에 섰고 소은지가 아무리 그의 아내라지만 정말로 순조롭게 엔데스 가문의 진정한 여주인이 될 수 있을까.이미 원로들은 할리 가문의 할리 연을 차기 안주인으로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었다.그들에게 소은지는 배경도, 신분도 없는 존재일 뿐이었다.그렇다면...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에게 협박당해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올라가더라도 그 자리는 결코 쉽게 차지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됐어, 유영아. 걱정하지 마.”소은지는 전화기 너머 이유영에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얽히고설킨 내막을 생각하며 그녀는 소은지가 정말로 걱정되었다.파리는 단순한 곳이다. 하지만 지금 소은지가 있는 그 위치는 너무도 복잡하고 위험했다....현우가 이미 소은지에게 원하는 걸 물었다는 건 결정을 굳힌 거나 다름없었다. 그는 소은지를 떠나보내려 한다.그건 소은지도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모든 게 예상외의 사건으로 인해 어그러져 버렸다.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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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비록 현우가 그녀에게 보인 태도는 언제나 애매모호했지만 소은지는 그가 정점에 선 왕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렇기에 이 길을 걸어가는 그라면 분명 많은 것들을 내려놓아야 할 거다.예를 들면... 감정 같은 것 말이다.소은지는 최근 며칠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엔데스 가문의 과거 역사를 되짚어보았다.의심할 여지 없이 이들은 그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어느 정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그 자리에 오르게 되면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아주 냉철한 선택을 했다.엔데스 가문의 어르신이 현우의 모친에게 그랬던 것처럼.현우의 모친이야말로 감정과 권력 사이에서 희생된 존재가 아니던가.그들이 남긴 과거만 봐도 소은지는 어르신이 그녀를 정말로 좋아했던 걸 알 수 있었다.하지만 좋아한다는 감정만으로는 부족했고 깊이 사랑한다고 해도 소용없었다.결국...현우의 모친은 상대를 기다리지 못했고 제일 중요하게 여긴 아들도 이제야 오랜 기간 그림자처럼 숨어 있던 멍청이 셋째라는 걸 알게 되었다.꼭대기에 선 남자는 누구보다 냉철해야 했고 대대로 그래왔듯 지금의 현우도 예외가 아닐 테다.반면 소은지는 이곳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이런 상황 속에서 현우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을 때 그녀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선택이 그녀의 목까지 치밀어 올라왔다.소은지는 알고 있었다.그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그들 사이에 있던 얇은 막이 완전히 찢겨 나갈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녀와 현우는 미묘한 대립 구도 위에 서게 될 것이다.소은지는 앞에 놓인 물컵을 단숨에 들이켰다.현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더욱 깊어진 눈빛으로 말했다.“소은지 씨.”“전 여기 남을래요!”소은지는 남자가 미처 말하기도 전에 그의 말을 끊고 단호하게 말했다.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남자의 깊은 눈동자는 더욱 차가워졌다. 그런 싸늘한 기운을 당연히 소은지도 느꼈고, 그녀는 마침내 그 차가운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 보며 깊게 심호흡한 뒤 말했다.“나... 여기 남아있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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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히고 단호함과 차가움이 오랫동안 얽혔다.여자를 바라보던 남자의 눈가에 드디어 감정이 담겼지만 그게 오히려 더 사람을 움츠러들게 했다.그는... 그녀를 조롱하고 있었다.“이게 그쪽의 진짜 모습인가요? 날 협박하는 게?”마침내 들리는 남자의 그 마디마디가 소은지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그녀의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려갔다.하지만 그런 조롱 앞에서 소은지는 침묵을 선택했다.사실이었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뭐가 됐든 지금 그녀는 법이라는 무기를 들고 현우를 협박하고 있었다.칼처럼 예리한 남자의 눈빛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할 것 같던 그녀는 마침내 계속 마주할 용기를 잃고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피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난 그냥 여기 남고 싶을 뿐이에요.”“허.”남자가 차갑게 웃었다.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은지는 고개를 들지 않아도 자신에게 향하는 그의 시선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알 수 있었다.결국 그녀는 끝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현우는 그녀를 깊이 바라보다가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돌아섰다.그의 발걸음이 멀어지고 완전히 사라진 그 순간 소은지는 마치 모든 기운이 빠진 사람처럼 의자에 무너졌다.낯빛도 심하게 창백했다....번뜩이는 화면에 엔데스 명우의 이름이 떴지만 상대는 꽤 바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통화가 연결되고 상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소은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제 말해도 돼. 그 여자가 누구야?”“왕비가 됐어?”“나 그 사람 곁에 남았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아?”그게 그가 원하는 전부 아니던가.배경도 없고 신분도 없는 그녀를 현우 곁에 붙잡아 두는 것, 그로 인해 현우가 할리 가문을 거절하게 만드는 것.그렇게 되면 지금껏 현우를 지지하던 세력들도 등을 돌릴 것이고 현우를 무너뜨리기 위한 첫걸음이 될 거다.그러나 세상일이 그렇게 간단하던가.이제 엔데스 가문은 모든 것이 정리된 상태였고 엔데스 명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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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이유영이 소은지의 전화를 받고 그녀가 겪은 일들을 들었을 때 그녀는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엔데스 명우가 너에게 보복하는 거야!”소은지가 모든 걸 현우에게 넘겨주어 그를 왕위에 올린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그리고 이제 그는 소은지와 현우 사이를 서서히 갈라놓으려 하고 있다. 그 수법은 정말 소름 끼칠 정도다!엔데스 명우는 소은지가 모든 걸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사실 그것은 그녀를 옭아매는 족쇄에 불과했다.소은지의 자유와 당당함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그녀의 오만함마저 지워버리려 한다.이제 소은지가 파리에 남는다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녀가 지켜왔던 자존심은 엔데스 명우가 자기 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철저히 허물고 있었다.“그게 진짜 네 동생일까?”“나도 몰라, 유영아. 나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어.”너무 혼란스러웠다.어떤 일 앞에서도 늘 침착하고 이성적이던 소은지가 이번만큼은 엔데스 명우에게 제대로 약점이 잡혀 계속해서 무참한 공격을 받는 것 같았다.그녀가 시도 때도 없이 고통에 시달리도록.엔데스 명우가 겨냥한 것은 소은지와 현우 사이의 애매했던 관계였다. 역시나 소은지가 파리에 남겠다고 말했을 때 이미 그 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금이 갔다.“일단 그 사람이 파리에 오면 그때 알 수 있겠지.”“응.”이 순간의 소은지는 마치 출구를 찾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엔데스 명우는 그녀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그녀가 파리에 남는 것, 그리고 현우 곁에 남는 방식 자체가...“이제 네가 엔데스 현우 곁에 남아 있으면 할리 가문의 할리 연과 혼인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 되겠지?”엔데스 가문의 차기 여주인이라면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세기의 결혼식이 필요하다.법적으로 아내인 소은지가 버티고 있는 이상 아무리 그러한 신분이 없더라도 할리 가문의 아가씨 할리 연은 순조롭게 왕비가 될 수 없다.현우가 강제로 신분을 부여해도 그녀는 결국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된다.그렇게 따지면 애매한 소은지와 현우의 관계도 파리에서 사람들의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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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지금은 다른 건 몰라도 엔데스 신우가 계속 이유영에게 잘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이번만큼은 진심으로 그녀가 ‘행운’을 얻길 바랐다.“은지야, 난 네가 걱정돼.”이유영이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소은지가 직면한 상황을 생각하면 진심으로 걱정이 되었다.“걱정할 거 없어. 나랑 그 사람은 원래도 서로 잡아먹을 듯이 살아왔잖아.”소은지는 마음을 다잡은 뒤 개의치 않은 듯한 어투로 말했다.과연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까.정말 아무렇지 않았다면 그의 협박 한 마디에 현우 곁에 머무르는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거다. 겉으로는 거침없이 당당해 보여도 사실은 무척 신경 쓰고 있었다.소은지는 그 여자를 오래도록 찾아다녔고 무슨 이유에서든 그 여자가 엔데스 명우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상 그녀 역시 쉽게 감정적으로 굴지는 않을 것이다.“그 일... 엔데스 현우한테 말할 생각 없어?”이유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현우에게 알리라는 말에 소은지는 또다시 숨이 가빠졌다.“말하고 난 뒤에는?”애초에 현우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다만 지금...“그렇지만 넌...”“유영아, 잊은 것 같은데 난 원래 모든 일을 구분해서 처리하는 사람이야.”그녀는 수많은 복잡한 관계와 정략결혼을 보아왔기에 감정과 사적인 일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것이 익숙했다.이유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란서가 찾아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소은지를 바라보자 소은지는 그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며 말했다.“왜 그렇게 쳐다봐요?”“할리 가문 쪽에서... 현우 오빠에게 좀 불만이 있는 것 같아요.”“...”역시...할리 가문도 소은지가 현우에게 그 조건을 제시한 걸 알게 된 것일까.그렇다면 이제 그들은 그녀를 뻔뻔한 여자라고 생각할 거다.그런 말쯤은 원래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막상 마주하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새언니...”“네?”“그냥... 떠나는 게 낫지 않을까요?”란서는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꺼냈다.사실 그녀도 소은지가 이 자리에 남아주길 바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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